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 2167
• 지은이 : 전호태
• 가격 : 35,000원
• 책꼴/쪽수 :
210*148mm, 516쪽
• 펴낸날 : 2000-05-08
• ISBN : 9788971966648
• 십진분류 : 역사 > 아시아 (910)
• 추천기관 :
중앙일보, 대한민국학술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도서 · 중앙일보 추천도서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도서 · 중앙일보 추천도서
• 태그 : #아동 #교양 #역사 #한국사 #고분 #벽화 #고구려
저자소개
지은이 : 전호태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울산대학교 박물관장, 버클리 대학교 객원교수를 역임하였다. 한국 고대문화사를 전공하였으며, 고구려 고분벽화 및 중국 한,당대 문화에 관한 글을 다수 발표하였다.
기존의 문헌사 및 양식사 위주 연구의 장·단점을 지양·종합한 지성사적 연구 방식을 고분벽화 분석에 적용하여 역사학계와 고고 미술사학계로부터 새롭고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놓은 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는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2000),『고분벽화로 본 고구려 이야기』(풀빛, 1999)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 내 세관 표현을 중심으로](박사논문, 서울대 대학원, 1997), [한·당대 고분의 일상·월상], [고구려 고분벽화의 해와 달], [고구려의 오행 신앙과 사신도], [고구려 고분벽화의 직녀도], [한(漢) 화상석(畵像石)의 서왕모] 등이 있다.
기존의 문헌사 및 양식사 위주 연구의 장·단점을 지양·종합한 지성사적 연구 방식을 고분벽화 분석에 적용하여 역사학계와 고고 미술사학계로부터 새롭고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놓은 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는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2000),『고분벽화로 본 고구려 이야기』(풀빛, 1999)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 내 세관 표현을 중심으로](박사논문, 서울대 대학원, 1997), [한·당대 고분의 일상·월상], [고구려 고분벽화의 해와 달], [고구려의 오행 신앙과 사신도], [고구려 고분벽화의 직녀도], [한(漢) 화상석(畵像石)의 서왕모]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전호태 교수(울산대 역사문화학과)가 18년 동안 연구하여 얻은 성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의 전개 과정을 당대의 우주관, 내세관, 생활 풍속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한 연구서이다.
목차
1. 이 책을 내면서...(3)
2. 서론...(11)
3. [생활풍속계 고분벽화의 전개와 계세적 내세관]
4. 고분벽화의 구성과 전개...(19)
5. 계세적 내세관과 고분벽화...(27)
6. 재래의 계세적 내세관...(27)
7. 고분벽화로 본 계세적 내세관...(30)
8. 각저총 벽화의 분석...(30)
9. 감신통 벽화의 분석...(86)
10. 고분벽화와 계세적 내세관...(124)
11. [장식무늬계 고분벽화의 등장과 전생적 내세관]
12. 고분벽화의 유형과 분포...(129)
13. 불교의 전생적 내세관 수용과 고분벽화...(133)
14. 불교 소용과 왕권...(133)
15. 고분벽화와 전생적 내세관...(141)
16. 연꽃과 불교...(141)
17. 고분벽화의 연꽃 표현...(145)
18. 연꽃 인식과 내세관...(207)
19. [사신계 고분벽화와 선·불 혼합적 내세관]
20. 사신계 고분벽화의 사례...(235)
21. 집안 계열 고분벽화의 사신도...(235)
22. 평양 계열 전기 고분벽화의 사신도...(255)
23. 전기 여러방무덤 벽화의 사신도...(256)
24. 전기 외방무덤 벽화의 사신도...(266)
25. 평양 계열 후기 고분벽화의 사신도...(282)
26. 오행 신앙과 사신 인식...(300)
27. 오행설의 전래와 운용...(300)
28. 고분벽화 사신도의 흐름과 사신 인식...(311)
29. 사신과 내세...(331)
30. 사신 표현 벽화고분의 천장고임 벽화 구성...(331)
31. 고분벽화와 선·불 혼합적 내세관...(331)
32. [결론 : 다양한 내세관의 수용과 융합]...(349)
33. [부록 : 벽화고분의 분호와 벽화 구성]
34. 집안·환인 지역의 벽화고분...(359)
35. 평양·안악 지역의 벽화고분...(384)
36. 주...(421)
37.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문헌 목록...(465)
38. 표 목록...(493)
39. 그림 목록...(495)
40. 찾아보기...(505)
41. Abstract...(512)
2. 서론...(11)
3. [생활풍속계 고분벽화의 전개와 계세적 내세관]
4. 고분벽화의 구성과 전개...(19)
5. 계세적 내세관과 고분벽화...(27)
6. 재래의 계세적 내세관...(27)
7. 고분벽화로 본 계세적 내세관...(30)
8. 각저총 벽화의 분석...(30)
9. 감신통 벽화의 분석...(86)
10. 고분벽화와 계세적 내세관...(124)
11. [장식무늬계 고분벽화의 등장과 전생적 내세관]
12. 고분벽화의 유형과 분포...(129)
13. 불교의 전생적 내세관 수용과 고분벽화...(133)
14. 불교 소용과 왕권...(133)
15. 고분벽화와 전생적 내세관...(141)
16. 연꽃과 불교...(141)
17. 고분벽화의 연꽃 표현...(145)
18. 연꽃 인식과 내세관...(207)
19. [사신계 고분벽화와 선·불 혼합적 내세관]
20. 사신계 고분벽화의 사례...(235)
21. 집안 계열 고분벽화의 사신도...(235)
22. 평양 계열 전기 고분벽화의 사신도...(255)
23. 전기 여러방무덤 벽화의 사신도...(256)
24. 전기 외방무덤 벽화의 사신도...(266)
25. 평양 계열 후기 고분벽화의 사신도...(282)
26. 오행 신앙과 사신 인식...(300)
27. 오행설의 전래와 운용...(300)
28. 고분벽화 사신도의 흐름과 사신 인식...(311)
29. 사신과 내세...(331)
30. 사신 표현 벽화고분의 천장고임 벽화 구성...(331)
31. 고분벽화와 선·불 혼합적 내세관...(331)
32. [결론 : 다양한 내세관의 수용과 융합]...(349)
33. [부록 : 벽화고분의 분호와 벽화 구성]
34. 집안·환인 지역의 벽화고분...(359)
35. 평양·안악 지역의 벽화고분...(384)
36. 주...(421)
37.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문헌 목록...(465)
38. 표 목록...(493)
39. 그림 목록...(495)
40. 찾아보기...(505)
41. Abstract...(512)
편집자 추천글
> 고구려 고분벽화의 역사적 의미
고분벽화란 말 그대로 무덤 안에 그려진 그림이다. 따라서 고분벽화는 죽은 자와 그를 묻은 사람들이 어떠한 세계에 살고 있었고, 죽은 뒤의 세계를 어떻게 상정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준다. 그야말로 그 시대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통로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고분벽화는 SF소설이나 영화에서 즐겨 등장시키는 타임머신과 같다고나 할까.
고구려가 멸망한 후 지배층의 상당수는 당나라로 끌려가거나 주변지역으로 흩어졌고, 전·후기의 수도였던 집안과 평양 일대는 전쟁의 상흔을 안은 채 그대로 버려져 유적과 유물이 거의 없어졌다. 그 후 천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동북아시아의 패자였던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는 고스란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이런 아픔을 안고 보이지 않는 무덤 속에서 천년의 세월을 견뎌내고 있었다. 그리하여 20세기 들어 마침내 천년의 세월을 지하에서 견딘 고분벽화가 하나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옛 무덤과 깨어진 기왓조각으로 그 흔적만을 겨우 보여주었던 우리 역사의 한 시대, 무성한 풀 포기에 덮여 있던 고구려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 것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주제는 크게 생활풍속, 장식무늬, 사신(四神)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 주제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나, 서로 혼합되어 표현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주제의 다양성은 시기와 지역에 따른 사회상의 변화나 내세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나아가 고분을 조성하고 벽화를 제작한 시기를 추정하는 편년기준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3세기 말에서 5세기 초까지의 1기에는 여러 방무덤에 생활풍속을 즐겨 그렸다. 5세기 중엽에서 6세기 초까지의 2기에는 여러방무덤과 한칸무덤에 생활풍속, 장식 무늬, 사신(四神)이 독자적으로, 혹은 뒤섞여 그려졌다. 3기는 6세기 중엽에서 7세기 중엽에 걸친 시기로 외방무덤에 사신이 사실상 유일한 벽화 주제로 등장한다. 각 시기 고분벽화의 주제와 구성은 해당 시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고구려의 정치·사회적 변화 및 문화 변동과 일정한 함수관계를 맺고 있다.
또 고구려의 사회·문화적 제반 변화는 같은 시기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전개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결국 고분벽화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그 사람들의 삶터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제반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고분벽화는 고구려의 역사를 조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특히 당시의 생활상과 그들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2. 이 책의 의의와 특징
강서대묘와 강서중묘가 고구려의 고분벽화로 확인된 것은 을사보 호조약이 맺어진 다음 해, 곧 1906년이다. 당시 강서군수 이우영과 몇몇 사람이 마을 사람들의 안내로 무덤칸의 네 벽이 사신(四神)으로 장식된 신비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은 후 고구려 고분벽화의 발견과 조사는 일본인 학자의 몫이 되었다. 각저총, 무용총 등에서 벽화가 잇따라 발견되었지만, 일본인 학자들은 주로 이들 벽화가 한나라에서 당나라에 이르는 중국 왕조들의 선각화나 벽화와 얼마나 유사한지, 중국의 장의미술 분야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관심을 쏟았다.
해방 후 고구려 벽화고분의 발견과 관리, 조사와 연구는 주로 북한과 중국 학자 들의 몫이 되었다. 그런데 북한 학자들은 고분벽화가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재현한 것이라는 유물론적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으려 했고, 중국 학자들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중원문화의 영향만을 찾으려 했다.
간접적으로만 자료를 입수할 수밖에 없었던 남한의 학자들은 고분벽화에서 주로 회화 양식의 변화 과정만을 읽어내려 했다. 현재 남북한 및 중국, 일본 등을 통틀어 고구려 고분벽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한 유일한 학자인 전호태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직시하고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본격 연구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고, 18년 동안의 연구 끝에 드디어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관한 최초의 박사학위 논문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내세관 표현을 중심으로] (1997)를 대폭 보완하여 펴낸 이 책은 생활사나 회화양식사, 사상사의 어느 한 분야만을 위한 자료가 아닌 그 시대의 우주관, 내세관, 생활풍속, 문화 교류의 과정을 함께 담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로서의 고분벽화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혀내고 있다.
▽ 고분벽화가 장의미술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고구려 고분벽화의 전개 과정을 ‘우주관 이 포함된 내세관 변화 과정의 반영’으로 이해하고 논지를 풀어나갔다. 현세의 삶이 그대로 내세로 이어진다고 보았던 초기의 계세적(繼世的) 내세관으로부터, 내세에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여기는 중기의 전생적(轉生的) 내세관, 후기의 선·불 혼합적 내세관에 따라 벽화의 주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세하게 검토하였다. 고구려인의 내세관 및 벽화 주제의 변화가 단선적이고 일률적이기보다는 다선적이고 중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는 저자의 이러한 논지는 고고미술사 자료의 연구와 해석 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도식성을 극복하고 있다.
▽ 벽화고분 90여기의 분포도, 평면도, 명칭 일람표, 편년 비교표, 벽화 내용 정리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명칭과 내용에 대한 혼란을 정리하고, 한눈에 고구려 고분벽화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했다.
▽ 300여 장의 벽화 사진을 원색으로 수록함으로써 고분벽화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남북한과 일본, 중국의 고구려 고분벽화에 관한 연구 논저 목록을 함께 수록함으로써 각국의 연구 성과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고분벽화 연구에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고대 및 중세 아시아 문화의 주요 흐름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더함으로써 고구려 문화에 대한 자리매김을 새롭게 하였다. 고구려가 정치·군사적 강국이기에 앞서 다양한 문화 요소를 수용·재창조하여 독자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획득한 동아시아의 문화강국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고분벽화란 말 그대로 무덤 안에 그려진 그림이다. 따라서 고분벽화는 죽은 자와 그를 묻은 사람들이 어떠한 세계에 살고 있었고, 죽은 뒤의 세계를 어떻게 상정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준다. 그야말로 그 시대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통로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고분벽화는 SF소설이나 영화에서 즐겨 등장시키는 타임머신과 같다고나 할까.
고구려가 멸망한 후 지배층의 상당수는 당나라로 끌려가거나 주변지역으로 흩어졌고, 전·후기의 수도였던 집안과 평양 일대는 전쟁의 상흔을 안은 채 그대로 버려져 유적과 유물이 거의 없어졌다. 그 후 천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동북아시아의 패자였던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는 고스란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이런 아픔을 안고 보이지 않는 무덤 속에서 천년의 세월을 견뎌내고 있었다. 그리하여 20세기 들어 마침내 천년의 세월을 지하에서 견딘 고분벽화가 하나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옛 무덤과 깨어진 기왓조각으로 그 흔적만을 겨우 보여주었던 우리 역사의 한 시대, 무성한 풀 포기에 덮여 있던 고구려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 것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주제는 크게 생활풍속, 장식무늬, 사신(四神)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 주제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나, 서로 혼합되어 표현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주제의 다양성은 시기와 지역에 따른 사회상의 변화나 내세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나아가 고분을 조성하고 벽화를 제작한 시기를 추정하는 편년기준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3세기 말에서 5세기 초까지의 1기에는 여러 방무덤에 생활풍속을 즐겨 그렸다. 5세기 중엽에서 6세기 초까지의 2기에는 여러방무덤과 한칸무덤에 생활풍속, 장식 무늬, 사신(四神)이 독자적으로, 혹은 뒤섞여 그려졌다. 3기는 6세기 중엽에서 7세기 중엽에 걸친 시기로 외방무덤에 사신이 사실상 유일한 벽화 주제로 등장한다. 각 시기 고분벽화의 주제와 구성은 해당 시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고구려의 정치·사회적 변화 및 문화 변동과 일정한 함수관계를 맺고 있다.
또 고구려의 사회·문화적 제반 변화는 같은 시기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전개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결국 고분벽화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그 사람들의 삶터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제반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고분벽화는 고구려의 역사를 조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특히 당시의 생활상과 그들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2. 이 책의 의의와 특징
강서대묘와 강서중묘가 고구려의 고분벽화로 확인된 것은 을사보 호조약이 맺어진 다음 해, 곧 1906년이다. 당시 강서군수 이우영과 몇몇 사람이 마을 사람들의 안내로 무덤칸의 네 벽이 사신(四神)으로 장식된 신비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은 후 고구려 고분벽화의 발견과 조사는 일본인 학자의 몫이 되었다. 각저총, 무용총 등에서 벽화가 잇따라 발견되었지만, 일본인 학자들은 주로 이들 벽화가 한나라에서 당나라에 이르는 중국 왕조들의 선각화나 벽화와 얼마나 유사한지, 중국의 장의미술 분야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관심을 쏟았다.
해방 후 고구려 벽화고분의 발견과 관리, 조사와 연구는 주로 북한과 중국 학자 들의 몫이 되었다. 그런데 북한 학자들은 고분벽화가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재현한 것이라는 유물론적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으려 했고, 중국 학자들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중원문화의 영향만을 찾으려 했다.
간접적으로만 자료를 입수할 수밖에 없었던 남한의 학자들은 고분벽화에서 주로 회화 양식의 변화 과정만을 읽어내려 했다. 현재 남북한 및 중국, 일본 등을 통틀어 고구려 고분벽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한 유일한 학자인 전호태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직시하고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본격 연구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고, 18년 동안의 연구 끝에 드디어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관한 최초의 박사학위 논문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내세관 표현을 중심으로] (1997)를 대폭 보완하여 펴낸 이 책은 생활사나 회화양식사, 사상사의 어느 한 분야만을 위한 자료가 아닌 그 시대의 우주관, 내세관, 생활풍속, 문화 교류의 과정을 함께 담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로서의 고분벽화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혀내고 있다.
▽ 고분벽화가 장의미술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고구려 고분벽화의 전개 과정을 ‘우주관 이 포함된 내세관 변화 과정의 반영’으로 이해하고 논지를 풀어나갔다. 현세의 삶이 그대로 내세로 이어진다고 보았던 초기의 계세적(繼世的) 내세관으로부터, 내세에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여기는 중기의 전생적(轉生的) 내세관, 후기의 선·불 혼합적 내세관에 따라 벽화의 주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세하게 검토하였다. 고구려인의 내세관 및 벽화 주제의 변화가 단선적이고 일률적이기보다는 다선적이고 중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는 저자의 이러한 논지는 고고미술사 자료의 연구와 해석 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도식성을 극복하고 있다.
▽ 벽화고분 90여기의 분포도, 평면도, 명칭 일람표, 편년 비교표, 벽화 내용 정리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명칭과 내용에 대한 혼란을 정리하고, 한눈에 고구려 고분벽화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했다.
▽ 300여 장의 벽화 사진을 원색으로 수록함으로써 고분벽화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남북한과 일본, 중국의 고구려 고분벽화에 관한 연구 논저 목록을 함께 수록함으로써 각국의 연구 성과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고분벽화 연구에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고대 및 중세 아시아 문화의 주요 흐름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더함으로써 고구려 문화에 대한 자리매김을 새롭게 하였다. 고구려가 정치·군사적 강국이기에 앞서 다양한 문화 요소를 수용·재창조하여 독자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획득한 동아시아의 문화강국이었음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