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 복숭아 (사계절 아동문고 114)
- 114
• 지은이 : 오주영
• 그린이 : 경혜원
• 가격 : 13,000원
• 책꼴/쪽수 :
147x210mm, 140쪽
• 펴낸날 : 2025-01-13
• ISBN : 979-11-6981-351-8 74810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마음 #관계 #사춘기
저자소개
지은이 : 오주영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이상한 열쇠고리』로 제1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저학년 부문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 『거인이 제일 좋아하는 맛』, 『수학왕 바코』, 『한입 꿀떡 요술떡』, 『제비꽃 마을의 사계절』, 『다람쥐 무이의 봄』, 『내 마음 아무도 몰라요』(공저), 『우리 여기에 있어!』(공저) 등을 썼습니다.
그린이 : 경혜원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2018년 그림책 『공룡 엑스레이』로 대만의 Openbook Award Best Picturebook을 수상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나와 티라노와 크리스마스』, 『커다란 비밀 친구』, 『나는 사자』, 『엘리베이터』, 그림을 그린 책으로 『아일랜드』, 『너의 장점은?』, 『까먹어도 될까요』, 『사서가 된 고양이』 등이 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이야기 여섯 편이 담긴 동화집. 이름 때문에 복숭아라는 별명을 가진 ‘승아’가 좋아하던 친구에게 “나는 복숭아가 좋아.”라는 말을 듣게 되는, 아이들의 간질거리는 마음을 담은 「낭만 복숭아」를 표제작으로, 사랑, 슬픔, 미안함 등 모든 아이가 한 번쯤 겪어 봤을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단편집 속 열두 살 아이들은 때로 휘어지고 때로 휘청이면서도 하늘을 향해 자랍니다. 서투르나마 마음을 내보이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여물어 갑니다. 애틋한 마음 뿌리를 이루는 것은 타인과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모든 사랑에 주고받음이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사랑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듭니다. (작가의 말에서)
단편집 속 열두 살 아이들은 때로 휘어지고 때로 휘청이면서도 하늘을 향해 자랍니다. 서투르나마 마음을 내보이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여물어 갑니다. 애틋한 마음 뿌리를 이루는 것은 타인과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모든 사랑에 주고받음이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사랑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듭니다. (작가의 말에서)
목차
낭만 복숭아
영혼 단추
고요하지 않은 밤
담이의 지구 수첩
안녕
지금은, 봄
작가의 말
영혼 단추
고요하지 않은 밤
담이의 지구 수첩
안녕
지금은, 봄
작가의 말
편집자 추천글

“사랑은 한 가지 모양이 아닌 것 같아.”
달콤 씁쓸하고 상큼 아릿한 마음을 들여다보면?
설렘, 미안함, 슬픔, 호기심, 당혹감……. 세상에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수백 가지는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한 단어로 감정을 다 설명하기 어려운 때를 마주하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은 수천, 아니 수만 가지는 될 테니까. 그 흔하다는 사랑이라는 말도 모두에게 다른 모양을 지닌다. 『낭만 복숭아』는 설렘 뒤에 숨겨진 씁쓸함, 슬픔에 묻어 있는 따스함, 미안함에 뒤따라오는 불편함 등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 깊은 곳으로 독자를 이끈다.
「낭만 복숭아」의 주인공 승아는 이름 때문에 ‘복숭아’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복숭아와의 웬 운명의 장난인지, 승아는 담을 잘못 넘다 복숭아뼈 주위의 인대가 늘어 난다. 결국 깁스를 한 승아를, 이찬은 왕복 배달료 4천 원에 자전거로 학원까지 태워다 주기로 한다. 승아는 이찬의 허리에 손을 감고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자전거가 덜컹덜컹 흔들릴 때마다 마음이 동당동당 춤을 춘다. 다친 복숭아뼈에서 올라오는 아릿하고 달콤한 통증 끝에 이찬에게 들은 한마디에 승아 마음속 복숭아는 과즙을 한가득 문 듯 팡! 터져 버린다.
이처럼 달콤하고 설레기만 하면 좋겠지만, 야속하게도 사랑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봄」은 두나가 나가기 전 장미색 입술 보호제를 톡톡 바르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오늘은 우석 오빠를 만나는 날이니까. 하지만 우석은 두나의 마음의 소리를 듣기는커녕 전혀 다른 소리만 낸다. 달고 씁쓸한 맛을 느끼는 두나는 한편 동네 할머니의 짐을 들어 주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묘한 기분에 휩싸인다. 게다가 같이 사는 게 지겹다는 말을 하며 아내와 낄낄 웃었다는 할아버지 친구는 왜 슬픈 게 아니라 웃기다는 건지. 이것도 사랑인가. 할아버지들의 사랑도 나와 같은 봄일까 두나는 궁금해한다. 작품집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두 단편은 이처럼 사랑이라는 말 하나에 담긴 여러 모양을 그려 냈다.

말랑 딱딱한 복숭아를 가득 채운 여섯 가지 마음
겉은 말캉하지만 속은 딱딱한 복숭아처럼, 말랑한 두 작품 사이를 쥐면 단단하고 무겁기도 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영혼 단추」는 서라와 아빠의 이별을 그린다. 서라는 사고로 아빠와 영원히 헤어지게 되었지만, 아빠의 단추를 통해 여전히 아빠와 연결되어 있다. 위험한 일이 생길 때마다 따끔한 신호를 보내는 단추를 손에 꽉 쥐고 다니던 서라는 손을 펴고 아빠와 잘 이별하는 법을 찾게 된다. 「고요하지 않은 밤」의 고요는 이름과 다르게 늘 시끄러운 밤을 보낸다. 밤마다 천장을 뚫고 내려오는 음악 소리에 화가 나기도 했던 수호는 어느 날 음악 속에서 고요의 비명을 듣는다. 수호는 음악이 가정 폭력을 숨기기 위해 크게 틀어진 소리였음을 알게 되고, 집을 빠져나온 고요를 찾아가 고요의 손을 잡는다.
「안녕」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친구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담았다. 가온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선뜻 베풀었던 호의가 어느 순간 굴레가 되며, 동등하지 못한 관계가 된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친구들의 어색한 눈빛을 받던 가온은 자신까지 따돌림을 당할까 고개를 돌려 왔던, 왕따를 당하는 아이 설경지를 떠올린다. 경지와 같은 입장에 놓인 지금, 가온은 그동안 자신이 꾹꾹 눌러 두었던 마음속 상자를 열고 경지에게 ‘안녕’ 인사를 건넨다. 한편 「담이의 지구 수첩」은 폐허가 돼 정작 지구인은 몇몇 남지 않고 외계인 여행자들만이 다니는 지구를 배경으로, 모두가 “쫄딱 망했”다고 하지만 그 부서진 도로까지도 자신의 발로 걷고 싶은 담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시, 사랑 위에서
이리 뻗고 저리 휘며 자라날 때
우리는 누구나 아픔을 겪고, 휘어지고 휘청이기도 한다. 그러나 꺾이지 않고 하늘을 향해 자랄 수 있는 것은 우리를 감싼 단단한 관계들이 있기 때문이다. 서라에게 아빠와의 기억이 더 이상 아프지만은 않게 된 그 속에는, 유일하게 아빠와 단추를 믿어 준 친구 차예와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던 엄마가 있다. 고요가 저 높은 하늘로 훨훨 날아갈 수 있을지 불안한 때에는 수호가 손을 맞잡고, 어렵게 꺼낸 가온의 마음 앞에서 경지는 눈을 맞추고 함께 인사를 나눈다. 아이들은 이렇듯 서투른 마음을 내보이고,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점점 마음에 깊은 뿌리를 내려 간다. 그리고 오주영 작가는 그 밑바탕에서 타인과 세상을 향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작품집 속 무수한 사랑에 경혜원 작가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따스한 그림을 더했다. 붓이 퍼져 나간 자리 자리마다 들어찬 감정들은, 우리를 다시 한번 마음 깊은 곳으로 이끌 것이다.
♦ 주요 문장
자전거는 덜컹거리며 달렸다. 혼자서 늘 걸었던 길인데, 이찬이 자전거로 가니까 모든 게 달랐다.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덜덜거리는 자전거와 출렁이는 바람과 물결치는 풀에 마음이 붕 들떴다. (15쪽)
복숭아뼈에서 올라오는 통증이 아릿하고 달콤했다. 엄마 말이 맞았다. 복숭아뼈는 달콤한 뼈다. 복숭아 과즙을 한가득 입에 문 듯 달콤한 느낌에 얼굴이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25~26쪽)
서라는 아빠 점퍼를 몸에 두르는 게 좋았다. 점퍼에는 아빠 냄새가 배어 있었다. 풀 한 줌, 햇살 한 줌, 그리움 한 줌. 많은 것이 뒤섞인 다정한 냄새가 서라를 감쌌다. (41쪽)
“위험하다고 스스로 날지 않는 새는 없어.” (69쪽)
실은 가고 싶은 저 너머를 그린 거였다. 담이에게 지구는 색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94쪽)
나도 뭐라고 말하고 싶은데 목에 자물쇠가 잠긴 듯했다. 단추가 삼백 개 달린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백 개쯤 채운 뒤에야 첫 단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된 기분. (114쪽)
열람실 문을 열고 나오는 설경지를 보자 도망치고 싶어졌다. 문득 당황하던 채연이가 떠올랐다. 곤란해하던 은수, 어쩔 줄 몰라 하던 민아가 떠올랐다. 그 애들 마음에도 나처럼 상자가 있을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열리려는 상자를 어떻게든 닫으려 애쓰고 있지 않을까. 상자를 여는 것은 닫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118쪽)
“할아버지, 연애해요?”
묻는 것도 어색했다. 떡볶이와 바게트처럼 어울리지 않는 느낌.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면서.”
내 말에 할아버지가 웃었다. 할아버지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잡혔다.
“저기 봐라. 벚꽃은 지고도 예쁘다.” (124쪽)
“사랑은 한 가지 모양이 아닌 것 같아. 나도 잘 모르지만.” (13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