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ook] 비밀 숙제
- 447
• 지은이 : 김다노
• 그린이 : 이윤희
• 가격 : 9,100원
• 책꼴/쪽수 :
ePUB
• 펴낸날 : 2022-09-15
• ISBN : 9791160947632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나다움어린이책 #인종차별 #자기긍정 #다양성 #변화
저자소개
지은이 : 김다노
어린이와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그 둘이 어울려 노는 풍경을 가장 좋아하고요. 보름달이 뜬 날에는 어떤 소원을 빌까 고민해요. 결국 아무것도 빌지 않지만요. 대신 매일매일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201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그런 하루」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동화 『나중에 엄마』를 썼습니다. 『비밀 소원』으로 제1회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린이 : 이윤희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공부하였습니다. 순수 미술을 해 오던 중, 이야기가 있는 그림에 마음이 끌려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이야기와 그림책을 접하고, 이제 첫 그림책 『좁쌀 반 됫박』을 세상에 내어 놓습니다. 앞으로도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말을 거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 동안 그림을 그린 책으로, 『우리 공주 박물관』, 『살아있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등이 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 대상작 『비밀 소원』을 쓴 김다노 작가의 두 번째 이야기 『비밀 숙제』가 나왔다. 전작 『비밀 소원』에서 절친이었던 미래와 현욱, 이랑은 5학년이 되면서 이랑의 유학으로 서로 멀어지게 된다. 먼 나라로 떠나 온 이랑은 이곳에서 또 다른 ‘젤친’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게 되는데……. 이랑은 그곳에서 한국에서는 몰랐던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을 알게 된다. ‘동양인’. 이방인이자 어린 동양인으로 살아가는 이랑에게 하루하루는 마치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다가오는데, 그러던 어느 날 이랑은 단지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도둑으로 몰리는 사건에 휩싸이게 된다.
백인인 점원은 친구들 틈에 있는 이랑을 가리키며, ‘이 작은 쥐 같은 눈빛을 가진 애들은 백 프로’라고 말한다. 그 순간, 이랑은 생각한다. ‘나도 저 점원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은 건가?’ 이랑은 가만히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비록 차별을 당했지만, 이랑은 백인은 모두 인종차별을 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싶지는 않다. 일상적이어서 오히려 사소하게 느껴지는 차별 앞에서 이랑은 과연 어떤 용기를 낼까? 이랑이 하는 ‘비밀 숙제’를 따라가면서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5학년 이랑이 세상의 일부를 바꾸는 그 찰나의 순간을.
백인인 점원은 친구들 틈에 있는 이랑을 가리키며, ‘이 작은 쥐 같은 눈빛을 가진 애들은 백 프로’라고 말한다. 그 순간, 이랑은 생각한다. ‘나도 저 점원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은 건가?’ 이랑은 가만히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비록 차별을 당했지만, 이랑은 백인은 모두 인종차별을 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싶지는 않다. 일상적이어서 오히려 사소하게 느껴지는 차별 앞에서 이랑은 과연 어떤 용기를 낼까? 이랑이 하는 ‘비밀 숙제’를 따라가면서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5학년 이랑이 세상의 일부를 바꾸는 그 찰나의 순간을.
목차
1. 이곳에 없는 것들
2. 특별한 금요일 저녁
3. 뜻밖의 만남
4. 나를 표현하기
5. 익숙한 질문
6. 쇼핑몰에서 생긴 일
7. 오두막에서 보낸 밤
8. 친구들의 영상 통화
9. 투명 인간이 되다
10. 세상의 일부를 바꾸는 일
11. 평화를 깨뜨리는 사람
12. 내가 쓴 첫 문장
13. 비밀 숙제
14. 미래로부터 온 편지
15. 우리는 젤친
16. 생일 축하해
2. 특별한 금요일 저녁
3. 뜻밖의 만남
4. 나를 표현하기
5. 익숙한 질문
6. 쇼핑몰에서 생긴 일
7. 오두막에서 보낸 밤
8. 친구들의 영상 통화
9. 투명 인간이 되다
10. 세상의 일부를 바꾸는 일
11. 평화를 깨뜨리는 사람
12. 내가 쓴 첫 문장
13. 비밀 숙제
14. 미래로부터 온 편지
15. 우리는 젤친
16. 생일 축하해
편집자 추천글

한국에서는 몰랐던 나의 또 다른 이름,
‘동양인’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 대상작 『비밀 소원』을 쓴 김다노 작가의 두 번째 이야기 『비밀 숙제』가 나왔다. 초등학생 5학년 이랑은 아빠와 단둘이 먼 나라로 유학을 왔다. 이곳에서 하루하루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이랑은 한국에서는 몰랐던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을 알게 된다. 바로 ‘동양인’. 한번도 스스로를 동양인이라 구분 지어 생각한 적 없는 이랑은 이 새로운 이름 앞에서 혼란스러워지는데……. 이랑은 한국인이지만, 케이팝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김치보다 맥도날드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이랑은 자주 자신이 한국인인지 아닌지 증명해야 하는 순간과 마주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당연한 사실은 곧, 이랑이 동양인임을 그래서 차별의 대상이 됨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숙제처럼 이어지는 나날 속에서 이랑은 자신에게 그어진 동양인이라는 새로운 구분 지음 앞에서 한동안 서성이는데. 내가 아닌 타인이 그은 선 앞에서 그대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선을 밟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이랑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한국인인지 아닌지 증명하는 게 필요한 일인가’
차별은 그렇게
광장에 머물렀다
“네 가방 좀 보여 줄래?”
“내 말은, 네가 도둑인 것 같으니까 가방 좀 보자고.”
“얘 같은 어린 동양인들 중에 도둑이 정말 많거든. (…) 이 작은 쥐 같은 눈빛을 가진 애들은 백 프로야.” _ 57~59쪽
점원의 말 앞에서 이랑은 한동안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다. 이랑은 알았다. 자신이 ‘어린 동양인’이기 때문에 도둑으로 의심받는 건 부당하다고, 하지만 그 사실을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 공적인 장소에서 벌어져 마치, 그래도 되는 행동인 양 여겨지는 직접적인 차별에서부터 일상에서 은밀하게 일어나 차별이라고 이름 짓기 애매한 사소한 차별들까지. 당하는 사람들은 그 상황 속에 홀로 남겨진다. 내 존재를 부정해야만 받아들일 수 있는 ‘인종차별’이라는 논리 앞에서 이랑 역시 혼자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피한다. 나를 부정하지 않기 위해. 당한 사람은 피하고, 가한 사람은 남는다. 차별은 그렇게 광장에 머물렀다. 아주 오랫동안, 당하는 사람이 외곽으로 물러나는 그런 식으로. 하지만 이랑은 광장에 남았다. 그날의 일이 적힌 피켓을 들고 상점 근처에 서 있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하나둘 이랑을 바라보았고, 이랑은 문득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괴롭힘 당한 친구에게 오히려 네가 착하니까 참으라던 선생님의 말을. 이랑은 너희 때문에 상점 사람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고 있는지 아느냐고 말하는 점원에게 드디어 입을 열었다.
“만약 누군가가 참아서 얻어야 하는 평화라면, 그런 게 진짜 평화인가요? 이 평화를 깨뜨린 건 우리가 아니라 어제의 언니라는 걸 알아야 해요.” _ 97쪽
아마도 오늘 조금은 세상을 바꾼 사람
머리카락 색이 무엇이든 상관없는 사람
이랑은 드디어 숙제를 시작한다. 어쩌면 가장 쉽고, 어쩌면 가장 어려운 ‘나에 대해 표현하기’. 숙제를 받은 날로부터 한 글자도 적지 못하고 있던 이랑은 피켓 시위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문득 한 문장을 떠올린다. ‘아마도 오늘 조금은 세상을 바꾼 사람’. 연이어 쓴다. ‘머리카락 색이 무엇이든 상관없는 사람’. 이랑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 앞에서 선택했다. 한 뼘 더 자라나는 길을. 그 곁에는 새로운 ‘젤친’들이 함께였다. 이랑의 이야기는 사소하고, 다소 무의미해 보일 수 있는 행동이 이끌어내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라는 선택지 말고 무엇이든 행동하는 모습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나가는지 우리는 『비밀 숙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상에서 더 자주 흔들리고, 더 자주 아파하는 어린이들이 날마다 씩씩하게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이 책을 건넨다.
<책 속 한 문장>
나는 교실의 여러 얼굴을 돌아보다가 폴과 눈이 마주쳤다. 오른쪽 눈썹 가운데에 눈썹 털이 없는 게 눈에 띄었다. 한 번 상처가 난 자리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_ 18쪽
사람들이 나를 볼 때마다 ‘쟤는 동양인이네!’라고 생각하는 건 싫다. 그렇다고 내가 동양인이라는 사실이 싫은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돌아다니면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몰라 어지러웠다. _ 23쪽
근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뭐지? 아이들은 한국인인 나에게 ‘김치’나 ‘된장’ 같은 걸 기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맥도날드가 제일 좋은데. _ 42쪽
“혹시 영어 못하니?”
“그게 아니라 내가 아는 게 없어서 그래.”
“케이팝을 모른다고? 한국인 맞아?”
나는 발끈해서 당장 가방에 있는 태권도복을 꺼내 펼쳐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태권도를 한다는 게 내가 한국인이라는 증거는 아니었다. 폴만 해도 한국에 온 적도 없는데 나와 같은 도장에 다니고 있으니까. 게다가 지금 내가 한국인인지 아닌지 증명하는 게 필요한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_ 51쪽
나는 저 언니의 원래 국적이 어디인지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는데. 만약 언니가 나와 같은 동양인이었다면, 나도 한 번쯤은 저 언니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궁금해했을까? _ 52쪽
“왜 그렇게 우리가 도둑이라고 단정 짓는 거예요?”
내가 화가 나서 외치자 점원이 손가락으로 정확히 ‘나’를 가리켰다.
“얘 같은 어린 동양인들 중에 도둑이 정말 많거든. 여기서 일하면서 몇 번이나 봤는지 몰라. 뭐랄까, 이 작은 쥐 같은 눈빛을 가진 애들은 백 프로야.”
쥐? 쥐라고? 점원이 말하는 쥐가 적어도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는 아닐 거다.
나는 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단지 내가 ‘어린 동양인’이기 때문에 도둑으로 의심받는 건 부당했다. _ 59쪽
폴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오래 살지 못했다. 그곳에서 살다가는 언제 소리 소문 없이 죽을지 몰라 떠났다고 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난민 캠프’에 있었다고 에세이에 써서 발표한 적이 있다. _ 67쪽
“나는 내 마음대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싫어할 자유가 있어.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너희가 오히려 잘못하고 있는 거 아닐까?”
“아니, 그쪽이 잘못이에요. 누구도 다른 사람을 피부색, 머리카락 색으로 판단할 권리는 없어요.” _ 84쪽
“만약 누군가가 참아서 얻어야 하는 평화라면, 그런 게 진짜 평화인가요? 이 평화를 깨뜨린 건 우리가 아니라, 어제의 언니라는 걸 알아야 해요.” _ 96쪽
‘아마도 오늘 조금은 세상을 바꾼 사람.’
내가 나에 대해서 쓴 첫 문장이었다. 나는 얼른 뒷장에 문장 하나를 더 추가했다.
‘머리카락 색이 무엇이든 상관없는 사람.’
두 문장 모두 내 마음에 들었다. _ 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