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오늘 몇 번의 동의를 구했나요?
- 2023-07-31 16:38:37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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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몇 번의 동의를 구했나요?』
오늘이의 하루
글 ✽ 예민한 도서관(김소연, 박다솜, 정승연, 주해선)
무거운 눈꺼풀을 이겨내고 몸을 일으켰다. 나의 오늘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
# 나의 공간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방문이 벌컥 열렸다. 옷을 갈아입을 참이었던 나는 놀라서 옷자락을 다시 잡아당겼다. 노크도 없이 다짜고짜 방에 들어온 동생은 어떤 말도 없이 내 책상 위의 곰젤리를 가져가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한두 번 해본 게 아닌 듯한 자연스러운 행동에 짜증이 났지만 아침부터 큰소리를 낸다고 혼나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방을 나서는 동생이 걸치고 있는 겉옷이 뭔가 낯이 익었다. 저 컬러, 기장, 핏감…! 역시나 지난달 새로 산 내 옷이었고 그 순간 나는 한 번 더 꾹 참아야 했다.
# 학교 가는 길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러 가고 있는데, 누군가 내게 학교 가는 길이냐며 아는 척을 했다. 종종 가는 편의점 사장님이길래 나도 꾸벅 인사를 하며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사장님은 갑자기 요즘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반에서 몇 등이나 하는지 물으셨다. 훅 들어온 질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그저 멋쩍은 웃음만 지어 보였다. 그런 나에게 사장님은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응원 같지 않은 응원을 하며 지나가셨다.
# 버스 안에서
정류장 쪽으로 가니 버스가 오고 있어 허겁지겁 달려가 탔다. 다행히 버스 안에는 두 칸 모두 빈자리인 곳이 있어서 얼른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정류장에 멈출 때마다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사람들이 올라탈 때마다 내 옆자리에는 아무도 앉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한 아저씨가 앉았다. 나는 창가 쪽으로 몸을 바짝 붙였다. 다리를 쩍 벌리기 시작한 아저씨는 내 한쪽 다리와 맞닿았는데도 다리를 오므리지 않았다. 평소에도 모르는 사람과 몸이 닿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창가 쪽으로 더 붙어 앉았다. 좁아질 대로 좁아진 내 자리였지만 다른 사람과 몸이 닿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편한 자세로 가는 게 나았다.
아직 학교에 도착하려면 갈 길이 멀었기에 스마트폰으로 SNS 탐색을 시작했다. 친구들이 올린 사진을 구경하고 있는데 문득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아저씨는 졸고 있었다. 누구지? 뒷사람인가?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누가 있는지도 알 수 없어 두려운 마음에 얼른 SNS를 껐다. 누군가 내 스마트폰을 훔쳐봤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고 마음이 갑갑해졌다. 얼른 버스에서 내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 적당한 거리
내 별명은 ‘벽’이다. 친구들은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두꺼운 벽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단짝 친구가 없는 건 아니다. 그 친구들은 나의 이런 모습도 그대로 받아들이니까!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생각에 잠겼다. 팔짱을 끼고 어깨동무를 하며 복도를 걸어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약간 거리를 두고 걷는 내 모습이 유달리 어색하게 느껴졌다. 나는 아무리 친한 친구와도 스킨십 하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다. 친구들의 장난에도 어떻게 반응해 줘야 할지 몰라 뚝딱이며 고장 나기도 한다. ‘친구들이 나에게 서운해하면 어떡하지?’라고 가끔 걱정도 한다. 그때였다. 같은 반 친구 한 명이 다가와 물었다.
“오늘아, 무슨 걱정 있어?”
“그냥… 진짜 나한테 벽이 있나 싶어서.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에이 아냐. 난 네가 부러워. 모든 사람이랑 적당히 거리를 두는 거잖아. 난 그게 어려워서 가끔 힘들 때가 있거든.”
# 보이지 않는 선
우리 반과 옆 반 사이에는 경계가 있다. 내 책상과 짝꿍의 책상 사이에도 경계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도 선이 있다. 그 선이 보이지 않을 뿐!
이제는 안다. 나를 둘러싼 것은 벽이 아니라 ‘경계선’이라는 걸. 그리고 경계선의 모양과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꾸며 쓴 ‘오늘이’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경계선을 넘는 말과 행동 때문에 불편한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 책은 경계를 침범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교과서처럼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차근차근 따라 읽다 보면 나의 경계를 지키며 다른 사람의 경계를 함부로 넘지 않기 위해 어떤 태도를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동의를 구하고 거절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해지는 세상, 각자의 경계가 존중받아 같이 살아가기에 불편함이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시작해 보시겠어요?
# 나의 공간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방문이 벌컥 열렸다. 옷을 갈아입을 참이었던 나는 놀라서 옷자락을 다시 잡아당겼다. 노크도 없이 다짜고짜 방에 들어온 동생은 어떤 말도 없이 내 책상 위의 곰젤리를 가져가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한두 번 해본 게 아닌 듯한 자연스러운 행동에 짜증이 났지만 아침부터 큰소리를 낸다고 혼나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방을 나서는 동생이 걸치고 있는 겉옷이 뭔가 낯이 익었다. 저 컬러, 기장, 핏감…! 역시나 지난달 새로 산 내 옷이었고 그 순간 나는 한 번 더 꾹 참아야 했다.
# 학교 가는 길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러 가고 있는데, 누군가 내게 학교 가는 길이냐며 아는 척을 했다. 종종 가는 편의점 사장님이길래 나도 꾸벅 인사를 하며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사장님은 갑자기 요즘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반에서 몇 등이나 하는지 물으셨다. 훅 들어온 질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그저 멋쩍은 웃음만 지어 보였다. 그런 나에게 사장님은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응원 같지 않은 응원을 하며 지나가셨다.
# 버스 안에서
정류장 쪽으로 가니 버스가 오고 있어 허겁지겁 달려가 탔다. 다행히 버스 안에는 두 칸 모두 빈자리인 곳이 있어서 얼른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정류장에 멈출 때마다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사람들이 올라탈 때마다 내 옆자리에는 아무도 앉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한 아저씨가 앉았다. 나는 창가 쪽으로 몸을 바짝 붙였다. 다리를 쩍 벌리기 시작한 아저씨는 내 한쪽 다리와 맞닿았는데도 다리를 오므리지 않았다. 평소에도 모르는 사람과 몸이 닿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창가 쪽으로 더 붙어 앉았다. 좁아질 대로 좁아진 내 자리였지만 다른 사람과 몸이 닿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편한 자세로 가는 게 나았다.
아직 학교에 도착하려면 갈 길이 멀었기에 스마트폰으로 SNS 탐색을 시작했다. 친구들이 올린 사진을 구경하고 있는데 문득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아저씨는 졸고 있었다. 누구지? 뒷사람인가?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누가 있는지도 알 수 없어 두려운 마음에 얼른 SNS를 껐다. 누군가 내 스마트폰을 훔쳐봤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고 마음이 갑갑해졌다. 얼른 버스에서 내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 적당한 거리
내 별명은 ‘벽’이다. 친구들은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두꺼운 벽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단짝 친구가 없는 건 아니다. 그 친구들은 나의 이런 모습도 그대로 받아들이니까!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생각에 잠겼다. 팔짱을 끼고 어깨동무를 하며 복도를 걸어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약간 거리를 두고 걷는 내 모습이 유달리 어색하게 느껴졌다. 나는 아무리 친한 친구와도 스킨십 하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다. 친구들의 장난에도 어떻게 반응해 줘야 할지 몰라 뚝딱이며 고장 나기도 한다. ‘친구들이 나에게 서운해하면 어떡하지?’라고 가끔 걱정도 한다. 그때였다. 같은 반 친구 한 명이 다가와 물었다.
“오늘아, 무슨 걱정 있어?”
“그냥… 진짜 나한테 벽이 있나 싶어서.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에이 아냐. 난 네가 부러워. 모든 사람이랑 적당히 거리를 두는 거잖아. 난 그게 어려워서 가끔 힘들 때가 있거든.”
# 보이지 않는 선
우리 반과 옆 반 사이에는 경계가 있다. 내 책상과 짝꿍의 책상 사이에도 경계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도 선이 있다. 그 선이 보이지 않을 뿐!
이제는 안다. 나를 둘러싼 것은 벽이 아니라 ‘경계선’이라는 걸. 그리고 경계선의 모양과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꾸며 쓴 ‘오늘이’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경계선을 넘는 말과 행동 때문에 불편한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 책은 경계를 침범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교과서처럼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차근차근 따라 읽다 보면 나의 경계를 지키며 다른 사람의 경계를 함부로 넘지 않기 위해 어떤 태도를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동의를 구하고 거절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해지는 세상, 각자의 경계가 존중받아 같이 살아가기에 불편함이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시작해 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