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소리를 들어요! (일과 사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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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이혜란
그린이 : 이혜란
책정보 및 내용요약
김영희 의원은 오늘도 곳곳을 찾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요.
어떻게 사는지 듣고, 무엇이 어려운지 물어보아요.
다른 나라 좋은 법이나 제도도 연구해요. 새 법을 만들고 있거든요.
온 국민이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할 거예요.
국회의원 선거 때 국민에게 한 약속이에요.
김영희 의원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편집자 추천글
국회의원은 무슨 일을 할까요?
텔레비전 뉴스에 국회의원이 나오면 어른들은 으레“에이, 일을 똑바로 해야지!”합니다. 선거 때가 되면 여기저기서 선거운동원들이 늘어서서는 서로 자기네 후보를 뽑아달라고 인사를 합니다. 어른들은 둘만 모여도 선거 이야기를 합니다. 다들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는데, 국회의원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그러는 걸까요?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국회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지, 그래서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를 알려 줍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입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할 일을 대표로 나서서 하지요. 법을 고치거나 새로 만들고, 정부가 낸 예산과 결산을 살펴요.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법대로 나라 살림을 잘하고 있는지도 꼼꼼하게 따져 봅니다. 장관이나 차관을 국회로 불러서 무슨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묻습니다. 그런가 하면, 장관 차관을 임명하기 전에 과연 일을 잘할 사람인지도 알아 보지요. 국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조사하고, 해결하려 애쓰는 것도 국회의원이 할 일이지요. 그뿐인가요,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와 약속을 맺으려면 국회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나라에 중요한 일들을 결정할 때도 국회의원들이 꼼꼼히 살피고 찬성과 반대를 합니다.
이 책은 이렇게 많은 일들 가운데, 법을 만드는 과정을 중심으로 국회의원이 하는 일을 보여 줍니다. 삼권 분립을 추구하는 나라에서 입법은 국회 역할의 핵심이니까요. 이 책은 또 국회의원이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하는지를 어린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어린이들이 바로‘미래 정치’의 주인공들이니까요.
책의 본문은 주인공 김영희 의원이 선거를 통해 당선되고, 국회의원 사무실로 출근하여 보좌관들과 함께 법안을 검토하며, 상임 위원회에서 다른 국회의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면서 법안을 통과시켜 나가는, 입법 활동의 전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는 사이사이 주인공의 생활인으로서의 모습과 국민 대표로서의 의지와 자세를 보여주어, 멀게만 느껴지는 국회의원과의 거리를 자연스레 좁혀 주지요. 본문 뒤에 실린 부록은 국회의원이 하는 그 밖의 일들과, 국회의원의 자격과 권리 등에 대해 자세하게 담고 있으며, 선거를 통해 국민이 행사하는 한 표의 의미를 친절히 알려 줍니다.
사실 국회의원이 하는 일은 어른에게도 설명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더구나 이야기를 구성해서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기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런 까닭에 작가는 이 책을 만들기 위해 더욱 성실하고 치열하게 취재를 했습니다. 국회의원 사무실에 석 달 열흘을 출근하면서, 국회의원과 보좌관들과 함께 부대끼며 그 속마음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습니다. 책속에서 주인공이 만드는 법안인‘온국민건강법’을 실감 있게 표현하려고 복지 정책에 관한 강의도 두루 챙겨 들었습니다. 이 모든 정성이『국민의 소리를 들어요!』에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 구석구석, 그림 구석구석에서 취재하고 공부한 노력,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만들어 주겠다는 마음이 빛납니다. 정성과 노력이 담긴 이 책이, 어린이들이 정치와 선거의 의미를 알고 국민의 권리와 힘을 깨달아,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데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골고루 잘살 수 있을까?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되었어요. 벽마다 포스터가 붙고, 거리마다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나도 이번 선거에 후보로 나섰지요. 기호 3번 풀잎당 김영희 후보입니다. 나는 누구나 먹고, 배우고, 치료 받는 데에 어려움이 없는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드디어 투표하는 날입니다. 선거 운동을 하며 내가 국회의원이 되어 어떤 일을 할지 열심히 알렸습니다. 사람들은 공약이 가장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표를 줍니다. 나는 표를 얼마나 받을까요? 아,떨립니다.
당선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내게 표를 주고, 국회의원이 되어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나는 이제 국민의 한 사람이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지요.
국회의원이 된 뒤로는 늘 바빴어요. 쉬는 날도 없이 일할 때가 많았지요. 그렇지만 나를 도와 일하는 보좌관들이 있어서 든든해요. 우리 보좌관들은 별명이‘의원 회관 척척이’예요.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거든요. 덕분에 나는 가장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일합니다. 우리나라의 법은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져요. 우리 국회의원들이 그 일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법에 따라서 나라 살림을 합니다. 법이 좋아야 나라 살림도 잘됩니다. 지난해에는 삼천 개도 넘는 법안을 검토했어요. 태어나서 가장 바쁜 때를 보내고 있지요.
법을 만들자면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아야 해요. 사람들을 만나서 어떻게 사는지 듣고, 무엇이 어려운지 묻지요. 조사하고 연구한 것을 가지고 동료 국회의원들과 함께 고민합니다. 내가 이번에 내놓은‘온 국민 건강법’도 이렇게 함께 만들었어요. 온 국민 건강법은 국민 건강 보험법을 고쳐서 새로 만든 법입니다. 나라에서 병원비를 책임지는 법이에요.
누구나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할 거예요. 나라에서 꼭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보건복지상임위원회에서 토론하자마자 반대에 부딪혔어요. 세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래요. 하지만 국민 건강은 꼭 필요한 일이니까 거기에 세금을 더 쓰고, 큰 회사들이 세금을 더 내면 돼요. 낭비되고 있는 세금을 줄이고요. 그러나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서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나는 거리로 나가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온 국민 건강법을 설명하고,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했어요. 사람들과 함께 서명 운동도 하고,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을 다시 설득했어요. 방송국 토론회에도 나갔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법안 통과를 위해 서명을 했습니다. 국민들이 이 법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많은 국회의원들이 알게 되었지요.
어렵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제 본회의를 통과하면 진짜 법이 됩니다. 온 국민 건강법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우리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멋진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요?
삶이 스며 있는 그림, 세상을 어루만지는 그림!
이혜란 작가는『국민의 소리를 들어요!』를 만들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국회라는 곳이 어려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차가운 공간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정장을 입은 주인공, 권위적인 국회 건물, 재미없는 회의 장면과 회색 사무실 공간들, 심각한 얼굴을 한 국회의원들을 친근하고 따듯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작가는 주인공의 모델이 된 실제 국회의원을 밀착 취재하면서, 주인공이 만나는 사람들과 활동하는 공간에서‘삶’이라는 의미를 찾아냈습니다. 국회의원을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이웃 가운데 한 사람으로 표현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야 국민의 한 사람이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이웃의 아픔을 헤아리고 해결하기 위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을 생생하게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회색 건물과 회의 탁자 들도 모두 삶이 스민 공간, 노력과 정성이 배어 있는 공간으로 생명을 얻고 따뜻한 온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딱딱한 공간도 사실은 일하는 사람들이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기쁨을 얻는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사람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지키려 애썼기에 가능한 작업이었습니다.
작품의 내용은 현실 공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일들이지만, 여유와 웃음이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 주민들의 분주한 아침 풍경이 다정합니다. 국회 의사당 장면에서도 저 멀리 소풍 온 아이들이 보입니다. 오랜 회의에 지친 보좌관들의 피곤한 얼굴, 벗겨진 슬리퍼, 잠든 아이 옆에 누운 주인공을 감싸는 부드러운 조명이 정겹습니다. 그런가 하면 흥성거리는 선거 운동 장면이나 격론이 펼쳐지는 상임 위원회, 모든 국회의원이 모이는 본회의장과 앞에 나서 연설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활달한 힘과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이런 다양한 느낌과 정서를 작가 특유의 부드러운 듯 강한 표현으로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연출했습니다.
연필 선을 중첩하여 움직이는 듯 부드러운 선, 물맛이 풍부한 채색, 자유로운 구도와 영리한 배치들로 그림 속 인물과 공간을 생기 있게 표현했습니다. 진심이 담긴 그림의 힘이,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우리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