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농업의 역사 - 신석기 혁명부터 쌀 개방까지 (징검다리 역사책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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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염정섭
그린이 : 한용욱
책정보 및 내용요약
신석기 시대에 농경이 처음 시작된 뒤 인류는 농사를 지어 먹을거리를 해결하고서야 문명을 발전 시킬 수 있었어요.
만약 농사를 짓지 않았다면 인류는 아직 선사 시대의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고조선부터 대한민국까지 우리 역사 속에 탄생한 국가들도 모두 농업에 바탕을 둔 사회였어요. 그래서 농업의 역사를 알면 오천 년 우리나라 역사가 보인답니다.
목차
1. 신석기 시대 처음으로 농경이 시작되다
2. 청동기 시대 벼농사를 짓고 고조선이 세워지다
3. 철기 시대 철제 농기구에서 비롯한 고대 국가
4. 고려 시대 땅을 놀리지 않고 매년 농사를 짓다
5. 조선 시대 농사는 나라의 근본
6. 일제 강점기 토지 조사 사업을 벌이고, 쌀을 강제로 빼앗아 가다
7. 현대 농업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편집자 추천글
1. 기획 의도
어려움에 처한 우리 농촌
5천 년 우리 역사를 지탱한 산업은 농업이었습니다. 상공업이 중심이 된 대한민국도 1960년대까지 농 업 사회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농업 인구가 줄어들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201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식량 자급률도 27%(2010년)에 그치고요. 가장 큰 문제는 고 령화된 농촌에서 이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이 계속되면 농촌 이 아주 무너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많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농촌과 농업의 중요성을 알려주자
이런 농촌의 현실 앞에서 우리 아이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어쩌면 지금보다 더 비싼 값에 안전하지 않은 수입 농산물을 먹으며 살아야 하고, 농촌이 지켜주던 자연과 전통 문화를 모르고 지낼 수밖에 없습 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농촌을 살려야 하고, 그 첫걸음은 아이들이 농촌의 삶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요즘 텃밭 교실이나 농촌 체험 등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조금이나마 아 이들이 농사를 알고 느끼게 해 주려는 마음에서입니다.
농업의 역사가 주는 교훈
그러나 아이들이 농촌과 농업이 왜 중요한가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 해서는 농업이 우리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배워야 합니다. 고조선부터 대한민국까지 우리 역사에서 등장한 수많은 국가들은 농 민에게서 세금을 걷어 운영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민의 삶을 서 사라졌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농촌을 어떻게 대 하고 있나요? 90년대 쌀 개방, 최근의 한미 FTA를 보 면 과연 우리나라가 농업과 농촌을 잘 돌보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이런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고 농촌의 현실과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심을 갖게 하려 합니다.
2. 내용 소개
신석기 시대 - 인류 최초의 혁명은 아주 느리게 이루어졌다
한반도에서 농사가 처음 시작된 것은 언제일까요? 학자들의 연구 결과 기원전 3000년 이후에 한반도에서 농경이 시작되었고, 그때 재배한 작물은 피 또는 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신석기 시대 중기 무렵에 잡곡을 처음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언뜻 보기에 들판에 있는 야생 피나 조의 씨앗을 봄에 심어서 가을에 수확했던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야생 식물이 지금처럼 농경에 적합한 작물이 되기까지 수천 년 동안 씨를 심고 거두는 작업을 반복했답니다. 농경의 시작은 인류의 생활을 크게 바꾸었기 때문에 ‘신석기 혁명’이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아주 천천히, 조금씩 이루어진 혁명이었지요.
청동기 시대 - 잉여생산물을 바탕으로 국가가 탄생하다
청동기 시대가 되면 농업이 식량 생산의 주된 부분을 차치합니다. 신석기 시대에는 사냥과 고기잡이, 채집이 식량 확보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지요. 이 시대에는 처음으로 빈부격차와 계급이 생겼습니다. 신석기 시대만 해도 식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먹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 쌀 농사를 짓는 등 농업 생산력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남는 식량을 활용해 무기를 만들고 군사를 모아 전쟁을 치렀지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국가가 탄생했습니다.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 고조선도 이렇게 생겨났습니다.
삼국 시대 - 철제 농기구의 등장과 우경의 시작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 시대는 우리나라 문화가 크게 융성한 시기입니다. 여러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나타났고 화려한 예술품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모든 업적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바로 삼국 시대의 농업 발달에서 나왔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철제 농기구가 만들어지고, 철제 보습을 단 쟁기로 우경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형 저수지 등 수리시설도 많이 만들어졌고요. 이전 시대에 비할 바 없이 크게 발달한 농업 기술로 인해 삼국 시대부터 통일신라까지 수준 높은 문화를 이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삶이 여유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가혹한 세금이나 잦은 자연재해로 인해 생계를 이어나가기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농민들은 봉기를 일으켰고 통일 신라 말에 일어난 여러 농민 봉기는 새로운 나라 고려가 세워지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고려 시대 - 왜구의 침입 때문에 농사 기술이 발전했다?
고려 시대에는 왜구들의 침입이 잦았습니다. 그래서 해안가의 논밭은 거의 농사를 지을 수 없어 황무지가 되어 버렸답니다. 농민들은 왜구들이 침입하기 어려운 내륙 쪽에서 어떻게든 농사를 지어야 했습니다. 좁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려니 같은 땅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같은 땅에서 한 해나 두 해씩 걸러서 농사를 짓다가 매년 작물을 심고 거두는 방식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퇴비 기술을 개발해 땅심을 보존한 덕분이지요. 예전에는 한두 해 농사를 짓고 나면 땅심이 다 떨어져서 다른 곳에 밭을 일구어야 했습니다. 고려 시대에 이르러 매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정도가 된 것은 농업의 역사에서 큰 발전이었답니다.
조선 시대 - 500년 국가의 근본이 된 농업
조선의 왕들은 매년 봄에 동대문 밖 선농단에 나와 손수 쟁기를 끌었습니다. 한 해 농사가 잘 되게 해 달라는 의식이었지요. 나라가 유지되려면 세금이 잘 걷혀야 하고, 세금이 잘 걷히려면 농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에 왕이 직접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을 치른 것이지요. 왕 뿐만 아니라 지방 수령들도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의 농사가 잘 되는지 세심하게 감독해야 했습니다. 국가에서는 혹시나 농사를 망칠까봐 봄, 가을 농번기에는 국가 사업도 중지했습니다. 게다가 일 년 중 춘분에서 추분까지 농사일이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사형 집행마저 피했답니다. 만에 하나 억울한 사람이 죽어서 하늘을 노하게 할까봐 염려했기 때문이지요.
일제 강점기 - 일본의 식량 생산 기지가 되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기인 일제강점기. 농촌에도 어김없이 큰 고난이 닥쳐왔습니다. 일제는 조선을 식민지로 만든 다음 가장 먼저 토지조사사업을 벌여 농민들의 땅을 빼앗았습니다. 그리고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통해 일본인 지주에게 헐값에 넘겨주었지요. 조선 농민들은 점차 일본인 지주의 소작농이 되어 갔습니다. 일본이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면서 농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농사를 지어도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빼앗기고 일제가 배급해 주는 식량으로 살아갔기 때문입니다. 해방이 되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소작농에게 땅을 주는 ‘토지개혁’이 이루어진 것도 농민의 생활을 안정시켜야 새 국가를 수립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현대의 농업은 어디로 가나?
해방이 되었지만 남북한으로 나뉜 한반도에 곧이어 전쟁이 터졌습니다. 전쟁은 농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1957년에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농민의 절반가량이 세 끼 식사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때부터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식량 문제 해결’이었습니다. 60년대에 농촌진흥청이 세워져 토양에 맞는 작물을 개발하며 농업 기술을 발전시켰어요. 이러한 노력으로 75년에 쌀 자급률 100퍼센트를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었답니다. 그러나 70~80년대에 공업이 발달하면서 농촌의 인구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90년대에 농산물 수입이 시작되면서 농촌은 다시 어려움에 빠졌답니다.
농업의 역사가 주는 교훈을 떠올리자
신석기 시대부터 현대까지 농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농민의 삶이 안정되고 농촌이 살만한 곳일 때 비로소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농민의 삶이 어려웠을 때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혼란을 겪고 쇠퇴했습니다. 이러한 농업의 역사에 비추어 오늘날 우리 농촌의 현실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