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태풍 (사계절1318문고 30)
- 1301
• 지은이 : 이상운
• 가격 : 8,800원
• 책꼴/쪽수 :
225*147mm, 195쪽
• 펴낸날 : 2009-07-31
• ISBN : 9788958283829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절판
• 태그 : #청소년 #1318 #소설 #학교 #자아 #폭력 #인권 #
저자소개
지은이 : 이상운
연세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10여 년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1997년 장편소설 『픽션클럽』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2006년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탱고』,『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소설집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 청소년소설 『중학생 여러분』,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등을 출간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그림에 소질이 있고 낙천적인 소년 김민기, 순수하고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자 100% 순정파인 소년 시인 한경민, 여자 밝힘증이 좀 있고 매사에 태평한 명랑 소년 윤재국, 공부도 잘하는데다 형이 감방에 가 있어서 또래들보다 일찍 현실에 눈뜬 정치 소년 김정희. 이들 넷은 숨 막히는 감옥 같은 학교에서 자신들의 해방과 자유의 물꼬를 터 줄 문집 <태풍>의 동인이자 끈끈한 동지가 되어 부당한 억압과 폭력에 맞서 순수한 열정을 키워 갑니다.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1970년대 중반 유신 체제하의 학교 풍경과 당시 고등학생들의 자화상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1970년대 중반 유신 체제하의 학교 풍경과 당시 고등학생들의 자화상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편집자 추천글
1. 작품 개요
물신화된 이 시대에 우스꽝스럽고 슬픈 광대가 되어 버린 ‘이야기’의 운명을 그려낸 장편소설 『픽션클럽』과 촌철살인적인 웃음과 통찰을 담은 엽편소설 「달마의 앞치마」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 온 이상운의 자전적 청소년 소설. 이 작품 역시 1970년대 중반 유신 체제하 지방 소도시의 학교 풍경과 당시 고등학생들의 자화상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리는 가운데, 부당한 억압과 폭력에 맞서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는 소년들의 열정과 아픔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현대 소비 사회의 물신성에 대한 풍자와, 소통 부재로 인한 실존적 고독에 대한 탐구를 추구해 온 그의 주된 작품 경향을 일관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림에 소질이 있고 낙천적인 소년 김민기, 순수하고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자 100% 순정파인 소년 시인 한경민, 여자 밝힘증이 좀 있고 매사에 태평한 명랑 소년 윤재국, 공부도 잘하는데다 형이 감방에 가 있어서 또래들보다 일찍 현실에 눈뜬 정치 소년 김정희……. 이들 넷은 숨 막히는 감옥 같은 학교에서 자신들의 해방과 자유의 물꼬를 터 줄 문집 <태풍>의 동인이자 끈끈한 동지가 된다.
언뜻 보면 단순한 복고풍의 학교 회고담이나 추억담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결코 지나간 청춘 시대의 연가가 아니다. 오히려 ‘슬픈 청춘에 바치는 비가’이다. 부당한 억압과 폭력에 맞서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는 소년들의 순수한 열정과 아픈 성장의 기록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작가는 민태원의 명수필 「청춘예찬」을 인용하는 것으로 서두를 시작하면서 곧 그것이 이 땅의 청춘들에게는 얼마나 공허한 미문인가를 갈파한다. 작가는 ‘예찬받아 마땅할 가슴 설레는 이팔청춘’들이 대학 입시라는 지상 과제와 박정희 군사 독재하의 예비 소년 군인으로서 제식 훈련을 받아야만 했던 슬픈 청춘이었음을 고발한다. 하도 빼빼 말라서 ‘와리바시’로 불리는 수학 선생님, ‘파란 해골 13호’ 국사 선생님, ‘돌격대’ 교련 선생님, 담임인 ‘삼류 벽화 김만성 화백’……. 이들은 폭언과 폭력을 휘두름으로써 오히려 평범한 학생들을 문제아로 만드는 ‘문제 선생님들’이다. 사람이라기보다 괴물 같은 선생님들이다. 외형은 조금 변했을지라도 이런 선생님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존재한다. 작가는 주인공 김민기의 독백을 통해 이들 선생님들의 야만성과 비인격성을 통렬히 풍자한다. 오직 시인인 불어 선생님만이 긍정적인 인물로 그려질 뿐이다.
『내 마음의 태풍』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되풀이되는 슬픈 청춘들의 비망록이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시간이 흐르면 아름답게 미화되기도 하는 아련한 추억이 아니다. 동인 문집을 만들기 위해 온갖 간섭과 폭력을 무릅써야 하며, 급기야 그것으로 인해 죽음으로까지 내몰려졌던 잔혹한 시절에 대한 뼈아픈 기록이다. 그리고 그 아픈 기억과 분노는 지금도 치유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난 입을 꼭 다문 채 태풍을 생각했다. 한 일주일쯤 거대한 비바람이 미친 듯이 몰아쳐 주기를, 그래서 빌어먹을 학교와 선생님들을 조각조각 깨부순 다음 몽땅 끌고 동해 바다로 날아가 확 뱉어 버리기를……. (본문 18쪽) 고통과 질곡 속에서 뜨거운 동지애로 어렵게 빚은 동인 <태풍>을 들고 태풍 속을 헤쳐 나온 한경민과 김민기와 김정희와 윤재국, 이들 네 소년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 청소년의 자화상을 발견해 내는 일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동시에 수반한다. 이 작품이 단순한 추억담에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형으로 읽히는 것은 바로 그 반성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는 점과 속도감 있고 입담 있는 재기발랄한 문체 덕분일 것이다.
2. 작품 내용
고등학교에 갓 들어간 김민기는 4월 어느 날 환경정리 난을 가득 메운 거대한 성적 게시판을 보고 입이 딱 벌어진다. 그걸 본 소년 시인 한경민은 눈물을 글썽인다. 석차가 23등이어서가 아니다. 시인은 아마도 이렇게 외치고 싶었으리라. ‘저건 반칙이야! 반칙! 반칙이라구!’ 무지막지한 교련 선생님과 괴물 같은 국사, 수학 선생님들의 폭언과 폭력에 신입 고삐리들은 군기가 잔뜩 든 채 감옥 같은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담임은 끊임없이 외친다. ‘미친 듯이, 미친 듯이’ 3년 내내 공부만 하라고.
민기는 그 3년이라는 세월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울고 싶을 때가 너무 많을 것 같다. 울지 않으려면 뭔가가 필요하다. 아무도 침범하지 않는 그들만의 세계. 그들을 가둬 놓고 있는 검은 교복과 얼룩무늬 교련복과 삼류 벽화(성적 게시판)를 불태워 버리고 제멋대로 자유롭게 떠들 수 있는 세계. 그리하여 마침내 민기는 <태풍>이라는 문집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첫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다. 학급회의 시간 안건으로 반 문집을 제안했다가 담임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던 것이다.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이 담임의 변이다.
민기는 비밀리에 <태풍> 결사를 진행한다. 소년 시인 한경민과 명랑 소년 윤재국, 정치 소년 김정희가 차례로 합류한다. <태풍> 동지들과의 만남과 우정 속에서 민기는 감옥 같은 학교 생활을 건강하게 버텨 나간다. 그러나 <태풍> 결사가 담임에게 발각이 되고 담임이 그만둘 것을 종용하자, 네 소년의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그만두겠다고 순순히 대답한 김민기와 윤재국, 그리고 담임에게 끝까지 대항한 한경민과 김정희는 각각 오해와 섭섭함으로 한동안 서로를 외면한 채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민기는 늘 뒤에서 말없이 후원해 주는 든든한 원군인 자유주의자 아빠의 애정어린 관심을 확인하고 <태풍>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회복한다. 아빠의 소개로 인쇄소 사장을 만난 민기는 조심스럽게 일을 추진하고 <태풍> 탄생이 임박했음을 동지들에게 알린다. 또다시 <태풍>으로 똘똘 뭉친 사총사는 직접 손으로 쓰고 그려 만든 문집 다섯 권을 들고 자축 파티를 하기 위해 바닷가로 떠난다. 지난 여름방학 때 태풍을 맞으며 자유를 만끽하던 바닷가에서 그들은 일종의 제의를 치른다. 모닥불을 피우고 막걸리를 돌리며 맘껏 해방과 자축을 즐기는데 낯선 사내들이 들이닥친다. 그들은 민기네의 문집을 보고 ‘불온 서적’이라며 빼앗으려 든다. 민기, 정희, 재국은 어른들의 폭력에 움츠러들고 바닷가 위 벼랑 끝에 서 있던 한경민은 억센 사나이가 다가오자 허공에 몸을 날린다. <태풍>을 가슴에 꼭 안은 채.
민기는 경민이를 부르며 벼랑 아래로 뛰어내려가다가 굴러떨어져 사고를 당한다. 이틀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민기는 그토록 순수하고 순정파였던 시인 한경민의 죽음을 한없이 슬퍼하며 긴긴 동면으로 침잠한다. 세월이 흘러 세 명의 동지들은 각각 제 갈 길을 찾아간다. 명랑 소년 윤재국은 대학 재학 중에 유치원 여선생과 결혼했으며, 정치 소년 김정희는 윤리 교사가 되어 자신의 모교에서 폭력을 일삼던 선생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전투에 돌입했으며, 그림을 좀 그릴 줄 알았던 민기는 소설가가 된다.
물신화된 이 시대에 우스꽝스럽고 슬픈 광대가 되어 버린 ‘이야기’의 운명을 그려낸 장편소설 『픽션클럽』과 촌철살인적인 웃음과 통찰을 담은 엽편소설 「달마의 앞치마」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 온 이상운의 자전적 청소년 소설. 이 작품 역시 1970년대 중반 유신 체제하 지방 소도시의 학교 풍경과 당시 고등학생들의 자화상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리는 가운데, 부당한 억압과 폭력에 맞서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는 소년들의 열정과 아픔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현대 소비 사회의 물신성에 대한 풍자와, 소통 부재로 인한 실존적 고독에 대한 탐구를 추구해 온 그의 주된 작품 경향을 일관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림에 소질이 있고 낙천적인 소년 김민기, 순수하고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자 100% 순정파인 소년 시인 한경민, 여자 밝힘증이 좀 있고 매사에 태평한 명랑 소년 윤재국, 공부도 잘하는데다 형이 감방에 가 있어서 또래들보다 일찍 현실에 눈뜬 정치 소년 김정희……. 이들 넷은 숨 막히는 감옥 같은 학교에서 자신들의 해방과 자유의 물꼬를 터 줄 문집 <태풍>의 동인이자 끈끈한 동지가 된다.
언뜻 보면 단순한 복고풍의 학교 회고담이나 추억담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결코 지나간 청춘 시대의 연가가 아니다. 오히려 ‘슬픈 청춘에 바치는 비가’이다. 부당한 억압과 폭력에 맞서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는 소년들의 순수한 열정과 아픈 성장의 기록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작가는 민태원의 명수필 「청춘예찬」을 인용하는 것으로 서두를 시작하면서 곧 그것이 이 땅의 청춘들에게는 얼마나 공허한 미문인가를 갈파한다. 작가는 ‘예찬받아 마땅할 가슴 설레는 이팔청춘’들이 대학 입시라는 지상 과제와 박정희 군사 독재하의 예비 소년 군인으로서 제식 훈련을 받아야만 했던 슬픈 청춘이었음을 고발한다. 하도 빼빼 말라서 ‘와리바시’로 불리는 수학 선생님, ‘파란 해골 13호’ 국사 선생님, ‘돌격대’ 교련 선생님, 담임인 ‘삼류 벽화 김만성 화백’……. 이들은 폭언과 폭력을 휘두름으로써 오히려 평범한 학생들을 문제아로 만드는 ‘문제 선생님들’이다. 사람이라기보다 괴물 같은 선생님들이다. 외형은 조금 변했을지라도 이런 선생님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존재한다. 작가는 주인공 김민기의 독백을 통해 이들 선생님들의 야만성과 비인격성을 통렬히 풍자한다. 오직 시인인 불어 선생님만이 긍정적인 인물로 그려질 뿐이다.
『내 마음의 태풍』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되풀이되는 슬픈 청춘들의 비망록이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시간이 흐르면 아름답게 미화되기도 하는 아련한 추억이 아니다. 동인 문집을 만들기 위해 온갖 간섭과 폭력을 무릅써야 하며, 급기야 그것으로 인해 죽음으로까지 내몰려졌던 잔혹한 시절에 대한 뼈아픈 기록이다. 그리고 그 아픈 기억과 분노는 지금도 치유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난 입을 꼭 다문 채 태풍을 생각했다. 한 일주일쯤 거대한 비바람이 미친 듯이 몰아쳐 주기를, 그래서 빌어먹을 학교와 선생님들을 조각조각 깨부순 다음 몽땅 끌고 동해 바다로 날아가 확 뱉어 버리기를……. (본문 18쪽) 고통과 질곡 속에서 뜨거운 동지애로 어렵게 빚은 동인 <태풍>을 들고 태풍 속을 헤쳐 나온 한경민과 김민기와 김정희와 윤재국, 이들 네 소년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 청소년의 자화상을 발견해 내는 일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동시에 수반한다. 이 작품이 단순한 추억담에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형으로 읽히는 것은 바로 그 반성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는 점과 속도감 있고 입담 있는 재기발랄한 문체 덕분일 것이다.
2. 작품 내용
고등학교에 갓 들어간 김민기는 4월 어느 날 환경정리 난을 가득 메운 거대한 성적 게시판을 보고 입이 딱 벌어진다. 그걸 본 소년 시인 한경민은 눈물을 글썽인다. 석차가 23등이어서가 아니다. 시인은 아마도 이렇게 외치고 싶었으리라. ‘저건 반칙이야! 반칙! 반칙이라구!’ 무지막지한 교련 선생님과 괴물 같은 국사, 수학 선생님들의 폭언과 폭력에 신입 고삐리들은 군기가 잔뜩 든 채 감옥 같은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담임은 끊임없이 외친다. ‘미친 듯이, 미친 듯이’ 3년 내내 공부만 하라고.
민기는 그 3년이라는 세월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울고 싶을 때가 너무 많을 것 같다. 울지 않으려면 뭔가가 필요하다. 아무도 침범하지 않는 그들만의 세계. 그들을 가둬 놓고 있는 검은 교복과 얼룩무늬 교련복과 삼류 벽화(성적 게시판)를 불태워 버리고 제멋대로 자유롭게 떠들 수 있는 세계. 그리하여 마침내 민기는 <태풍>이라는 문집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첫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다. 학급회의 시간 안건으로 반 문집을 제안했다가 담임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던 것이다.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이 담임의 변이다.
민기는 비밀리에 <태풍> 결사를 진행한다. 소년 시인 한경민과 명랑 소년 윤재국, 정치 소년 김정희가 차례로 합류한다. <태풍> 동지들과의 만남과 우정 속에서 민기는 감옥 같은 학교 생활을 건강하게 버텨 나간다. 그러나 <태풍> 결사가 담임에게 발각이 되고 담임이 그만둘 것을 종용하자, 네 소년의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그만두겠다고 순순히 대답한 김민기와 윤재국, 그리고 담임에게 끝까지 대항한 한경민과 김정희는 각각 오해와 섭섭함으로 한동안 서로를 외면한 채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민기는 늘 뒤에서 말없이 후원해 주는 든든한 원군인 자유주의자 아빠의 애정어린 관심을 확인하고 <태풍>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회복한다. 아빠의 소개로 인쇄소 사장을 만난 민기는 조심스럽게 일을 추진하고 <태풍> 탄생이 임박했음을 동지들에게 알린다. 또다시 <태풍>으로 똘똘 뭉친 사총사는 직접 손으로 쓰고 그려 만든 문집 다섯 권을 들고 자축 파티를 하기 위해 바닷가로 떠난다. 지난 여름방학 때 태풍을 맞으며 자유를 만끽하던 바닷가에서 그들은 일종의 제의를 치른다. 모닥불을 피우고 막걸리를 돌리며 맘껏 해방과 자축을 즐기는데 낯선 사내들이 들이닥친다. 그들은 민기네의 문집을 보고 ‘불온 서적’이라며 빼앗으려 든다. 민기, 정희, 재국은 어른들의 폭력에 움츠러들고 바닷가 위 벼랑 끝에 서 있던 한경민은 억센 사나이가 다가오자 허공에 몸을 날린다. <태풍>을 가슴에 꼭 안은 채.
민기는 경민이를 부르며 벼랑 아래로 뛰어내려가다가 굴러떨어져 사고를 당한다. 이틀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민기는 그토록 순수하고 순정파였던 시인 한경민의 죽음을 한없이 슬퍼하며 긴긴 동면으로 침잠한다. 세월이 흘러 세 명의 동지들은 각각 제 갈 길을 찾아간다. 명랑 소년 윤재국은 대학 재학 중에 유치원 여선생과 결혼했으며, 정치 소년 김정희는 윤리 교사가 되어 자신의 모교에서 폭력을 일삼던 선생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전투에 돌입했으며, 그림을 좀 그릴 줄 알았던 민기는 소설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