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망설일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25)
- 576
• 지은이 : 유은실
• 그린이 : 김유대
• 가격 : 8,500원
• 책꼴/쪽수 :
160x210mm, 60쪽
• 펴낸날 : 2022-10-06
• ISBN : 979-11-6094-976-6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태그 : #유년동화 #망설임 #이해
저자소개
지은이 : 유은실
밖에 나가면 순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식구들에겐 너무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어린이였어요. 그동안 쓴 책으로 『나도 편식할 거야』,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 『멀쩡한 이유정』, 『순례 주택』, 『2미터 그리고 48시간』 등이 있어요.
그린이 : 김유대
서울에서 태어나 경원대학교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한국출판미술대전 특별상(1997)과 계몽사 주최 서울 일러스트 공모전 대상(1997)을 수상했다. 『들키고 싶은 비밀』,『나는 책이야』,『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오른쪽이와 동네한바퀴』,『나는 고도슴치야』,『미리 쓰는 방학 일기』,『삐노끼오의 모험』,『학교에 간 개돌이』 등에 그림을 그렸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나만의 속도로 나답게 크는 아이
유은실 유년동화 ‘정이 이야기’ 네 번째 책
순진한 아이, 예민한 아이, 착한 아이… 어른들은 제멋대로 어린이를 평가하고는 거기에 맞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그 평가와 기대가 어린이에게 얼마나 무거울지 미처 알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유은실 작가의 유년동화 ‘정이 이야기’는 모든 어린이가 타인의 잣대와 기준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속도로 ‘나’다운 모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창작동화다.
정이는 이제껏 간직해 온 ‘출생의 비밀’이 사실 아빠의 장난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귀엽다고, 순진하다고 어린이를 속여도 되는 걸까? 처음으로 엄마를 따라 ‘작가와의 만남’에 가게 되었는데 모두들 그림을 그리거나 휴대폰을 보라고 해서 정이는 자존심이 상한다. 정이는 오빠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생답게 강연 듣기’를 단단히 준비한다.
『나는 망설일 거야』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망설임’은 정이에게 생겨난 새로운 변화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타인과 비슷해지고 싶다는 결심으로 응어리를 드러내던 정이는 이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태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용기를 내고, 때로는 머뭇거리며 ‘내가 바라는 나’를 찾아가는 정이의 걸음걸음은 같은 고민을 가진 어린이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유은실 유년동화 ‘정이 이야기’ 네 번째 책
순진한 아이, 예민한 아이, 착한 아이… 어른들은 제멋대로 어린이를 평가하고는 거기에 맞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그 평가와 기대가 어린이에게 얼마나 무거울지 미처 알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유은실 작가의 유년동화 ‘정이 이야기’는 모든 어린이가 타인의 잣대와 기준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속도로 ‘나’다운 모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창작동화다.
정이는 이제껏 간직해 온 ‘출생의 비밀’이 사실 아빠의 장난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귀엽다고, 순진하다고 어린이를 속여도 되는 걸까? 처음으로 엄마를 따라 ‘작가와의 만남’에 가게 되었는데 모두들 그림을 그리거나 휴대폰을 보라고 해서 정이는 자존심이 상한다. 정이는 오빠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생답게 강연 듣기’를 단단히 준비한다.
『나는 망설일 거야』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망설임’은 정이에게 생겨난 새로운 변화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타인과 비슷해지고 싶다는 결심으로 응어리를 드러내던 정이는 이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태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용기를 내고, 때로는 머뭇거리며 ‘내가 바라는 나’를 찾아가는 정이의 걸음걸음은 같은 고민을 가진 어린이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목차
어린이는 단결해
초등학생은 망설여
작가의 말
초등학생은 망설여
작가의 말
편집자 추천글
귀여워서 놀렸다고? 순진해서 놀렸다고?
정이가 일곱 살 때, 아빠는 엄청난 비밀을 말해 주었다. 정이가 ‘아빠 찌찌를 먹고 자란 아기’라는 것이다. 민서에게만 귓속말을 했는데, 정이 목소리가 너무 커서 반 친구들이 다 알게 되었다. 친구들은 저마다 정이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누구는 알에서 태어났고, 누구는 코브라띠라니! 자기만 ‘조금 이상하고 특별한 비밀’을 가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정이는 조금 안심한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엄한 목소리로 알려 준다. 남자 가슴에서는 젖이 안 나오는데, 정이 아빠가 정이에게 장난을 치신 것 같다고. 정이는 큰 충격을 받는다. 순한 것도 억울한데 순진하기까지 해서 속상하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알게 된 오빠 혁이는 크게 화를 낸다. 혁이도 ‘혁이는 엄마 아들 아니고 아빠 아들만 된다’는 아빠의 거짓말에 속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혁이가 엉엉 울자, 아빠는 귀여워서 장난쳤다고 고백했다.
“귀여우면 다야? 귀엽다고 하면 어린이한테 장난쳐도 되냐고. 정아, 우리 어린이들이 단결하자.”
오빠가 내 손을 잡았다.
‘단결하면 어떻게 되지?’
궁금했다. 나도 오빠 손을 꼭 잡았다.(29쪽)
어린이를 놀리거나 속이는 어른들의 핑계는 한결같다. ‘귀여워서’라고. 하지만 그것은 어른들의 감정일 뿐, 어린이에게는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놀림을 받고,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해 억울해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장난 삼아 어린이를 속이면서 ‘어른 말씀 잘 들으라’고 가르치다니, 어른들은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혁이와 정이는 참지 않기로 한다. 어른들에게 당당히 사과를 요구하고, 손을 맞잡은 두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고개를 숙인다. 이 장면은 어른의 권위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와 어른이 서로를 존중할 때 만들어지는 이해와 화해를 보여 준다. 어린이 독자들에게 잘못을 바로잡는 용기와 연대의 힘을 알려 주는 동시에, 비록 실수할 때도 있지만 어른은 어린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라는 믿음도 지켜 준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뜨끔한 어른이라면 아직 기회가 있다. 어린이와 어른 사이를 돈독하게 하는 것은 믿음이다. 이제 가정과 사회는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가 생각하는 ‘성장’이란…
엄마를 따라 처음으로 ‘작가와의 만남’에 가게 된 정이는 강의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다. 그림을 그리거나 휴대폰을 보기는 싫다. 그건 강의를 진짜 듣는 게 아니니까. 그때 혁이가 초등학교 삼 학년의 경험이 담긴 아이디어를 전수한다.
<초등학생답게 어른 강의 듣는 법>
메모를 한다. 색연필을 쓰지 않는다. 볼펜을 쓴다.
멍을 때린다. 강사님 얼굴을 보고 때린다. 잘 듣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말하기 전에 생각한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건 유치원 때 끝난다. 초등학생은 망설여야 된다.
(39-40쪽)
굳은 결심으로 들어선 강연장에는 어른 아홉 명과 정이뿐. 그마저도 어른들은 졸기만 하고, 작가와 자꾸 눈이 마주쳐서 정이는 난처하다. 「초등학생은 망설여」는 유은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빛을 발하는 에피소드다. 어른들이 모두 잠든 강연장에서 마지막까지 초등학생답게 강연을 들으려는 정이의 고군분투가 웃음과 감탄을 자아낸다.
혁이가 선언하고 정이가 공감한 ‘초등학생은 망설여야 된다’는 말에는 어린이가 생각하는 ‘성장’의 의미가 담겨 있다. 정이가 강연을 ‘진짜’ 듣고 싶은 이유는 타인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이제 초등학생이기 때문이다. 모두 졸면 작가가 속상해할 것 같아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목소리를 녹음해서 수면제로 팔라고 차마 권하지 못한 이유도 초등학생이어서다. ‘이제 초등학생이니까’라는 말은 ‘이제 어리지 않으니까’라는 뜻이다. 정이와 혁이에게 ‘자란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헤아릴 줄 아는 것, 곧 망설일 줄 아는 태도인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기 의견을 큰 소리로 말하고 싶어 하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대목이다.
어린이에게도 때와 장소에 맞게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품위를 지키고 싶은 사회적인 욕구가 있다. 어린이가 자기만의 경험을 쌓고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해 실천하기까지 한 걸음 떨어져 지켜보고, 기다려 주면 된다. 유은실 작가는 ‘정이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를 믿고 기다려 주었을 때 일어나는 성취와 성장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