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내가 쓰는 역사 일기 : 정주호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개인 부문 장려상
서울매헌초등학교 5학년 정주호
 
 
 
 
 
 

도화서에 가다 (1776년 3월 10일)
나는 오늘부터 도화서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3일 전에 본 자비대령 화원 시험에서 장원을 하여 이곳 도화서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번 자비대령 화원 시험의 주제는 ‘사군자’ 그리기였다. 나는 시험이 끝난 뒤 너무 초초하고 떨렸었다. 시험이 끝난 뒤 잠시 후에 합격한 사람을 도화서의 관리가 불러주었다. 나는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이 엄청 많이 되었다. 근데 장원을 발표할 때 나 이름이 불렸다.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해서 나는 도화서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곳 도화서에는 각각 초상화, 사군자 등의 종류가 다른 화원들, 어마어마하게 크고 작은 붓, 그림을 원하는 수많은 관리들이 있었다. 나는 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사군자를 그리게 되었다. 사군자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이르는 말이다. 이번에 그리게 된 그림은 정5품 현령께서 부탁하신 그림이다. 내가 도화서에 와서 처음으로 그리는 가장 중요한 그림이다. 사군자 네 가지 모두를 그리려니 매우 힘들었다. 꼬박 오시부터 미시까지의 시간이 걸렸다. 그릴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발 마음에 드셔야 할텐데!’라고 말이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김일환 현령께서 직접 도화서에 오셨다. 그림을 건네받으시자 표정이 매우 어두워지셨다. 침묵이 흐른 후 모두에게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어떻게 그림을 이렇게 그릴 수 있냐고 말이다. 실망하시며 현령께서 돌아가실 때 왠지 기분이 답답하고 속상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다음부터는 꼭 더 잘해야지!

어진은 힘들어! (1776년 3월 19일)
오늘은 화원의 일생 중 가장 중요하다고 불리는 어진(임금의 초상화)을 그리는 날이다. 내가 도화서로 가니 여러 화원들이 분주한 모습으로 서둘러 준비하고 있었다. 나도 물감, 붓 등을 챙겨서 따라갔다. 나를 포함해서 8명 정도의 화원이 도화서의 하급 관리를 따라 경복궁으로 향했다. 갈 때 손이 떨렸다. 내가 감히 임금님의 용안을 보며 어진을 그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다. 근정전으로 향하자 임금님, 내시, 관리들이 있었다. 모두 인사를 하고 어진을 그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먼저 먹을 갈고 종이와 비단을 준비하며 물감을 탔다. 손에 먹이 튀겨서 찝찝했다. 나는 여러 관리들에게 추천을 받아 어진을 그리게 외었다. 내가 영조대왕 때의 김홍도 선배처럼 그림을 잘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포기하고 말았다. 그것은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어찌 우리 조선의 천재 화가를 따라 갈 수 있겠든가? 본격적으로 어진을 그리려 하는 데 너무 손에 땀이 많이 났다. 모두들 긴장한 모습이었다. 우리가 어진을 그리는 방법은 먼저 초본을 그린다. 초본은 밑그림인데 숯 등으로 윤관을 잡고 먹선을 올리고 채색을 하는데 채색을 할 때는 배채 방법을 사용했다. 배채는 색칠하는 것을 그림 위에서 하는 방법이다. 그 뒤 비단에 그림을 옮기면 끝난다. 어진을 그린 뒤 녹초가 되었다. 힘들어 죽을 것만 같았다. 어진을 보여드리자 전하께서 매우 기뻐하시며 상을 내리셨는데 쌀 한 가마니를 상으로 받았다. 내일은 화원 시험이 있는 날이다. 내일 일찍 도화서에 가서 빨리 그림을 그리고 관리들을 도와야겠다. 보람찬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