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으로 돌파하라 (변화의 시대, 불안을 기대로 바꿔줄 43가지 지혜의 도구)
- 94
• 지은이 : 안광복
• 가격 : 17,000원
• 책꼴/쪽수 :
130x188mm, 248쪽
• 펴낸날 : 2025-01-10
• ISBN : 979-11-6981-347-1 (03100)
• 십진분류 : 철학 > 철학 (10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철학 #학문 #사상 #삶 #지혜
저자소개
지은이 : 안광복
소크라테스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 중동고등학교에서 철학 교사로 30년째 근무하며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임상 철학자다. 『철학으로 휴식하라』,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철학, 역사를 만나다』, 『처음 읽는 서양철학사』, 『열일곱 살의 인생론』 등 20여 권의 교양서를 냈다. 대부분은 철학 공부를 하는 독자들 사이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공간을 사상으로 살펴본 『지리 시간에 철학하기』, 현대인의 식습관을 탐색한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같이 세상의 여러 측면을 철학의 눈으로 바라보며 깊은 의미를 길어내는 데 관심이 많다.《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등 많은 지면에 글을 쓰고 다양한 강의를 펼치며 세상과 삶을 새롭게 바꿀 생각들을 펼치고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일터에서, 미디어에서, 광장에서, 일상에서
우리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43가지 철학의 시선
지금까지 20여 권의 철학 교양서를 펴내며 40만 독자를 만나온 안광복이 지금 가장 뜨거운 사회적 화두들에 철학의 시선으로 접근한다. 노동의 변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민주주의의 위기, 타자 혐오 등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돌파해나가는 데 길잡이가 되어줄 43가지 철학을 한 권에 담았다. 전작 『철학으로 휴식하라』가 지친 현대인들에게 성찰과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는 처방전이었다면, 신작 『철학으로 돌파하라』는 이미 도래한 변화를 새롭게 읽어내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지혜를 제시하는 안내서이다.
이 책은 가장 오래된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부터 당대 유럽의 젊은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과 사상을 아우르며, 현대인이 직면한 새로운 현실과 불안한 내면을 다각도로 살핀다. 이번에도 짧은 글, 쉬운 문장으로 핵심 쟁점을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저자의 오랜 미덕이 아낌없이 발휘되었다. 저자가 이끄는 대로 차근차근 걸어간다면, 누구라도 철학이 개인의 삶에, 조직의 방향에, 사회의 미래에 주는 통찰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걱정과 불안, 혼돈과 절망을 뚫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든 생활인에게 『철학으로 돌파하라』를 추천한다.
우리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43가지 철학의 시선
지금까지 20여 권의 철학 교양서를 펴내며 40만 독자를 만나온 안광복이 지금 가장 뜨거운 사회적 화두들에 철학의 시선으로 접근한다. 노동의 변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민주주의의 위기, 타자 혐오 등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돌파해나가는 데 길잡이가 되어줄 43가지 철학을 한 권에 담았다. 전작 『철학으로 휴식하라』가 지친 현대인들에게 성찰과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는 처방전이었다면, 신작 『철학으로 돌파하라』는 이미 도래한 변화를 새롭게 읽어내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지혜를 제시하는 안내서이다.
이 책은 가장 오래된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부터 당대 유럽의 젊은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과 사상을 아우르며, 현대인이 직면한 새로운 현실과 불안한 내면을 다각도로 살핀다. 이번에도 짧은 글, 쉬운 문장으로 핵심 쟁점을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저자의 오랜 미덕이 아낌없이 발휘되었다. 저자가 이끄는 대로 차근차근 걸어간다면, 누구라도 철학이 개인의 삶에, 조직의 방향에, 사회의 미래에 주는 통찰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걱정과 불안, 혼돈과 절망을 뚫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든 생활인에게 『철학으로 돌파하라』를 추천한다.
목차
1장 노동의 종말에 대비하라 ― 시민 노동과 여가가 여는 노동의 미래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라 … 뇌르마르크와 옌센
취업 노동 지고, 시민 노동 뜬다 … 울리히 벡
일자리 광맥은 무한하다 … 도미니크 슈나퍼
크로노믹스, 근무시간의 미래 … 요제프 슘페터
자유인다움, 21세기 핵심 경쟁력 … 뤼트허르 브레흐만
함께하는 시간의 힘, 공동체의 리듬을 회복하라 … 올리버 버크먼
일로 성장하는 법 … 이시다 바이간
2장 가상현실이 만드는 현실 ― 이미지와 입말이 이끄는 문명의 미래
쇼비즈니스 시대의 생존법 … 닐 포스트먼
다시, 구어 문명으로 … 마셜 매클루언
시뮬라크르, 가짜가 진짜보다 좋아진 세상 … 장 보드리야르
영상 시대,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는 법 … 발터 베냐민
민주주의는 산만형 인간을 원한다 … 매기 잭슨
규율 권력, 세상은 감옥이다 … 미셸 푸코
다중, 인터넷 시대의 권력자 … 네그리와 하트
계몽주의 2.0, 클루지로 이성을 이끌라 … 조지프 히스
3장 서사가 살아야 한다 ― 삶의 무의미를 이겨내는 스토리텔링의 힘
스토리, 정치 분란의 뿌리 … 조너선 갓셜
그대 삶의 원형은 무엇입니까? … 카를 융
서사적 자아 찾기,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일까? … 앨러스데어 매킨타이어
스토리 셀링에서 스토리텔링으로, 삶의 서사 만들기 … 한병철
과거는 바꿀 수 있다 … 가라타니 고진
구석기시대의 저주에서 인간다움의 문명으로 … 에드워드 윌슨
다시 종교의 시대가 온다 … 아널드 토인비
4장 형이상학적 욕망을 틔우라 ― 편견과 혐오를 넘는 갈등 해결의 지혜
우리 안의 짐승을 길들여라 … 지그문트 프로이트
근본속성의 오류,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 데이비드 베레비
주노 변증법, 주인의 자격을 갖추라 … 게오르크 헤겔
‘진실한 거짓말’에 숨은 가능성 … 프랑수아 누델만
탁월한 욕망이 갈등을 잠재운다 … 르네 지라르
원인 말고 목적을 보라 … 알프레트 아들러
미스터 원칙주의의 빛과 그림자 … 한비
중첩된 합의가 정의를 만든다 … 존 롤스
환대의 순환고리를 만들라 … 윌 버킹엄
‘모성애’가 중심이 되게 하라 … 샬럿 퍼킨스 길먼
5장 이기려 하지 말고, 초연하라! ― 변화를 위한 마음챙김의 지혜
속도가 곧 실력은 아니다 … 레프 비고츠키
대도시에는 창의력이 없다 … 에릭 호퍼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에리히 프롬
비관주의는 힘이 된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자주 예술로 돌아가 휴식하라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행복과 불행을 똑같이 맞이하라 … 윌리엄 어빈
간결하게, 객관적으로 말하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이기려 하지 않기 …『숫타니파타』
성공과 실패에 초연하라 … 친닝추
네 욕망을 포기하지 마라 … 자크 라캉
운명에 맞서는 소박한 품격 … 칼 야스퍼스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라 … 뇌르마르크와 옌센
취업 노동 지고, 시민 노동 뜬다 … 울리히 벡
일자리 광맥은 무한하다 … 도미니크 슈나퍼
크로노믹스, 근무시간의 미래 … 요제프 슘페터
자유인다움, 21세기 핵심 경쟁력 … 뤼트허르 브레흐만
함께하는 시간의 힘, 공동체의 리듬을 회복하라 … 올리버 버크먼
일로 성장하는 법 … 이시다 바이간
2장 가상현실이 만드는 현실 ― 이미지와 입말이 이끄는 문명의 미래
쇼비즈니스 시대의 생존법 … 닐 포스트먼
다시, 구어 문명으로 … 마셜 매클루언
시뮬라크르, 가짜가 진짜보다 좋아진 세상 … 장 보드리야르
영상 시대,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는 법 … 발터 베냐민
민주주의는 산만형 인간을 원한다 … 매기 잭슨
규율 권력, 세상은 감옥이다 … 미셸 푸코
다중, 인터넷 시대의 권력자 … 네그리와 하트
계몽주의 2.0, 클루지로 이성을 이끌라 … 조지프 히스
3장 서사가 살아야 한다 ― 삶의 무의미를 이겨내는 스토리텔링의 힘
스토리, 정치 분란의 뿌리 … 조너선 갓셜
그대 삶의 원형은 무엇입니까? … 카를 융
서사적 자아 찾기,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일까? … 앨러스데어 매킨타이어
스토리 셀링에서 스토리텔링으로, 삶의 서사 만들기 … 한병철
과거는 바꿀 수 있다 … 가라타니 고진
구석기시대의 저주에서 인간다움의 문명으로 … 에드워드 윌슨
다시 종교의 시대가 온다 … 아널드 토인비
4장 형이상학적 욕망을 틔우라 ― 편견과 혐오를 넘는 갈등 해결의 지혜
우리 안의 짐승을 길들여라 … 지그문트 프로이트
근본속성의 오류,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 데이비드 베레비
주노 변증법, 주인의 자격을 갖추라 … 게오르크 헤겔
‘진실한 거짓말’에 숨은 가능성 … 프랑수아 누델만
탁월한 욕망이 갈등을 잠재운다 … 르네 지라르
원인 말고 목적을 보라 … 알프레트 아들러
미스터 원칙주의의 빛과 그림자 … 한비
중첩된 합의가 정의를 만든다 … 존 롤스
환대의 순환고리를 만들라 … 윌 버킹엄
‘모성애’가 중심이 되게 하라 … 샬럿 퍼킨스 길먼
5장 이기려 하지 말고, 초연하라! ― 변화를 위한 마음챙김의 지혜
속도가 곧 실력은 아니다 … 레프 비고츠키
대도시에는 창의력이 없다 … 에릭 호퍼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에리히 프롬
비관주의는 힘이 된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자주 예술로 돌아가 휴식하라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행복과 불행을 똑같이 맞이하라 … 윌리엄 어빈
간결하게, 객관적으로 말하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이기려 하지 않기 …『숫타니파타』
성공과 실패에 초연하라 … 친닝추
네 욕망을 포기하지 마라 … 자크 라캉
운명에 맞서는 소박한 품격 … 칼 야스퍼스
편집자 추천글
현실의 난제를 철학으로 ‘돌파’하라!
오늘의 문제에 답하는 43가지 알짜배기 철학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인간’의 정의와 범주를 질문하는 데 이르렀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정치와 사회의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았고,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 위기로 타자에 대한 혐오와 갈등이 만연해진 것은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진단일 테다.
『철학으로 돌파하라』는 20여 권의 철학 교양서를 쓴 저자이자 대한민국 1세대 철학 교사인 안광복이 격변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43가지 철학 사상과 개념을 선별해 소개하는 책이다. 현실의 변화가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하기보다, 이미 도래한 변화를 새롭게 읽어내고 이에 대처해나가는 데 필요한 질문과 지혜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이고 유용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한비 등 고대의 철학자부터 장 보드리야르, 존 롤스, 가라타니 고진, 에릭 호퍼 등 현대의 사상가, 비평가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안내하는 철학의 길을 따라 걸으며 독자는 현실을 해석하고 미래를 준비할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노동,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SNS 시대, 민주주의는 정말 위기일까?
변화를 가능성으로 바꾸는 철학의 힘!
흔히 ‘노동의 종말’이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으로 인간의 노동이 상당 부분 자동화되거나 기계에 의해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만연하다.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노동 시장이 유연화되는 것 역시 주된 흐름이다. 『철학으로 돌파하라』의 1장은 그렇다면 노동이 줄어드는 게 과연 나쁜 일인가 질문하며 시작한다. 저자는 사회 혹은 인류에 큰 변화를 가져온 혁신이나 진보, 위대한 예술작품과 사상, 기념비적인 과학 발전은 대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계층에서 탄생했다며, 이는 과도한 노동이 개인을 공동체와 멀어지게 하고 사회 참여 또한 어렵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역사적 경험을 참조해 노동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육아와 가사 노동, 문학, 예술, 정치와 같은 시민 노동에 대해 시민 수당을 지급하자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제안이나, “가르치고 돌보고 즐겁게 해주는 일”에 새로운 시장이 숨어 있다는 프랑스 사회학자 도미니크 슈나퍼의 주장을 소개하며, 사회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돌봄, 가사, 시민 노동을 임금 노동에 포함하자는 구상을 펼쳐놓는다. 또한 생산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다운 삶을 꾸리는 여가 활동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는 네덜란드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에 관한 새로운 상상력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2장에서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읽는 준거가 될 다양한 철학자의 관점을 소개한다. 캐나다의 언론학자 마셜 매클루언의 주장처럼, 전자 매체와 인터넷의 발달은 인류를 시각에만 의존하는 문자 문명에서 오감을 모두 활용하는 구어 문명으로 다시금 이끌었다. 한편 발터 베냐민과 장 보드리야르가 우려했듯, 실재하는 대상과의 관계보다 온라인 속 조작 가능한 이미지와의 간접 관계가 더욱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극단적인 의견으로 가득한 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잃고 포퓰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철학으로 돌파하라』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우면서, 그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생각거리들을 던진다. 새로운 정치적 주체인 ‘다중’이 이끄는 21세기형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SNS와 인터넷을 타고 진위를 알 수 없는 정보와 열띤 감정이 흐르는 시대, ‘이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철학자가 전하는 제언은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논하는 데 주요한 참조점이 되어줄 것이다.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되찾고 편견과 혐오에서 벗어나라!
가장 풍요롭지만 가장 빈곤한 시대에 권하는 철학이라는 처방전
이 책에서 집중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삶의 ‘서사’다.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면서도 우울과 불안, 공허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엮는 스토리텔링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자기 ‘서사’가 단단할수록 갈등과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도 더욱 강력하게 연결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3장에서 소개하는 자기 삶의 원형, 내면의 서사를 찾으라는 카를 융의 제언과, 삶의 의미를 되찾아주는 종교의 역할을 다시금 조명하는 아널드 토인비의 주장은 되새겨볼 만하다.
4장에서는 우리 시대에 더욱 심화되고 있는 편견과 혐오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다룬다. 많은 철학자가 공통으로 꼬집듯, 인간은 무리를 짓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에 대해 손쉽게 편견을 갖는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한계와 편견을 돌아보는 태도다. 이방인에 대한 두려움인 ‘제노포비아’를 억제하고 낯선 이에 대한 끌림인 ‘필로제니아’를 계발하기 위해 호혜를 주고받는 연습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영국 철학자 윌 버킹엄의 주장과,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의 행동에서 선의를 찾고 원인보다 목적을 이루는 데 집중하라는 심리학자 알프레트 아들러의 지침은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삶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여라!
혼란스러운 오늘을 단단한 내일로 바꿔줄 스토아 철학의 지혜
5장에서는 일상을 단단하게 꾸리는 데 도움이 될 마음챙김의 지혜를 소개한다. 이 책이 강조하는 태도는 어설프게 희망하는 대신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제대로 비관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삶은 고통과 고난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불확실성을 수용하라는 부처와 쇼펜하우어의 이야기는 담담한 위안을 준다. 저자는 “이기려 하지 마라. 어차피 미래는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마치 영웅처럼 어려운 처지를 견뎌내고 있다면 이 자체로 그대는 충분히 잘 살고 있는 셈이다”라는 쇼펜하우어의 말과 함께, 인생은 어떻게든 끝마쳐야 하는 한 편의 과제와도 같으니 이를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일이라며 우리를 격려한다.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삶 그 자체가 아니라 고통을 부정하는 욕망이다, 그러므로 많은 것을 욕망하기보다 그저 관조하라는 가르침은 어쩐지 비관이라기보다는 낙관에 가깝게 느껴진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다듬어진 무관심으로 고난에 대응하라는 스토아 철학의 지혜도 책의 큰 줄기를 이룬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내가 늘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무엇을 할지는 통제할 수 있다”라는 윌리엄 어빈의 말처럼, 벌어진 일에 침착하고 담담하게 맞선다면 적어도 자기 자신만큼은 단단히 붙든 채 난국을 돌파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캐나다의 스토아 철학자 도널드 로버트슨이 말하는 ‘탈파국화 전략’, 즉 감정을 덜어내고 일어난 상황과 내게 주어진 과제만을 정리해서 대응하는 태도 역시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용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 책 속으로
앞으로 인류 문명이 노동시간은 더욱 늘고, 일하는 강도도 가혹해지는 쪽으로 나아갈 듯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시장은 일터에서 놓여난 자유시간에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삶을 보람 있게 잘 가꾸며 스스로와 사회를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요? 이는 미래의 시장을 이끄는 핵심 물음이라 하겠습니다. - 20쪽
울리히 벡은 우리에게 ‘애벌레의 실수’에 빠지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이는 나비로 거듭날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한 채, 편안하게 지냈던 고치가 망가지는 모습을 아쉬워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취업 노동이 줄어드는 현상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삶을 꿈꾸어왔습니다. - 25쪽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자유인과 노예의 차이는 스콜레, 즉 여가시간에서 나타납니다. 일을 할 때는 자유인과 노예가 별반 다르지 않아요. 주어진 시간에 맡은 업무를 마쳐야 하니까요. 하지만 일에서 놓여난 순간, 자유인은 자기다움을 가꾸는 활동들에 매달립니다. 감성을 키우려 시나 예술에 빠져들고, 고귀한 영혼을 갖추기 위해 사상을 연구하며, 건강을 위해 몸을 관리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노예들은 어떨까요? 그들에게 여가란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일 뿐입니다. 때문에 한없이 늘어져 무료하게 지내거나, 술이나 노름 같은 중독거리에 빠져 괴로운 현실을 잊으려 하지요. - 40쪽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얻게끔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탓에 사람과 직접 만나 관계 맺는 일은 점점 줄어들었지요. 그렇지만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부활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온 세상을 광고와 가짜 정보로 가득 채웠지요. 그렇다면 전자 매체로 부활한 새로운 구어 문명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까요? - 65쪽
시뮬라크르란 ‘원본이 없는 복제’를 뜻합니다. 가령, 매체에 비치는 인기 배우들의 이미지는 실제 배우의 모습과 다릅니다. 화장과 조명, 화면 보정까지 덧붙여 가장 멋진 모습으로 꾸며놓은 결과이니까요. 하지만 일단 만들어진 이미지가 자리 잡으면, 이는 사람들이 좇아야 할 ‘모델’이 되어버려요. 심지어 ‘원본’격인 배우조차도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게 처신하려 노력하지요. 진짜가 오히려 가짜를 베끼는 형국입니다. - 67쪽
따라서 매킨타이어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묻기 전에, 당신이 어떤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살아가는지부터 고민하라”라고 충고합니다. 그대의 인생이 “온갖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정의롭고 아름답게 결실을 맺어가는 드라마”이고, 당신은 이러한 스토리의 주인공이라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가 보일 겁니다. - 112~113쪽
SNS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끊임없이 게시하고 공유하며 링크를 남깁니다. 이렇게 내보이는 매일의 삶에는 서사가 없어요. 그저 자랑하기 위해 혹은 공감받기 위해 내보이는 ‘정보’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를 보며 ‘좋아요’를 누르거나 화면에 뜬 내용을 손가락으로 넘기며 흘려보내곤 하지요. 이렇게 우리의 일상은 정보로 소비되어 사라져버립니다. - 118~119쪽
위대한 종교들끼리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토인비는 “자연에 대한 지배를 1마일 나아가게 하는 것보다 자신과 이웃, 신과의 관계를 가꾸는 능력을 1인치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탐욕으로는 빈곤한 정신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우리 문명의 위기를 구해낼 위대한 정신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 136쪽
혐오 표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데이비드 베레비는 무엇보다 근본속성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자신의 잘못이나 한계는 ‘상황’ 탓으로, 상대의 부족함과 실패는 ‘본질’ 탓으로 돌리는 태도를 말합니다. 나는 안 좋은 일이 있어 시험을 망쳤지만, 친구는 원래부터 게으르기에 시험 점수가 낮다고 생각하는 식입니다. - 148쪽
롤스는 우리에게 연방대법관처럼 생각하라고 충고합니다. 법관은 자신의 종교적, 정치적 신념에 따라 판결을 내려서는 안 되지요. 신앙이나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누구나 받아들일 만한 합리적인 결론을 내놓아야 합니다. 실제 최고법원의 판결들은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도 서로의 종교나 정치적 성향에 매달리지 않고도, 합리적인 합의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 117쪽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로마제국의 수도인 로마, 20세기의 뉴욕과 런던, 우리 시대의 실리콘밸리 등은 한 시대의 중요한 발전을 이루어낸 도시들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낯선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데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른 생각과 마주칠 때, 우리의 지혜는 한 뼘 높게 자라납니다. 다양한 만남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지요. - 181쪽
제노포비아와 필로제니아는 늘 위태위태한 긴장 관계입니다. 낯선 이에 대한 호의가 순식간에 적대감으로 바뀌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윌 버킹엄은 우리에게 낯섦에 친숙해지라고 강조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끊임없이 만나며 호의와 호기심을 주고받는 법을 연습하라고 하지요. 인간관계의 기술도 공부만큼이나 열심히 노력해야 제대로 펼칠 수 있으니까요. - 183~184쪽
에리히 프롬은 나의 영혼이 사라지고 있는 듯싶다면 자신을 방치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통은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이 없을 때는 마비된다.” 무엇보다 우리는 ‘살아 있어야’ 합니다. 나와 생각과 느낌이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으며 충실하게 가슴앓이를 하라는 뜻입니다. 다툼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상대도 나도 어느 순간부터 마찰 없이 잘 돌아가는 기계가 될 뿐이니까요. - 204쪽
나아가, 삶을 고통을 겪는 과정이라 여기면 말 섞기도 쉽지 않은 이상한 사람들을 견디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사악한 이들 탓에 분노가 이는가? 즉시 그의 삶에 눈길을 돌려보라. 그가 얼마나 참혹하고 고된 생활을 이어가는지를 보라.” 아무리 싫은 사람도 그이가 어려운 처지 속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음을 알면 미움이 덜해집니다. 오히려 마음에서 동정심이 샘솟게 되지요.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사람들을 ‘인생이라는 고통을 함께하는 벗’이라 부릅니다. 나의 일상이 괴롭듯, 남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니까요. - 210~211쪽
쇼펜하우어는 자주 예술로 돌아가 휴식하라고 말합니다. 예술은 욕망에서 벗어나 순수한 관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눈 덮인 산의 경치를 즐길 때와, 석탄이 묻힌 광맥으로 산을 바라볼 때의 차이를 생각해보세요. 이렇듯 예술은 욕망에서 벗어나 자연과 세상 만물을 그 자체로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 215쪽
오늘의 문제에 답하는 43가지 알짜배기 철학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인간’의 정의와 범주를 질문하는 데 이르렀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정치와 사회의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았고,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 위기로 타자에 대한 혐오와 갈등이 만연해진 것은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진단일 테다.
『철학으로 돌파하라』는 20여 권의 철학 교양서를 쓴 저자이자 대한민국 1세대 철학 교사인 안광복이 격변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43가지 철학 사상과 개념을 선별해 소개하는 책이다. 현실의 변화가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하기보다, 이미 도래한 변화를 새롭게 읽어내고 이에 대처해나가는 데 필요한 질문과 지혜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이고 유용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한비 등 고대의 철학자부터 장 보드리야르, 존 롤스, 가라타니 고진, 에릭 호퍼 등 현대의 사상가, 비평가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안내하는 철학의 길을 따라 걸으며 독자는 현실을 해석하고 미래를 준비할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노동,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SNS 시대, 민주주의는 정말 위기일까?
변화를 가능성으로 바꾸는 철학의 힘!
흔히 ‘노동의 종말’이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으로 인간의 노동이 상당 부분 자동화되거나 기계에 의해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만연하다.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노동 시장이 유연화되는 것 역시 주된 흐름이다. 『철학으로 돌파하라』의 1장은 그렇다면 노동이 줄어드는 게 과연 나쁜 일인가 질문하며 시작한다. 저자는 사회 혹은 인류에 큰 변화를 가져온 혁신이나 진보, 위대한 예술작품과 사상, 기념비적인 과학 발전은 대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계층에서 탄생했다며, 이는 과도한 노동이 개인을 공동체와 멀어지게 하고 사회 참여 또한 어렵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역사적 경험을 참조해 노동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육아와 가사 노동, 문학, 예술, 정치와 같은 시민 노동에 대해 시민 수당을 지급하자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제안이나, “가르치고 돌보고 즐겁게 해주는 일”에 새로운 시장이 숨어 있다는 프랑스 사회학자 도미니크 슈나퍼의 주장을 소개하며, 사회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돌봄, 가사, 시민 노동을 임금 노동에 포함하자는 구상을 펼쳐놓는다. 또한 생산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다운 삶을 꾸리는 여가 활동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는 네덜란드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에 관한 새로운 상상력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2장에서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읽는 준거가 될 다양한 철학자의 관점을 소개한다. 캐나다의 언론학자 마셜 매클루언의 주장처럼, 전자 매체와 인터넷의 발달은 인류를 시각에만 의존하는 문자 문명에서 오감을 모두 활용하는 구어 문명으로 다시금 이끌었다. 한편 발터 베냐민과 장 보드리야르가 우려했듯, 실재하는 대상과의 관계보다 온라인 속 조작 가능한 이미지와의 간접 관계가 더욱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극단적인 의견으로 가득한 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잃고 포퓰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철학으로 돌파하라』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우면서, 그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생각거리들을 던진다. 새로운 정치적 주체인 ‘다중’이 이끄는 21세기형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SNS와 인터넷을 타고 진위를 알 수 없는 정보와 열띤 감정이 흐르는 시대, ‘이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철학자가 전하는 제언은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논하는 데 주요한 참조점이 되어줄 것이다.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되찾고 편견과 혐오에서 벗어나라!
가장 풍요롭지만 가장 빈곤한 시대에 권하는 철학이라는 처방전
이 책에서 집중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삶의 ‘서사’다.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면서도 우울과 불안, 공허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엮는 스토리텔링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자기 ‘서사’가 단단할수록 갈등과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도 더욱 강력하게 연결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3장에서 소개하는 자기 삶의 원형, 내면의 서사를 찾으라는 카를 융의 제언과, 삶의 의미를 되찾아주는 종교의 역할을 다시금 조명하는 아널드 토인비의 주장은 되새겨볼 만하다.
4장에서는 우리 시대에 더욱 심화되고 있는 편견과 혐오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다룬다. 많은 철학자가 공통으로 꼬집듯, 인간은 무리를 짓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에 대해 손쉽게 편견을 갖는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한계와 편견을 돌아보는 태도다. 이방인에 대한 두려움인 ‘제노포비아’를 억제하고 낯선 이에 대한 끌림인 ‘필로제니아’를 계발하기 위해 호혜를 주고받는 연습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영국 철학자 윌 버킹엄의 주장과,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의 행동에서 선의를 찾고 원인보다 목적을 이루는 데 집중하라는 심리학자 알프레트 아들러의 지침은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삶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여라!
혼란스러운 오늘을 단단한 내일로 바꿔줄 스토아 철학의 지혜
5장에서는 일상을 단단하게 꾸리는 데 도움이 될 마음챙김의 지혜를 소개한다. 이 책이 강조하는 태도는 어설프게 희망하는 대신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제대로 비관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삶은 고통과 고난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불확실성을 수용하라는 부처와 쇼펜하우어의 이야기는 담담한 위안을 준다. 저자는 “이기려 하지 마라. 어차피 미래는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마치 영웅처럼 어려운 처지를 견뎌내고 있다면 이 자체로 그대는 충분히 잘 살고 있는 셈이다”라는 쇼펜하우어의 말과 함께, 인생은 어떻게든 끝마쳐야 하는 한 편의 과제와도 같으니 이를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일이라며 우리를 격려한다.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삶 그 자체가 아니라 고통을 부정하는 욕망이다, 그러므로 많은 것을 욕망하기보다 그저 관조하라는 가르침은 어쩐지 비관이라기보다는 낙관에 가깝게 느껴진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다듬어진 무관심으로 고난에 대응하라는 스토아 철학의 지혜도 책의 큰 줄기를 이룬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내가 늘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무엇을 할지는 통제할 수 있다”라는 윌리엄 어빈의 말처럼, 벌어진 일에 침착하고 담담하게 맞선다면 적어도 자기 자신만큼은 단단히 붙든 채 난국을 돌파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캐나다의 스토아 철학자 도널드 로버트슨이 말하는 ‘탈파국화 전략’, 즉 감정을 덜어내고 일어난 상황과 내게 주어진 과제만을 정리해서 대응하는 태도 역시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용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 책 속으로
앞으로 인류 문명이 노동시간은 더욱 늘고, 일하는 강도도 가혹해지는 쪽으로 나아갈 듯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시장은 일터에서 놓여난 자유시간에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삶을 보람 있게 잘 가꾸며 스스로와 사회를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요? 이는 미래의 시장을 이끄는 핵심 물음이라 하겠습니다. - 20쪽
울리히 벡은 우리에게 ‘애벌레의 실수’에 빠지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이는 나비로 거듭날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한 채, 편안하게 지냈던 고치가 망가지는 모습을 아쉬워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취업 노동이 줄어드는 현상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삶을 꿈꾸어왔습니다. - 25쪽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자유인과 노예의 차이는 스콜레, 즉 여가시간에서 나타납니다. 일을 할 때는 자유인과 노예가 별반 다르지 않아요. 주어진 시간에 맡은 업무를 마쳐야 하니까요. 하지만 일에서 놓여난 순간, 자유인은 자기다움을 가꾸는 활동들에 매달립니다. 감성을 키우려 시나 예술에 빠져들고, 고귀한 영혼을 갖추기 위해 사상을 연구하며, 건강을 위해 몸을 관리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노예들은 어떨까요? 그들에게 여가란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일 뿐입니다. 때문에 한없이 늘어져 무료하게 지내거나, 술이나 노름 같은 중독거리에 빠져 괴로운 현실을 잊으려 하지요. - 40쪽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얻게끔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탓에 사람과 직접 만나 관계 맺는 일은 점점 줄어들었지요. 그렇지만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부활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온 세상을 광고와 가짜 정보로 가득 채웠지요. 그렇다면 전자 매체로 부활한 새로운 구어 문명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까요? - 65쪽
시뮬라크르란 ‘원본이 없는 복제’를 뜻합니다. 가령, 매체에 비치는 인기 배우들의 이미지는 실제 배우의 모습과 다릅니다. 화장과 조명, 화면 보정까지 덧붙여 가장 멋진 모습으로 꾸며놓은 결과이니까요. 하지만 일단 만들어진 이미지가 자리 잡으면, 이는 사람들이 좇아야 할 ‘모델’이 되어버려요. 심지어 ‘원본’격인 배우조차도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게 처신하려 노력하지요. 진짜가 오히려 가짜를 베끼는 형국입니다. - 67쪽
따라서 매킨타이어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묻기 전에, 당신이 어떤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살아가는지부터 고민하라”라고 충고합니다. 그대의 인생이 “온갖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정의롭고 아름답게 결실을 맺어가는 드라마”이고, 당신은 이러한 스토리의 주인공이라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가 보일 겁니다. - 112~113쪽
SNS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끊임없이 게시하고 공유하며 링크를 남깁니다. 이렇게 내보이는 매일의 삶에는 서사가 없어요. 그저 자랑하기 위해 혹은 공감받기 위해 내보이는 ‘정보’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를 보며 ‘좋아요’를 누르거나 화면에 뜬 내용을 손가락으로 넘기며 흘려보내곤 하지요. 이렇게 우리의 일상은 정보로 소비되어 사라져버립니다. - 118~119쪽
위대한 종교들끼리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토인비는 “자연에 대한 지배를 1마일 나아가게 하는 것보다 자신과 이웃, 신과의 관계를 가꾸는 능력을 1인치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탐욕으로는 빈곤한 정신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우리 문명의 위기를 구해낼 위대한 정신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 136쪽
혐오 표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데이비드 베레비는 무엇보다 근본속성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자신의 잘못이나 한계는 ‘상황’ 탓으로, 상대의 부족함과 실패는 ‘본질’ 탓으로 돌리는 태도를 말합니다. 나는 안 좋은 일이 있어 시험을 망쳤지만, 친구는 원래부터 게으르기에 시험 점수가 낮다고 생각하는 식입니다. - 148쪽
롤스는 우리에게 연방대법관처럼 생각하라고 충고합니다. 법관은 자신의 종교적, 정치적 신념에 따라 판결을 내려서는 안 되지요. 신앙이나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누구나 받아들일 만한 합리적인 결론을 내놓아야 합니다. 실제 최고법원의 판결들은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도 서로의 종교나 정치적 성향에 매달리지 않고도, 합리적인 합의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 117쪽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로마제국의 수도인 로마, 20세기의 뉴욕과 런던, 우리 시대의 실리콘밸리 등은 한 시대의 중요한 발전을 이루어낸 도시들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낯선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데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른 생각과 마주칠 때, 우리의 지혜는 한 뼘 높게 자라납니다. 다양한 만남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지요. - 181쪽
제노포비아와 필로제니아는 늘 위태위태한 긴장 관계입니다. 낯선 이에 대한 호의가 순식간에 적대감으로 바뀌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윌 버킹엄은 우리에게 낯섦에 친숙해지라고 강조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끊임없이 만나며 호의와 호기심을 주고받는 법을 연습하라고 하지요. 인간관계의 기술도 공부만큼이나 열심히 노력해야 제대로 펼칠 수 있으니까요. - 183~184쪽
에리히 프롬은 나의 영혼이 사라지고 있는 듯싶다면 자신을 방치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통은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이 없을 때는 마비된다.” 무엇보다 우리는 ‘살아 있어야’ 합니다. 나와 생각과 느낌이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으며 충실하게 가슴앓이를 하라는 뜻입니다. 다툼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상대도 나도 어느 순간부터 마찰 없이 잘 돌아가는 기계가 될 뿐이니까요. - 204쪽
나아가, 삶을 고통을 겪는 과정이라 여기면 말 섞기도 쉽지 않은 이상한 사람들을 견디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사악한 이들 탓에 분노가 이는가? 즉시 그의 삶에 눈길을 돌려보라. 그가 얼마나 참혹하고 고된 생활을 이어가는지를 보라.” 아무리 싫은 사람도 그이가 어려운 처지 속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음을 알면 미움이 덜해집니다. 오히려 마음에서 동정심이 샘솟게 되지요.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사람들을 ‘인생이라는 고통을 함께하는 벗’이라 부릅니다. 나의 일상이 괴롭듯, 남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니까요. - 210~211쪽
쇼펜하우어는 자주 예술로 돌아가 휴식하라고 말합니다. 예술은 욕망에서 벗어나 순수한 관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눈 덮인 산의 경치를 즐길 때와, 석탄이 묻힌 광맥으로 산을 바라볼 때의 차이를 생각해보세요. 이렇듯 예술은 욕망에서 벗어나 자연과 세상 만물을 그 자체로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 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