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성격 (한국문화총서 3)
- 2545
• 지은이 : 최봉영
• 가격 : 20,000원
• 책꼴/쪽수 :
210*148mm, 444쪽
• 펴낸날 : 1997-07-15
• ISBN : 9788971968574
• 십진분류 : 사회과학 > 사회과학 (300)
• 태그 : #한국문화 #유교
저자소개
지은이 : 최봉영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서울교육대학과 건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영문학과에서 수학하고, 한국정 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한국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항공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최교수는 학계에서 흔히 ‘벤처 연구자’로 통할 정도로 독자적인 이론 개발에 열중하였다. 어떻게 보면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전공을 바꾸어 한국학을 공부한 것도 벤처 정신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결과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의리(義理) 와 정한(情恨)의 구조’로 설명하고, 개화기 이후 한국 문화를 ‘혼신(魂神)과 정한의 구조’로 설명함으로써 학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문화의 변용은 순종 지향, 잡종 지향, 별종 지향의 세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이른바 ‘문화 잡종론’을 발표하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I)(II)』(느티나무, 1994), 『조선시대 유교문화』(사계절출판사, 1997), 『한국문화의 성격』(사계절출판사, 1997), 『한국문화와 한국인』(공저, 사계절출판사, 1998), 『교육열의 사회 문화적 구조』(공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2000)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한국인의 ‘가(家)의 실현’에 관한 연구」(박사 논문, 1992), 「동아시아 사회의 전통과 근대화」(1998), 「유교문화와 한국 사회의 근대화」(1998), 「한국문화의 변동과 문화적 정체성」(1999), 그리고 최근 『문화와 사람』(사계절출판사) 2호에 발표한 「21세기와 문화 디자인」 등 다수가 있다.
최교수는 학계에서 흔히 ‘벤처 연구자’로 통할 정도로 독자적인 이론 개발에 열중하였다. 어떻게 보면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전공을 바꾸어 한국학을 공부한 것도 벤처 정신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결과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의리(義理) 와 정한(情恨)의 구조’로 설명하고, 개화기 이후 한국 문화를 ‘혼신(魂神)과 정한의 구조’로 설명함으로써 학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문화의 변용은 순종 지향, 잡종 지향, 별종 지향의 세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이른바 ‘문화 잡종론’을 발표하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I)(II)』(느티나무, 1994), 『조선시대 유교문화』(사계절출판사, 1997), 『한국문화의 성격』(사계절출판사, 1997), 『한국문화와 한국인』(공저, 사계절출판사, 1998), 『교육열의 사회 문화적 구조』(공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2000)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한국인의 ‘가(家)의 실현’에 관한 연구」(박사 논문, 1992), 「동아시아 사회의 전통과 근대화」(1998), 「유교문화와 한국 사회의 근대화」(1998), 「한국문화의 변동과 문화적 정체성」(1999), 그리고 최근 『문화와 사람』(사계절출판사) 2호에 발표한 「21세기와 문화 디자인」 등 다수가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조선시대 유교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문화가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혼신과 정한의 구조”로 정밀하게 분석하였습니다. 아울러 “의리와 정한의 구조”가 “혼신과 정한의 구조”로 바뀌게 되면서 새로운 문화 주체로 떠오른 신지식인의 세계관과 가치 체계, 사회적 역할 등은 어떤 것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목차
제1장 서론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방법과 내용
- 분석의 방법
- 분석시 과제와 내용
- 자료의 성격과 이용
제2장 선비와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성격
1. 선비와 통의식의 성격
- 선비의 성격
- 선비적 삶과 통의식의 성격
2.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성격
- 통체 - 부분자적 세계관
- 유교적 가(家)의 원리와 실현
제3장 조선시대 유교문화와 의리와 정한의 구조
1. 의리와 정한의 구조와 삶
- 의리와 정한의 구조와 성격
- 삶의 목표와 의리의 구현
- 삶의 실현과 정한의 발산
2. 의리적 갈등과 정한의 삶
- 갈등의 방지와 해소
- 의리적 갈등과 정한의 실현
제4장 신문화의 형성과 신지식인의 성격
1. 신문화의 형성과정과 그 성격
- 쇄국과 기존 문화의 고수
- 개국과 신문화의 유입과 전개
- 망국과 식민지 문화의 전개
- 해방과 분단문화의 전개
2. 신문화의 전개와 신지식인의 성격
- 갑오개혁 이전 구지식인과 이학 중심 시대
- 갑오개혁 이후 신지식인과 사학 중심 시대
- 1910~20년대 신지식인과 문학 중심 시대
- 1930년대 이후 신지식인과 근대적 학문체계
제5장 신문화의 건설과 혼신과 정한의 구조
1. 전통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 신앙에 드러난 혼신과 정한의 구조
- 문학에 드러난 혼신과 정한의 구조
- 일상언어에 드러난 혼신과 정한의 구조
2. 신문화의 건설과 혼신과 정한의 구조
제6장 신문화의 전개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1. 개화기 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2. 식민지시대 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3. 분단시대 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제7장 요약 및 결론
1. 연구결과의 요약
2. 종합적 논의
- 문화적 정체성
- 문화적 정체성의 위기와 대응
1. 문제의 제기
2. 연구의 방법과 내용
- 분석의 방법
- 분석시 과제와 내용
- 자료의 성격과 이용
제2장 선비와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성격
1. 선비와 통의식의 성격
- 선비의 성격
- 선비적 삶과 통의식의 성격
2.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성격
- 통체 - 부분자적 세계관
- 유교적 가(家)의 원리와 실현
제3장 조선시대 유교문화와 의리와 정한의 구조
1. 의리와 정한의 구조와 삶
- 의리와 정한의 구조와 성격
- 삶의 목표와 의리의 구현
- 삶의 실현과 정한의 발산
2. 의리적 갈등과 정한의 삶
- 갈등의 방지와 해소
- 의리적 갈등과 정한의 실현
제4장 신문화의 형성과 신지식인의 성격
1. 신문화의 형성과정과 그 성격
- 쇄국과 기존 문화의 고수
- 개국과 신문화의 유입과 전개
- 망국과 식민지 문화의 전개
- 해방과 분단문화의 전개
2. 신문화의 전개와 신지식인의 성격
- 갑오개혁 이전 구지식인과 이학 중심 시대
- 갑오개혁 이후 신지식인과 사학 중심 시대
- 1910~20년대 신지식인과 문학 중심 시대
- 1930년대 이후 신지식인과 근대적 학문체계
제5장 신문화의 건설과 혼신과 정한의 구조
1. 전통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 신앙에 드러난 혼신과 정한의 구조
- 문학에 드러난 혼신과 정한의 구조
- 일상언어에 드러난 혼신과 정한의 구조
2. 신문화의 건설과 혼신과 정한의 구조
제6장 신문화의 전개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1. 개화기 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2. 식민지시대 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3. 분단시대 문화와 혼신과 정한의 구조
제7장 요약 및 결론
1. 연구결과의 요약
2. 종합적 논의
- 문화적 정체성
- 문화적 정체성의 위기와 대응
편집자 추천글
> 조선시대 유교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문화가 개화기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상세히 살핀 연구서.
학제적 접근에 근거한 한국에 관한 연구 일체를 한국학이라 부르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햇수를 더해가고 있는 현재, 한국학 전공자의 글을 일본에서 현지조사를 한 문화인류 학자로서 또 일본학이라는 지역학 프로그램의 운영담당자의 입장에서 서평을 쓰려하니, 나라별로 학문의 이름을 붙이는 제도 자체에 대한 온갖 감상이 떠오름을 금할 수가 없다. 이는 깊은 어학능력, 박학함, 논리적 정치성 및 방대한 독서량을 엿볼 수 있는 『한국 문화의 성격』이라는 책을 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학제간 연구를 장려하는 지역학 연구에 있어서 방법론의 차이가 가져올 수 있는 이질감을 새삼 재고(再考)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 부에서 저자는 조선시대의 유교문화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는데, ‘한국 문화’란 ‘한국을 연구하는 혹은 한국에 있어서의 학문의 사회사’를 의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그러한 학문의 사회사를 일컬음에 있어서도 당대의 헤게모니적인 위치에 있던 유교적 이학(理學)에 대한 교리적인 논리구조 분석에 많이 치우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는 그가 조선시대 유교의 ‘종교화’(46-47쪽:유교를 과연 종교라고 일컬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또다른 이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지배이념의 의례를 통한 제도화라고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를 논 하면서 조선시대는 관료가 사제의 역할도 수행하는 일종의 ‘제정일치’사회라는 다소 색다른 표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유교를 저자의 말대로 하나의 교리/규범으로 보았을 때 정작 그러한 ‘ 종교현상’의 주역이자 의례공동체의 행위 자들인 사대부들의 행동이나 사회관에 대한 검증이 개념분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점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법전이나 교과서의 분석은 한 시대의 이상적 규범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 시대 그 사회를 살았던 많은 인간들의 일상 생활과 생활 양식에 대한 면면을 재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책이 갖고 있는 기존의 강점들을 살리는 방법이 아깝게 누락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같은 유교 문화권이면서도 서로 다른 가족 체계를 갖고 있는 중국, 한국, 일본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에 사서삼경의 분석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다시 문화를 ‘형상화된 관념 체계(patterned ideas)’로 볼 것인가 아니면 ‘습득한 행동 양식(learned behavior)’으로 볼 것인가, 혹은 문화는 구조(structure) 인가 행위(agency)인가 하는 아주 기본적인 논쟁과도 연결된다 하겠는데, 한 사회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그 시대의 지배적인 규범과 더불어 그 규범이 실행되어지고 집행되어지는 과정과 맥락에 대한 분석이 공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저자가 천착하고 있는 유교 경전의 분석이 조선시대 정치적 게임의 룰을 보여 준다면, 사대부들의 일기나 수필 등에 보이는 여러 담론 자체의 문화적 분석과 지방 관청의 재판 기록부 같은 자료들의 분석은 사대부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규범이 실천되어지는 과정으로서의 생활문화를 보여준다고 할 것 이다.
또한 그가 Piaget의 발달 심리학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는데(32쪽), 구체적으로 양반 사대부들의 “통(統) 의식”을 지칭하는 것인가(그리하여 한 민족의 역사적 발달 과정을 지칭하는 것인지) 혹은 그가 소학(小學)을 분석하면서 사대부의 라이프 사이클을 도식화한 것을 지칭하는 것인지(그리하여 한 남아(男兒)가 사회적 성장을 하는 과정을 지 で求 것인지) 독자로서는 정확히 파악 할 수가 없었다.
조선시대에 대한 분석과 마찬가지로 현대 한국 사회의 문화 분석에 있어서도 저자는 전반적인 사회 정서에 대한 핵심 개념의 논리구조를 고전과 현대서를 넘나드는 다독과 정독을 바탕으로하여 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가 말하는 ‘혼신(魂神)과 정한(情恨)’이라는 중심적 가치가 구체적인 사건이나 조직, 사례 등에 어우러져 전개되는 민족지(ethnography)적 분석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새로 개발한 논리구조에 따라 설명해보려는 노력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전반적인 인상은, 종합적·통합적 설명을 지향하고 문화의 전체적인 형상(confugurat-ion)을 핵심적인 가치(core values)와 규범을 통해 강조한다는 점에서 마치 루스베네딕트의 일본 문화에 대한 저서 「국화와 칼」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차이점이라면 「국화와 칼」이 영화, 이차 대전기의 일본군 포로의 면접, 일상 소설 등을 자료로 근거한데 비해 『한국 문화의 성격』은 보다 더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는 데, 「국화와 칼」이 지나친 일반화, 문화 본질론, 계층간 지역간 차이의 무시, 비역사성 등으로 숱한 비평을 국내 외로부터 받았음 〉 불구하고 일본 연구의 기본 입문서로서 굳은 입지를 지키고 있듯이 『한국 문화의 성격』도 한국학 연구 특히 한국의 전통 사상에 관해 거치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이는 『한국 문화의 성격』이 곳곳에서 조선시대 및 개화기, 현대 한국사를 거쳐 한국인의 중심적 가치가 변해오고 있는 과정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석의 틀을 만들어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간략한 요지를 소개 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 문화의 성격』은 조선시대의 유교적 세계관이 표현하는 중심적 가치를 ‘의리(義理)와 정한(情恨)의 구조’로 보고 그것이 개화기 사학(史學)중심의 국학연구 및 1910년대 문학 중심의 국민 계몽기, 1920∼30년대의 학문 분화와 신사학(新史學)의 성립 등을 거치면서 ‘혼신(魂神)과 정한(情恨)의 구조’로 변한 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식민 시대의 암울한 사회 속에서 신지식인들이 理學중심적 세계관과 완전히 단절되지는 않았으면서도 이학에서 주변적 위치에 있던 혼’과 ‘신’의 개념을 동원하여 고유의 습속을 부각 시키고 일제하에서 민족 정신을 고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민족 정체성의 중심에 자리잡은 ‘혼신’과 ‘정한’의 구조 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 한국사의 면면에 국민정서로서 자리잡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가 6·25 를 극한적인 상황에서 민족적 정서가 파괴되고 새로운 恨이 형성되는 시기로 보고 이어 60년대 이후의 본격적인 자본 주의화와 경제 개발 정책의 추진을 가난의 恨에 근거한, 가난의 恨 을 푸는 과정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즉 식민시대에는 일제라는 압박의 가해자이자 온갖 악의 근원으로 치부할 대상이 있었기에 오히려 민족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지켜지는 계기가 마련되었는 데, 동족 상잔의 전쟁은 민족 정체성 및 혼신과 정한의 구조에 더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혼신과 정한의 구조는 그 후에도 현재까지 한국 사회의 기본 정서로 남아 70년대의 노동운동이나 80년대의 민주화 노력의 근간을 이룬다고 한다. 한가지 중심적 가치로 모든 사회현 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 하는 문제가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유교적 사상체계에 친밀하지 않은 분들이나 현대 한국적 정서의 형성 과정에서 유교, 불교, 무속의 관계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 께 권해드리면 좋을 듯 싶다.
학제적 접근에 근거한 한국에 관한 연구 일체를 한국학이라 부르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햇수를 더해가고 있는 현재, 한국학 전공자의 글을 일본에서 현지조사를 한 문화인류 학자로서 또 일본학이라는 지역학 프로그램의 운영담당자의 입장에서 서평을 쓰려하니, 나라별로 학문의 이름을 붙이는 제도 자체에 대한 온갖 감상이 떠오름을 금할 수가 없다. 이는 깊은 어학능력, 박학함, 논리적 정치성 및 방대한 독서량을 엿볼 수 있는 『한국 문화의 성격』이라는 책을 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학제간 연구를 장려하는 지역학 연구에 있어서 방법론의 차이가 가져올 수 있는 이질감을 새삼 재고(再考)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 부에서 저자는 조선시대의 유교문화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는데, ‘한국 문화’란 ‘한국을 연구하는 혹은 한국에 있어서의 학문의 사회사’를 의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그러한 학문의 사회사를 일컬음에 있어서도 당대의 헤게모니적인 위치에 있던 유교적 이학(理學)에 대한 교리적인 논리구조 분석에 많이 치우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는 그가 조선시대 유교의 ‘종교화’(46-47쪽:유교를 과연 종교라고 일컬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또다른 이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지배이념의 의례를 통한 제도화라고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를 논 하면서 조선시대는 관료가 사제의 역할도 수행하는 일종의 ‘제정일치’사회라는 다소 색다른 표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유교를 저자의 말대로 하나의 교리/규범으로 보았을 때 정작 그러한 ‘ 종교현상’의 주역이자 의례공동체의 행위 자들인 사대부들의 행동이나 사회관에 대한 검증이 개념분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점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법전이나 교과서의 분석은 한 시대의 이상적 규범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 시대 그 사회를 살았던 많은 인간들의 일상 생활과 생활 양식에 대한 면면을 재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책이 갖고 있는 기존의 강점들을 살리는 방법이 아깝게 누락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같은 유교 문화권이면서도 서로 다른 가족 체계를 갖고 있는 중국, 한국, 일본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에 사서삼경의 분석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다시 문화를 ‘형상화된 관념 체계(patterned ideas)’로 볼 것인가 아니면 ‘습득한 행동 양식(learned behavior)’으로 볼 것인가, 혹은 문화는 구조(structure) 인가 행위(agency)인가 하는 아주 기본적인 논쟁과도 연결된다 하겠는데, 한 사회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그 시대의 지배적인 규범과 더불어 그 규범이 실행되어지고 집행되어지는 과정과 맥락에 대한 분석이 공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저자가 천착하고 있는 유교 경전의 분석이 조선시대 정치적 게임의 룰을 보여 준다면, 사대부들의 일기나 수필 등에 보이는 여러 담론 자체의 문화적 분석과 지방 관청의 재판 기록부 같은 자료들의 분석은 사대부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규범이 실천되어지는 과정으로서의 생활문화를 보여준다고 할 것 이다.
또한 그가 Piaget의 발달 심리학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는데(32쪽), 구체적으로 양반 사대부들의 “통(統) 의식”을 지칭하는 것인가(그리하여 한 민족의 역사적 발달 과정을 지칭하는 것인지) 혹은 그가 소학(小學)을 분석하면서 사대부의 라이프 사이클을 도식화한 것을 지칭하는 것인지(그리하여 한 남아(男兒)가 사회적 성장을 하는 과정을 지 で求 것인지) 독자로서는 정확히 파악 할 수가 없었다.
조선시대에 대한 분석과 마찬가지로 현대 한국 사회의 문화 분석에 있어서도 저자는 전반적인 사회 정서에 대한 핵심 개념의 논리구조를 고전과 현대서를 넘나드는 다독과 정독을 바탕으로하여 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가 말하는 ‘혼신(魂神)과 정한(情恨)’이라는 중심적 가치가 구체적인 사건이나 조직, 사례 등에 어우러져 전개되는 민족지(ethnography)적 분석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새로 개발한 논리구조에 따라 설명해보려는 노력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전반적인 인상은, 종합적·통합적 설명을 지향하고 문화의 전체적인 형상(confugurat-ion)을 핵심적인 가치(core values)와 규범을 통해 강조한다는 점에서 마치 루스베네딕트의 일본 문화에 대한 저서 「국화와 칼」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차이점이라면 「국화와 칼」이 영화, 이차 대전기의 일본군 포로의 면접, 일상 소설 등을 자료로 근거한데 비해 『한국 문화의 성격』은 보다 더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는 데, 「국화와 칼」이 지나친 일반화, 문화 본질론, 계층간 지역간 차이의 무시, 비역사성 등으로 숱한 비평을 국내 외로부터 받았음 〉 불구하고 일본 연구의 기본 입문서로서 굳은 입지를 지키고 있듯이 『한국 문화의 성격』도 한국학 연구 특히 한국의 전통 사상에 관해 거치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이는 『한국 문화의 성격』이 곳곳에서 조선시대 및 개화기, 현대 한국사를 거쳐 한국인의 중심적 가치가 변해오고 있는 과정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석의 틀을 만들어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간략한 요지를 소개 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 문화의 성격』은 조선시대의 유교적 세계관이 표현하는 중심적 가치를 ‘의리(義理)와 정한(情恨)의 구조’로 보고 그것이 개화기 사학(史學)중심의 국학연구 및 1910년대 문학 중심의 국민 계몽기, 1920∼30년대의 학문 분화와 신사학(新史學)의 성립 등을 거치면서 ‘혼신(魂神)과 정한(情恨)의 구조’로 변한 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식민 시대의 암울한 사회 속에서 신지식인들이 理學중심적 세계관과 완전히 단절되지는 않았으면서도 이학에서 주변적 위치에 있던 혼’과 ‘신’의 개념을 동원하여 고유의 습속을 부각 시키고 일제하에서 민족 정신을 고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민족 정체성의 중심에 자리잡은 ‘혼신’과 ‘정한’의 구조 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 한국사의 면면에 국민정서로서 자리잡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가 6·25 를 극한적인 상황에서 민족적 정서가 파괴되고 새로운 恨이 형성되는 시기로 보고 이어 60년대 이후의 본격적인 자본 주의화와 경제 개발 정책의 추진을 가난의 恨에 근거한, 가난의 恨 을 푸는 과정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즉 식민시대에는 일제라는 압박의 가해자이자 온갖 악의 근원으로 치부할 대상이 있었기에 오히려 민족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지켜지는 계기가 마련되었는 데, 동족 상잔의 전쟁은 민족 정체성 및 혼신과 정한의 구조에 더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혼신과 정한의 구조는 그 후에도 현재까지 한국 사회의 기본 정서로 남아 70년대의 노동운동이나 80년대의 민주화 노력의 근간을 이룬다고 한다. 한가지 중심적 가치로 모든 사회현 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 하는 문제가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유교적 사상체계에 친밀하지 않은 분들이나 현대 한국적 정서의 형성 과정에서 유교, 불교, 무속의 관계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 께 권해드리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