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라이브 수업 후기]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김민경 작가와의 만남을 추억하며!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김민경 작가와의 만남을 추억하며!
글 ✽ 김혜연(강화여자고등학교 도서부 책마루 담당교사)

2021년 2월쯤 사계절출판사에서 ‘교실 라이브’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월별 일정과 해당 도서를 알려 주었다. 마침 우 리 학교가 참여할 수 있는 날짜에 김민경 작가님의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가 있었고, 일종의 검증 차원에서 내가 먼저 읽어 봤다. 그런데 세상에! 급속도로 책 내용에 빠져들고 말았다. 더구나 책에 언급된 허먼 멜빌의 『모비 딕』과 올리버 색스의 『고맙 습니다』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5월 27일 동아리 시간엔 무슨 일이 있어도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의 김민경 작가님을 만나 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동아리 학생들에게도 자신 있게 1학기 동아리 운영 계획을 전달했다.

4월에 상대적으로 분량이 짧은 올리버 색스의 『고맙습니다』를 읽고 이야기 나눴고, 이 책 내용이 소개되는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를 그다음 달에 읽을 거라고 예고했다.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아이들에게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를 한 권씩 나눠 주 었는데 한 학생의 강연 후기에 이 책을 처음 받은 소감이 잘 나와 있다.

어느 날 사서 선생님께서 우리를 도서관으로 부르셨다. 그리고 건네주신 한 권의 책.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라는 제목과 함께 하얀 바탕에 그려진 기하학적 무늬. 뭐지? 표지만으로 사람을 이끄는 책이라... 그날 다 읽었다. 처음엔 천문학 책인 줄 알았으나 성장형 로맨스 소설이었다. 읽다 보니 뭔가 마음 한 켠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 1학년 전 ✽ 안 학생의 소감


그렇다! 분명 이 책은 표지 디자인부터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목도 마찬가지! 아이들은 책을 받고 하루이틀 만에 단숨에 읽어 버렸다. 그러곤 와서 물었다.

“어! 선생님, 우리 4월 동아리 시간에 읽은 『 고맙습니다 』 라는 책 내용도 나와요!” “우아, 『 모비 딕 』 을 거의 다 읽은 기분이에요!”

작가님을 만나기까지 아이들은 수시로 종알거리며 자신들이 느낀 점, 궁금한 점 등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교실 라이브 전날에는 학년별 독서 모임도 진행했다. 아이들은 인상 깊은 구절과 독서 감 상을 나누고, 질문을 생각해 보고, 또 이 책에 옥의 티가 있는지도 찾아보았다.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했고, 작가님께 마구 자랑하고 싶어졌다.

드디어 2021년 5월27일! 유튜브 실시간 강연으로 김민경 작가님을 만났다. 작가님의 모습이 보이고, 자료 화면에 ‘강화여자고등학교’ 라고 적혀 있는 걸 보자마자 아이들은 환호했다.

“우아 선생님!! 우리 학교만을 위한 유튜브 실시간 강연이에요, 대 ~박!”

신청 학교가 더 있다고 들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결국 우리 학교 만 실시간 접속한 것이 우리 학생들에겐 더 의미 있는 선물이 된 거였다. 등교 기간인 1학년은 도서관에 모여서 함께 시청했고, 2학년은 집에 서 개별 접속했다. 물론 댓글을 남기기 위해서 1학년들도 개인 스마트폰으로 동시에 강연에 접속해 참여하는 열정을 보여 주었다. 보통 유튜브 강연을 들을 때는 참가자들의 댓글을 모두 챙겨 보기 힘들지 만, 이번 강연에서는 학생들 이름을 부르며 정성껏 질문에 대해 답 해 주시는 모습이 너무나 감사했다. 우리 학생들 역시 그것이 가장 의미 있었다고 했다.

가장 의미 있게 생각하시는 장면이 무엇이냐는 저의 질문에, 제 이 름도 불러 주시고 친절하게 답해 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제가 읽은 책의 작가님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좋은 시간 이었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 1학년 이 ✽ 희 학생의 소감


오롯이 우리 학생들을 봐 주시던 작가님의 시선은 온라인 강연이라 는 한계가 무색할 정도로 아이들의 마음에 그대로 와 닿았다. 너무나 감사했다.

‘ 책 ’ 을 통해 소통한다라는 말이 참 가슴에 와 닿는다. 지석이와 새봄 이가 『 모비 딕 』 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상처를 극복해 가는 모습을 보 고 나에게도 카톡이나 SNS가 아닌 ‘ 책 ’ 을 매개체로 연결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2학년 이 ✽ 원 학생의 소감


이렇게 우리 마음에 신선한 파장과 감동을 안겨 준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교실 라이브는, 물리적 시간으로는 이미 끝났다. 그러 나 우리의 만남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허먼 멜빌 의 『모비 딕』을 읽을 의지를 가지게 되었고, 참가한 학생 중 몇 명은 135개 장으로 구성된 『모비 딕』 1일 1장 읽기를 결심했다. 그 결심 은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15일째 계속되고 있다. 패들릿으로 독서 감상을 기록하는 일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렇게 소중한 독서 경험을 안겨 준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의 김민경 작가님 그리 고 사계절출판사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사진① 온오프라인 병행을 통해 『모비 딕』 읽기를 실천하는 아이들 모습


사진②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교실 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