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이주, 낯선 세계로 떠난 길 (징검다리 역사책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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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연창호
그린이 : 강부효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연구했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자연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연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그린 책으로는『군피군꽃』,『 하얀 아기 낙타』,『비와 구름』이 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한민족의 인구가 7천만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1/10인 700만이 재외동포다. 이들은 175개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을 잇는 재외동포 대국이다. 이주의 역사도 짧지 않다. 대한제국에서 발급한 여권을 지니고 떠난 첫 공식 이민이 1903년에 그것도 태평양 건너 하와이로 갔다.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이른 시기부터 많은 사람들이 해외 이주를 했던 걸까? 이는 개항 이후부터 전개된 한민족 수난의 역사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가난 때문에, 일본 식민지 정책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나설 수밖에 없었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목차
슬픈 에네켄 농장의 하루
북간도의 명동촌에서 태어난 시인 윤동주
한 집에서 삼형제가 같이 징용 간 이야기
카자흐스탄 고려 극장의 춘향이, 소냐
꿈을 찾아 독일로 떠난 청년들
편집자 추천글
한민족 10명 중에 한 명은 해외동포
현재 한반도를 벗어나 전 세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모두 몇 명일까요? 대략 7백 1만 명이 넘습니다. 남북한 인구를 모두 합하면 7천 4백 만 명이니 전체 인구의 10% 가까운 수가 해외에 나가 살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을 잇는 재외동포 대국입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살게 된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우리나라 해외 이주의 역사에 있습니다.
한민족 이주의 역사가 소중한 이유
누구나 자신이 태어난 땅을 떠나 낯선 외국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선 말기부터 1960년대 산업화 시기까지 보통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너무나도 궁핍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외국으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이민의 역사는 1903년 하와이 이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이주해 간 분들이 새롭게 정착한 나라에서 농장 노동자, 탄광 광부, 간호사가 되고, 또 독립운동가가 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소중한 우리의 역사입니다.
나라 밖에서 이어진 또 하나의 우리 역사
『해외이주- 낯선 세계로 떠난 길』은 이 분들의 이야기를 하와이, 중국, 카자흐스탄, 독일 등 지역별로 나누어 담았습니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수년 간 학예사로 근무한 저자가 사탕수수 농장의 소년 노동자, 사할린의 광부 삼형제, 중국 간도 땅의 까까머리 중학생들을 주인공 삼아 각 지역의 이주 역사를 들려줍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고 나라 밖에서 이어진 또 하나의 우리 역사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 장소는 하와이의 사탕수수 농장
1903년 인천 개항장에 사는 인수는 하와이로 이민 가고 싶어 한다. 그곳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미국인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고민이다. 이 무렵 세계적으로 설탕 산업이 발달하고 사탕수수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미국은 하와이의 사탕수수 농장에 필요한 노동력을 구하기 위해 한국인들의 이민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처음 이민 간 분들은 이주노동자로 살아갔다.
인수는 할아버지의 반대 속에서도 미지의 세계, 하와이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못한다. 과연 인수는 어떻게 하와이로 갈 수 있을까?
슬픈 에네켄 농장의 하루
1905년 멕시코로 떠난 일포드 호에는 한국 이민자들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하와이 이민 이후 멕시코가 또 하나의 낙원이라는 선전을 믿고 이민선을 탄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곳은 끝없는 사막과 무시무시한 가시로 뒤덮인 에네켄 농장이었다. 멕시코 이민은 한국인들을 속여서 데리고 간 사기 이민이었다. 이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일하면 할수록 더 많은 빚은 지는 에네켄 농장의 노동자로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동포들의 비참한 소식을 전해 들은 독립운동가 안창호가 미국에서 멕시코로 건너온다. 안창호는 동포들과 농장에서 함께 일하며 그곳 사정을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연설을 시작하는데….
북간도의 명동촌에서 태어난 시인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우리 어린이들도 민족 시인 윤동주의 『서시』를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윤동주 시인이 중국 땅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까. 한반도의 북쪽 끝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접해 있다. 그래서 1860년대부터 강을 건너다니며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단 이주해 마을을 만들기도 했는데 중국 용정의 명동촌이 대표적인 곳이다. 이 마을에는 유달리 인재들이 많았다. 민족 시인 윤동주를 비롯해 통일 운동에 헌신한 문익환 목사 그리고 독립운동가 송몽규까지.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이들이 모두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친구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이들의 삶을 뒤흔들어 놓는데, 과연 명동촌 친구들의 우정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한 집에서 삼형제가 같이 징용 간 이야기
일제시대에는 원하지 않는 이주를 겪은 분들이 많았다. 바로 징용이다. 러일전쟁(1904년)으로 러시아의 동쪽 끝 사할린의 남쪽 절반을 획득한 일본은 그곳 탄광에서 일할 인력을 식민지 조선에서 징용이란 형식으로 데려왔다. 특히 경상도 대구 일대에서 대부분 충당되었다. 그러다보니 한 집에서 삼형제가 모두 같은 탄광에 배치되는 일도 있었다. 힘든 탄광일을 하면서도 삼형제의 꿈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셋은 모두 흩어져버리고 해방 후 6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막내 동생만이 백발의 노인이 되어 고향 땅으로 귀국한다. 그 슬픈 사연을 함께 들어 보자.
카자흐스탄 고려 극장의 춘향이, 소냐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3세 소냐는 중학생으로 고려극장의 연극배우이다. 소냐는 춘향이 역을 맡았는데 한국말이 서툴다보니 공연 중에 자꾸만 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한다. 소냐는 아버지에게 왜 한국어로 공연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아버지는 고려 극장의 원로 배우 안나 할머니에게 고려인의 역사를 배워보라고 권한다. 안나 할머니로부터 연해주로의 이주부터 스탈린 치하의 강제 이주까지 고려인의 역사를 듣고 소냐는 다시 연극 연습에 몰두했다. 대체 안나 할머니가 들려 준 역사는 무엇이었을까?
꿈을 찾아 독일로 떠난 청년들
초등학생 민우는 엄마랑 함께 남해 독일 마을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갔다. 두 분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가족의 역사 쓰기” 숙제를 할 참이다. 민우네 할아버지 할머니는 1960년대에 독일로 파견 간 광부와 간호사였다. 민우는 왜 두 분이 먼 독일까지 일을 하러 갔는지 궁금했다. 1960년대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직전 우리나라는 보릿고개가 남아 있을 정도로 먹고 살기 힘들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이라 해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다. 이때 많은 분들이 독일로 광부와 간호사 일을 하러 떠났다. 민우는 그곳에서 두 분이 고생하며 겪은 일에다 덤으로 탄광의 사고 덕분에 만나서 결혼하신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다. 그리고 숙제로 쓸 가족 역사 쓰기의 제목도 정했다. 바로 “꿈을 찾아 떠난 청년들”이다. 처음에는 숙제 때문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제는 친구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줄 수 있게 되어 더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