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십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 이남석 작가



“나와 세상과 타인을 들여다보는 심리학의 매력 속으로 빠져 보세요!”
『십 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 이남석 저자를 만나다


이남석 작가만큼 청소년들과 소통하기를 즐기는 심리학자가 또 있을까요? 오랫동안 청소년들의 정체성과 진로,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며 많은 청소년 책을 집필해 온 이남석 작가가 이번에는 심리학자의 전공을 제대로 살려 청소년을 위한 심리학 입문서를 펴냈습니다. 
심리학 지식이라곤 인터넷 등에 떠도는 왜곡된 내용이나 단편적 정보가 전부였다면 이 책이 훌륭한 첫 번째 심리학 교과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또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적용하면 좋은 심리학 이론들을 담고 있어서 심리학의 매력에 더욱 푹 빠질 수 있을 거예요. 여전히 카페를 지키며 분주한 저자를 만나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드디어 전문 분야인 심리학 입문서를 집필하셨는데요. 요즘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하다보니 정확한 정보를 선별해 낼 수 있는 기초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 심리학 지식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될까요?
심리학은 마음을 다루는 학문인만큼 마음이 작용하는 것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어요. 즉 청소년이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며 만들어진 사회 현상과 사회 시스템 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심리학은 개인적인 것부터 사회적인 수준까지 지식의 폭이 넓지요.  

- 청소년들이 심리학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이라면 아마도 심리학을 공부하면 나 또는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라는 것일 텐데요.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네,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초능력자나 무당처럼 딱 보자마자 결론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프로파일러가 여러 단서를 모아서 조심스럽게 범인이 어떤 사람일지 가설을 만들고, 그 가설을 질문이나 관찰, 실험으로 검증하듯이 심리학자도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 들여다봐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 심리학이 인간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다루고 있고 또 삶의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보니 분야가 정말 다양하더라구요. 이 책에 등장하는 심리학 분야들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일단 미국과 유럽 등 심리학 선진국에서 다루는 50개가 넘는 주요 연구 분야를 기본 세트로 했어요. 그런데 선진국은 심리학 응용이 활발해 연구 분야가 너무 세부적이었지요. 그중에 한국의 심리학회에서 연구하는 15개 분과학회와 겹치는 분야를 우선적으로 선정했지요. 그러고 나서 너무 전문적이지 않고 청소년이 관심 있을 분야로 더 압축했습니다. 심리학을 주요 분야로 나누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독자가 심리학의 체계성을 느낄 수 있게 성격심리학과 사회심리학 분야를 연결시키는 식으로 각 장의 내용을 구성했어요.  

- 그렇다면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가장 재미있고 유용한 심리학 이론을 몇 개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최신 이론인 헥사코 모형이 자신과 타인의 성격 이해에 좋아요. 혈액형의 심리학은 말할 것도 없고 MBTI처럼 심리학에서 공인되지 않은 심리검사와 다르게 체계적으로 성격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사람들이 빠지는 생각의 함정을 연구하는 인지 편향 이론도 재미있어요. 책에 소개한 것처럼  인지 편향을 활용해서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제품이나 광고를 만든 사례를 보면 지금까지 봐왔던 것들이 새롭게 느껴질 거예요.
심리학자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행복과 만족 이론’도 재미있고 유용해요. 제가 인생을 통해 추구하거나 앞으로 추구해야 하는 게 비교적 단기적인 행복인지, 장기적인 만족인지를 스스로 검토하게 해 줬으니까요.   

- 심리학 이론뿐만 아니라 마지막 장에서는 청소년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주제들을 잘 잡아내셨는데요. 평소 청소년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소통하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저 자신이 청소년이었을 때 저질렀던 실수를 먼저 생각해요. 일단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과거의 저를 관찰하죠. 제 모습과 요즘 청소년의 모습 중 겹치는 것에 더 집중해요. 그리고 과거의 저와 현재의 청소년 모습을 설명할 수 있으면서 가급적 돌파구까지 제시하는 심리학 이론을 찾습니다.  
이렇게 제가 찾은 이론이 맞는지 청소년 대상 강연 때 질의응답 시간에 확인해 보기도 해요. 나름 검증의 시간을 갖는 거죠. 그렇게 검증된 것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글을 생각해요. 덕분에 글을 읽는 청소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참고로, 각 책의 작가 후기에 쓴 것처럼 살아오면서 다양한 주제로 많은 실수를 해 보았기에 소통 주제가 바닥날 걱정은 없습니다. 작가가 아니었다면 자랑이 아니라 창피한 일이겠지만요. 쩝.

- 현재 카페도 운영하시고 여러 심리학 강연을 진행하시면서 독자들과 가까이 소통하고 계신데, 그 소통을 살려 다음으로 집필하고 싶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십 여 년 동안 저는 긍정적인 주제를 더 많이 다뤘어요. 자아 정체성, 사랑, 진로, 영웅, 리더십 등. 물론 책 안의 내용에서는 자아가 불안정하고, 사랑을 못 찾고, 진로 결정을 두려워하고, 리더십에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해당 주제와 관련된 부정적인 문제를 다루기도 했지만요. 
그래서 다음에는 청소년의 심리와 관련해서 부정적인 주제도 쓰고 싶어요. 불안, 두려움, 회피, 욕망, 분노, 슬픔, 자해 등. 이전의 책들이 뭔가를 삶에 더 얹어야 하는 방법을 주로 이야기했다면, 덜어 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도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번 책 『십 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의 기준으로 말하자면, 임상 및 상담 심리학에 가까운 주제가 되겠네요. 

그런 심리라면 좀 더 현실적인 청소년들의 다양한 고민과 내면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는 책이 탄생하겠군요.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