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 (사계절1318문고 38)
- 1707
• 지은이 : 박상률
• 가격 : 10,800원
• 책꼴/쪽수 :
226*142mm, 167쪽
• 펴낸날 : 2006-04-15
• ISBN : 9788958281658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추천기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구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아침독서운동, 학교도서관을사랑하는사람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5. 18 기념재단 지원도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5. 18 기념재단 지원도서
• 태그 : #청소년 #1318 #소설 #광주항쟁 #역사 #근대사 #개인 #사회
저자소개
지은이 : 박상률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동양문학”에 희곡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6년엔 ”문학의 해 기념 불교문학상” 희곡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형태의 글쓰기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삶을 그려 내기 위해 애쓰는 한편, 숭의여자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지도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시집 『진도아리랑』, 장편소설 『봄바람』『나는 아름답다』『밥이 끓는 시간』, 희곡집 『풍경 소리』, 동화책 『바람으로 남은 엄마』『까치학교』『구멍 속 나라』『미리 쓰는 방학 일기』 들을 썼습니다.
시집 『진도아리랑』, 장편소설 『봄바람』『나는 아름답다』『밥이 끓는 시간』, 희곡집 『풍경 소리』, 동화책 『바람으로 남은 엄마』『까치학교』『구멍 속 나라』『미리 쓰는 방학 일기』 들을 썼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시와 소설 그리고 청소년문학과 동화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 박상률이 ‘그해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다시금 꺼내들었다. 그 동안 문학이 광주를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유독 청소년들에게 광주를 기억하게 하는 혹은 새로이 알게 하는 제대로 된 작품은 없었다. 이제 문학이 청소년들에게 ‘광주’를 들려줄 때라고 생각했을까. 작가는 시대의 야만과 소용돌이 속에서 한 평범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부서지고 뒤틀리는지, 나아가 송두리째 뒤엎어지는지를 이제 막 스무 살에 들어선 청년 ‘영균’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청년을 통해 청소년들에게는 이미 ‘역사 저편으로 사라진 광주’를 ‘역사를 넘어선 광주’가 되도록 하고 있다.
편집자 추천글
>> 빛고을 광주, 그로부터 26년
해마다 5월은 어김없이 온다. 그런데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가족의 달’이 되기도 하고 ‘어린이 달’이 되기도 하는 5월이, 어떤 이들에게는 ‘그 해 광주’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아픈 달이 되기도 한다. 『봄바람』『나는 아름답다』와 같은 작품을 발표해 청소년문학 작가로 자리매김해 온 작가 박상률에게, 5월은 아무리 해를 거듭해도 늘 ‘아픈’ 달이다.
그는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의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1980년 5월, 그 해 봄날 이후 빛고을 광주 사람들 가운데에선 삶의 물줄기가 바뀐 이들이 많다. 가장 많이 바뀐 이는 이 세상이 아닌 저세상으로 떠난 사람들이고, 다음으론 그 곳에 아직 살아도 그 때의 깊디깊은 상처 때문에 현실의 삶에서 밀려난 사람들이고, 마지막으론 그 해 봄날의 일을 견딜 수 없어 빛고을을 떠나 다른 데에서 삶의 터를 다시 닦은 사람들이다.” 작가 자신은 광주를 떠나 다른 곳으로 삶의 터를 옮긴 사람 축에 들지만, 어쩌다가 몰라볼 만큼 변한 그 도시의 풍경을 보아도 ‘그 해 봄날’의 모습이 그대로 떠오르면서 지금의 풍경 위에 막무가내로 덮어씌워진다고 한다. 작가의 말마따나 그의 기억은 사반세기 전의 시간, 바로 그곳에 멈추어 있는 것이다.
>> 이제 문학이 청소년들에게 ‘광주’를 들려줄 때다
그런데 왜 5월이 “아픈” 달인가? 무엇이 어떻게 아프다는 것인가? 더구나 꼭두새벽에 무거운 가방을 둘러메고 꾸역꾸역 학교로 향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5월의 아픔’을 아느냐고 물을 수 있을까? 작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해 마치 작가의 세대가 4ㆍ19나 6ㆍ25를 두고 느끼는 거리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을 것임을 잘 알았을 터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거리감은 문학으로 좁힐 수 있다는 신념으로, 다시 꺼내어 살피는 것조차 힘든 그 때의 정서들을 작품속으로 불러들였다.
작가는 시대의 야만과 소용돌이 속에서 한 평범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부서지고 뒤틀리는지, 나아가 송두리째 뒤엎어지는지를 이제 막 스무 살에 들어선 청년 ‘영균’을 통해 보여준다. 영균은 생활을 이끌어 나가는 것조차 버거워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길을 돌릴 새도 없는 고학생이다. 그렇지만 그 해 5월의 야만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무차별적인 것이었고, 작가는 바로 거기에 주목하여 청소년 독자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주인공 영균은 고학을 하며 야간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이다. 운동권 학생도 아니고, 재야인사도 아니다. 그러나 영균은 5월 광주의 그 현장에서 죽고 만다. 영균의 어머니 월산댁은 아들의 장례까지 치렀건만 절대로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들의 흔적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 다니고, 급기야는 아들이 다니던 철물점과 학교에 가 보기까지 한다. 틀림없이 아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아들은 만날 수 없다. 마침내 월산댁은 영균의 무덤으로 간다. 평소에 아들이 즐겨 입던 옷과 좋아하던 김밥을 무덤에 갖다 놓고 아들에게 어서 나오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균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 나올 수가 없다. 답답해진 월산댁은 무덤을 마구 파헤친다. 그러나 월산댁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들이 아니고, 아들의 몸이 썩어가고 있는 냄새이다. 여물다 만 반달만이 월산댁과 영균의 만남을 밤새 지켜본다.
작가는 영균이어도 좋고 아무개여도 좋을 수많은 역사의 희생양들을 ‘너’로 상정하여, ‘너’에 대한 갖가지 술회와 ‘너’의 어머니 월산댁의 상황을 격장으로 진술하는 독특한 전개방식을 택하였다. 시로 등단한 작가답게 시로 이루어진 첫 장과 마지막 장이 잘 고안된 데칼코마니처럼 작품을 열고 닫는다.
>> ‘역사가 된 광주’를 ‘역사를 넘어선 광주’로
작품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이구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E. H. 카의 명제를 언급한다. 지난 시대를 돌아보고 오늘의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 역사 배우기의 의의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이구는 역사 배우기를 아무리 충실히 하더라도 충족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점도 짚는다. 어머니의 물큰한 젖냄새, 전학 온 여자애를 보고 두근거리는 소년의 애틋한 마음 같은 것을 거기서 어떻게 배우느냐는 것이다. “문학은 모든 것을 다 말하지 않으면서 모두 다 말한 것보다 더 진하게 사람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고, 성긴 역사의 그물이 놓쳐 버린 상처와 흥분과 분노와 슬픔과 희망까지도 독자의 가슴에 촘촘히 수놓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의 꿈과 성장을 그린 작품을 여럿 써 온 작가 박상률은 ‘역사가 된 광주’를 ‘역사를 넘어선 광주’로 더 뜨겁게 느끼게 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라고 말이다. 그 일이 있은 후 문학이 가장 먼저 ‘광주’를 증언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광주를 다룬 본격적인 작품은 전무하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광주 이야기를 만날 청소년들에게 문학 고유의 방식으로 말 걸기를 시도한 이 작품은 그래서 소중하다.
이 책이 5ㆍ18 기념재단의 지원을 받은 것은 역시 광주의 문제를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청소년 독자들은 역사 교과서의 한 갈피에 자리잡은 광주 사건을 오늘의 현장으로 불러들여 스스로 ‘광주’의 의미를 묻게 될 것이다.
해마다 5월은 어김없이 온다. 그런데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가족의 달’이 되기도 하고 ‘어린이 달’이 되기도 하는 5월이, 어떤 이들에게는 ‘그 해 광주’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아픈 달이 되기도 한다. 『봄바람』『나는 아름답다』와 같은 작품을 발표해 청소년문학 작가로 자리매김해 온 작가 박상률에게, 5월은 아무리 해를 거듭해도 늘 ‘아픈’ 달이다.
그는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의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1980년 5월, 그 해 봄날 이후 빛고을 광주 사람들 가운데에선 삶의 물줄기가 바뀐 이들이 많다. 가장 많이 바뀐 이는 이 세상이 아닌 저세상으로 떠난 사람들이고, 다음으론 그 곳에 아직 살아도 그 때의 깊디깊은 상처 때문에 현실의 삶에서 밀려난 사람들이고, 마지막으론 그 해 봄날의 일을 견딜 수 없어 빛고을을 떠나 다른 데에서 삶의 터를 다시 닦은 사람들이다.” 작가 자신은 광주를 떠나 다른 곳으로 삶의 터를 옮긴 사람 축에 들지만, 어쩌다가 몰라볼 만큼 변한 그 도시의 풍경을 보아도 ‘그 해 봄날’의 모습이 그대로 떠오르면서 지금의 풍경 위에 막무가내로 덮어씌워진다고 한다. 작가의 말마따나 그의 기억은 사반세기 전의 시간, 바로 그곳에 멈추어 있는 것이다.
>> 이제 문학이 청소년들에게 ‘광주’를 들려줄 때다
그런데 왜 5월이 “아픈” 달인가? 무엇이 어떻게 아프다는 것인가? 더구나 꼭두새벽에 무거운 가방을 둘러메고 꾸역꾸역 학교로 향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5월의 아픔’을 아느냐고 물을 수 있을까? 작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해 마치 작가의 세대가 4ㆍ19나 6ㆍ25를 두고 느끼는 거리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을 것임을 잘 알았을 터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거리감은 문학으로 좁힐 수 있다는 신념으로, 다시 꺼내어 살피는 것조차 힘든 그 때의 정서들을 작품속으로 불러들였다.
작가는 시대의 야만과 소용돌이 속에서 한 평범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부서지고 뒤틀리는지, 나아가 송두리째 뒤엎어지는지를 이제 막 스무 살에 들어선 청년 ‘영균’을 통해 보여준다. 영균은 생활을 이끌어 나가는 것조차 버거워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길을 돌릴 새도 없는 고학생이다. 그렇지만 그 해 5월의 야만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무차별적인 것이었고, 작가는 바로 거기에 주목하여 청소년 독자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주인공 영균은 고학을 하며 야간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이다. 운동권 학생도 아니고, 재야인사도 아니다. 그러나 영균은 5월 광주의 그 현장에서 죽고 만다. 영균의 어머니 월산댁은 아들의 장례까지 치렀건만 절대로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들의 흔적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 다니고, 급기야는 아들이 다니던 철물점과 학교에 가 보기까지 한다. 틀림없이 아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아들은 만날 수 없다. 마침내 월산댁은 영균의 무덤으로 간다. 평소에 아들이 즐겨 입던 옷과 좋아하던 김밥을 무덤에 갖다 놓고 아들에게 어서 나오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균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 나올 수가 없다. 답답해진 월산댁은 무덤을 마구 파헤친다. 그러나 월산댁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들이 아니고, 아들의 몸이 썩어가고 있는 냄새이다. 여물다 만 반달만이 월산댁과 영균의 만남을 밤새 지켜본다.
작가는 영균이어도 좋고 아무개여도 좋을 수많은 역사의 희생양들을 ‘너’로 상정하여, ‘너’에 대한 갖가지 술회와 ‘너’의 어머니 월산댁의 상황을 격장으로 진술하는 독특한 전개방식을 택하였다. 시로 등단한 작가답게 시로 이루어진 첫 장과 마지막 장이 잘 고안된 데칼코마니처럼 작품을 열고 닫는다.
>> ‘역사가 된 광주’를 ‘역사를 넘어선 광주’로
작품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이구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E. H. 카의 명제를 언급한다. 지난 시대를 돌아보고 오늘의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 역사 배우기의 의의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이구는 역사 배우기를 아무리 충실히 하더라도 충족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점도 짚는다. 어머니의 물큰한 젖냄새, 전학 온 여자애를 보고 두근거리는 소년의 애틋한 마음 같은 것을 거기서 어떻게 배우느냐는 것이다. “문학은 모든 것을 다 말하지 않으면서 모두 다 말한 것보다 더 진하게 사람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고, 성긴 역사의 그물이 놓쳐 버린 상처와 흥분과 분노와 슬픔과 희망까지도 독자의 가슴에 촘촘히 수놓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의 꿈과 성장을 그린 작품을 여럿 써 온 작가 박상률은 ‘역사가 된 광주’를 ‘역사를 넘어선 광주’로 더 뜨겁게 느끼게 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라고 말이다. 그 일이 있은 후 문학이 가장 먼저 ‘광주’를 증언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광주를 다룬 본격적인 작품은 전무하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광주 이야기를 만날 청소년들에게 문학 고유의 방식으로 말 걸기를 시도한 이 작품은 그래서 소중하다.
이 책이 5ㆍ18 기념재단의 지원을 받은 것은 역시 광주의 문제를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청소년 독자들은 역사 교과서의 한 갈피에 자리잡은 광주 사건을 오늘의 현장으로 불러들여 스스로 ‘광주’의 의미를 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