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ook] 책의 길을 잇다: 한일 출판인 왕복 서간집 2009~2020
- 305
• 지은이 : 오쓰카 노부카즈, 강맑실
• 옮긴이 : 노수경
• 가격 : 8,400원
• 책꼴/쪽수 :
ePUB
• 펴낸날 : 2021-07-09
• ISBN : 9791160946437
• 십진분류 : 문학 > 문학 (80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출판인 #동아시아 #사계절출판사 #이와나미쇼텐
저자소개
지은이 : 오쓰카 노부카즈
1939년 출생. 1963년 이와나미쇼텐 입사.
수많은 단행본, 강좌, 총서, 이와나미신서, 잡지를 편집했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이와나미쇼텐 사장으로 일했고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이사, 파주북어워드 대표위원 등을 역임했다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호모 이그니스, 불을 찾아서』 등 11권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최근 저작으로는 『하세카와 도시유키의 그림–예술가와 시대』가 있다.
수많은 단행본, 강좌, 총서, 이와나미신서, 잡지를 편집했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이와나미쇼텐 사장으로 일했고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이사, 파주북어워드 대표위원 등을 역임했다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호모 이그니스, 불을 찾아서』 등 11권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최근 저작으로는 『하세카와 도시유키의 그림–예술가와 시대』가 있다.
지은이 : 강맑실
1956년 출생. 1988년 사계절출판사 입사.
1994년부터 현재까지 사계절출판사 대표로 일하고 있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사무총장,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파주북어워드 선정위원 등을 역임했고 아시아북어워드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야카와 유키코의 『오키나와 집밥』과 다수의 그림책을 번역했다. 지은 책으로 『막내의 뜰』이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사계절출판사 대표로 일하고 있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사무총장,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파주북어워드 선정위원 등을 역임했고 아시아북어워드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야카와 유키코의 『오키나와 집밥』과 다수의 그림책을 번역했다. 지은 책으로 『막내의 뜰』이있다.
옮긴이 : 노수경
197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에서 생물학과 여성학을, 도쿄대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도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지금은 도쿄 근교의 작은 도시에서 육아와 일한번역을 하고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한국의 사계절출판사, 일본의 이와나미쇼텐 동시 출간!
일본 지성계를 대표하는 출판사인 이와나미쇼텐에서 편집자로 40년을 일하고 대표까지 지낸 오쓰카 노부카즈와 한국의 사계절출판사 대표 강맑실이 1 1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출범한 민간 국제회의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 2012년에 제정된 국제출판문화상인 파주북어워드의 조직과 운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교분을 쌓아왔다. 지리적 근접성과 일본의 식민지배라는 공통의 역사적 경험을 가진 동아시아를 단위로 독서 공동체의 형성과 출판인의 연대를 꿈꾼 이들은 회의나 상의 운영을 위한 업무 연락뿐만 아니라 일상의 대소사, 독서 경험,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생각까지 삶의 많은 부분을 편지를 통해 나누었다. ‘남매 통신’이라 이름 붙은 이 사적인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은 이 안에 지난 15년간 지속된 한일 양국, 나아가 동아시아 출판 교류의 현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작성된 두 사람의 편지를 이와나미쇼텐에서 책의 형태로 묶고, 사계절출판사에서 편집 의견을 더하며 번역한 이 책은 그 교류의 구체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일본 지성계를 대표하는 출판사인 이와나미쇼텐에서 편집자로 40년을 일하고 대표까지 지낸 오쓰카 노부카즈와 한국의 사계절출판사 대표 강맑실이 1 1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출범한 민간 국제회의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 2012년에 제정된 국제출판문화상인 파주북어워드의 조직과 운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교분을 쌓아왔다. 지리적 근접성과 일본의 식민지배라는 공통의 역사적 경험을 가진 동아시아를 단위로 독서 공동체의 형성과 출판인의 연대를 꿈꾼 이들은 회의나 상의 운영을 위한 업무 연락뿐만 아니라 일상의 대소사, 독서 경험,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생각까지 삶의 많은 부분을 편지를 통해 나누었다. ‘남매 통신’이라 이름 붙은 이 사적인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은 이 안에 지난 15년간 지속된 한일 양국, 나아가 동아시아 출판 교류의 현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작성된 두 사람의 편지를 이와나미쇼텐에서 책의 형태로 묶고, 사계절출판사에서 편집 의견을 더하며 번역한 이 책은 그 교류의 구체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목차
프롤로그 편지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1장 ‘남매 통신’의 시작
첫 번째 편지(2009년 6월 15일) ~ 세 번째 편지(2009년 7월 3일)
2장 한국의 출판인이 만든 국제 출판문화상
네 번째 편지(2011년 12월 22일) ~ 스물네 번째 편지(2012년 11월 2일)
3장 우정은 국경을 넘어
스물다섯 번째 편지(2013년 3월 18일) ~ 서른여덟 번째 편지(2015년 6월 24일)
4장 서프라이즈의 밤
서른아홉 번째 편지(2018년 2월 15일) ~ 마흔아홉 번째 편지(2020년 1월 8일)
5장 코로나 시대의 책 만들기
쉰 번째 편지(2020년 1월 10일) ~ 일흔 번째 편지(2020년 11월 9일)
에필로그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키운 꿈 / 후기 / 일본어판에 부쳐
동아시아출판인회의(EAPC) 개최 기록 / 왕복 통신 일람
1장 ‘남매 통신’의 시작
첫 번째 편지(2009년 6월 15일) ~ 세 번째 편지(2009년 7월 3일)
2장 한국의 출판인이 만든 국제 출판문화상
네 번째 편지(2011년 12월 22일) ~ 스물네 번째 편지(2012년 11월 2일)
3장 우정은 국경을 넘어
스물다섯 번째 편지(2013년 3월 18일) ~ 서른여덟 번째 편지(2015년 6월 24일)
4장 서프라이즈의 밤
서른아홉 번째 편지(2018년 2월 15일) ~ 마흔아홉 번째 편지(2020년 1월 8일)
5장 코로나 시대의 책 만들기
쉰 번째 편지(2020년 1월 10일) ~ 일흔 번째 편지(2020년 11월 9일)
에필로그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키운 꿈 / 후기 / 일본어판에 부쳐
동아시아출판인회의(EAPC) 개최 기록 / 왕복 통신 일람
편집자 추천글
이와나미쇼텐 전 대표 오쓰카 노부카즈,
사계절출판사 대표 강맑실
동아시아 독서 공동체를 꿈꾸는
두 출판인의 국경을 넘은 우정의 대화
한일 양국의 대표적 출판인 오쓰카 노부카즈와 강맑실(편지 속에서는 O・N과 K・M). 두 사람이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동아시아출판인회의라는 민간 국제회의가 출범하고 그 운영을 맡으면서부터다. 1년에 두 차례씩 회의 자리에서 만나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편지를 통해 공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한편으로 출판인으로서의 고민과 사적인 일상도 함께 나누었다. 두 사람이 11년간 팩스와 우편으로 주고받은 편지 모음인 이 책은 동아시아의 출판인들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일 뿐 아니라, 출판을 업으로 평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며 관계의 깊이를 더해가는지를 엿볼 수 있는 내밀한 기록이기도 하다.
[K・M] …… 출판이나 책, EAPC, PBA 등 공적인 내용을 매개로 개인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EAPC의 지나온 길을 되짚어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말씀하신 대로 이것은 사적으로 귀중한 자료이면서 동시에 양국 간 출판 교류의 흔적도 담고 있는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143쪽
회의의 경과와 함께 텃밭에 열매를 맺은 오이와 고추의 소식을 전하고, 시상식 축사를 승낙하며 초가을에 어울리는 시 한 수를 슬쩍 적어놓는 두 사람은 때로는 다정한 남매처럼, 때로는 장단이 잘 맞는 친구처럼 오랜 시간 마음을 주고받았다. 각자의 나라에서 해협 건너편의 친구를 생각하며 쓰는 글인 만큼, 잠시나마 대표니 위원장이니 하는 사회적 이름을 내려놓고 생활 속 작은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적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두 사람의 유머와 자상함, 빈틈과 실수가 읽는 이를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한다. 고령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길 청하거나, 갑작스러운 수술과 입원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할 때는 행간을 따라 세월도 함께 흐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O・N] 최근 10여 년간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K·M에게는 전화나 팩스를, 타이완의 린짜이줴 부부에게는 전화를 받는 일이 연중행사가 되었습니다. 이는 서로 무사함을 확인하고 새해에 대한 기대를 주고받는 소중한 기회였지요. 물론 연말연시가 아닌, 다른 시기에 보내준 모든 편지도 노인인 저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전화와 편지만으로도 그러할 정도였으니 해마다 몇 번씩 직접 얼굴을 볼 때는 정말 기뻤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인간에게는 정해진 수명이 있으니 무엇이든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년 EAPC 오키나와회의에서 은퇴할 것을 밝혔습니다. PBA 대표위원 사퇴에 관해서도요. - 192~193쪽
한일 양국의 정치적, 외교적 긴장이 고조될 때에도 시민 사회의 연대, 우정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믿는 두 사람은 공적으로는 출판 교류를 통해, 사적으로는 마음 교류를 통해 그 가장 아름다운 사례를 실현해 보였다.
동아시아 여섯 개 지역 출판인들이 이어온 책의 길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 파주북어워드
이 책의 중심에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 파주북어워드라는 두 개의 조직이 자리 잡고 있다. 오랜 교류와 반목의 역사를 가진 동아시아 곳곳을 ‘책의 길’로 연결하자는 뜻으로 각 지역 출판인들이 의기투합해 운영하는 국제적인 활동이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East Asia Publishers Conference(EAPC) 2005년 출범한 민간 국제회의로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오키나와 등 동아시아 여섯 개 지역의 출판인들이 매년 두 차례씩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출판 현황을 공유하고, 공통의 의제를 발굴하여 토론한다. ‘동아시아 독서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꾸준히 교류해왔으며, 지난 2009년에는 ‘동아시아 100권의 책’을 선정하여 각국의 언어로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오쓰카 노부카즈는 이 회의의 발기인 가운데 한 사람이고, 강맑실은 출범 초기부터 한국 측 주요 참여자로 활약한 핵심 멤버이다.
파주북어워드Paju Book Award(PBA)
아시아의 출판 발전에 기여한 출판인, 저자, 출판 미술인의 업적을 기리고, 아시아 출판인의 연대를 도모하고자 2012년에 제정한 국제 출판문화상으로 매년 가을 파주북소리축제 기간에 시상식을 열었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는 별개의 조직이지만,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주요 멤버들이 상의 제정과 운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21년부터는 아시아북어워드Asia Book Award로 이름을 바꿔 한국출판인회의가 상의 운영을 주관하고 있다.
오쓰카 노부카즈와 강맑실은 이 두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만반의 노력을 기울였다. 일정을 짜고 숙소를 잡는 작은 일부터 의제를 정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일, 후보 도서를 하나하나 읽고 심사에 참여하는 일까지 누구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두 조직을 이끌어왔다. 이 책에는 두 사람을 비롯한 동아시아 여섯 개 지역 출판인들이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솔선하고 협력하고 의지해왔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특별한 이익이나 명예가 걸려 있는 일이 아님에도 이렇게 장기간에 걸친 협력과 연대가 가능했던 것은 오쓰카 노부카즈의 말처럼 “모두 출판 일—눈앞에 없는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일, 즉 보편으로 이어지는일—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130쪽)일 것이다.
두 조직을 매개로 동아시아 여섯 개 지역 출판인들은 이웃 나라의 중요 저작들을 자국에 번역 소개하기도 하고,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따라 출판문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상호 비교하며 자국 출판계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출판인들이 주도하여 제정한 파주북어워드는 국경이나 국적, 언어와 문자를 초월하여 뛰어난 출판물과 출판인에게 시상하며 동아시아 전역에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국제 정세가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중단 없이 이어져온 이 연대의 움직임은 책이, 나아가 출판문화가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국제 사회의 상호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서는 함께 읽고 쓰고 말하는 시민들의 공동체가 단단히 유지되어야 하고, 출판이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출판인들이 나누는
책을 읽고 쓰고 만들고 권하는 이야기
두 저자는 출판인답게 책에 관한 이야기를 끝도 없이 나눈다. 특히 오쓰카 노부카즈의 책 『호모 이그니스, 불을 찾아서』를 사계절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하는 과정이 여러 통의 편지에 걸쳐 등장한다. 사계절출판사 편집부에서 원서의 오류를 발견해 문의하자 저자인 오쓰카 노부카즈가 깜짝 놀라 거듭 확인하여 답신하는 모습이나, 도판을 추가하고 제목을 바꾸는 등 한국 독자에게 적합한 형태로 출간하기 위해 고심하는 강맑실의 편지에서 저자, 편집자, 출판사가 협력하여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두 사람이 편지를 주고받은 11년 동안 오쓰카 노부카즈는 여러 권의 저작을 출간하는데,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지켜보며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를 게을리 하지 않는 원로 출판인의 노력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한편 강맑실은 오쓰카 선생과 일본 독자를 위해 사계절출판사와 벽초 홍명희 선생의 관계를 긴 주석을 통해 설명하고,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된 『마당을 나온 암탉』이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그림으로 특별판을 내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두 사람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반성하며 출판인의 의무와 책임을 상기하는 등 오랜 시간 책을 읽고 쓰고 만들어온 사람들이 나눌 수 있는 좋은 대화의 예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O・N] 일본의 정치 상황은 정말로 차갑게 얼어붙어 있습니다. 오늘도 오키나와에서는 현민의 의사를 무시한 현지사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 역시 아베 정권이 돈과 힘
으로 압박한 결과입니다. 어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도 그렇고, 정치적 리더의 무신경함에 화가 나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이런 일도 있고 해서 저는 요즘 친한 정치학자 마쓰시타 게이이치 선생의 작업을 정리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 마쓰시타 선생은 국가가 아닌, 시민을 위한 헌법 이론을 주장한 『시민 자치의 헌법 이론』(이것도 제가 1975년에 만든 신서입니다)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정비밀보호법이라는 위험한 법률이 강행 체결된 지금이야말로 정말로 시민을 위한 헌법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이유로 노인인 저도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94~95쪽
[K・M] 선생님은 그 유명한 정치학자 마쓰시타 게이이치에 관한 책을 쓰고 계시는군요. 현재 일본의 어려운 정치 상황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의는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일본과 한국은 교묘한 독재 정권이라 하겠습니다. 한국의 정치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야당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전부 놓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시민의 힘을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의 연대가 마지막 희망인 이유입니다. - 98쪽
책 속으로
파주북어워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한일 간, 중일 간에 정치적 갈등이 있는 이 시기에 파주북어워드 같은 국제적인 행사를 성사시킨 것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 도쿄에 돌아와서 신문과 TV 보도를 보면서 우리의 EAPC가 얼마나 소중한 조직인지를 새삼 깊이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우정을 능가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도요. - 63~64쪽
선생님의 의미 있는 책을 저희 출판사에서 낼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국제적으로 한·중·일의 관계가 어려운 국면에 처한 지금, 민간 차원의 교류가 한층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이런 점에서 선생님 말씀처럼 이 책이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증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68쪽
제가 늘 존경하는 오라버니가 한일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말씀해주셔서 어찌나 속이후련하던지요. ……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이루어진 인터뷰에 우리 회의가 짧게나마 소개가 되어 반가웠답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신문에 선생님의 사진과 기사가 실린 것을 보면서 선생님의 영향력을 실감했어요. 한국의 대통령과 일본의 총리대신이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이해 양국의 행사에 각기 참가했지만 두 사람 다 과거의 역사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발언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 108쪽
K·M의 말처럼 한일 양국의 수뇌들이 갑자기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면 정치적 관계는 안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시민들의 우정은 변하지 않아요. 이것을 더욱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정권의 폭주를 멈추고 싶어서 『마쓰시타 게이이치, 일본을 바꾸다』에 이어서 『우자와 히로후미의 메시지–실로 풍요로운 사회를 위하여』라는 책을 썼습니다. 오치아이 씨가 우자와 씨의 1주기에 맞춰 9월에 슈에이샤신서로 내주기로 했습니다. 지금 슈에이샤신서는 이와나미신서와 함께 반反아베 운동 책을 계속해서 출판하고 있습니다. …… 이제 와서야 마쓰시타·우자와 두 사람이 40년 전에 한 일이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니 새삼스럽긴 하지만 역시 출판 사업은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 110~111쪽
파주북어워드는 많은 분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12월 정기 국회 2주 전에 예산이 통과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까스로 내년 예산만 확정된 상태라 한국 멤버 모두가 다방면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는 선생님이 파주북어워드 대표위원을 계속 맡아 주셨으면 해요. 부탁드려요. 2021년부터 파주북어워드의 주체가 달라질 경우 아무래도 시스템에 변동이 생길 듯해요. 그때 대표위원직 등에 관하여 전반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내년까지 한 해만 더 대표위원으로 참여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 드립니다. -131~132쪽
오늘은 지난해 연말에 말씀 주신 부분, 그러니까 PBA 대표위원을 한 해 더 해달라는 건에 관하여 답을 드리려고 팩스를 씁니다. 새해가 밝아오자마자 류사와 선생, 가토 선생
과 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년 뒤의 본격적인 체제 개편을 위해서라도 올해 변동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K·M의 의견이 타당하므로 제가 대표위원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런고로 앞으로 한 해 더 PBA 대표위원을 맡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동아시아의 지성 세계에서 PBA는 몹시 중요한 존재이므로 저의 보잘것없는 힘이나마 다 쏟아부으려 합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 135쪽
오키나와는 몇 년 전에 가입했다. 그 전까지는 중국, 한국, 타이완, 홍콩 등 과거 일본 군국주의 피해 지역과 가해자인 일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회의에서 문제가 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일본 측 멤버들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는 반성하는 마음이 사라진 적이 없었다. 몇 년 전부터 동아시아에 정치적·경제적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는 긴박한 사태로 발전했다. 하지만 우리의 회의는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지난해 7월 반일 시위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소용돌이치는 서울의 중심에서 한국 멤버들은 나의 여든 번째 생일을 성대하게 축하해주었다. 중국과 타이완, 홍콩의 멤버들도 함께였다. 이는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기쁨을 안겨주었다. - 148~149쪽
이제 슬슬 ‘남매 통신’ 초고 작업을 시작할까 합니다. 먼저 이 기록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EAPC에 관해 설명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글은 제가 정리해보겠습니다. 완성되면 K·M이 보고 비평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K·M의 첫 번째 편지를 예로 초고의 원안을 제가 써보겠습니다. 이에 관해서도 비평과 정정 부탁드립니다. 이것이 첫 번째 작업이 될 것 같은데, 이대로 진행해도 되겠지요? 꼭 의견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157쪽
드디어 ‘남매 통신’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군요. 이 통신을 정리하면서 선생님이 보여주신 애정과 진심에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저도 이 통신을 읽으며 동아시아출판인회의 멤버들, 특히 일본에 계신 한 분 한 분을 각별한 추억을 안고 돌아보게 되어 즐겁고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의 선생님들이 안 계셨더라면 동아시아출판인회의도 생기지 않았을 테지요. 특히 선생님을 만나 뵙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얼마나 감사하고 정든 모임이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되네요. - 185쪽
돌이켜 보면, 우리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 파주북어워드를 통해 정말로 많은 꿈을 열심히 꾸었다. 그 꿈을 모두 이룬 것은 아니지만,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벤야민의 말처럼 우리가 ‘동아시아 독서 공동체’를 꿈꾸며 함께 토론하던 주제와 실행한 사업이 미래의 동아시아 출판문화를 위한 작지만 확실한 토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5년 이상의 시간과 국경을 넘나들며 회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힘으로 나는 두 가지를 들고 싶다. 하나는 출판의 역할, 그러니까 사회에서 책이 짊어져야 할 역할에 대한 신념과 확신을 말한다. 서로 다른 여섯 지역에서 각각 다른 종류의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모두 책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독서 공동체가 만들어내는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강한 신뢰를 공유했다. 그 신뢰가 책의 위기를 예견하는 여러 전망 가운데서도 연 2회씩 회의를 개최해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 202~2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