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22)
- 884
• 지은이 : 찰스 키핑
• 옮긴이 : 서애경
• 그린이 : 찰스 키핑
• 가격 : 12,000원
• 책꼴/쪽수 :
215*283, 31쪽
• 펴낸날 : 2010-03-31
• ISBN : 9788958284598
• 십진분류 : 문학 > 영미문학 (84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 태그 : #그림책 #초등 #재개발 #런던 #도시화 #카나리아
저자소개
지은이 : 찰스 키핑
찰스 키핑은 1924년 영국 런던의 람베스라는 허름한 동네에서 신문배급업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그다지 뛰어난 것 없는 아이였던 키핑은 다만 그림을 좋아하여 아버지가 가져다주는 가판 포스터 뒷면에 그림을 즐겨 그리곤 했습니다. 평범했던 그의 삶은 그러나 여덟 살 되던 해 아버지가 죽고 이어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남으로써 깊은 상처를 안게 되었습니다.
열네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인쇄소에서 조판공으로 일하던 키핑은 2차대전 중이던 열여덟 살 때 군에 입대하였는데, 군 생활 중에 머리 부상을 입어 한동안 정신병 증세에 시달렸으며 이 경험은 완치된 뒤에도 그의 내면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1946년 전역을 한 뒤 리젠트 스트릿 폴리테크닉이라는 미술학교에 들어가 낮에는 가스 검침원 일을 하고 밤에는 그림 공부를 하며 3년 만에 학교를 마쳤습니다. 석판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키핑은 1952년부터 일간지「데일리 헤럴드」에 만화 연재를 시작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에 들어섰으며 이후 200여 권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1966년 그림책 『검은 돌리』의 출간을 시작으로 평생 22권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는데, 대부분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급속한 현대화 과정 속 대도시의 변화 한가운데 놓여 있는 어린이들의 내면 또는 자기 내면의 어린이를 그린 작품들입니다.
이 책 『빈터의 서커스』(1975) 또한 ‘현대화’가 도시 곳곳에 만들어놓은 황량한 빈터와 그곳에 찾아든 서커스를 통하여 희망을 찾거나 혹은 현실에 눈뜨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잿빛 현실과 무지갯빛 꿈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내면을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아름답게 묘사한 예술성 높은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빼어난 조형성과 색감, 깊은 주제의식으로 ‘어린 독자에겐 너무 어렵고 깊은 심리적 접근을 하는 것이 유일한 흠’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키핑은 『찰리와 샬롯데와 황금 카나리아』(1967)와 『노상강도』(1981)로 케이트그린어웨이 메달을 두 차례 받았으며, 1988년 뇌종양을 앓는 가운데도 작업에 몰두하다가 예순여섯 살의 나이로 그의 작업실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열네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인쇄소에서 조판공으로 일하던 키핑은 2차대전 중이던 열여덟 살 때 군에 입대하였는데, 군 생활 중에 머리 부상을 입어 한동안 정신병 증세에 시달렸으며 이 경험은 완치된 뒤에도 그의 내면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1946년 전역을 한 뒤 리젠트 스트릿 폴리테크닉이라는 미술학교에 들어가 낮에는 가스 검침원 일을 하고 밤에는 그림 공부를 하며 3년 만에 학교를 마쳤습니다. 석판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키핑은 1952년부터 일간지「데일리 헤럴드」에 만화 연재를 시작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에 들어섰으며 이후 200여 권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1966년 그림책 『검은 돌리』의 출간을 시작으로 평생 22권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는데, 대부분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급속한 현대화 과정 속 대도시의 변화 한가운데 놓여 있는 어린이들의 내면 또는 자기 내면의 어린이를 그린 작품들입니다.
이 책 『빈터의 서커스』(1975) 또한 ‘현대화’가 도시 곳곳에 만들어놓은 황량한 빈터와 그곳에 찾아든 서커스를 통하여 희망을 찾거나 혹은 현실에 눈뜨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잿빛 현실과 무지갯빛 꿈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내면을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아름답게 묘사한 예술성 높은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빼어난 조형성과 색감, 깊은 주제의식으로 ‘어린 독자에겐 너무 어렵고 깊은 심리적 접근을 하는 것이 유일한 흠’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키핑은 『찰리와 샬롯데와 황금 카나리아』(1967)와 『노상강도』(1981)로 케이트그린어웨이 메달을 두 차례 받았으며, 1988년 뇌종양을 앓는 가운데도 작업에 몰두하다가 예순여섯 살의 나이로 그의 작업실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옮긴이 : 서애경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했습니다. 어린이책, 청소년책, 성인책을 두루 기획하며 만들었고 지금은 어린이책과 청소년책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피터 브라운의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 『선생님은 몬스터!』 『나랑 친구 하자!』와 『길거리 가수 새미』 『크리스마스 휴전』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빨간 모자』 『내가 영웅이라고?』 『폭포의 여왕』 『약속』 『레오, 나의 유령 친구』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찰스 키핑
찰스 키핑은 1924년 영국 런던의 람베스라는 허름한 동네에서 신문배급업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그다지 뛰어난 것 없는 아이였던 키핑은 다만 그림을 좋아하여 아버지가 가져다주는 가판 포스터 뒷면에 그림을 즐겨 그리곤 했습니다. 평범했던 그의 삶은 그러나 여덟 살 되던 해 아버지가 죽고 이어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남으로써 깊은 상처를 안게 되었습니다.
열네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인쇄소에서 조판공으로 일하던 키핑은 2차대전 중이던 열여덟 살 때 군에 입대하였는데, 군 생활 중에 머리 부상을 입어 한동안 정신병 증세에 시달렸으며 이 경험은 완치된 뒤에도 그의 내면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1946년 전역을 한 뒤 리젠트 스트릿 폴리테크닉이라는 미술학교에 들어가 낮에는 가스 검침원 일을 하고 밤에는 그림 공부를 하며 3년 만에 학교를 마쳤습니다. 석판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키핑은 1952년부터 일간지「데일리 헤럴드」에 만화 연재를 시작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에 들어섰으며 이후 200여 권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1966년 그림책 『검은 돌리』의 출간을 시작으로 평생 22권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는데, 대부분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급속한 현대화 과정 속 대도시의 변화 한가운데 놓여 있는 어린이들의 내면 또는 자기 내면의 어린이를 그린 작품들입니다.
이 책 『빈터의 서커스』(1975) 또한 ‘현대화’가 도시 곳곳에 만들어놓은 황량한 빈터와 그곳에 찾아든 서커스를 통하여 희망을 찾거나 혹은 현실에 눈뜨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잿빛 현실과 무지갯빛 꿈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내면을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아름답게 묘사한 예술성 높은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빼어난 조형성과 색감, 깊은 주제의식으로 ‘어린 독자에겐 너무 어렵고 깊은 심리적 접근을 하는 것이 유일한 흠’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키핑은 『찰리와 샬롯데와 황금 카나리아』(1967)와 『노상강도』(1981)로 케이트그린어웨이 메달을 두 차례 받았으며, 1988년 뇌종양을 앓는 가운데도 작업에 몰두하다가 예순여섯 살의 나이로 그의 작업실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열네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인쇄소에서 조판공으로 일하던 키핑은 2차대전 중이던 열여덟 살 때 군에 입대하였는데, 군 생활 중에 머리 부상을 입어 한동안 정신병 증세에 시달렸으며 이 경험은 완치된 뒤에도 그의 내면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1946년 전역을 한 뒤 리젠트 스트릿 폴리테크닉이라는 미술학교에 들어가 낮에는 가스 검침원 일을 하고 밤에는 그림 공부를 하며 3년 만에 학교를 마쳤습니다. 석판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키핑은 1952년부터 일간지「데일리 헤럴드」에 만화 연재를 시작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에 들어섰으며 이후 200여 권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1966년 그림책 『검은 돌리』의 출간을 시작으로 평생 22권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는데, 대부분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급속한 현대화 과정 속 대도시의 변화 한가운데 놓여 있는 어린이들의 내면 또는 자기 내면의 어린이를 그린 작품들입니다.
이 책 『빈터의 서커스』(1975) 또한 ‘현대화’가 도시 곳곳에 만들어놓은 황량한 빈터와 그곳에 찾아든 서커스를 통하여 희망을 찾거나 혹은 현실에 눈뜨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잿빛 현실과 무지갯빛 꿈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내면을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아름답게 묘사한 예술성 높은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빼어난 조형성과 색감, 깊은 주제의식으로 ‘어린 독자에겐 너무 어렵고 깊은 심리적 접근을 하는 것이 유일한 흠’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키핑은 『찰리와 샬롯데와 황금 카나리아』(1967)와 『노상강도』(1981)로 케이트그린어웨이 메달을 두 차례 받았으며, 1988년 뇌종양을 앓는 가운데도 작업에 몰두하다가 예순여섯 살의 나이로 그의 작업실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시리즈 22권. 저자 키핑이 어렸을 때 살던 런던의 정겨운 모습이 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지는 과정을 그려낸 책이다. 파라다이스 거리는 찰스 키핑의 어린 시절 런던 거리를 재현하는 것으로, 찰리와 샬럿, 그리고 금빛 카나리아가 함께 있던 공간으로, 사라져 버린 아이들의 놀이터로, 재개발된 도시의 잃어버린 옛 모습으로 등장한다. 시각적인 면에서도 40여 년 전의 작품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탁월한 색감과 현대적인 조형감각을 보여 주고 있다.
편집자 추천글
영국의 3대 그림책 작가, 찰스 키핑이 이야기하는
변해 가는 대도시 속 아이들의 상실과 희망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
대도시 런던에서의 어린 시절을 담은 자전적인 이야기
1967년, 찰스 키핑은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 Charley, Charlotte and the Golden Canary』를 출간합니다. 이 책을 출간한 옥스퍼드 출판사는 ‘도시 아이들에 대한 작가의 이해, 변해 가는 런던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키핑은 어렸을 때 살던 런던의 정겨운 모습이 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지는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찰스 키핑은 런던의 램베스Lambeth 거리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램베스 거리를 교차하는 또 하나의 거리로 올드 파라다이스 스트리트Old Paradise Street가 있었는데, 두 거리의 교차로에서 찰스 키핑의 할아버지인 잭 키핑Jack Keeping이 채소 장사를 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키핑은 이 거리의 서정을 스케치에 담아내곤 했습니다. 그야말로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떼어낼 수 없는 공간이었을 겁니다. 특히 키핑은 ‘파라다이스 거리(Old Paradise Street)’라는 이름의 이중적인 의미에 묘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파라다이스’ 거리에는 ‘공동묘지’가 있었지요. ‘죽으면 파라다이스로 간다’는 생각은 어린 키핑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같은 곳, 낙원(파라다이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 -그것이 비록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라 하더라도- 슬픔이나 우울, 고난 등의 제재들이 자연스럽게 다뤄지게 된 데에는 그의 이런 세계관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파라다이스’는 모종의 상징성과 유년의 기억을 담은 모습으로 찰스 키핑의 작품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 책에서도 파라다이스 거리는 찰스 키핑의 어린 시절 런던 거리를 재현하는 것으로, 찰리와 샬럿, 그리고 금빛 카나리아가 함께 있던 공간으로, 사라져 버린 아이들의 놀이터로, 재개발된 도시의 잃어버린 옛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지극히 현실적 화두를 담은 그림책 : 1967년의 키핑이 2010년을 사는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
- 도시화와 재개발 문제
찰리와 샬럿은 파라다이스 거리에서 함께 놀곤 했습니다. 거리에는 새를 파는 노점이 있었는데 꼭대기 새장에 있는 금빛 카나리아를 보며 노는 것을 특히 좋아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모든 것이 변합니다. 철거 회사 사람들이 거리로 들이닥쳐 오래된 건물들을 부수기 시작한 겁니다. 파라다이스 거리 1번지인 샬럿네 집이 첫 번째 차례였지요…….
키핑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다른 작품들 『낙원섬에서 생긴 일』, 『빈터의 서커스』, 『조지프의 마당』 등이 그러했고,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도 예외는 아니지요. 키핑은 이제 막 현대화, 도시화되기 시작한 런던, 당시 그 공간에서 느낀 것들을 그림책에 옮기고 있습니다.
“몇몇 옛날 거리들이 살아남긴 했지만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거대하고 새로운 ‘유리 세계’로 바뀌었죠. 어마어마하게 높은 고층 아파트가 있었지만, 제가 느끼기엔 비인간적이고 차가웠죠. 밤에 불이 켜지면 정말 아름다웠지만, 거기서 살고 싶지는 않았어요.” -찰스 키핑(더글라스 마틴, 『찰스 키핑,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삶』)
키핑도, 키핑의 책 속 주인공 찰리와 샬럿도 옛날 집이 무너졌을 땐 과거의 일부가 사라진 느낌이었을 겁니다. 아슬아슬한 유리 빌딩이나 고층 아파트보다 반짝이는 돌계단이 그리웠을지 모릅니다. 누추했지만 풍성했던 옛날 거리가 좋았겠지요. 각별한 의미였을 겁니다.
이 이야기가 작가의 개인사로만 읽히지 않는 것은 현대 사회의 아이들이야말로 끊임없는 개발 속에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의 공간이 지속되는 것을 보기가 어려울 겁니다. 무수한 개발 속에서 끊임없는 상실감을 겪게 될 겁니다. 도시화와 재개발은 결정권을 가진 어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결정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에게도 다른 의미의 숙제로 남습니다.
- 새로운 것이 빼앗아간 것
샬럿은 아파트 꼭대기로 이사한 뒤 거리로 나가 놀지 못하게 됩니다. 새장에 갇혀 지내는 금빛 카나리아는 아파트에 갇힌 샬럿과 닮아 있습니다. 책 속에서 금빛은 샬럿과 카나리아를 감싸며 이런 비유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옛날 거리의 참새들은 정말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리에서 노는 아이들도 그렇고요. 그러다 아파트를 올려다보게 되었어요. 작은 발코니에서 난간을 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이들을 보았어요. 아마 부모님이 거리로 내려가 놀지 말라고 했을 거예요. 그 애들은 안전했지만, 새장 속에 갇힌 거나 다름없었죠. 이삼십 층이나 되는 새장이요. 그 아이들과 새장의 카나리아는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있었죠. 새장 속 카나리아를 생각해 보세요. 완벽하게 행복해 보이죠. 편안하고, 주인이 늘 먹을 것을 주고…… 그렇지만 그런 종류의 생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반면 길거리 참새는 차에 치일 수도 있고, 겨울에 얼어 죽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훨씬 나은 삶이에요. 적어도 참새들은 자유로우니까요.” -찰스 키핑(더글라스 마틴,『찰스 키핑,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삶』)
키핑은 도시화와 현대화가 아이들의 정서나 자유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통찰하고 있었습니다. 개발을 위해 기존의 것을 부수고 거기 깃든 서정과 기억을 파괴하는 것에 관해, 새것과 개발에 집착하는 문명의 진행 방향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지요. 폭력적인 방식의 재개발과 도시화에 대해 현대를 사는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키핑은 묻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폭력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모든 것들’을 ‘아이들 삶의 일부’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 그러나, 회복을 이야기하는 키핑
카나리아는 새장 속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고양이의 공격이 있었지만 그 틈에 날아올라 찰리의 친구, 샬럿을 찾아 줍니다. 아파트에 갇힌 아이들을 풀어 주고픈 키핑의 소망이 담긴 것 아닐까요? 흔히들 키핑의 책이 우울하고 무겁다, 어렵다고들 하지만, 키핑은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근거 없는 낙관을 꺼려하면서도 삶의 굴곡 속에서 결국 회복과 평화, 기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파트 발코니에서지만 찰리와 샬럿과 금빛 카나리아의 우정을, 키핑은 지켜 주고 싶었나 봅니다.
새로운 기법, 표현 방식으로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 수상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는 시각적인 면에서도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그림책입니다. 40여 년 전의 작품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탁월한 색감과 현대적인 조형감각을 보여 주고 있지요.
키핑은 색을 분리하여 석판으로 찍어 낸 이미지 위에 따로 선을 그려 형태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왁스나 스펀지, 덧칠하기 등을 이용해 여러 가지 시각적 효과를 내기도 했지요. 이렇게 완성한 그림의 인쇄는 비엔나의 이름난 인쇄업자에게 맡겼습니다. 그리하여 현대의 인쇄 수준에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들어 낸 것이지요.
이처럼 독특한 그만의 기법은 이른바 ‘키핑 스타일’을 만들어 냈고, 이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는 1967년,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수여하는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몇십 년 전 도시 아이들의 이야기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여러모로 의미 있게 읽힐 것입니다. 그림책으로서 예술적인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거기서 다루고 있는 문제가 현대 우리 사회의 재개발 문제와 너무나도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1967년의 키핑이 건네는 이야기에서 2010년을 사는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변해 가는 대도시 속 아이들의 상실과 희망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
대도시 런던에서의 어린 시절을 담은 자전적인 이야기
1967년, 찰스 키핑은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 Charley, Charlotte and the Golden Canary』를 출간합니다. 이 책을 출간한 옥스퍼드 출판사는 ‘도시 아이들에 대한 작가의 이해, 변해 가는 런던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키핑은 어렸을 때 살던 런던의 정겨운 모습이 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지는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찰스 키핑은 런던의 램베스Lambeth 거리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램베스 거리를 교차하는 또 하나의 거리로 올드 파라다이스 스트리트Old Paradise Street가 있었는데, 두 거리의 교차로에서 찰스 키핑의 할아버지인 잭 키핑Jack Keeping이 채소 장사를 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키핑은 이 거리의 서정을 스케치에 담아내곤 했습니다. 그야말로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떼어낼 수 없는 공간이었을 겁니다. 특히 키핑은 ‘파라다이스 거리(Old Paradise Street)’라는 이름의 이중적인 의미에 묘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파라다이스’ 거리에는 ‘공동묘지’가 있었지요. ‘죽으면 파라다이스로 간다’는 생각은 어린 키핑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같은 곳, 낙원(파라다이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 -그것이 비록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라 하더라도- 슬픔이나 우울, 고난 등의 제재들이 자연스럽게 다뤄지게 된 데에는 그의 이런 세계관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파라다이스’는 모종의 상징성과 유년의 기억을 담은 모습으로 찰스 키핑의 작품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 책에서도 파라다이스 거리는 찰스 키핑의 어린 시절 런던 거리를 재현하는 것으로, 찰리와 샬럿, 그리고 금빛 카나리아가 함께 있던 공간으로, 사라져 버린 아이들의 놀이터로, 재개발된 도시의 잃어버린 옛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지극히 현실적 화두를 담은 그림책 : 1967년의 키핑이 2010년을 사는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
- 도시화와 재개발 문제
찰리와 샬럿은 파라다이스 거리에서 함께 놀곤 했습니다. 거리에는 새를 파는 노점이 있었는데 꼭대기 새장에 있는 금빛 카나리아를 보며 노는 것을 특히 좋아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모든 것이 변합니다. 철거 회사 사람들이 거리로 들이닥쳐 오래된 건물들을 부수기 시작한 겁니다. 파라다이스 거리 1번지인 샬럿네 집이 첫 번째 차례였지요…….
키핑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다른 작품들 『낙원섬에서 생긴 일』, 『빈터의 서커스』, 『조지프의 마당』 등이 그러했고,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도 예외는 아니지요. 키핑은 이제 막 현대화, 도시화되기 시작한 런던, 당시 그 공간에서 느낀 것들을 그림책에 옮기고 있습니다.
“몇몇 옛날 거리들이 살아남긴 했지만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거대하고 새로운 ‘유리 세계’로 바뀌었죠. 어마어마하게 높은 고층 아파트가 있었지만, 제가 느끼기엔 비인간적이고 차가웠죠. 밤에 불이 켜지면 정말 아름다웠지만, 거기서 살고 싶지는 않았어요.” -찰스 키핑(더글라스 마틴, 『찰스 키핑,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삶』)
키핑도, 키핑의 책 속 주인공 찰리와 샬럿도 옛날 집이 무너졌을 땐 과거의 일부가 사라진 느낌이었을 겁니다. 아슬아슬한 유리 빌딩이나 고층 아파트보다 반짝이는 돌계단이 그리웠을지 모릅니다. 누추했지만 풍성했던 옛날 거리가 좋았겠지요. 각별한 의미였을 겁니다.
이 이야기가 작가의 개인사로만 읽히지 않는 것은 현대 사회의 아이들이야말로 끊임없는 개발 속에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의 공간이 지속되는 것을 보기가 어려울 겁니다. 무수한 개발 속에서 끊임없는 상실감을 겪게 될 겁니다. 도시화와 재개발은 결정권을 가진 어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결정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에게도 다른 의미의 숙제로 남습니다.
- 새로운 것이 빼앗아간 것
샬럿은 아파트 꼭대기로 이사한 뒤 거리로 나가 놀지 못하게 됩니다. 새장에 갇혀 지내는 금빛 카나리아는 아파트에 갇힌 샬럿과 닮아 있습니다. 책 속에서 금빛은 샬럿과 카나리아를 감싸며 이런 비유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옛날 거리의 참새들은 정말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리에서 노는 아이들도 그렇고요. 그러다 아파트를 올려다보게 되었어요. 작은 발코니에서 난간을 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이들을 보았어요. 아마 부모님이 거리로 내려가 놀지 말라고 했을 거예요. 그 애들은 안전했지만, 새장 속에 갇힌 거나 다름없었죠. 이삼십 층이나 되는 새장이요. 그 아이들과 새장의 카나리아는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있었죠. 새장 속 카나리아를 생각해 보세요. 완벽하게 행복해 보이죠. 편안하고, 주인이 늘 먹을 것을 주고…… 그렇지만 그런 종류의 생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반면 길거리 참새는 차에 치일 수도 있고, 겨울에 얼어 죽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훨씬 나은 삶이에요. 적어도 참새들은 자유로우니까요.” -찰스 키핑(더글라스 마틴,『찰스 키핑,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삶』)
키핑은 도시화와 현대화가 아이들의 정서나 자유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통찰하고 있었습니다. 개발을 위해 기존의 것을 부수고 거기 깃든 서정과 기억을 파괴하는 것에 관해, 새것과 개발에 집착하는 문명의 진행 방향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지요. 폭력적인 방식의 재개발과 도시화에 대해 현대를 사는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키핑은 묻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폭력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모든 것들’을 ‘아이들 삶의 일부’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 그러나, 회복을 이야기하는 키핑
카나리아는 새장 속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고양이의 공격이 있었지만 그 틈에 날아올라 찰리의 친구, 샬럿을 찾아 줍니다. 아파트에 갇힌 아이들을 풀어 주고픈 키핑의 소망이 담긴 것 아닐까요? 흔히들 키핑의 책이 우울하고 무겁다, 어렵다고들 하지만, 키핑은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근거 없는 낙관을 꺼려하면서도 삶의 굴곡 속에서 결국 회복과 평화, 기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파트 발코니에서지만 찰리와 샬럿과 금빛 카나리아의 우정을, 키핑은 지켜 주고 싶었나 봅니다.
새로운 기법, 표현 방식으로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 수상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는 시각적인 면에서도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그림책입니다. 40여 년 전의 작품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탁월한 색감과 현대적인 조형감각을 보여 주고 있지요.
키핑은 색을 분리하여 석판으로 찍어 낸 이미지 위에 따로 선을 그려 형태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왁스나 스펀지, 덧칠하기 등을 이용해 여러 가지 시각적 효과를 내기도 했지요. 이렇게 완성한 그림의 인쇄는 비엔나의 이름난 인쇄업자에게 맡겼습니다. 그리하여 현대의 인쇄 수준에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들어 낸 것이지요.
이처럼 독특한 그만의 기법은 이른바 ‘키핑 스타일’을 만들어 냈고, 이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는 1967년,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수여하는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몇십 년 전 도시 아이들의 이야기 『찰리, 샬럿, 금빛 카나리아』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여러모로 의미 있게 읽힐 것입니다. 그림책으로서 예술적인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거기서 다루고 있는 문제가 현대 우리 사회의 재개발 문제와 너무나도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1967년의 키핑이 건네는 이야기에서 2010년을 사는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