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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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이춘수 외 22인
이춘수
일하는 목회자로, 아내 안현미와 함께 책방을 운영하며 프리랜서 장례 지도사로도 활동 중이다.
남윤숙 ‘
마이너스 매출’과 ‘대출’을 두려워하지 않는 고양시의 책방지기. 고양시의 대표 지역 서점인 한양문고에서 크고 작은 동네책방과 다양한 문화공동체와의 연대를 추구한다.
하명욱
이름보다 ‘고무고무’로 불리는 걸 좋아한다. 매일 그림책이나 읽으면서 세상 만만한(그리고 다정한) 할머니로 늙지 싶다.
임후남
읽고 쓰는 사람으로, 정원과 책방을 가꾸며 살고 있다.
정원경
이름보다는 ‘서점원’으로 불려야 책에서 고개를 들고 대답한다. 무명서점을 5년째 지키고 있지만, 마을 세탁소에서 찾아온 옷에는 ‘유명서점’이라고 적혀 있다.
지은숙
장성한 세 아들의 엄마이며, 그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용감하게 시골에 책방을 연 책방지기이다.
유민정
비록 시인은 못 되었지만 시를 읽고 쓰면서 살고 싶은 사람. 생태인문서점 반달서림을 운영 중이다.
여태훈
1986년부터 책 파는 일을 업으로 삼고, 한갑자를 맞은 올해에도 여전히 책과 사람 속으로 출근한다. 2022년 진주문고 4호점을 개점하여 운영 중이다.
이선경
책과 술, 초콜릿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사람. 그 셋 중 하나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초콜릿책방에서 함께 놀면 좋겠다.
김현숙
시골에 살면서도 늘 시골을 그리워하는 책방지기. 책방은 자주 비워두고 동네 이 길 저 길 여러 갈래 길을 두리번거리며 해찰하며 책방을 운영한다.
이진·김종원
목사와 간호사로 만난 16년 차 부부다. 김종원은 큐그레이더이자 로스팅 마스터로 커피를, 이진은 그림책 작가로 그림책을 맡아 그림책방카페 노란우산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보배
22년간 출판사에서 인문교양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만들고 읽어왔다. 2018년 제주로 이주해 2019년 봄에 보배책방을 열었다. 당장 읽지 못하는 책이라도 절판될까 두려워 사두는 편이다.
은종복
서울 명륜동 책방 풀무질에서 26년 동안 책방 일을 했다. 제주풀무질에서는 3년 차 일꾼이다.
박주현
전문 통·번역가로 일하며 부산국제영화제, 평창올림픽, 내한가수 공연 통역 등을 했다. 지금은 법률 번역 일을 하며 책방을 운영한다. 오롯이 책방지기로만 살 날이 하루빨리 오길 꿈꾼다.
고승의·송혜령
30년 차 책동무이자 20년 차 부부로 북카페 겸 서점 책자국을 운영하고 있다.
마스터 J
소심한책방의 침착과 브레이크를 맡고 있다. 엑셀을 맡고 있는 마스터 H와 함께 소심한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양유정
언어재활사로 일하며 책이 지키는 책방, 책약방을 꾸리고 있다. 따뜻한 오지랖이 주는 작은 변화의 힘을 믿는다.
박진창아
여성, 페미니스트, 비혼, 중년으로 팔순 엄마와 또래 언니와 함께 달리책방을 운영 중이다. 시집 필사, 글쓰기, 드로잉, 생활체육, 독서모임, 시 창작 모임과 전시, 북토크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책으로 이어진 무심한 듯 다정한 친구, 이웃이 되는 동네의 문화공간을 지향하며 산다.
문주현
짝꿍 김선경(토닥 1호기)과 함께 전주 원도심에서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며 책방을 운영 중이다.
슬로보트
문화기획자로 북극서점을 운영하며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고 있다. 인천 아트북페어 〈싱얼롱 페이퍼〉, 인천 북스토어페어 〈선셋서점〉 등을 주관했다. 다양한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슬로보트 정규 1집 〈섬광〉, 책 『고르고르 인생관』 등을 발표했다.
여희숙
책 읽기, 책 읽는 사람, 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하고, 2046년 한글반포 600주년을 준비하며, 서울에 하나밖에 없는 작은 책방+생채식 식당을 운영 중이다.
김남기
북한과의 접경지대이자 자연이 멋진 파주를 좋아하는 파주 시민. 남편과 함께 출판사와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영수
네 아이의 아빠, 책방 집사로 들어주기 공양에 능하다. 어린이문학을 즐기며 책방 공동 대표인 아내 강정아와 함께 책과아이들을 지고 간다.
그리고 엮은이 강맑실
사계절출판사에서 가장 오래된 편집자이자 출판사 대표. 숲과 사람, 생명과 이야기를 사랑해 그들 모두를 그러안은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 학창 시절에는 그림과 담을 쌓고 살다가 우연한 기회로 몇 년 전부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막내의 뜰』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책방이 있는 동네, 책과 함께하는 삶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은 ‘책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삶으로 이어온 동네책방 대표들과 출판인 강맑실이 함께 만든 한 권의 ‘초대장’이다.
섬마을 끄트머리, 소나무숲 한가운데, 한적한 시골 마을, 분주한 도시 속 한 칸짜리 방에서도 ‘누군가와 함께 책 읽는 삶’을 꿈꾸는 동네책방 대표들. 동네책방 대표들이 직접 쓴 에세이에는 그들이 책방 문을 열고, 동네책방을 통해 사람과 책은 물론 사람과 사람, 골목과 골목을 잇는 연대의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 책을 기획한 사계절출판사 강맑실 대표는 그들의 목소리가 오롯이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물세 군데 동네책방 풍경을 한 장 한 장 그림에 담아 힘을 보탰다. 그 그림들은 오는 5월 파주출판단지에서 열리는 소박한 원화 전시가 끝난 뒤 각 동네책방에 기증된다. 사계절출판사 창립 40주년을 맞아 출간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에는 책이 있는 사회를 만드는 소중한 이웃인 동네책방에 보내는 감사와 함께, 어느 골목에서나 그 동네와 동네 사람들을 닮은 책방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에는 ‘기적’ 같은 일화도 없고, 특별한 책방 몇 곳을 알리려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이 전하려는 것은 우리 삶에 책이, 그리고 동네책방이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아름다운 변화다. 그래서 책장을 덮을 때쯤, 가까운 동네책방으로 발걸음 할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걸음은 당신의 삶을 훨씬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이 책은 눈으로 읽지만, 눈으로 읽다 보면 자꾸 동네책방의 체취를 맡고 싶어집니다. 이 책에 담긴 체취는 한동안 잊고 있던 사람의 얼굴을 다시 생각나게 합니다. 서점 냄새 너무 좋군요. -노명우(니은서점 마스터, 북텐더, 사회학자)
목차
편집자 추천글
책방지기와 출판인, 특별한 만남의 시작
책방지기들이 글을 쓰고 출판인이 그림을 그린 이 독특한 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사계절출판사 강맑실 대표는 2021년 첫 에세이 『막내의 뜰』을 출간하고, 동네책방들에 ‘작가와의 만남을 청하는 어느 책방에든 찾아가겠다’는 편지를 보냈다. 더 많은 독자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 코로나19로 문화 프로그램이 위축된 동네책방에 힘을 보태려는 마음에서다. 그렇게 석 달간 스물세 군데 동네책방을 찾아간 강맑실 대표는 오히려 그 순례에서 큰 위로와 힘을 얻었다. 한 권의 책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고 믿는 책방지기들의 삶이, 같은 믿음으로 40년 가까이 책을 만들어온 출판인에게 큰 감동을 준 것이다.
동네책방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동네 사람들을 부르는 곳이기도 하지요. 지역공동체 문화가 싹트는 곳이고요. 동네 사람들이 모여 나눈 책의 메시지는 그네들의 삶으로 확장되고 퍼져나갑니다. 책방 없는 동네는 그래서 삭막하지요. 동네책방의 대표들은 책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는 진정한 투사들입니다.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9쪽)
순례를 마치고 그는 이 책을 기획했다. 무엇보다도 ‘출판사 대표의 동네책방 순례기’의 형태로 만들지 않기로 다짐했다. 동네책방이 일군 문화와 책방지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기획이기 때문이다. 동네책방 대표들에게 직접 글을 쓰도록 청하고, 자신은 그 책방의 풍경을 그림에 담기로 했다. 스물세 군데 책방 중 한 곳도 그 청을 거절하지 않은 데에는 이런 진심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수백 가지 책방의 수백 가지 빛깔
어쩌면 사람들은 책을 읽기 싫어서가 아니라 ‘책의 진심’을 몰라서 책을 가까이할 수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책방지기가 할 일은 책의 진심이 잘 드러나도록 매만지는 일이겠지요. -고승의, 책자국 대표(186쪽)
어디에 있고, 누가 지키며, 어떤 이들이 자주 찾느냐에 따라 동네책방은 저마다 다른 빛깔을 낸다. 비단 이 책 속 책방들만이 아니라, 전국 곳곳의 모든 책방이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동네책방은 살아 있는 공간인 셈이다.
책방의 생명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소가 큐레이션이다. 온 나라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그것이 유일한 기준이라면 하루에도 수백 권씩 태어나는 책들 중 대부분이 독자를 만날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이다.
동네책방에서 그 ‘기준’을 만드는 것은 책방을 지키는 사람이다. 그의 철학과 가치관, 관심사에 따라 책들은 자신의 ‘진심’을 독자에게 내보일 시간과 공간을 얻게 된다.
함께 그리고 올곧게 사는 법을 찾기 위해 인문사회과학 책을 소개하고, 어린이책이 삶의 나침반이라 믿고, 생명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책들을 맨 앞에 두기도 한다. 대부분의 동네책방에서 베스트셀러만큼 절대적인 기준인 ‘책방지기가 좋아하거나 읽고 싶은 책’이야말로 다채롭고 즐거운 큐레이션의 진짜 비결이다. 글 쓰는 사람, 번역하는 사람, 시골을 좋아하는 사람,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 책을 만들거나 작곡을 하거나 시를 쓰거나 커피를 만드는 사람….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결국 책이 좋아서 책방을 열고,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책을 세상에 알릴지 오롯이 궁리한다. 같이 읽으면 더 재미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 큐레이션의 밀도가 남다를 수밖에!
동네책방이 꿈꾸는 것
놀랍게도 동네책방 대표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동네책방의 힘은 바로 ‘공동체’와 ‘연대’에 있다. 동네책방을 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변신하여 도움을 주고받는 일’(마스터J, 소심한책방 대표, 200쪽)이라 한다. 그래서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는다. 모임을 기획하고, 다른 문화와 결합하고, 이웃으로 동네로 손을 뻗는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를 꿈꿉니다. 그러기에 동네책방만 한 곳은 없을 테지요. 누가 많이 가졌고 적게 가졌는지 누가 더 배웠고 덜 배웠는지 ‘많고 적음’과 ‘더와 덜’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명욱, 수상한책방 대표(44쪽)
친구의 작업실 벽 한 쪽에 차려진 책방. 남들 눈에는 수상하기 짝이 없겠지만 누구든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고, 책방지기는 마을 축제든 학교 행사든 찾아가 좌판을 놓고 ‘길바닥 책방’을 연다. 그뿐만이 아니다. 손님이 직접 서점지기가 되고, 사람 대신 책이 지키기도 하고, 수십 년 동안 한 자리에서 지역을 대표하며, 골목 공동체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차별도 격의도 없이 만날 수 있는 세계가 ‘책’이라면, 책방은 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고,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동지라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발상과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일들이 생겨난다. 어느 책방이 화재로 모든 것을 잃었다는 소식에,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 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은 크고 작은 책방들이 직접 일군 연대, 동네의 변화를 진솔하게 담는 한편, 고단한 현실도 미화하지 않는다. 책 판매로는 수익을 내지 못해 겸업을 하고, 적은 수익으로도 나눔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타인이 그 삶을 쉬이 낭만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동네책방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이제 사회가, 독자가 동네책방의 생존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의 독특한 시도가 책방과 함께 살기의 작은 계기가 된다면 참 기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