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ook] 특별한 동물원 (사계절 웃는 코끼리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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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박주혜
그린이 : 서지현
책정보 및 내용요약
박주혜 작가는 전작 『책가방 토끼』에 이어 작가의 반려동물이자 특별한 친구 토끼 똥깡이와의 또 다른 일화를 『특별한 동물원』에 담았다. 서지현 화가는 애니메이션 같은 그림으로 작품을 더욱 아기자기하게 표현했고, 장면 곳곳에 ‘특별한 동물’의 힌트를 숨겨 두어서 작품을 읽을 때 찾아보게 하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다 같이 산이네 집으로 놀러 가 보자. 사계절 웃는 코끼리 22번째 책.
목차
집에 펭귄이 산다고?
베란다 숲속 판다
소파에 굴을 만든 흰곰
펭귄, 판다, 흰곰의 비밀
편집자 추천글
산이네 집에 특별한 동물이 산다고?
말썽꾸러기 산이는 봄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봄이와 더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 떡볶이를 먹자고 한다. 하지만 봄이는 반려견을 예방 주사 맞히러 병원에 가기로 엄마와 약속을 한 터라 산이의 제안을 거절한다. 산이는 자신과는 놀아 주지 않고 강아지랑만 노는 봄이에게 서운하고 괜한 질투심이 생겨서 자신의 집에는 펭귄이 산다고 자랑한다.
“우리 집 펭귄은 신선한 공기를 정말 좋아해. 엄마가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 놓으면, 엎드려 있다가 갑자기 두 발로 벌떡 일어선다니까. 마치 남극의 얼음 냄새를 맡는 것처럼 쿡쿡 소리도 내. 둥근 배를 쑤욱 내밀고서.”-14쪽
봄이는 펭귄 흉내를 내는 산이의 모습을 보면서 산이가 거짓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산이는 봄이가 믿지 않자 능청스럽게, 다른 동물 판다를 소개한다. 판다는 봄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다. 봄이는 조금 전까지 산이의 말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판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산이를 붙잡는다. 산이는 신이 나서 판다가 연필로 눈 주위의 까만 털을 더욱 진하게 그리고, 두꺼운 책의 중간 페이지를 뜯어 먹는다고 말한다. 봄이는 산이네 동물들의 행동을 신기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동물들과 함께 사는 산이를 부러워한다.
“안마 의자에 판다가 앉으면 전선이 끊어져?”
봄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어요.
“으…… 응. 판다가 엄청 무겁잖아. 그게 원래 그렇게 무겁고 그러면 끊어지는 건가 봐.” - 32쪽
산이와 봄이는 아파트 앞 놀이터로 이동해 마지막으로 함께 사는 흰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흰곰은 여름에는 시원한 현관 바닥 타일에 대자로 뻗어 있고, 겨울에는 소파에 굴을 파서 머리만 쏙 집어넣고 새하얀 엉덩이만 보여 준다고 한다.
때마침 산이의 엄마가 산이와 봄이를 발견한다. 봄이는 펭귄과 판다, 흰곰을 보고 싶다고 말하고, 산이 엄마는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산이를 흘깃 보고는 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산이는 초조해서 손톱을 물어뜯고 울먹거리며 산이 엄마와 봄이의 뒤를 쫓아간다.
유쾌한 거짓말
산이가 봄이에게 소개한 ‘특별한 동물’ 펭귄과 판다, 흰곰은 세 토끼였다. 결과만 봤을 때 시종일관 거짓말하는 산이를 허풍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산이와 같이 사소한 일을 더 크게 부풀려서 말하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만 보지 않고 발상을 전환해서 이면을 바라본다. 산이가 봄이의 반려견보다 자그마한 토끼들을 커다란 동물들로 꾸며낸 행동은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아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해 기발한 상상력을 뽐내기도 한다. 산이는 그런 아이들을 대변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래서 산이 눈에 세 토끼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펭귄과 차가운 현관 바닥 타일에 누워 있는 흰곰, 종이를 뜯어 먹는 판다처럼 보이고, 어느새 산이네 집은 특별한 동물원으로 바뀐다. 산이의 유쾌한 거짓말에 독자들은 호기심이 생기게 되고, 특별한 동물들의 정체를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나의 소중하고 특별한 친구 소개하기
박주혜 작가의 동화에는 토끼가 자주 등장한다. 제6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변신돼지』에서는 찬이네 집에 온 동물들, 토끼와 강아지, 햄스터가 모두 돼지로 변신해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고, 『책가방 토끼』에서는 선생님 몰래 토끼 밤이를 지키기 위해 비밀 작전을 펼치는 봄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신작 『특별한 동물원』에서는 토끼라는 특정한 반려동물의 생활 습관이나 행동들을 다른 동물들에 비유해 이야기를 조금 더 흥미롭게 풀었다. 반려동물의 생존과 공존, 동물권에 관한 주제를 다룬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서사여서 인상적이다. 아무데서나 실례를 하던 반려동물이 배변패드 위에다 용변을 봤을 때나 교육이 잘 안 되다가 어느 순간 주인이 말하는 ‘기다려!’, ‘멈춰!’를 듣고 따를 때면, 신이 나서 친구나 가족에게 반려동물을 자랑하고 싶어지는데, 이 작품은 그 점을 잘 포착해 표현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토끼를 키우는 것은 평범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평소 반려동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특별하게 대하는 반려인의 마음을 잘 담아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을 읽고 독후 활동으로 내 주변에 있는 동물들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친구와의 우정은 두터워지고, 나와 더불어 살고 있는 동물들은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