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북] 강냉이
- 391
• 지은이 : 권정생
• 그린이 : 김환영
• 가격 : 67,000원
• 책꼴/쪽수 :
310*400, 44쪽
• 펴낸날 : 2016-04-01
• ISBN : 9788958289739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6.25 #피난 #전쟁 #권정생
저자소개
지은이 : 권정생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200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작고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동화로 썼습니다. 동화 『강아지똥』 『몽실 언니』 『무명저고리와 엄마』 『사과나무 밭 달님』 『하느님의 눈물』 『점득이네』 『밥데기 죽데기』, 소설 『한티재 하늘』,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누리집(http://www.kcfc.or.kr)에서 선생님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린이 : 김환영
1959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 동화 『종이밥』 『마당을 나온 암탉』 『해를 삼킨 아이들』, 그림책 『나비를 잡는 아버지』 『호랑이와 곶감』, 장편만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들을 그렸고 동시집 『깜장 꽃』을 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전쟁의 아픔을 동심으로 바라본 그림책 『강냉이』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책의 아쉬웠던 부분을 두루 살폈습니다. 이전보다 커진 책의 크기와 세부적인 변화들이 각 장면의 느낌을 보다 섬세하게 전해 주고, 화가 김환영이 직접 쓴 손글씨는 순수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를 냅니다. 화가 김환영은 “멋진 그림이 아니라 진실한 그림이 늘 문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개정판 역시, 권정생 선생이 시에 담고자 했던 마음을 책 속에 가장 진실하게 담고자 했습니다. 창창 피난길, 강냉이를 두고 떠나야 했던 아이가 되어 그림책 『강냉이』를 새롭게 읽어보세요. 아이가 느꼈던 감정과 작은 바람이 더욱 짙어진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편집자 추천글
창창 피난길, 토담 밑 강냉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1950년 어느 봄날, 한 아이가 엄마와 형과 함께 집 모퉁이 토담 밑에 강냉이를 심습니다. 한 포기, 두 포기, 세 포기. 형은 구덩이를 파고 아이는 강냉이 알을 넣고 엄마는 흙을 덮습니다. 언제 싹이 날까, 틈날 때마다 토담 밑을 찾던 아이는 이윽고 강냉이 싹이 흙을 뚫고 뾰족 솟아나오자 무척이나 기뻐했을 겁니다.
한 치 크면 거름 주고, 두 치 크면 오줌 주고, 아이는 굵은 옥수수 주렁주렁 열릴 여름을 상상하며 춘궁기 허기진 하루하루를 견뎌 냈을 테지요. 그렇게 얼추 제 키만큼 자라 꽃을 피운 강냉이. 그 중 한 포기를 “요건 내 강낭!” 손가락으로 콕 점찍어 놓고, 열매 맺어 영글기를 기다리는데, 그만 전쟁이 터져 버립니다.
생전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인민군’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에, 온 가족이 보따리를 싸 둘러업고 창창 멀고 먼 피난길에 오릅니다. 집 모퉁이 강냉이는, 얼마 뒤면 주린 배를 채워 줄 ‘내 강낭’이며 노란 병아리며 멍멍이는, 저만치 남겨 두고.
“어여―” 피난민들이 웅기중기 모여 밤을 지새우는 어느 낯선 강가, 멀리서 들려오는 포탄소리에 여기저기 장탄식이 새어나오고, 엄마 아버지 밤별을 쳐다보며 고향집을 걱정할 적에, 아이는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모퉁이 저만치 두고 온 강냉이 생각을 합니다. ‘지금쯤 수염 나고 알이 밸 텐데……’ 언젠가 포성 그치면 돌아갈 고향마을, 토담 및 강냉이는 아이의 바람대로 강냉이 알 옹글게 배고 있을까요? 두고 온 초가집은, 우물은, 마을 어귀 정자나무는……?
어린 권정생의 가슴에 남은 전쟁의 기억과 서정
이 그림책의 글은, 평생 작고 약한 이들을 위한 글을 쓰다가 이제는 별이 된 작가 권정생 선생이 초등학생 때 쓴 시입니다. 선생은 실제로 열세 살 초등학생 때 전쟁을 맞고 피난을 떠났으니, 이 시는 곧 그가 겪은 전쟁의 경험이며 가슴에 남은 하나의 기억이자 서정이겠지요.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지닌 것이 많은 어른들에게 전쟁의 기억은 곧 생존의 몸부림이요, 그 서정은 상실의 공포일 것입니다. 목숨을 잃고 재산을 잃고 가족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것들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어린 권정생 또한 당연하게도 두려움 속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쳤을 것입니다만, 더불어 그에게는 어른들과는 다른 동심의 서정이 있었습니다. 제 손으로 심어 가꾼 강냉이 생각, 강냉이가 잘 자라고 있을까 하는 걱정과 거기 마음을 쏟으며 보낸 늦봄 한 시절의 그리움.
그러고 보면 어린 정생에게 강냉이는 단지 춘궁의 허기를 버티게 해 준 기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것은 어쩌면 일찍 세상을 떠난 목생이 형에 대한 그리움이며, 일본에 두고 온 두 형과 가난 때문에 헤어진 누이들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어린 시인은 당시 함께 지내지도 않던 ‘생야’-형을 이 시 속에 불러들여, 시에서만이라도 형제간의 정을 나누고자 했던 것일 테지요.
김환영의 그림으로 빚은 ‘평화 그림책’
그 동심, 언제 등 뒤에서 총알이 날아들지 모르고(산문집 『빌뱅이 언덕』 수록 「구릿빛 총탄이 날아오던 날」의 피난길 묘사) 살아남기 위해 서슴지 않고 남의 작물을 훔치는(장편소설 『초가집이 있던 마을』 속의 피난길 묘사) 전쟁의 아수라장 속에서도 ‘인지쯤 샘지 나고 알이 밸’ 강냉이를 떠올리는 어린 마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전쟁은 사라져야 합니다. 혈육의 정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들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평화는 지켜져야 합니다.
그림책 『강냉이』는 한·중·일 세 나라의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바로 그러한 염원과 각오를 모아 함께 펴내는 ‘평화 그림책’ 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입니다.
화가이면서 동시집 『깜장 꽃』을 펴낸 시인이기도 한 김환영은 시 「강냉이」의 배경을 이루는 시공간과 짧은 시구의 행간에 배어 있는 ‘어린 마음’을 풍성한 붓질과 섬세한 색감으로 살려내어, 가난 속에도 설렘을 잃지 않고 두려운 가운데서도 그리움에 젖어드는 아이의 마음결에 독자의 마음을 선뜻 얹어 줍니다.
그러면서도 아이가 떠올리는 희망 섞인 환상에 절망적 현실의 이미지를 대비시킴으로써, 전쟁의 참혹을 경계하는 일을 잊지 않지요. 그래야 어두운 현실을 바로 보는 이성의 힘으로 그 속에서 빛을 찾는 감성의 불씨를 피워낼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 장면의 코흘리개 아이가 응시하는 어둠 저 너머로, 반짝이는 별빛 같은 희망을 말입니다.
한국·중국·일본 공동기획
3국 12작가의 ‘평화그림책’
‘평화그림책’은 어린이들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중일 세 나라의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함께 만드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한중일 세 나라는 가까운 이웃 나라들이지만 서로 동등하고 평화롭게 지내 오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근대에는 힘을 앞세운 제국주의 세력의 욕심 때문에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괴롭히는 불행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 나라 사람들이, 나아가 온 세계 사람들이 평화로이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그림책 시리즈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날을 정직하게 기록하고, 오늘의 아픔을 서로 나누며, 평화로운 내일로 함께 나아갈 것을 목표로 서로 의논하고 격려하면서 한 권 한 권 정성껏 만들고 있습니다.
2005년 10월, 다시마 세이조, 다바타 세이이치 등 일본 원로 그림책 작가 4명의 발의로 시작, 2007년 난징에서의 기획회의를 기점으로 본격 진행되어 11년이 지난 지금 열한 번째 그림책 『춘희는 아기란다』 까지 출간되었습니다.
1950년 어느 봄날, 한 아이가 엄마와 형과 함께 집 모퉁이 토담 밑에 강냉이를 심습니다. 한 포기, 두 포기, 세 포기. 형은 구덩이를 파고 아이는 강냉이 알을 넣고 엄마는 흙을 덮습니다. 언제 싹이 날까, 틈날 때마다 토담 밑을 찾던 아이는 이윽고 강냉이 싹이 흙을 뚫고 뾰족 솟아나오자 무척이나 기뻐했을 겁니다.
한 치 크면 거름 주고, 두 치 크면 오줌 주고, 아이는 굵은 옥수수 주렁주렁 열릴 여름을 상상하며 춘궁기 허기진 하루하루를 견뎌 냈을 테지요. 그렇게 얼추 제 키만큼 자라 꽃을 피운 강냉이. 그 중 한 포기를 “요건 내 강낭!” 손가락으로 콕 점찍어 놓고, 열매 맺어 영글기를 기다리는데, 그만 전쟁이 터져 버립니다.
생전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인민군’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에, 온 가족이 보따리를 싸 둘러업고 창창 멀고 먼 피난길에 오릅니다. 집 모퉁이 강냉이는, 얼마 뒤면 주린 배를 채워 줄 ‘내 강낭’이며 노란 병아리며 멍멍이는, 저만치 남겨 두고.
“어여―” 피난민들이 웅기중기 모여 밤을 지새우는 어느 낯선 강가, 멀리서 들려오는 포탄소리에 여기저기 장탄식이 새어나오고, 엄마 아버지 밤별을 쳐다보며 고향집을 걱정할 적에, 아이는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모퉁이 저만치 두고 온 강냉이 생각을 합니다. ‘지금쯤 수염 나고 알이 밸 텐데……’ 언젠가 포성 그치면 돌아갈 고향마을, 토담 및 강냉이는 아이의 바람대로 강냉이 알 옹글게 배고 있을까요? 두고 온 초가집은, 우물은, 마을 어귀 정자나무는……?
어린 권정생의 가슴에 남은 전쟁의 기억과 서정
이 그림책의 글은, 평생 작고 약한 이들을 위한 글을 쓰다가 이제는 별이 된 작가 권정생 선생이 초등학생 때 쓴 시입니다. 선생은 실제로 열세 살 초등학생 때 전쟁을 맞고 피난을 떠났으니, 이 시는 곧 그가 겪은 전쟁의 경험이며 가슴에 남은 하나의 기억이자 서정이겠지요.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지닌 것이 많은 어른들에게 전쟁의 기억은 곧 생존의 몸부림이요, 그 서정은 상실의 공포일 것입니다. 목숨을 잃고 재산을 잃고 가족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것들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어린 권정생 또한 당연하게도 두려움 속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쳤을 것입니다만, 더불어 그에게는 어른들과는 다른 동심의 서정이 있었습니다. 제 손으로 심어 가꾼 강냉이 생각, 강냉이가 잘 자라고 있을까 하는 걱정과 거기 마음을 쏟으며 보낸 늦봄 한 시절의 그리움.
그러고 보면 어린 정생에게 강냉이는 단지 춘궁의 허기를 버티게 해 준 기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것은 어쩌면 일찍 세상을 떠난 목생이 형에 대한 그리움이며, 일본에 두고 온 두 형과 가난 때문에 헤어진 누이들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어린 시인은 당시 함께 지내지도 않던 ‘생야’-형을 이 시 속에 불러들여, 시에서만이라도 형제간의 정을 나누고자 했던 것일 테지요.
김환영의 그림으로 빚은 ‘평화 그림책’
그 동심, 언제 등 뒤에서 총알이 날아들지 모르고(산문집 『빌뱅이 언덕』 수록 「구릿빛 총탄이 날아오던 날」의 피난길 묘사) 살아남기 위해 서슴지 않고 남의 작물을 훔치는(장편소설 『초가집이 있던 마을』 속의 피난길 묘사) 전쟁의 아수라장 속에서도 ‘인지쯤 샘지 나고 알이 밸’ 강냉이를 떠올리는 어린 마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전쟁은 사라져야 합니다. 혈육의 정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들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평화는 지켜져야 합니다.
그림책 『강냉이』는 한·중·일 세 나라의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바로 그러한 염원과 각오를 모아 함께 펴내는 ‘평화 그림책’ 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입니다.
화가이면서 동시집 『깜장 꽃』을 펴낸 시인이기도 한 김환영은 시 「강냉이」의 배경을 이루는 시공간과 짧은 시구의 행간에 배어 있는 ‘어린 마음’을 풍성한 붓질과 섬세한 색감으로 살려내어, 가난 속에도 설렘을 잃지 않고 두려운 가운데서도 그리움에 젖어드는 아이의 마음결에 독자의 마음을 선뜻 얹어 줍니다.
그러면서도 아이가 떠올리는 희망 섞인 환상에 절망적 현실의 이미지를 대비시킴으로써, 전쟁의 참혹을 경계하는 일을 잊지 않지요. 그래야 어두운 현실을 바로 보는 이성의 힘으로 그 속에서 빛을 찾는 감성의 불씨를 피워낼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 장면의 코흘리개 아이가 응시하는 어둠 저 너머로, 반짝이는 별빛 같은 희망을 말입니다.
한국·중국·일본 공동기획
3국 12작가의 ‘평화그림책’
‘평화그림책’은 어린이들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중일 세 나라의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함께 만드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한중일 세 나라는 가까운 이웃 나라들이지만 서로 동등하고 평화롭게 지내 오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근대에는 힘을 앞세운 제국주의 세력의 욕심 때문에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괴롭히는 불행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 나라 사람들이, 나아가 온 세계 사람들이 평화로이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그림책 시리즈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날을 정직하게 기록하고, 오늘의 아픔을 서로 나누며, 평화로운 내일로 함께 나아갈 것을 목표로 서로 의논하고 격려하면서 한 권 한 권 정성껏 만들고 있습니다.
2005년 10월, 다시마 세이조, 다바타 세이이치 등 일본 원로 그림책 작가 4명의 발의로 시작, 2007년 난징에서의 기획회의를 기점으로 본격 진행되어 11년이 지난 지금 열한 번째 그림책 『춘희는 아기란다』 까지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