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을 꼭 써야 할까? - 십대를 위한 폭력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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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독서능력 경진대회 선정도서(2012),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교양도서 최우수도서(2012)
저자소개
지은이 : 이남석
하지만 2․30대를 보내며 직업 칸에는 다른 것이 더 많이 채워졌다. 사업 기획자, 콘텐츠 기획자, 학습 애니메이션 기획자, 번역가, 도서 기획자, 과학․경영 칼럼니스트, 다큐멘터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인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에서 정보운영실장으로 일하고 있고,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인지심리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성군관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박사 과정에서 창의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글 쓰는 일도 계속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생각의 족보를 파는 책방』, 『타임머신 없는 시간여행』, 『마인드 해킹』, 『무삭제 심리학』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마침 종훈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게 되는 여학생 수정. 수정은 종훈이 딴죽을 걸어도 당당하고 의연하다. 그녀는 왜 종훈과 함께 과제 수행을 하게 된 걸까? 논술 학원에서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다가 돌연 태껸 사범이 된 우경. 그에게도 비밀이 있다. 그가 종훈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훈은 사범의 독특한 지도에 차츰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고쳐먹으려 한다. 그러나 졸지에 커다란 패싸움의 원인을 제공하고, 선배 일진에게는 테러를 지시 받게 되는데……. 종훈은 과연 사범의 과제를 잘 수행하고 폭력적인 사고와 행동을 버리게 될까?
목차
- 서열화의 폭력 성찰하기
2. 악동의 숙제
- 인정 욕구에서 벗어나 성장하기
3. 무대는 없다
- 사회적 가면 뒤에 있는 자기 찾기
4. 방과 후 선생
- 공감에 대한 희망 키우기
5. 누가 문제인가?
- 비폭력 대화 시도하기
6. 누가 진짜 문제인가?
- 방관자에서 벗어나기
7. 벼랑과 늪
- 작심삼일에서 벗어나기
8. 선배의 비밀 미션
- 폭력에 젖어 드는 심리 이해하기
9. 주먹을 꼭 써야 할까?
- 폭력에 젖은 사회 돌아보기
- 건강한 역할 모델 찾기
10. 누구를 노려야 하는가?
- 일상의 폭력에 적절하게 반응하기
- 웃으며 폭력을 이겨 내기
편집자 추천글
학교 ‘짱’과 방과 후 교사의 평화 만들기 프로젝트
수영복 가방에 책도 없이 달랑 펜 두 자루 들고 학교를 다니는 종훈. 그는 학교 ‘짱’이다. 공부 따윈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일진 생활을 하며 영화나 소설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길 기대한다. 그러나 방과 후 교사로 온 태껸 사범에게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던 수영복 가방을 빼앗기고 특별한 과제를 할 것을 약속한다.
마침 종훈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게 되는 여학생 수정. 수정은 종훈이 딴죽을 걸어도 당당하고 의연하다. 그녀는 왜 종훈과 함께 과제 수행을 하게 된 걸까? 논술 학원에서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다가 돌연 태껸 사범이 된 우경. 그에게도 비밀이 있다. 그가 종훈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훈은 사범의 독특한 지도에 차츰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고쳐먹으려 한다. 그러나 졸지에 커다란 패싸움의 원인을 제공하고, 선배 일진에게는 테러를 지시 받게 되는데……. 종훈은 과연 사범의 과제를 잘 수행하고 폭력적인 사고와 행동을 버리게 될까?
더욱 심해진 학교 폭력,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오늘날 나날이 심해지는 학교 폭력은 몇몇 폭력 학생의 문제가 아니며, 가해자만을 선도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다르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폭력적인 사고와 행동이 일상생활에 널리 퍼져 있다. 게다가 오늘날 학교 폭력은 예전의 양상과도 다르다. 단순한 물리적 폭력만이 아니라 책 셔틀, 빵 셔틀, 집단 따돌림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폭력이 나타나고 있다.
학교에 만연한 폭력 문화는 사회에 퍼져 새로운 문제를 낳아 심각성을 더한다.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한 강원도 해병대 총기 사고(2011년 7월 4일 발생)는 ‘기수 열외’라는 새로운 현상이 원인이었다. 교문 안의 집단 따돌림이 교문 밖으로 나가 해병대의 기수 열외라는 새로운 폭력 문화를 낳은 것이다.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모두들 걱정만 할뿐 정작 나서지는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새로운 문제 앞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이 책은 학부모, 교사, 청소년들을 위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청소년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폭력을 예방한다
청소년 폭력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먼저 오늘날 청소년들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내면에 쌓인 공격성을 해소해 폭력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이해를 위해 이 작품은 소설의 형식을 빌렸다. 즉 이 작품은 소설 속 등장인물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폭력이 발생하는 심리를 생생한 맥락에서 이해하게 한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학부모와 교사가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자 할 때 필요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기도 한다. 즉 주인공 종훈과 종훈을 이끄는 사범의 관계를 통해서 ‘자극이 아닌 포용’, ‘평가가 아닌 인정’ 등이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다.
그리고 각 장마다 ‘생각의 징검다리’가 함께 있어 소설 속에서 다 밝힐 수 없었던 심리학적 원리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청소년들의 인정 욕구와 폭력의 관계, 폭력에 물들게 되는 심리적 원리 등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일부 폭력 학생만이 문제인가?
이 책은 또 일부 폭력 학생이 문제라는 시각으로는 일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런 시각은 일부 문제 학생과 일반 학생을 갈라놓는 방법을 취한다. 예전엔 학교 공부를 포기한 몇몇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 현장에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교사가 피해자를 구해주면 그 학생이 도리어 가해자로 돌변하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새로운 현상은 기존의 시각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 게다가 기존의 시각은 청소년들을 대상화시킨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시각 자체가 폭력적이며 그것은 또다른 폭력을 낳을 뿐이라고 비판한다.
이른바 ‘폭력 학생’만이 아니라 일반 청소년들도 내면에 공격성이 차곡차곡 쌓였고 폭력적인 사고와 행동에 광범위하게 물들어 있다는 사실을 봐야 한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가해자를 대상으로 조치를 취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대신 이 책은 모든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폭력적인 사고와 행동을 돌아보고 평화를 추구하도록 돕는다. 그것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청소년이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여태껏 우리는 청소년이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해결을 위해선 근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서 폭력을 성찰하며 스스로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이 책의 주인공이 청소년인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작품은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폭력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본다. 물리적인 폭력만 문제인지, 생각을 강요하는 것도 폭력인지, 폭력은 개인의 문제인지 구조의 문제인지, 방관자도 잘못인지,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본다. 독자는 소설 속 상황에 공감하거나 인물들의 입장을 바꿔 생각함으로써 폭력의 원인을 이해하고 평화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평화를 만드는 즐거운 일에 나서 보자!
학교 폭력은 대단히 복합적인 현상이다. 극단적인 입시 경쟁, 자아 정체성의 불안, 모방 욕망의 좌절, 체벌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풍토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이 책은 이러한 다양한 원인을 고려하고, 그 안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단서를 찾는다. 그 과정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 한나 아렌트의 사유, 밴듀라의 학습 이론, 간디의 비폭력 사상 등을 담아 인문학적 깊이도 담보했다. 이러한 인문학적 성찰이 여러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행동, 대화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어 어렵지 않게 읽히는 것은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폭력 문제를 다루는 책들은 심각하고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 일쑤다. 그러나 이 책은 재미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게 한 이유는 폭력을 예방하고 일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일은 즐겁고 행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행복한 일에 청소년, 교사, 학부모가 함께 나서길 바란다.
인상적인 구절
인정 욕구에 휩싸인 청소년들은 주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거나 위기 상황을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 (……) 최근 극단적인 경쟁 상황으로 인해 한국 청소년들의 인정 욕구는 더욱 강해졌다. 맹목적인 인정 욕구와 폭력적인 행동들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청소년들을 다양한 활동과 방법으로 인정해 주어 욕구를 해소시켜야 한다. 그리고 폭력의 심층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스스로도 인정 욕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_ 53쪽
공부 잘하는 모범생 역할에 충실한 학생들도 자아 개발 모델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폭력을 쓰지 않을 뿐, 내면에서 자신에게 폭력을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폭력에 쉽사리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스스로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이들 역시 내면의 공허함과 공격성이 차곡차곡 쌓였기 때문이다. _ 79쪽
“(안중근 의사는) 단호한 의지로 다양한 독립운동을 했단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무력을 써서 이토를 암살하는 거사를 행한 것이지. 그 거사만 기억한다면 안중근 의사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란다. (……) 상대방에게 충격을 주는 것 자체에 중점을 두는 테러리스트와는 완전히 다르다. 또한 테러리스트는 상대방에게 최대한 심리적 충격을 안기기 위해 무고한 시민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데 반해, 안중근 의사가 실행한 것은 자신의 의지에 맞는 최소한의 희생인 이토 암살이었단다.” _ 103~104쪽
“체벌은 학생들을 폭력에 젖게 해. 어떤 아이가 잘못하면 ‘아, 재는 맞을 만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지. 말로 해결하거나 다른 식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기 전에 체벌로 해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단다. 그렇게 생각이 자동화되면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나 동료, 배우자, 자식이 잘못했을 때 폭력을 써서 해결하려 들지. 그런 사회는 배려와 관용이 중심이 된 평화로운 사회가 아니야. 몽둥이를 들고 서로 감시하다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당한 벌이라며 상대방을 치는 폭력적인 사회가 되는 거야.” _ 117~118쪽
“사람을 성숙시키는 것은 반항 자체가 아니라 반항을 한 뒤에 얻게 되는 치열한 고민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어. 난 고민이 부족해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방황을 계속했던 거야.” _ 199쪽
“폭력은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 어느 폭력이 더 심각하느냐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폭력에 얼마나 동조하고 있느냐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하는 문제였어.” _ 202쪽
“사람은 꼭 주먹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손으로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 줄 수도 있고, 그를 위해 음식을 만들 수도 있고, 곡물을 키울 수도 있으며, 그가 감동을 받을 글을 쓸 수도 있고, 음악을 만들 수도 있으며,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 만약 이 책에서 네가 감동을 받았다면, 이제 너는 너의 손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_ 211쪽
“변화는 거창한 내일의 결심이 아니라, 바로 오늘부터 실행하겠다는 조용한 다짐에서 나오는 법이야. 부디 내일 위대한 너보다는 방금 전보다 조금 더 나은 너를 만들기 위해 더 집중해라.” _ 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