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 온 편지
- 1599
• 지은이 : 김영종
• 가격 : 14,000원
• 책꼴/쪽수 :
210*148mm, 252쪽
• 펴낸날 : 1999-07-15
• ISBN : 9788971968864
• 십진분류 : 역사 > 유럽 (920)
• 태그 : #역사 #중앙아시아사 #티벳 #문명 #자연 #성 #지혜
저자소개
지은이 : 김영종
1955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고, 전남대학교와 한국신학대학에서 수학하였다. 다년간 내륙 아시아의 답사를 통하여 우리 나라 정신문화유산의 뿌리와 문명의 대전환에 대한 탐색에 몰두해 왔다.
지은 책으로 중앙아시아를 무대로 한 발해 건국기를 다룬 역사소설 『빛의 바다』(상·하, 1998)와 현대 문명의 전환과 우리 문화의 뿌리에 천착한 여행기 『티벳에서 온 편지』(1999), 마지막 달동네 난곡 사람들의 이야기를 판소리체 소설로 엮은 사진 소설집 『난곡 이야기』(2004) 등이 있다. 사비나 미술관에서 <난곡 이야기>라는 주제로 사진 99점을 전시하는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 중앙아시아 탐험의 역사를 다룬 『실크로드의 악마들』(2000)이 있다.
지은 책으로 중앙아시아를 무대로 한 발해 건국기를 다룬 역사소설 『빛의 바다』(상·하, 1998)와 현대 문명의 전환과 우리 문화의 뿌리에 천착한 여행기 『티벳에서 온 편지』(1999), 마지막 달동네 난곡 사람들의 이야기를 판소리체 소설로 엮은 사진 소설집 『난곡 이야기』(2004) 등이 있다. 사비나 미술관에서 <난곡 이야기>라는 주제로 사진 99점을 전시하는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 중앙아시아 탐험의 역사를 다룬 『실크로드의 악마들』(2000)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세계의 지붕에 있는 눈의 나라 티벳은 나의 상상력을 무한히 자극했다. 히말라야와 곤륜산이 있고, 인더스와 갠지스, 황하와 장강, 아무다리아와 타림강이 발원하는 곳. 위대한 동양 사상의 모태인 자연이 모두 여기에 모여 있지 않은가.
나는 티벳의 자연을 상상하면서 어떤 원시적인 주술성을 떠올렸다. 티벳인은 자신들을 ”뽸빠”(토해 내는 사람)라고 부르는데 왜 그럴까? 티벳의 자연은 그 땅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토해 내게 만드는 걸까? ... 나도 그것을 토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원시적 마음 없이 그것은 불가능했다. 내 안의 원시성을 불러 내기 위해서는 먼저 원시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신화나 전설, 원시 예술품들 속에 들어가는 여행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그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작품 속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 내려는 생각을 버리고, 내 자신 속에 꽁꽁 숨어 있는 원초적 요소들을 찾아 내려고 애썼다. ... 나에게 봉투도 편지지도 없이 날아온 ”티벳에서 온 편지”는 나의 이러한 갈망에 대한 응답이었다.
나는 티벳의 자연을 상상하면서 어떤 원시적인 주술성을 떠올렸다. 티벳인은 자신들을 ”뽸빠”(토해 내는 사람)라고 부르는데 왜 그럴까? 티벳의 자연은 그 땅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토해 내게 만드는 걸까? ... 나도 그것을 토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원시적 마음 없이 그것은 불가능했다. 내 안의 원시성을 불러 내기 위해서는 먼저 원시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신화나 전설, 원시 예술품들 속에 들어가는 여행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그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작품 속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 내려는 생각을 버리고, 내 자신 속에 꽁꽁 숨어 있는 원초적 요소들을 찾아 내려고 애썼다. ... 나에게 봉투도 편지지도 없이 날아온 ”티벳에서 온 편지”는 나의 이러한 갈망에 대한 응답이었다.
목차
이 책의 구성 및 내용
1. 이 책의 목차는 저자가 여행한 순서의 역순으로 되어 있다. (이 책 10쪽 참조.)
2. 책의 첫머리에 올라와 있는 ‘라싸를 떠나며’의 장은 저자가 라싸의 이야기를 ‘라싸를 떠나며’로 시작해야만 하는 내면의 이유(‘아힘사’의 발견)를 밝히고 있다.
* 아힘사는 간디가 주창한 비폭력주의이다.
3. ‘티벳에서 선조의 숨결을 느끼다’는 ① 신라승 원측의 저서 『해심밀경소』가 티벳어 번역본으로 라싸의 포탈라 궁에 있는 티벳대장경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와, ② 고려 충선왕이 티벳의 사캬에 유배된 이야기와, ③ 벼·쌀의 어원으로 본 전파 경로(인도→ 티벳→ 몽골→ 만주→ 한반도)가 우리 문화의 심층을 이해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화권이라는 새로운 발견 등이 잘 설명되어 있다.
4. ‘옷깃의 여민 방향이 뒤바뀐 6대 달라이 라마’는 저자가 13대까지의 역대 달라이 라마 방을 둘러보다가 유독 6대 달라이 라마의 옷깃만이 우임인 것(이 책 49쪽 참조)에 의문을 갖고 그에 대한 일대기를 추적하여 전기적 소설 형식으로 접근한 장이다. 독자는 이를 통해 달라이 라마의 인간적인 측면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으며, 나아가 아힘사의 정신을 간접적으로나 엿볼 수 있다.
5. ‘고구려 벽화의 복희여왜 그림을 사천성 박물관에서 새롭게 생각하다’는 일반적으로 벽화에 대해 양식사적으로 접근하는 미술사의 종래 관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무덤의 우주관에 입각해서 파악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하여 고구려 복희 여왜 그림을 고구려의 천문도와의 연결 속에서, 그리고 복희 여왜 신화의 원래적 의미와의 관련 속에서 전혀 새로운 해석을 가하고 있다.
6. ‘별이 잠드는 바다, 성숙해로 가는 길’과 ‘하늘 호수, 어링 호와 쟈링 호’와 ‘성숙해의 발치’에서는 황하의 근원을 찾아가는 도중의 풍경과 겪은 일들을 통해 이 책의 주제에 대한 사색을 이끌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특히 이 꼭지들에서 저자의 아름다운 문체와 싱싱한 감성을 만날 수 있다.
7. ‘별의 동화’는 성숙해에서 저자가 한편의 동화를 지어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황하의 근원을 두고 생겨난 것을 이야기하면서,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 책의 주제와 어울리는 새로운 동화를 이끌어내는 창조성을 발휘한다.
8. ‘중국인이 우주의 자궁을 찾아간 이야기’에서 저자는 2천 년 동안 중국인의 정신을 지배해온, 황하의 근원에 대한 중국인의 도그마인 황하잠류중원설(이 책 98쪽 참조)을 중국인의 우주관이란 관점에서 파악하고 그 정체를 해부하고 있다. 나아가 이것이 중화주의와 어떻게 맥이 닿고 있는가와, 그 결과로 생긴 우리 나라 및 중국 주변 민족 신화의 중화주의적 분식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민족의 정신 세계가 세가지 층, 즉 최저층에 알타이 계통의 샤머니즘, 그 위층에 중국 계통의 유불선, 맨 위층에 구미 문명으로 돼 있다고 파악하고 무의식 세계를 이루고 있는 최저층의 살려냄을 위의 문제의식의 연장으로서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9. ‘마도 초대소의 사람들’에서 저자는 티벳의 한 숙박소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여 문명의 본질에까지 나아간다. 특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생겨난 인류 최초의 영웅 이야기인 『길가메시 서사시』를 통한 ‘나’ 속의 문명과 자연의 분석은 탁견이다.
10. ‘아내에게 보낸 편지: 느림을 향한 진보’는 현대를 좌지우지하는 속도의 신에 대한 저항을 담고 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느림』에 대한 가벼운 분석을 통해서 서구 문명의 근원적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진보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유, 평등, 박애, 행복 등이라면, 이것은 절대로 현대와 같은 속도 경쟁 속에서는 찾아질 수 없으며, 오로지 자연의 속도를 인간이 회복하는 것 속에서만 찾아질 수 있는데, 그렇다면 남는 건 방법의 문제, 즉 어떻게 느리게 할 수 있는가의 ‘어떻게’의 문제를 화두로 던진다. 아내와의 사랑도 속도의 문제와 관련지어 반추하는 시간을 갖는다.
11. ‘난주에서 하서사군과 한사군을 생각하다’는 한무제가 같은 시기에 황하 서쪽에는 하서사군을, 고조선에는 한사군을 설치한 역사적 배경을 당시 국제정세 속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 탁월한 접근은 우리 고대사를 적어도 아시아사적 관점에서 파악해볼 계기를 줄 뿐 아니라, 교과서의 경제사적 관점이 아닌 스키타이, 흉노, 몽골 등으로 이어지는 유목 국가적 전통 속에서 재검토되어야 할 문제점을 명징하게 제기하고 있다.
12. ‘사라진 왕국을 은천에서 만나다’는 역사 속에 사라진 왕국 ‘서하(西夏)’를 이 책의 주제에 입각해서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다. 특히, 이노우에 야스시의 소설 『돈황』이 바로 서하의 창설기를 배경으로 한 점을 들어, 우리 역사는 일본에 비해 훨씬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밝히고 우리 문화계, 학계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저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하를 대표하는 남·여 두 석좌상을 예리하게 관찰하면서 그들의 신화와 그 석상들과의 관계를 추적해 간다.
13. ‘음산을 넘어 초원의 길로’에서는 자연 속에서 새롭게 느낀 바람의 의미를 저자의 독특한 감각으로 전달한다. 이를테면 아랍어에서 바람은 숨과 영에 해당하고 히브리어에서도 ‘하나님은 영이시다’의 영을 뜻하며, 우리의 풍물(風物)도 바람, 즉 흥을 일으키는 물건이란 뜻에서 나온 것인데 일제 강점기에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한 일환으로 그들이 농악(農樂)으로 개칭해버린 예이다. 또,저자가 8, 9백년 전 초원에 존재했던 십자가를 찾아나선 이야기는 지적 호기심을 적잖게 불러일으킨다.
14. ‘우연히 숨겨진 마을을 보았다’에서는 황하가 만곡하는, 옛 성터가 있던 어떤 언덕 너머 전혀 마을이라곤 있을 것 같이 생각되지 않은 곳에 평화로운 마을이 있는 것을 보고 무릉도원을 떠올리면서 문명에 대한 회의를 드러낸다. 마지막 구절에서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읊조리는 저자의 심정이 불가항력적인 현대 문명 앞에 무기력한 현대인에게 공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5. ‘신라에 흉노 시대가 있었을까?’에서는 우리나라에 전래된 금속기 문화의 양대 주류인 시베리아 계통과 오르도스 계통이 각각 부여계인 고구려, 백제 등과 한계인 신라의 문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제하고 있다. 신라 대릉원에 나타난, 금관을 위시한 초원 문화를 문화전파가 아닌 민족 이동으로 보고서,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민족이 이동해 와 금관의 주인공이 되었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특히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통해 저자가, 이동해온 민족의 구체적인 실체와 그들이 내려온 경로, 그리고 당시에 전개된 정치사를 밝힌 이번 시도는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끝으로 신라의 기원 문제를 당시의 국제 정서와 사료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독창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점이 주목을 끈다. 또한 여기에서도 이 책의 주제에 따른 적절한 코멘트를 놓치지 않고 있다.
16. 이 책의 핵심 내용인 ‘티벳에서 온 편지 - 죽음에 대하여, 성에 대하여, 문명에 대하여’는 글의 성격상 요약을 허락하지 않을 만큼 요약적이고 직접이고 강렬해서 본문으로 대신코자 한다.
1. 이 책의 목차는 저자가 여행한 순서의 역순으로 되어 있다. (이 책 10쪽 참조.)
2. 책의 첫머리에 올라와 있는 ‘라싸를 떠나며’의 장은 저자가 라싸의 이야기를 ‘라싸를 떠나며’로 시작해야만 하는 내면의 이유(‘아힘사’의 발견)를 밝히고 있다.
* 아힘사는 간디가 주창한 비폭력주의이다.
3. ‘티벳에서 선조의 숨결을 느끼다’는 ① 신라승 원측의 저서 『해심밀경소』가 티벳어 번역본으로 라싸의 포탈라 궁에 있는 티벳대장경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와, ② 고려 충선왕이 티벳의 사캬에 유배된 이야기와, ③ 벼·쌀의 어원으로 본 전파 경로(인도→ 티벳→ 몽골→ 만주→ 한반도)가 우리 문화의 심층을 이해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화권이라는 새로운 발견 등이 잘 설명되어 있다.
4. ‘옷깃의 여민 방향이 뒤바뀐 6대 달라이 라마’는 저자가 13대까지의 역대 달라이 라마 방을 둘러보다가 유독 6대 달라이 라마의 옷깃만이 우임인 것(이 책 49쪽 참조)에 의문을 갖고 그에 대한 일대기를 추적하여 전기적 소설 형식으로 접근한 장이다. 독자는 이를 통해 달라이 라마의 인간적인 측면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으며, 나아가 아힘사의 정신을 간접적으로나 엿볼 수 있다.
5. ‘고구려 벽화의 복희여왜 그림을 사천성 박물관에서 새롭게 생각하다’는 일반적으로 벽화에 대해 양식사적으로 접근하는 미술사의 종래 관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무덤의 우주관에 입각해서 파악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하여 고구려 복희 여왜 그림을 고구려의 천문도와의 연결 속에서, 그리고 복희 여왜 신화의 원래적 의미와의 관련 속에서 전혀 새로운 해석을 가하고 있다.
6. ‘별이 잠드는 바다, 성숙해로 가는 길’과 ‘하늘 호수, 어링 호와 쟈링 호’와 ‘성숙해의 발치’에서는 황하의 근원을 찾아가는 도중의 풍경과 겪은 일들을 통해 이 책의 주제에 대한 사색을 이끌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특히 이 꼭지들에서 저자의 아름다운 문체와 싱싱한 감성을 만날 수 있다.
7. ‘별의 동화’는 성숙해에서 저자가 한편의 동화를 지어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황하의 근원을 두고 생겨난 것을 이야기하면서,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 책의 주제와 어울리는 새로운 동화를 이끌어내는 창조성을 발휘한다.
8. ‘중국인이 우주의 자궁을 찾아간 이야기’에서 저자는 2천 년 동안 중국인의 정신을 지배해온, 황하의 근원에 대한 중국인의 도그마인 황하잠류중원설(이 책 98쪽 참조)을 중국인의 우주관이란 관점에서 파악하고 그 정체를 해부하고 있다. 나아가 이것이 중화주의와 어떻게 맥이 닿고 있는가와, 그 결과로 생긴 우리 나라 및 중국 주변 민족 신화의 중화주의적 분식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민족의 정신 세계가 세가지 층, 즉 최저층에 알타이 계통의 샤머니즘, 그 위층에 중국 계통의 유불선, 맨 위층에 구미 문명으로 돼 있다고 파악하고 무의식 세계를 이루고 있는 최저층의 살려냄을 위의 문제의식의 연장으로서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9. ‘마도 초대소의 사람들’에서 저자는 티벳의 한 숙박소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여 문명의 본질에까지 나아간다. 특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생겨난 인류 최초의 영웅 이야기인 『길가메시 서사시』를 통한 ‘나’ 속의 문명과 자연의 분석은 탁견이다.
10. ‘아내에게 보낸 편지: 느림을 향한 진보’는 현대를 좌지우지하는 속도의 신에 대한 저항을 담고 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느림』에 대한 가벼운 분석을 통해서 서구 문명의 근원적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진보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유, 평등, 박애, 행복 등이라면, 이것은 절대로 현대와 같은 속도 경쟁 속에서는 찾아질 수 없으며, 오로지 자연의 속도를 인간이 회복하는 것 속에서만 찾아질 수 있는데, 그렇다면 남는 건 방법의 문제, 즉 어떻게 느리게 할 수 있는가의 ‘어떻게’의 문제를 화두로 던진다. 아내와의 사랑도 속도의 문제와 관련지어 반추하는 시간을 갖는다.
11. ‘난주에서 하서사군과 한사군을 생각하다’는 한무제가 같은 시기에 황하 서쪽에는 하서사군을, 고조선에는 한사군을 설치한 역사적 배경을 당시 국제정세 속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 탁월한 접근은 우리 고대사를 적어도 아시아사적 관점에서 파악해볼 계기를 줄 뿐 아니라, 교과서의 경제사적 관점이 아닌 스키타이, 흉노, 몽골 등으로 이어지는 유목 국가적 전통 속에서 재검토되어야 할 문제점을 명징하게 제기하고 있다.
12. ‘사라진 왕국을 은천에서 만나다’는 역사 속에 사라진 왕국 ‘서하(西夏)’를 이 책의 주제에 입각해서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다. 특히, 이노우에 야스시의 소설 『돈황』이 바로 서하의 창설기를 배경으로 한 점을 들어, 우리 역사는 일본에 비해 훨씬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밝히고 우리 문화계, 학계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저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하를 대표하는 남·여 두 석좌상을 예리하게 관찰하면서 그들의 신화와 그 석상들과의 관계를 추적해 간다.
13. ‘음산을 넘어 초원의 길로’에서는 자연 속에서 새롭게 느낀 바람의 의미를 저자의 독특한 감각으로 전달한다. 이를테면 아랍어에서 바람은 숨과 영에 해당하고 히브리어에서도 ‘하나님은 영이시다’의 영을 뜻하며, 우리의 풍물(風物)도 바람, 즉 흥을 일으키는 물건이란 뜻에서 나온 것인데 일제 강점기에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한 일환으로 그들이 농악(農樂)으로 개칭해버린 예이다. 또,저자가 8, 9백년 전 초원에 존재했던 십자가를 찾아나선 이야기는 지적 호기심을 적잖게 불러일으킨다.
14. ‘우연히 숨겨진 마을을 보았다’에서는 황하가 만곡하는, 옛 성터가 있던 어떤 언덕 너머 전혀 마을이라곤 있을 것 같이 생각되지 않은 곳에 평화로운 마을이 있는 것을 보고 무릉도원을 떠올리면서 문명에 대한 회의를 드러낸다. 마지막 구절에서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읊조리는 저자의 심정이 불가항력적인 현대 문명 앞에 무기력한 현대인에게 공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5. ‘신라에 흉노 시대가 있었을까?’에서는 우리나라에 전래된 금속기 문화의 양대 주류인 시베리아 계통과 오르도스 계통이 각각 부여계인 고구려, 백제 등과 한계인 신라의 문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제하고 있다. 신라 대릉원에 나타난, 금관을 위시한 초원 문화를 문화전파가 아닌 민족 이동으로 보고서,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민족이 이동해 와 금관의 주인공이 되었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특히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통해 저자가, 이동해온 민족의 구체적인 실체와 그들이 내려온 경로, 그리고 당시에 전개된 정치사를 밝힌 이번 시도는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끝으로 신라의 기원 문제를 당시의 국제 정서와 사료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독창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점이 주목을 끈다. 또한 여기에서도 이 책의 주제에 따른 적절한 코멘트를 놓치지 않고 있다.
16. 이 책의 핵심 내용인 ‘티벳에서 온 편지 - 죽음에 대하여, 성에 대하여, 문명에 대하여’는 글의 성격상 요약을 허락하지 않을 만큼 요약적이고 직접이고 강렬해서 본문으로 대신코자 한다.
편집자 추천글
이 책에 대하여 저자는 현대 문명을 지구 생명의 살육자로서 혐오한다. 이는 다년간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저자가 원초의 창이라고 느낀 이 세계를 보고 눈을 뜬 것인데, 여기서 싹튼 성찰은 ‘나’ 속에 있는 내면의 자연이 바깥 자연의 반영물로서 엄존한다는 인식에까지 이른다. 그러나 이것은 저자에게 간단히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작년에 황하를 따라 티벳까지 가는 여행 중에서 그가 ‘원초’로부터 욕심을 부려 얻으려 했던, 문명의 전환을 위한 획기적이고 새로운 어떤 것의 실마리는 전혀 무망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뒤늦게나마 망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깨달음은 깨닫기 위한 극기적 분투 속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닌 오직 자아를 버리는 ‘버림’을 통해서만 획득될 수 있다. 바로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티벳이 그에게 어떤 말을 전해 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 된 ‘티벳에서 온 편지’이다.
저자는 티벳을 그가 다녀본 곳 중에서 가장 원초적 세계였다고 말한다. 흡사 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원초로의 먼 길을 떠나듯 그런 흥분 속에서 출발하였고, 그런 열정으로 원초의 세계에 들어가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원초의 눈으로 볼 때 현대 문명은 자연을 살육하는 악마이며 자신은 그 악마의 분신이었을 것이니 자신의 파렴치한 애걸이 받아들여질 리 만무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티벳이 원래 토해내다는 뜻의 ‘P’에서 나왔고 티벳인은 자신들을 ‘P빠’, 즉 토해내는 사람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도 그처럼 토해내고 싶다고 갈망의 차원을 넘어 염원한다. 그 염원의 일단이 ‘티벳에서 온 편지’를 통해 드러나며, ‘자연·성·문명’의 주제 속에서 토해내고 있다. 물론 저자는 토해낸다고 하지 않고 ‘다시 생각해 본다’고 말한다. 이 재고(再考)는 이 책의 열아홉 꼭지에 장면을 달리해서 빠짐없이 스며 있다. 어떤 것은 역사 분석의 형식으로, 어떤 것은 기행의 형식으로, 어떤 것은 사상 토로의 형식으로…….
저자는 이 모든 게 한데 섞여 독자들의 마음 속 깊은 뿌리에서 하나의 자양분을 이루게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이 책은, 문명의 전환 점에 선 오늘날, 기존의 문명 개념을 백팔십도 뒤엎는 문명관이 자연 그리고 성과의 삼위일체적 인식 속에서 탐구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오래된 인류의 지혜 속에 이미 존재해왔던 진리를 새롭게 보고 다시 끄집어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티벳을 그가 다녀본 곳 중에서 가장 원초적 세계였다고 말한다. 흡사 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원초로의 먼 길을 떠나듯 그런 흥분 속에서 출발하였고, 그런 열정으로 원초의 세계에 들어가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원초의 눈으로 볼 때 현대 문명은 자연을 살육하는 악마이며 자신은 그 악마의 분신이었을 것이니 자신의 파렴치한 애걸이 받아들여질 리 만무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티벳이 원래 토해내다는 뜻의 ‘P’에서 나왔고 티벳인은 자신들을 ‘P빠’, 즉 토해내는 사람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도 그처럼 토해내고 싶다고 갈망의 차원을 넘어 염원한다. 그 염원의 일단이 ‘티벳에서 온 편지’를 통해 드러나며, ‘자연·성·문명’의 주제 속에서 토해내고 있다. 물론 저자는 토해낸다고 하지 않고 ‘다시 생각해 본다’고 말한다. 이 재고(再考)는 이 책의 열아홉 꼭지에 장면을 달리해서 빠짐없이 스며 있다. 어떤 것은 역사 분석의 형식으로, 어떤 것은 기행의 형식으로, 어떤 것은 사상 토로의 형식으로…….
저자는 이 모든 게 한데 섞여 독자들의 마음 속 깊은 뿌리에서 하나의 자양분을 이루게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이 책은, 문명의 전환 점에 선 오늘날, 기존의 문명 개념을 백팔십도 뒤엎는 문명관이 자연 그리고 성과의 삼위일체적 인식 속에서 탐구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오래된 인류의 지혜 속에 이미 존재해왔던 진리를 새롭게 보고 다시 끄집어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