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촌의 네버랜드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집)
- 856
• 지은이 : 서채홍
• 가격 : 13,800원
• 책꼴/쪽수 :
145×205mm, 192쪽
• 펴낸날 : 2019-06-14
• ISBN : 9791160944808 03810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북촌
저자소개
지은이 : 서채홍
보리출판사, 푸른숲출판사 등에서 북디자이너로 일했다. 지금은 북디자인 스튜디오 “채홍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다. 아내, 세 아이와 함께 북촌 한옥마을에 살며, 하루하루 겪은 일상의 순간과 기억들을 따뜻한 감성으로 SNS에 기록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러움과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어렸을 때부터 쓰고 그리고 만들기를 좋아했다. 잊고 있던 취미가 아이 셋을 낳아 키우면서 다시 터져 나왔다. 마치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것인 양 화가, 작가, 목수 등 슬쩍 꿈꾸었던 일들을 꺼내 함께 놀며 하며 지낸다. 목공 기술을 발휘해 오동나무로 고무동력배를 만들고, 숲에서 찾은 열매와 나뭇가지로 연하장을 만들고, 소원을 이루어주는 신기한 손바닥책을 만드는 데 재주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쓰고 그리고 만들기를 좋아했다. 잊고 있던 취미가 아이 셋을 낳아 키우면서 다시 터져 나왔다. 마치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것인 양 화가, 작가, 목수 등 슬쩍 꿈꾸었던 일들을 꺼내 함께 놀며 하며 지낸다. 목공 기술을 발휘해 오동나무로 고무동력배를 만들고, 숲에서 찾은 열매와 나뭇가지로 연하장을 만들고, 소원을 이루어주는 신기한 손바닥책을 만드는 데 재주가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이 책은 실용서이다. 목공, 종이접기, 창작동화 짓는 법, 대화법, 여행법까지 안 다루는 분야가 없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서 그렇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충만히 살아가는 법’에 관한 아주 유익한 실용서이다.” _장수연 MBC 라디오 PD
“『북촌의 네버랜드』는 그런 사람을 위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다짐하는 사람. 그 다짐을 종종 어기는 사람. 그리고 또 다짐하는 사람. 책을 읽으며 북촌의 네버랜드를 부러워하다, 책을 덮으며 우리 가족이 사는 이곳도 네버랜드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_서효인 시인
북촌 한옥마을에 아주 신기한 집이 있다. 그 집에서는 누구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다. 때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때로는 세상이 멈춘 것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집. 그 속에서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집 아이들도 좁고 춥지만 마당이 딸린 집에서 나고 자랐다. 아이들은 사계절 내내 골목을, 공원을 놀이터로 삼아 무럭무럭 성장했다. 이 책은 추억이 깃든 집과 골목길과 마을,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좋은 이웃,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그런 문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_지은이 서채홍
“『북촌의 네버랜드』는 그런 사람을 위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다짐하는 사람. 그 다짐을 종종 어기는 사람. 그리고 또 다짐하는 사람. 책을 읽으며 북촌의 네버랜드를 부러워하다, 책을 덮으며 우리 가족이 사는 이곳도 네버랜드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_서효인 시인
북촌 한옥마을에 아주 신기한 집이 있다. 그 집에서는 누구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다. 때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때로는 세상이 멈춘 것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집. 그 속에서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집 아이들도 좁고 춥지만 마당이 딸린 집에서 나고 자랐다. 아이들은 사계절 내내 골목을, 공원을 놀이터로 삼아 무럭무럭 성장했다. 이 책은 추억이 깃든 집과 골목길과 마을,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좋은 이웃,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그런 문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_지은이 서채홍
목차
프롤로그 6
네버랜드의 역사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싶다 18
동네 아이들의 비밀 기지 21
마루에 걸린 그네 26
아이만의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29
민겸이에게 33
무엇이든 만드는 가족
삼촌이 준 선물 38
영원한 여름의 밤 40
당숙의 채집망 43
삼청공원이 가르쳐준 숲의 규칙
삼청공원 숲이 우리에게 준 것들 48
숲의 규칙 53
나무 팽이 만들기 56
드르렁 아저씨와 숲속 친구들 62
손으로 만들어 오래 남는 것들
푸른숲 목공소 68
내 마음을 움직인 엽서 한 장 71
쓰고, 그리고, 만들어서 나누는 사람 74
행복을 바람 – 빵으로 구운 글자 이야기 76
색종이 한 장의 마법
모여라, 친구들아 80
종이접기에는 마법이 있다 82
마이 퍼니 프레젠테이션 86
미헐티네 가족 88
하늘을 나는 꿈
다양한 종이비행기 접기 96
지금 이 순간의 아이들 101
작가가 되어볼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손바닥책 만들기 106
아이들의 장난감 공장
장난감 칼 만들기 116
저는 세상을 바꾸러 떠납니다:
패랭이와 나무칼 119
고무동력배 만들기 122
레고 블록으로 재현하는 명량해전 125
종이 안경 만들기 127
브루스 리의 추억: 쌍절곤과 삼절곤 130
던지면 돌아오는 거야: 부메랑 만들기 134
새총 만들기 137
지상 최고의 장난감: 활과 화살 만들기 138
마리오네트 만들기 142
촛불의 시간 146
송구영신 151
연하장 만들기 154
지원이 이야기
아이들의 특별한 성장 발달기 158
우리 가족의 멘토 김윤배 선생님 162
선생님 부부에게 배운 것들 167
제비야, 숙면을 부탁해 170
에필로그. 유럽 자동차 여행기
서로 다른 여행의 온도 176
여행 이후에 돌아본 것들 181
함께 느끼며 살아가자꾸나 183
네버랜드의 역사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싶다 18
동네 아이들의 비밀 기지 21
마루에 걸린 그네 26
아이만의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29
민겸이에게 33
무엇이든 만드는 가족
삼촌이 준 선물 38
영원한 여름의 밤 40
당숙의 채집망 43
삼청공원이 가르쳐준 숲의 규칙
삼청공원 숲이 우리에게 준 것들 48
숲의 규칙 53
나무 팽이 만들기 56
드르렁 아저씨와 숲속 친구들 62
손으로 만들어 오래 남는 것들
푸른숲 목공소 68
내 마음을 움직인 엽서 한 장 71
쓰고, 그리고, 만들어서 나누는 사람 74
행복을 바람 – 빵으로 구운 글자 이야기 76
색종이 한 장의 마법
모여라, 친구들아 80
종이접기에는 마법이 있다 82
마이 퍼니 프레젠테이션 86
미헐티네 가족 88
하늘을 나는 꿈
다양한 종이비행기 접기 96
지금 이 순간의 아이들 101
작가가 되어볼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손바닥책 만들기 106
아이들의 장난감 공장
장난감 칼 만들기 116
저는 세상을 바꾸러 떠납니다:
패랭이와 나무칼 119
고무동력배 만들기 122
레고 블록으로 재현하는 명량해전 125
종이 안경 만들기 127
브루스 리의 추억: 쌍절곤과 삼절곤 130
던지면 돌아오는 거야: 부메랑 만들기 134
새총 만들기 137
지상 최고의 장난감: 활과 화살 만들기 138
마리오네트 만들기 142
촛불의 시간 146
송구영신 151
연하장 만들기 154
지원이 이야기
아이들의 특별한 성장 발달기 158
우리 가족의 멘토 김윤배 선생님 162
선생님 부부에게 배운 것들 167
제비야, 숙면을 부탁해 170
에필로그. 유럽 자동차 여행기
서로 다른 여행의 온도 176
여행 이후에 돌아본 것들 181
함께 느끼며 살아가자꾸나 183
편집자 추천글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집, 북촌의 네버랜드
언제나 아이들의 세계는 옳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상상력은 끝이 없다. 아이들의 대화를 듣다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이런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혹시 내 아이는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부모라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 때 그런 일이 빈번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바쁨을 핑계로, 혹은 더 나은 교육을 핑계로 ‘놀아줄 의무’를 책으로, 어린이집으로, 문화센터로, 키즈카페로, 놀이공원으로 미루곤 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아이와 함께 노는 법을, 함께 시간을 보내는 법을 몰랐던 게 아니었을까?
아이와 부모의 시간이 만나고, 서로 다른 두 시간이 하나로 합쳐지는 공간, 집. 때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때로는 세상이 멈춘 것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집, 북촌의 네버랜드. 이 책은 그곳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 집에서는 누구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이 집에만 가면 아이들은 눈이 커지고, 숨이 가빠지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촛불 두 개를 켜놓고 그림자 연극을 하는 날이면 좁은 마당은 구경온 동네 꼬마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집과 다르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이 집과 금방 사랑에 빠진다. 과연 비밀은 무엇일까?

조용한 동네에서 펼쳐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
2005년, 바람이 선선해지던 가을. 지은이는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는 첫째 지원이, 뱃속에 곧 태어날 둘째를 품은 아내와 함께 북촌 한옥마을에 터를 잡았다. 오래된 한옥, 구불구불한 골목길, 담장 너머로 훌쩍 자라난 나무들…. 이 마을에는 그의 가족이 원하던 조용함, 도시의 소란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차분함이 있었다.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그해에 엄마 뱃속에 있던 둘째 민준이는 늠름한 소년으로 자랐고, 형의 옆에선 막내 민겸이가 동네 친구들을 불러모은다. 여기는 북촌의 네버랜드, 부부와 세 아이가 함께 사는 집이다.
이 책은 조용한 마을 북촌, 그 안에 있는 작은 한옥에 사는 한 가족이 만들어낸 유쾌한 파장을 담고 있다. 숲에서 주워온 나뭇가지로 장난감을 만들고 열매로 연하장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이 집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 누구든 대문을 두드리면 마루에 걸린 그네와 건넛방을 가득 채운 트램펄린에 오를 수 있다.
그 사이 집 안에 이야기가 쌓인 만큼 아이들은 키가 자라고 마음이 튼튼해졌다. 쌓인 이야기를 차곡차곡 꺼내어보니 책 한 권이 되었다. 네버랜드의 작은 마당에서 시작된 이 가족의 이야기가 골목길 구석구석으로 번져 이웃을, 마을을, 동네 공원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사는 동네도 네버랜드로 변하는 마법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아빠, 새 장난감 만들어주세요!
아이는 갖고 싶은 장남감이 있을 때면 아빠를 부른다. 때론 아빠가 먼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뚝딱 만들어 나타나기도 한다. 쿵, 짝, 손뼉이 잘 맞는 이 가족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러고 보니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건 이 집안의 내력이었나 보다. 지은이가 어렸을 때, 삼촌은 낫 한 자루로 팽이와 배, 얼레 등을 뚝딱 만들어주셨고, 당숙은 철사와 배추망으로 곤충 채집망을 만들어 쓰셨다. 그 모습을 보며 자란 지은이는 배운 그대로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훌륭한 손재주가 대물림된 이 집에선 종이접기면 종이접기, 만들기면 만들기, 그리기면 그리기, 어느 하나 막힘없이 뚝딱 이루어진다. 팽이가 팽글팽글 돌고 조각배가 또르르 떠내려가면 아이들의 웃음이 까르르 터진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더니 이윽고 소매를 걷어 올린 어른들이 아이들 옆에 엉덩이를 깔고 앉는다.
그런데 장난감을 만드는 과정이 어딘지 익숙하다. 주변 사물을 꼼꼼히 살펴 필요한 재료를 찾고, 그 재료를 모아 가위와 끈 등 익숙한 도구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 꼭 맥가이버가 하는 일과 닮았다. 아빠와 아이는 대장 맥가이버와 꼬마 맥가이버가 되어 이번 주말에도 삼청공원 숲 구석구석을 탐험한다. 이윽고 저녁, 마당에 둘러앉은 이들은 재료와 도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장난감을 만든다. 다시 쿵, 짝, 손뼉을 몇 번 마주치니 새총과 부메랑, 활과 쌍절곤, 조각배와 3D 입체안경이 완성된다. 다 만든 장난감을 들고 달려 나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오니 또 하루가 충만해진 기분이다. 누구나 이 과정을 따라 할 수 있도록 책 속에 여러 가지 장난감을 만드는 법과 도면을 수록했다.
내일은 숲으로 가서 팔뚝 굵기의 통나무를 찾아야 한다. 왜냐고? 오늘 저녁 아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새 주문을 넣었기 때문이다.
“아빠, 우리 내일은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생각하고 보듬는, 가족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족의 생활에 기다림을 더하니 조금 특별한 가족이 되었다. 남과 조금 다른 세상은 장애를 가진 첫째 아이와 함께 찾아왔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둘째를 낳고 셋째를 키우며 다름에 조금씩 익숙해졌고, 북촌의 좋은 이웃과 꼬마 친구들을 사귀며 하루하루를 채울 수 있었다.
부모는 시계를 아이의 시간에 맞추었다. 더디게, 때로는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첫째 지원이의 시간이 제 속도대로 흘러가기를 기다려주었다. 아이가 늘면서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했다. 세 아이의 시간을 어떻게 조정해주어야 할지, 민준이와 민겸이가 지원이의 시간을 함께 기다려줄 수 있을지 잠시 걱정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지는 않을지 두려웠던 적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부모의 걱정이 기우라고 말해주었다. 특히 이 가족의 산책길 풍경은 다섯 사람이 서로의 시간에 자기 시계를 맞추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엄마와 아빠가 누나의 양팔을 끼고 천천히 걷고 있으면 저만치 달려 나간 두 동생은 어딘가에 멈춰 서서 나머지 가족이 곁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두 동생은 친구들과 함께 놀 때나 온 가족이 유럽 여행을 갔을 때도 누나의 걸음을 지켜보고 있었다. 때로는 누나의 등에 두 손을 대고 힘껏 밀어준 아이들. 네버랜드의 다섯 식구는 오늘도 북촌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생각하고 보듬으며 가족이라는 이름의 동화를 쓰는 중이다.
처음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내가 손으로 뚝딱뚝딱 만든 장난감을 가지고 아이들과 어울려 논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이것저것 재미난 것을 만드는 ‘만들기 실용서’가 되려나 했는데 다 쓰고 보니 아내와 내가 세 아이를 키워온 이야기가 알록달록한 실에 꿰어져 있다. _‘프롤로그’ 중에서
언제나 아이들의 세계는 옳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상상력은 끝이 없다. 아이들의 대화를 듣다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이런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혹시 내 아이는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부모라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 때 그런 일이 빈번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바쁨을 핑계로, 혹은 더 나은 교육을 핑계로 ‘놀아줄 의무’를 책으로, 어린이집으로, 문화센터로, 키즈카페로, 놀이공원으로 미루곤 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아이와 함께 노는 법을, 함께 시간을 보내는 법을 몰랐던 게 아니었을까?
아이와 부모의 시간이 만나고, 서로 다른 두 시간이 하나로 합쳐지는 공간, 집. 때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때로는 세상이 멈춘 것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집, 북촌의 네버랜드. 이 책은 그곳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 집에서는 누구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이 집에만 가면 아이들은 눈이 커지고, 숨이 가빠지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촛불 두 개를 켜놓고 그림자 연극을 하는 날이면 좁은 마당은 구경온 동네 꼬마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집과 다르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이 집과 금방 사랑에 빠진다. 과연 비밀은 무엇일까?

조용한 동네에서 펼쳐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
2005년, 바람이 선선해지던 가을. 지은이는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는 첫째 지원이, 뱃속에 곧 태어날 둘째를 품은 아내와 함께 북촌 한옥마을에 터를 잡았다. 오래된 한옥, 구불구불한 골목길, 담장 너머로 훌쩍 자라난 나무들…. 이 마을에는 그의 가족이 원하던 조용함, 도시의 소란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차분함이 있었다.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그해에 엄마 뱃속에 있던 둘째 민준이는 늠름한 소년으로 자랐고, 형의 옆에선 막내 민겸이가 동네 친구들을 불러모은다. 여기는 북촌의 네버랜드, 부부와 세 아이가 함께 사는 집이다.
이 책은 조용한 마을 북촌, 그 안에 있는 작은 한옥에 사는 한 가족이 만들어낸 유쾌한 파장을 담고 있다. 숲에서 주워온 나뭇가지로 장난감을 만들고 열매로 연하장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이 집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 누구든 대문을 두드리면 마루에 걸린 그네와 건넛방을 가득 채운 트램펄린에 오를 수 있다.
그 사이 집 안에 이야기가 쌓인 만큼 아이들은 키가 자라고 마음이 튼튼해졌다. 쌓인 이야기를 차곡차곡 꺼내어보니 책 한 권이 되었다. 네버랜드의 작은 마당에서 시작된 이 가족의 이야기가 골목길 구석구석으로 번져 이웃을, 마을을, 동네 공원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사는 동네도 네버랜드로 변하는 마법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아빠, 새 장난감 만들어주세요!
아이는 갖고 싶은 장남감이 있을 때면 아빠를 부른다. 때론 아빠가 먼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뚝딱 만들어 나타나기도 한다. 쿵, 짝, 손뼉이 잘 맞는 이 가족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러고 보니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건 이 집안의 내력이었나 보다. 지은이가 어렸을 때, 삼촌은 낫 한 자루로 팽이와 배, 얼레 등을 뚝딱 만들어주셨고, 당숙은 철사와 배추망으로 곤충 채집망을 만들어 쓰셨다. 그 모습을 보며 자란 지은이는 배운 그대로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훌륭한 손재주가 대물림된 이 집에선 종이접기면 종이접기, 만들기면 만들기, 그리기면 그리기, 어느 하나 막힘없이 뚝딱 이루어진다. 팽이가 팽글팽글 돌고 조각배가 또르르 떠내려가면 아이들의 웃음이 까르르 터진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더니 이윽고 소매를 걷어 올린 어른들이 아이들 옆에 엉덩이를 깔고 앉는다.
그런데 장난감을 만드는 과정이 어딘지 익숙하다. 주변 사물을 꼼꼼히 살펴 필요한 재료를 찾고, 그 재료를 모아 가위와 끈 등 익숙한 도구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 꼭 맥가이버가 하는 일과 닮았다. 아빠와 아이는 대장 맥가이버와 꼬마 맥가이버가 되어 이번 주말에도 삼청공원 숲 구석구석을 탐험한다. 이윽고 저녁, 마당에 둘러앉은 이들은 재료와 도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장난감을 만든다. 다시 쿵, 짝, 손뼉을 몇 번 마주치니 새총과 부메랑, 활과 쌍절곤, 조각배와 3D 입체안경이 완성된다. 다 만든 장난감을 들고 달려 나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오니 또 하루가 충만해진 기분이다. 누구나 이 과정을 따라 할 수 있도록 책 속에 여러 가지 장난감을 만드는 법과 도면을 수록했다.
내일은 숲으로 가서 팔뚝 굵기의 통나무를 찾아야 한다. 왜냐고? 오늘 저녁 아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새 주문을 넣었기 때문이다.
“아빠, 우리 내일은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생각하고 보듬는, 가족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족의 생활에 기다림을 더하니 조금 특별한 가족이 되었다. 남과 조금 다른 세상은 장애를 가진 첫째 아이와 함께 찾아왔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둘째를 낳고 셋째를 키우며 다름에 조금씩 익숙해졌고, 북촌의 좋은 이웃과 꼬마 친구들을 사귀며 하루하루를 채울 수 있었다.
부모는 시계를 아이의 시간에 맞추었다. 더디게, 때로는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첫째 지원이의 시간이 제 속도대로 흘러가기를 기다려주었다. 아이가 늘면서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했다. 세 아이의 시간을 어떻게 조정해주어야 할지, 민준이와 민겸이가 지원이의 시간을 함께 기다려줄 수 있을지 잠시 걱정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지는 않을지 두려웠던 적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부모의 걱정이 기우라고 말해주었다. 특히 이 가족의 산책길 풍경은 다섯 사람이 서로의 시간에 자기 시계를 맞추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엄마와 아빠가 누나의 양팔을 끼고 천천히 걷고 있으면 저만치 달려 나간 두 동생은 어딘가에 멈춰 서서 나머지 가족이 곁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두 동생은 친구들과 함께 놀 때나 온 가족이 유럽 여행을 갔을 때도 누나의 걸음을 지켜보고 있었다. 때로는 누나의 등에 두 손을 대고 힘껏 밀어준 아이들. 네버랜드의 다섯 식구는 오늘도 북촌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생각하고 보듬으며 가족이라는 이름의 동화를 쓰는 중이다.
처음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내가 손으로 뚝딱뚝딱 만든 장난감을 가지고 아이들과 어울려 논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이것저것 재미난 것을 만드는 ‘만들기 실용서’가 되려나 했는데 다 쓰고 보니 아내와 내가 세 아이를 키워온 이야기가 알록달록한 실에 꿰어져 있다. _‘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