내가 청소년일 때, 청소년을 향한 어른들의 좋은 말씀들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고는 했다. 아이 졸려. 뻔하고도 뻔한 말이구나. 공자 왈 맹자 왈이구나. 국민윤리 교과서구나. 그런데 내…
10월 21일 목요일 밤 나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들어섰다. 파가니니처럼 현란한 기교를 자랑하는 청년, 막심 벤게로프의 바이올린 연주 공연을 위해. 특히 그의 비에나프스키와 파가니니 …
세상은 온통 가득 차 있다. 가을비 내리는 아침에 창문을 열면 온통 습기와 뽀얀 빛이 휘돈다. 거리에는 자동차가 가득하고, 학교에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가득하고, 우주에는 별이 가득하…
나는 『장다리꽃』의 작가 문선희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우편물 사고로 다시 보내온 책을 손에 들었을 때도 작품 읽기의 장애를 염려해 책표지 안쪽의 작가 약력마저 아예 보지 않…
누구라도 가끔씩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딘가에서 와서 어디론가 간다는 것은 내가 변화하는 과정 안에 있다는 뜻일 것이다. …
호성이네 방에는 아침에 벌여 놓은 밥상이 보자기도 덮이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고, 바퀴벌레 한 마리가 곧 떨어질 알주머니를 배에 차고 상 위에서 기어 다녔다. 호성이는 전기밥통에서 밥…
월드컵 열기에 취해 있던 2002년,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를 만들기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 등지에서는 어린이들이 하루 12시간이나 일해야 했다. 열다섯 살의 인도 소녀 소니아는 …
1993년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역사 교사들은 그 신선한 자극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 손에는 역사 교과서를, 다른 한 손에는 『교실밖 국사여행』을 들고 탐독했지요. 학생들에…
나는 왜 놀란 걸까? 왜 자꾸 그 말이 생각날까…….『나는 즐겁다』를 읽고 머릿속에서 뱅뱅 돌던 질문이다. 나는 그런 내 반응이 당황스러웠고, 마침내 그 답을 찾았을 때 적잖이 놀…
몇 주 전, 어떤 분의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다. 즐겨 기르던 동양란 한 분을 정성껏 다듬어서 선물로 준비해 갔는데, 시간이 일렀는지 아직 사람들은 다 모이지 않았다. 그분 댁엔 근사한 …
우리 또래가 학교 다닐 때 ‘문교부’ 발행 고등학교 국어 국정 교과서에는 민태원의 「청춘 예찬」이 실려 있었다. 그 대목을 배울 땐 누구나 마음껏 청춘의 꿈을 펼치겠다고 벼른다…
요즘 세상에는 만만한 사람이 없다. 저마다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저 할 소리를 한다. 잘못을 손가락질하면 되레 눈을 치켜뜨고 달려들기도 한다. 그럴듯한 이유를 둘러대면서 말이…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듯, 청소년기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다. 과민하고, 외로움에 취약하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스트레스에 약하고,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사소…
놀이하는 인간의 즐거움과 창조성으로 이끄는 책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하위징아의『호모 …
합, 체는 둘이 있어야 완성되는 아이들이다. 사실, 성장이란 혼자 태어난 세상에 홀로 서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성장소설들은 비로소 혼자임을 깨닫는 아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부…
소설가 이경자의『순이』를 단숨에 읽었다. 그것도 버스 안에서 다 읽어 버렸다. 평소 나는 버스에서는 절대 무얼 읽지 않는다. 전철이나 기차로 움직일 때는 손에 늘 책이 있지만, 버스에…
제목이 심상치 않다. ‘나’가‘개’냐고 묻고 있다니! 개에 비유된 인간은 과연 어떤 인간일까? 우리는 보통 행실이 형편없는 사람을 비속하게 부르거나 낮잡아 부를 때 인간…
『침묵의 시간』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침묵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침묵 속에 묻어 둔 것들에 대해서요.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침묵 속에 묻어 두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