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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한일사 III : 한일 근현대사 - 평화와 공존을 위한 역사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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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전국역사교사모임(한국)ㅣ역사교육자협의회(일본)
1988년에 ‘역사 교육을 위한 교사 모임’으로 창립해 1991년에 전국역사교사모임으로 발돋움했다. 전국의 역사 교사 20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해 변화하는 학생과 교육 환경에 알맞은 역사 교육 방법을 모색해 왔으며 역사 교육 전문지인 계간 『역사교육』과 각종 수업 지도안, 자료집, 단행본 등을 발행했다. 2001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를 계기로 한일교류위원회를 조직해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의 일한역사교류위원회와 다양한 형태로 교육 실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15년 동안 연구한 성과를 담은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2002)와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2005), 한일 공동 역사 교재 『마주 보는 한일사 I·II』(2006) 등이 있다.
역사교육자협의회·일본
1949년 7월 14일 창립되었다. 60여 년의 활동을 거쳐 현재 전국 47도도부현 모든 지역에서 약 400개의 지회가 활동하고 있다. 약 4000명의 회원 및 1만여 명에 이르는 월간 『역사지리교육』의 독자와 함께하며, 모든 어린이가 주권자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사회과 수업에 전념하고 있다. 또 지역 민중의 생활과 역사를 발굴해 역사와 현대를 깊이 있게 가르치는 활동을 진행한다. 유치원 교사부터 중·고등학교 교사와 대학교수가 함께 회원으로 활동하며, 역사 교육과 역사 연구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과의 교류를 위해 일한역사교류위원회를 두어 양국 간 평화와 인권의 증진을 위한 수업 실천 교류, 공동 교재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마주 보는 한일사 Ⅲ - 한일 근현대사』는 평화와 인권을 도모하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으로 집필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가슴 아픈 역사를 반성하고, 화해와 공존, 평화와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기획되었고, 따라서 전쟁과 제국주의에 저항하고 평화와 인권을 위해 싸운 아래로부터의 움직임들을 주목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탈에 맞선 한국 민중들의 저항과 싸움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 전쟁과 제국주의에 맞선 일본 시민사회와 민중들의 운동과 저항을 기록하며 평화와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후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일본의 반핵 운동을 소중하게 기억하는 것은 물론,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아주화친회’,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국의 형평사와 일본의 스이헤이샤(水平社) 간의 연대 등 아래로부터의 연대 활동을 기록한다. 또 미군 기지 점령 문제를 공유하며 군사기지를 농토로 바꾸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이 벌인 ‘한 평 반전 지주회’ 활동과 한국 대추리 주민의 ‘미군 기지 확장 예정지 한 평 사기 운동’을 기록한다.
목차
1부 근대국가의 수립, 근대인의 생활 방식
1 단발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시대 _12
2 민중이 있고 국가가 있는가, 국가가 있고 민중이 있는가 _24
3 조선이 나아갈 길은 _34
4 조선을 둘러싼 청과 일본의 전쟁 _44
5 제국주의에 맞선 아시아 연대 _56
2부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 지배와 해방 투쟁
6 러일전쟁과 일본의 한국 식민지화 _68
7 일본, 무력으로 한국을 지배하다 _79
8 저항하는 사람들 _91
9 식민지 시대 경성의 사람들 _102
10 동아시아 민중이 함께하다 _112
11 중국 혁명의 뜨거운 열기 _124
3부 전쟁, 그리고 평화를 향한 긴 도정
12 일본의 침략에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다 _138
13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내몰리다 _149
14 아시아 사람들이 고통받다 _160
15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 _171
16 동족 간의 비극, 6·25전쟁 _184
17 미국이 패배한 베트남전쟁 _195
18 한일조약, 남은 문제들 _206
19 할머니들의 눈물이 아직도 흐른다 _216
4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
20 남녀평등을 향한 긴 여정 _230
21 반핵 평화를 추구하는 일본 시민운동 _241
22 1970년대 한반도의 남과 북 _253
23 고도성장으로 생활이 변하다 _263
24 ‘산업 전사’의 땀과 눈물이 한국 경제를 일으키다 _273
25 반복되는 교과서 문제와 시민운동 _283
26 1987년 6월, 민주주의를 외치다 _294
5부 평화 공존의 동아시아를 위하여
27 ‘생명이야말로 보물’이라는 오키나와의 절규 _308
28 주한 미군과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 _319
29 휴전선을 넘어 철마는 달리고 싶다 _329
30 다문화 공생 사회를 지향하는 한국과 일본 _339
31 독도와 다케시마 _349
맺음말 _360
참고 문헌 _365
찾아보기 _371
자료 제공 _375
편집자 추천글
출간 의의
한국과 일본의 역사 교사들이 함께 기억하고 함께 쓴 『마주 보는 한일사 III - 한일 근현대사』 출간(『마주 보는 한일사』 시리즈 완간)
광복 69년을 코앞에 둔 지금 일본 총리와 한국 총리 후보의 역사 인식에 대한 논란이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시위는 1130회를 넘기고도 여전히 끝날 기약이 없다. 게다가 미국과 일본이 자위대의 미군 후방 지원 기능 확대를 추진하면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나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독도 문제는 해묵은 문제가 될 정도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 간의 오랜 갈등과 반목 속에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한국(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의 역사 교사들이 가깝고도 먼 두 나라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001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를 계기로 교류하기 시작해 2002년 8월에 한일 공동 역사 교재인 『마주 보는 한일사』 출판을 합의했다. 2006년 선사시대부터 개항기까지의 두 나라 역사를 마주 보고 이해하는 『마주 보는 한일사 Ⅰ?Ⅱ』를 펴냈고, 그로부터 8년 만에 양국 간의 핫 이슈인 한일 근현대사를 다루는 『마주 보는 한일사 Ⅲ』을 펴내며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는 공동의 역사 쓰기: 한일 간 쟁점을 둘러싼 비판과 토론
일국사라는 한계 속에 역사를 배우고 가르친 양국의 역사 교사들이 공동의 역사 쓰기에 도달하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었다. 책의 출간을 합의한 지 12년, 한일 근현대사 집필을 시작한 지 8년이 걸렸다는 시간만큼이나, 양국 간에 주제를 선정하고 원고를 평가하고 수정하고 다시 토론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대장정이었다. 상시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원고를 주고받고 의견을 나눈 것은 물론, 방학을 꼬박 투자해 10여 회 이상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이뤄진 편집회의는 때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때로는 1박 2일간 한 주제만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뜨거운 난상토론을 거치며 진행되었다.
쟁점이 된 사안들을 살펴보면, 청일전쟁을 다룬 일본 측 초고는 일본사의 관점에서 당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국제 정치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한국 교사들은 전쟁의 현장이었던 한반도와 그 민중의 고통에 대해서도 기술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일본에서 여성참정권 운동을 이끈 일본 여성운동의 개척자인 이치카와 후사에를 다루는 원고에서는 전쟁 협력자로서 비판 받아야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기술해야 함을 역설했다.
한일 간 여전히 뜨거운 이슈인 독도 문제는 식민지 지배와 침탈로 인한 역사적 문제로 바라보는 한국 입장과 단순한 영토 분쟁 지역으로 이해하는 일본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며 산통을 겪었다. 결국 상호 간 합치된 수준의 인식에 도달하지 못하고, 상호 입장을 정리하는 수준에서 기술되었다.
이렇게 독도 문제가 공동 역사 쓰기의 한계를 보여준다면 공동 역사 쓰기에서만이 이룰 수 있는 소중한 성과도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경우,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일본의 전쟁 범죄라는 역사의 진실을 공유하면서, 일본의 책임과 일본 정부 차원의 사죄와 배상이 미비하다는 사실에 양국이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단순한 과거 문제가 아닌 전쟁과 여성의 인권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두고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전시 성폭력 문제로 확장시켰다. 폭력에 맞서는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콩고 내전에서 성폭력에 희생당한 여성들을 위해 건립하기로 한 ‘나비 기금’을 중요하게 다뤘다.
평화와 인권을 위한 한 걸음: 전쟁과 제국주의에 저항하고 평화와 인권을 위해 싸운 민중들
『마주 보는 한일사 Ⅲ - 한일 근현대사』는 평화와 인권을 도모하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으로 집필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가슴 아픈 역사를 반성하고, 화해와 공존, 평화와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기획되었고, 따라서 전쟁과 제국주의에 저항하고 평화와 인권을 위해 싸운 아래로부터의 움직임들을 주목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탈에 맞선 한국 민중들의 저항과 싸움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 전쟁과 제국주의에 맞선 일본 시민사회와 민중들의 운동과 저항을 기록하며 평화와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후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일본의 반핵 운동을 소중하게 기억하는 것은 물론,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아주화친회’,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국의 형평사와 일본의 스이헤이샤(水平社) 간의 연대 등 아래로부터의 연대 활동을 기록한다. 또 미군 기지 점령 문제를 공유하며 군사기지를 농토로 바꾸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이 벌인 ‘한 평 반전 지주회’ 활동과 한국 대추리 주민의 ‘미군 기지 확장 예정지 한 평 사기 운동’을 기록한다.
독도에서 미래로: 젊은이들이 만드는 한일사
2010년 KBS와 NHK가 함께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는데, 일본에서는 ‘정치적 대화’라는 답이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의 해결’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 책은 기존의 어떤 한일 공동 역사 교재에서도 서술하지 않은 독도/다케시마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갈등을 비켜 서지 않고 직접 마주 서는 것만이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독도에 대해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시마네 현은 왜 독도의 날 조례를 제정해 여론에 호소하는지, 독도 문제를 둘러싼 양국 국민들이 상대편의 주장과 이유를 알아보려고 노력하다 보면 과거가 만든 오늘의 문제를 넘어 미래로 가는 길이 보일 것이다.
2001년부터 열리고 있는 ‘동아시아 공동 워크숍’과 2002년부터 이어진 ‘동아시아 청소년 역사 체험 캠프’에 참여한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은 실제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반으로 평화로운 한일 관계라는 미래를 만들고 있다.
책 속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쓴 침략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전쟁과 식민 지배의 종결이 곧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침략 전쟁에 따른 가해-피해의 역사는 그 이후 동아시아 역사 전개에 그늘을 드리웠으며, 오늘날 우리의 삶과 의식 속에 여전히 흔적을 남기고 있다. 과거 사실은 은폐되거나 망각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민중이 그런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고 반성할 때만이 다시는 그런 고통에 아시아 민중은 물론이고 일본인 자신들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_ 6쪽
전쟁이 끝나자 한반도는 미군과 소련군에게 점령되었기 때문에, 일본은 한국의 독립 주장에 직면하지 않았다. 일본도 점령국인 미국에 군사적?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미국과 맺는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시되었다. 따라서 과거 식민지 관계에 대해 재인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채 대다수 일본 국민은 옛 식민지에 대한 관심을 잃어 갔다. 학교에서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배우는 일도 없고, 식민지 시대에 형성된 한국에 대한 멸시와 우월감은 그대로 변하지 않고 살아남아 이어졌다. _ 214쪽
오늘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인권 존중’이라는 시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여성에 대한 전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분쟁 때, 민족 정화라는 이름으로 타민족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벌어졌다. 아프리카의 르완다에서도 민족 분쟁 아래 타민족 여성에 대한 테러가 많이 일어났다. ... 2012년 3월 세계 여성의 날, 김복동·길원옥 할머니는 일본 정부로부터 배상받을 경우 배상금 전액을 콩고 내전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해 내겠다고 했다. 한국의 시민 단체는 이를 위해 ‘(가칭) 나비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징한다. 애벌레 시기를 거쳐 화려한 날개를 펼치는 나비처럼 할머니들도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_ 226쪽
1953년 말, 핵 기술을 독점할 수 없게 된 미국은 유엔을 통해 의료 및 발전 등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앞장서서 이끌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일본 정부, 대기업, 주요 언론도 동조했다. 그 결과,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 열도에 지금까지 원전 54기가 만들어졌다. 일본 정부와 전력 업계는 ‘안전 신화’를 선전하고, 원전을 사회가 받아들이게 했다. 이런 선전에 들어간 비용은 전기 요금에 가산되거나 세금에서 지출되기도 했다. _ 251쪽
오키나와와 평택 대추리, 제주 강정마을까지 공통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군사기지가 주민의 삶과 평화를 위협한다는 사실이다. ‘생명이야말로 보물’이라는 오키나와의 구호가 시간과 국경을 넘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유다. _ 328쪽
나라마다 역사 인식의 차이가 크고, 그 차이를 극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차이를 인정할 수는 있다. 즉 현실과 역사 인식의 차이가 있어도,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역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인들 사이에 역사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고, 이것은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역사를 다르게 인식하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 무엇이 어떻게 왜 다른지를 찾아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_ 3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