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핀볼이 아니다 (사계절 아동문고 77)
- 1392
• 지은이 : 베치 바이어스
• 옮긴이 : 김영욱
• 가격 : 8,000원
• 책꼴/쪽수 :
225*153mm, 168쪽
• 펴낸날 : 2010-01-29
• ISBN : 9788958284390
• 십진분류 : 문학 > 영미문학 (84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어린이도서연구회,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 태그 : #초등 #고학년 #가족 #희망 #우정 #친구 #청소년
저자소개
지은이 : 베치 바이어스
192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났다. 1962년 첫 책을 낸 이래로 60여 권의 어린이책을 냈고 19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열네 살의 여름』으로 뉴베리상을 받았고, 『우리는 핀볼이 아니다』로 미국 도서관협회상을, 『밤에 수영하는 사람들』로 아메리칸북어워드와 페어런츠초이스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내 동생 앤트』, 『검은 여우』, 『앨피의 다락방』 등이 있다.
옮긴이 : 김영욱
서울에서 태어나 교육학과 영문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아동문학과 문화콘텐츠를 연구하고 있다. 한동안 EBS와 충주 MBC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어린이책을 소개하는 고정 게스트로 출연했고, YES24와 교보문고 온라인을 통해 그림책을 소개하는 칼럼을 썼다. 작품으로는 동화 『책벌레 대소동』이 있으며, 어른들에게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 주는 『그림책, 음악을 만나다』가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미국 도서관협회상을 수상한 베치 바이어스의 소설. 생생히 살아 있는 세 아이의 캐릭터가 가장 큰 뼈대가 되는 작품이다. 매력적이면서 까칠한 칼리, 극단적이고 비극적 상황에 처한 하비, 아홉 살이나 되었어도 이제 막 세상의 걸음마를 시작한 토머스 제이. 세 아이는 자신들의 원래 집을 떠나 낯설고 새로운 집에 둥지를 튼다.
칼리와 하비, 토머스 제이는 메이슨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위탁 가정에서 만났다. 나이도 다르고 가족과 살아온 배경도 다 다르다.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낯선 이의 보호를 받으려 모인 것이다. 세 아이에게 집이란 바깥보다 더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공간이었다. 이들에게 메이슨 아주머니네 집은 아늑하고 진정한 보호처가 되어 준다.
칼리와 하비, 토머스 제이는 메이슨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위탁 가정에서 만났다. 나이도 다르고 가족과 살아온 배경도 다 다르다.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낯선 이의 보호를 받으려 모인 것이다. 세 아이에게 집이란 바깥보다 더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공간이었다. 이들에게 메이슨 아주머니네 집은 아늑하고 진정한 보호처가 되어 준다.
편집자 추천글
베치 바이어스의 아이들
엄마 아빠가 유럽 자전거 여행을 떠나면서 어쩔 수 없이 시골 이모댁에 가야 했던 톰. 겁 많고 숫기 없는 도시 소년 톰은 시골 생활이 따분하고 지루하기만 하다. 이야기 나눌 친구도 없는 시골에서 톰은 검은 여우를 만나 감정적 교류를 나눈다.(『검은 여우』) 앨피는 언제나 다락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만화 그리기에 열중한다. 만화가를 꿈꾸는 앨피는 방과 후 같이 놀자는 친구도 따돌리면서까지 만화와 다락방이라는 공간에 집착한다.(『앨피의 다락방』) 친아빠는 본 적도 없고 세 번째 아빠한테 맞아서 위탁가정에 오게 된 칼리, 엄마는 공동체단체로 떠나고 없고, 친아빠가 운전한 차에 치여 두 다리가 부러진 하비, 부모에게 버려져 여든이 넘은 고령의 쌍둥이 할머니들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토머스 제이.(『우리는 핀볼이 아니다』)
베치 바이어스Betsy Byars의 아이들은 마치 같은 유전자에서 나온 듯이 소심하고 숫기 없고 내버려진 경우가 많다. 베치 바이어스는 세상에 얼핏 가려진 아이들에게 시선을 맞추고 그 아이들의 침묵을 읽어내는 작가이다. 베치 바이어스의 책을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으면 작가가 그런 아이들의 등을 가만히 토닥이는 게 느껴진다. 독자 또한 그 토닥임을 받는 듯하다. 이번에 출간된 『우리는 핀볼이 아니다』(The Pinballs) 역시 작가 특유의 치유 요법이 들어 있는 작품이다.
절망 끝에서 만난 세 아이, 칼리, 하비, 토머스 제이
칼리와 하비, 토머스 제이는 메이슨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위탁 가정에서 만났다. 나이도 다르고 가족과 살아온 배경도 다 다르다.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낯선 이의 보호를 받으려 모인 것이다. 그래서 초반엔 다들 날카롭고 예민하다. 특히 새아빠한테 맞고 나서 이중바닥 냄비로 새아빠를 패고 온 칼리는 하비와 토머스 제이가 자기보다 어리고 대화 상대가 안 된다는 것부터 못마땅했다. 배다른 자매들과 침대를 나눠 써야 했고, 먹을 게 있으면 뺏기기 전에 후딱 먹어치워야 하는 가정에서 자란 칼리는 타인한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먼저 공격하는 아이다. 그래서 메이슨 아주머니가 칼리에게 하비를 도와주라 했을 때도 칼리는 톡 쏘아붙인다.
“아니요, 제 말을 들어 보세요. 하비와 저, 토머스 제이는 꼭 핀볼 같아요. 우리가 준비되어 있든 아니든, 사람들이 동전을 넣고 단추를 누르면 튕겨져 나와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엔 구멍 속에서 끝장나고 마는 핀볼 같은 신세예요. 그게 전부라고요.”
칼리는 스스로를 타인의 조정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신세라고 말한다. 위탁 가정에 오게 된 것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이었다. 사회 복지사 말에 따르면 ‘집안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위탁 가정에 머물러야 한다. 칼리에겐 늙은이가 될 때까지 집에 못 간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런 칼리가 변하게 된 것은 엉뚱하게도 하비와 토머스 제이 덕분이다. 상처투성이인 아이들이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하비는 집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며 저녁마다 후라이드 치킨으로 끼니를 때우고 살았던 외로운 아이였다. 작문으로 상을 받게 된 날, 아빠가 학교까지 태워다 주리라 철석같이 믿었는데 술에 취한 아빠는 하비를 태워 주기는커녕 실수로 하비를 차로 치었다. 휠체어를 타고 위탁 가정에 오게 된 하비는 여러 가지 목록을 만들면서 시간을 버티고 버지니아로 떠난 엄마를 그리워한다. 칼리의 조언으로 하비가 만드는 목록은 이런 것들이다. ‘내게 일어났던 나쁜 일들’ ‘엄마가 깨뜨린 약속’ ‘원하지도 않았는데 받은 선물’ ‘유명해질 수 있는 15분이 주어진다면 어떤 식으로 유명해지고 싶은가’ 등등. 하비는 이런 목록들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엄마도 이런 목록을 만들었더라면 자아를 찾아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리의 상태가 심각해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지만 칼리와 토머스 제이의 깜짝 생일선물로 많은 위안을 받는다.
토머스 제이는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 채 쌍둥이 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귀가 멀어 잘 못 알아듣는 할머니들 때문에 언제나 목소리를 키워야 했고, 남들과 얘기해 본 경험이 적어 대화법이 어눌한 아이다. 할머니들이 함께 엉덩이뼈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처음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노출이 된 아이. 토머스 제이는 자식을 더 좋은 가정으로 보내려고 친엄마가 갓 태어난 모세를 바구니에 담아 물에 띄워 보냈다는 성경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할머니들 품에서 떠나 토머스 제이는 위탁 가정에 와서야 비로소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생일이 언제인지 나이가 정확하게 몇인지도 모르던 아이가 칼리의 제안으로 생일과 나이도 얻게 된다. 하비의 선물로 칼리와 함께 예쁜 강아지를 구하러 다니기도 하고, 새학기가 되면 인근 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토머스 제이에게 메이슨 아주머니의 위탁 가정은 진정한 집의 역할을 해 준다.
까칠했던 칼리는 메이슨 아주머니 말대로 강했고, 하비와 토머스 제이를 동생처럼 돌봐줄 줄도 알았다. 또한 자기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비록 아무도 없을지라도 스스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깨닫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핀볼이 아니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
“……여기 온 첫날부터 난 줄곧 도망칠 궁리만 했어. 그런데 한 번도 도망치지 않았어.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내 인생에 대한 결정은 내가 내려야 하는 걸 깨달았어. 지금 난 새 학교에서 열심히 노력하기로 마음먹었어. ……노력하는 한 우리는 핀볼이 아닌 거야.”
어른의 도움 없이도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렇듯 칼리 역시 하비와 토머스 제이와 부딪치면서 스스로를 인정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진정한 집을 얻게 된 아이들
『우리는 핀볼이 아니다』는 생생히 살아 있는 세 아이의 캐릭터가 작품의 가장 큰 뼈대가 된다. 매력적이면서 까칠한 칼리, 극단적이고 비극적 상황에 처한 하비, 아홉 살이나 되었어도 이제 막 세상의 걸음마를 시작한 토머스 제이. 세 아이는 자신들의 원래 집을 떠나 낯설고 새로운 집에 둥지를 틀었다. 무릇 집이란 든든한 가족의 울타리로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켜 주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세 아이에게 집이란 바깥보다 더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공간이었다. 이들에게 메이슨 아주머니네 집은 아늑하고 진정한 보호처가 되어 준다. 그래서 “집에 가자.” 라는 칼리의 마지막 말을 읽고 책을 덮으면 가슴이 싸하면서 뭉클해진다. 아이들은 언제 다시 돌아갈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 진정한 집을 찾은 것이다.
엄마 아빠가 유럽 자전거 여행을 떠나면서 어쩔 수 없이 시골 이모댁에 가야 했던 톰. 겁 많고 숫기 없는 도시 소년 톰은 시골 생활이 따분하고 지루하기만 하다. 이야기 나눌 친구도 없는 시골에서 톰은 검은 여우를 만나 감정적 교류를 나눈다.(『검은 여우』) 앨피는 언제나 다락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만화 그리기에 열중한다. 만화가를 꿈꾸는 앨피는 방과 후 같이 놀자는 친구도 따돌리면서까지 만화와 다락방이라는 공간에 집착한다.(『앨피의 다락방』) 친아빠는 본 적도 없고 세 번째 아빠한테 맞아서 위탁가정에 오게 된 칼리, 엄마는 공동체단체로 떠나고 없고, 친아빠가 운전한 차에 치여 두 다리가 부러진 하비, 부모에게 버려져 여든이 넘은 고령의 쌍둥이 할머니들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토머스 제이.(『우리는 핀볼이 아니다』)
베치 바이어스Betsy Byars의 아이들은 마치 같은 유전자에서 나온 듯이 소심하고 숫기 없고 내버려진 경우가 많다. 베치 바이어스는 세상에 얼핏 가려진 아이들에게 시선을 맞추고 그 아이들의 침묵을 읽어내는 작가이다. 베치 바이어스의 책을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으면 작가가 그런 아이들의 등을 가만히 토닥이는 게 느껴진다. 독자 또한 그 토닥임을 받는 듯하다. 이번에 출간된 『우리는 핀볼이 아니다』(The Pinballs) 역시 작가 특유의 치유 요법이 들어 있는 작품이다.
절망 끝에서 만난 세 아이, 칼리, 하비, 토머스 제이
칼리와 하비, 토머스 제이는 메이슨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위탁 가정에서 만났다. 나이도 다르고 가족과 살아온 배경도 다 다르다.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낯선 이의 보호를 받으려 모인 것이다. 그래서 초반엔 다들 날카롭고 예민하다. 특히 새아빠한테 맞고 나서 이중바닥 냄비로 새아빠를 패고 온 칼리는 하비와 토머스 제이가 자기보다 어리고 대화 상대가 안 된다는 것부터 못마땅했다. 배다른 자매들과 침대를 나눠 써야 했고, 먹을 게 있으면 뺏기기 전에 후딱 먹어치워야 하는 가정에서 자란 칼리는 타인한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먼저 공격하는 아이다. 그래서 메이슨 아주머니가 칼리에게 하비를 도와주라 했을 때도 칼리는 톡 쏘아붙인다.
“아니요, 제 말을 들어 보세요. 하비와 저, 토머스 제이는 꼭 핀볼 같아요. 우리가 준비되어 있든 아니든, 사람들이 동전을 넣고 단추를 누르면 튕겨져 나와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엔 구멍 속에서 끝장나고 마는 핀볼 같은 신세예요. 그게 전부라고요.”
칼리는 스스로를 타인의 조정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신세라고 말한다. 위탁 가정에 오게 된 것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이었다. 사회 복지사 말에 따르면 ‘집안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위탁 가정에 머물러야 한다. 칼리에겐 늙은이가 될 때까지 집에 못 간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런 칼리가 변하게 된 것은 엉뚱하게도 하비와 토머스 제이 덕분이다. 상처투성이인 아이들이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하비는 집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며 저녁마다 후라이드 치킨으로 끼니를 때우고 살았던 외로운 아이였다. 작문으로 상을 받게 된 날, 아빠가 학교까지 태워다 주리라 철석같이 믿었는데 술에 취한 아빠는 하비를 태워 주기는커녕 실수로 하비를 차로 치었다. 휠체어를 타고 위탁 가정에 오게 된 하비는 여러 가지 목록을 만들면서 시간을 버티고 버지니아로 떠난 엄마를 그리워한다. 칼리의 조언으로 하비가 만드는 목록은 이런 것들이다. ‘내게 일어났던 나쁜 일들’ ‘엄마가 깨뜨린 약속’ ‘원하지도 않았는데 받은 선물’ ‘유명해질 수 있는 15분이 주어진다면 어떤 식으로 유명해지고 싶은가’ 등등. 하비는 이런 목록들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엄마도 이런 목록을 만들었더라면 자아를 찾아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리의 상태가 심각해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지만 칼리와 토머스 제이의 깜짝 생일선물로 많은 위안을 받는다.
토머스 제이는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 채 쌍둥이 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귀가 멀어 잘 못 알아듣는 할머니들 때문에 언제나 목소리를 키워야 했고, 남들과 얘기해 본 경험이 적어 대화법이 어눌한 아이다. 할머니들이 함께 엉덩이뼈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처음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노출이 된 아이. 토머스 제이는 자식을 더 좋은 가정으로 보내려고 친엄마가 갓 태어난 모세를 바구니에 담아 물에 띄워 보냈다는 성경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할머니들 품에서 떠나 토머스 제이는 위탁 가정에 와서야 비로소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생일이 언제인지 나이가 정확하게 몇인지도 모르던 아이가 칼리의 제안으로 생일과 나이도 얻게 된다. 하비의 선물로 칼리와 함께 예쁜 강아지를 구하러 다니기도 하고, 새학기가 되면 인근 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토머스 제이에게 메이슨 아주머니의 위탁 가정은 진정한 집의 역할을 해 준다.
까칠했던 칼리는 메이슨 아주머니 말대로 강했고, 하비와 토머스 제이를 동생처럼 돌봐줄 줄도 알았다. 또한 자기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비록 아무도 없을지라도 스스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깨닫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핀볼이 아니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
“……여기 온 첫날부터 난 줄곧 도망칠 궁리만 했어. 그런데 한 번도 도망치지 않았어.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내 인생에 대한 결정은 내가 내려야 하는 걸 깨달았어. 지금 난 새 학교에서 열심히 노력하기로 마음먹었어. ……노력하는 한 우리는 핀볼이 아닌 거야.”
어른의 도움 없이도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렇듯 칼리 역시 하비와 토머스 제이와 부딪치면서 스스로를 인정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진정한 집을 얻게 된 아이들
『우리는 핀볼이 아니다』는 생생히 살아 있는 세 아이의 캐릭터가 작품의 가장 큰 뼈대가 된다. 매력적이면서 까칠한 칼리, 극단적이고 비극적 상황에 처한 하비, 아홉 살이나 되었어도 이제 막 세상의 걸음마를 시작한 토머스 제이. 세 아이는 자신들의 원래 집을 떠나 낯설고 새로운 집에 둥지를 틀었다. 무릇 집이란 든든한 가족의 울타리로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켜 주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세 아이에게 집이란 바깥보다 더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공간이었다. 이들에게 메이슨 아주머니네 집은 아늑하고 진정한 보호처가 되어 준다. 그래서 “집에 가자.” 라는 칼리의 마지막 말을 읽고 책을 덮으면 가슴이 싸하면서 뭉클해진다. 아이들은 언제 다시 돌아갈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 진정한 집을 찾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