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 『바느질 소녀』송미경 작가



새로운 작가의 출현, 기존에 없던 동화, 기묘한 판타지 등등 온갖 수식어구를 얻으며 참신함과 기묘함으로 한국 아동문학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송미경 작가. 이번엔 장편동화 『바느질 소녀』를 안고 돌아왔습니다. 독특한 환상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아이들의 따뜻한 세계를 마법처럼 펼쳐보이는 『바느질 소녀』의 작가 송미경 선생님을 만나보세요.
 
 
▶ 『어떤 아이가』로 한국출판문화상을 받고, 『복수의 여신』이나 『돌 씹어 먹는 아이』 등 단편동화집을 통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들로 현재 가장 실험적이고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한 동화작가로 자리매김했는데요, 기존 틀을 깨고 뭔가 새로운 작업을 해나가시는 것에 대한 부담 같은 것은 없는지요? 더 나아가 송미경 작가가 생각하는 ‘동화’란 무엇일까요?

 
 
기존의 틀을 깨거나 기존의 틀을 강화해야겠다라는 식의 ‘기존 질서’에 대한 의식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기준점이 기존의 문학도, 어떤 작가나 작품도 아니고 그저 그 이야기에 맞는 어떤 꼴을 찾는 것이라서요. 기준점을 두면 그걸 뛰어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앞으로도 그런 기준점을 갖고 싶지 않아요. 조금 방황을 하고 떠돌아다니고 하면서 내가 쓸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쓰면 좋겠어요. 저로서는 글쓰기를 시작한 뒤 이번에 처음으로 슬럼프가 있었는데 『바느질 소녀』가 나올 무렵 다짐한 게 있어요. 욕을 먹더라도 끝까지 가보자고요.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은 다른 분들이 해주고 있으니까 나는 내가 할 수밖에 없는 걸 해보려고 해요. 일단은 계속 뭔가 쓰려고요.
좋은 작품을 내기 위해 고민해야겠지만 그 지나친 고민이 자유로운 글쓰기를 방해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동화란 꿈을 꾸듯 자유롭게 허공에 떠오를 수도 있어야 하는 건데요. 자꾸 머리가 무거워지려고 해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바느질 소녀』는 송미경 작가의 여덟 번째 책이자 장편동화입니다. 이제 더는 신인이 아니라 중견 작가이자, 단편동화들을 통해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작가로서 새로운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글쓴이의 말’을 보면 ‘짙은 안갯길을 7년간 걸어온 기분이다, 매일 내가 걷는 길을 의심했고, 매일 한 걸음만큼의 믿음이 필요했다’고 나옵니다. 또 ‘앞으로도 나는 가 보지 않은 길로 계속 나아가려 한다. 어떻게 되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언젠가 그곳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뭔가 자기 고백 같은 것을 하시는데요. 작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작품인지요?
 
등단한 이후 첫 책이 조금 늦게 나오고 그동안 스스로 ‘내가 동화작가가 우연히 된 건가. 우연히 작품 하나 썼다가 당선되어서 이런 길을 가는 것이면 어떻게 하나’ 같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내가 쓰는 게 동화인가? 동화란 무엇인가 같은 고민도 많이 하고요. 그러다 보니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쓰고 문장은 어떻게 하고…. 이런 고민은 할 틈이 없었어요. 도무지 알 수 없었지요. 이건가 하면 아니고 저건가 하면 아니고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도 계속 그 희뿌연 풍경 속으로 발을 내딛게 되더라고요. 바로 앞에 구덩이나 낭떠러지가 나올 것처럼 겁이 나고 왔던 길 전체가 잘못된 길이어서 내 인생 전체가 뒤틀려 버릴 것 같은 공포가 있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해야 할 어떤 것들을 미뤄두고 저는 오직 동화쓰기에 대한 고민에 사로잡혀 있었으니까요.
분명 어느 날인가는 어떤 이야기가 나를 찾아 와주리라는 믿음이 매일 필요했고 지금 쓰고 있는 단어와 문장이 살아 있는 한 덩어리의 ‘이야기’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 계속 애써야 했어요.
그래서 초기에 동화를 쓰던 무렵엔 하루에 몇 시간씩 기도하지 않으면 한 문장도 쓸 수 없었어요. 하늘은 저를 기도하라고 동화작가 시켜주셨나. 내가 이 길을 걸어가야만 간절히 기도할 것 같아서 그러셨나 생각했어요. 여러 가지 여정을 거치면서 단편을 쓰게 된 것도 마지막으로 단편 열 편만 써보고 동화쓰기를 그만두고 직장에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해서 였죠. 이제 다시는 동화를 안 쓸 생각을 하니 조금 내 멋대로가 되더라고요. 누구한테 잘 보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야기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동화들 때문에 단편집들이 잇따라 나오게 되었고 계속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삶을 살아오고 있고요.
장편동화로 등단했지만 연달아서 단편집을 냈어요. 그리고 단편집 『어떤 아이가』로는 아르코 창작기금도 받고 출판문화상도 받았는데. 아르코 시상식에 다녀온 날 『바느질 소녀』를 썼습니다. 내가 기존에 써오던 방식과 무언가 달랐어요. 그동안 계속 단편을 쓰다가 오랜만에 장편을 쓴 거였죠. 내가 원하는 방법대로 이야기가 손에 쥐어지지도 않고 혼자 마구 달려가고 저는 따라가는데…. 문장 하나하나 생각하며 단편을 쓰던 습관을 내려놔야 했고 그게 참 두려웠어요. 어쨌든 언젠가는 꼭 써야 할 어떤 이야기를 모든 것을 걸고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 『바느질 소녀』 역시 송미경 작가의 작품답게 굉장히 독특합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작고 연약한 거지 소녀가 작은 바늘 하나로 아픈 동물들을 낫게 해주고, 상처 받은 사람들을 치유해 주는데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새롭고 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전통적인 동화의 형식을 띠는 것도 같습니다. 작가는 스스로 이 작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거의 저는 제가 쓰는 글이 새로운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달아보지 않는 편이에요. 그 이야기에 맞는 문체가 분명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서사 방식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머뭇거리면서 곱씹게 하는 사변적인 문장들이 필요한 이야기가 있고 세밀한 건 지나치고 휙휙 달려가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생각하는 대로 쓸 순 없지만요. 이 이야기는 기존 동화의 형식에서 보자면 평범한 형식이 될 테고 내 자신이 걸어온 길만을 두고 보면 전혀 새로운 방식이기도 해요. 편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해 퇴고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야기를 써놓고 보니 묘사나 문장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 게 더해지면 좋을 텐데 하고요. 그래서 종이 교정 상태에서 재교까지 봤는데 출판사에 양해를 구하고 여러 가지 고민을 좀 했어요. 출간이 미뤄지는 동안 온갖 생각을 한 끝에 그 모든 욕심들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지요.
 
▶ 『바느질 소녀』를 읽고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편집자로서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보통 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 어디서 소재를 찾는지 상당히 궁금할 때가 많은데요, 송미경 작가의 작품들은 워낙 독특해서 작품의 탄생 배경이 늘 궁금했습니다. 『바느질 소녀』 같은 경우 작품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또 이 작품을 독자들이 어떻게 읽어 주면 좋겠다 하고 바라는 것이 있는지요?

  
  2010년쯤에 시를 썼어요. 바느질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서로의 손등을 바느질해주는 거지요. 상처가 나으려면 상처를 드러내야 하고 상처가 드러나는 것은 처음엔 부끄러운 일이지요. 또 상처를 소독하고 꿰매는 순간은 그냥 상처를 몸에 지니고 있을 때보다 아프겠구나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진실된 관계를 만날 때 우리는 마음에 그런 작용을 경험하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2013년 여름 이 동네에 바느질 소녀가 찾아오는 상상을 해봤어요. 일단 제목부터 ‘바느질하는 소녀’라고 지어두고 자리에 앉았는데, 외출 후라 정장 차림이었는데, 불편한 스커트에 블라우스인데도 옷도 안 갈아입은 채 새벽을 맞았어요. 글을 쓰느라고요. 퇴고 과정에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지만 초고는 한번에 나와주었어요. 쓰는 내내 배경이 된 공원은 우리 동네 공원인데요. 소녀가 앉아서 바느질하는 장면이 눈에 선했어요. 그리고 독자들에게 따로 바라는 건 없어요. 그냥 읽어만 주시면 그걸로도 감사드려요. 누군가가 어디서 내 이야기를 읽고 있다는 게 아직도 잘 안 믿어지거든요.
    
▶ 이 세상을 보듬고 치유하는 존재라면 뭔가 어벤저스급 슈퍼 히어로를 떠올릴 텐데요, 바느질 소녀는 사실 정 반대편에 서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요. 또 이 거지 소녀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제각각이고요. 하지만 소녀는 작은 바늘 하나로, 더 나아가서는 아프고 상처받은 동물이나 사람을 대하는 진실되고 따뜻한 마음 하나로 그들을 치유해주는데요. 실제로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보는 건지요?
 
어려운 질문이라서 일단 한숨을 내쉬게 되네요. 실제로 어떤 형식으로든 이런 일은 생길 수도 있겠죠. 그리고 지금의 한국 사회는 진실된 치유의 존재를 학대하고 내쫓고 업신여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존재가 재력이나 학벌 같은 뒷배경이 없는 한 이 사회는 그런 존재를 믿지 않겠죠.
하루하루 보내다보면 우리가 언제 치유받았는지 모르는 상태로 조금씩 치유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몸이 굉장히 아파서 고생하던 어느 가을에, 밖에 나가거나 움직일 수도 없고 해서 집에서 영화를 한 편 봤는데 그게 ‘상실의 시대’였어요. 남자 주인공이 파도치는 바위에 앉아 울부짖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도 마구 울었어요. 그러면서 그날 내 자신이 엄청난 위로를 받았다는 걸 알았죠. 그리고 그날 저녁에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별로 관심도 없던 여자 연예인이 “여러분 감기 조심하세요.”라고 인사했는데 그게 얼마나 마음에 위로가 되던지요. 쓸쓸하고 외로운 시기에는 그런 말조차 엄청나게 따뜻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만약 진짜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들었으면 아마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을 거예요. 그냥 우리가 대단한 뭔가를 하지 않아도 서로 조금 웃어주고 격려의 말을 해줄 수만 있어도 바느질 소녀는 이 세계에 필요 없겠죠.
 
▶ 바느질 소녀는 다른 사람들을 고쳐줄 수 있었지만 사실 굉장히 약한 존재잖아요. 주인공을 거지소녀로 등장 시킨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이야기 속 아이들, 특히 주인공 수지의 캐릭터 고민도 많이 했어요. 좀 더 살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특별히 눈에 띌 것 없는 평범한 존재로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고쳐주고 이끌어주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도울 수 있는 모습을 원했어요. 바느질 소녀에게 수지가 도시락을 싸서 가져다주거나 줄넘기를 가르쳐 주는 장면을 통해 어린이로서 바느질 소녀의 모습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고 배가 고프고 못하는 것도 있고 제 몸의 혹은 떼어내지 못하고 살죠. 우리가 치유받는다는 것은 완벽해지고 완전해지고 강해지는 게 아니라 그 모든 게 서로를 돕는 상태가 아닌가 생각돼요. 바느질 소녀는 연약한 부분이 있어서 들짐승들과 함께 살아가기도 하고 먹을 것을 도움 받기도 하는 거고요. 그러니까 바느질 소녀 옆에 짐승들이 모여드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치유해주는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바느질 소녀 역시 연약한 존재 그대로이기 때문이에요.
 
 
▶ 일상을 들여다보면 글은 물론이고 그림도 잘 그리시고, 사진도 잘 찍고, 음악이나 영화도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이전에 발표한 짧은 글들을 보아도 범상치 않은 유년기를 보내셨으리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의 나이에 작가님은 어떤 어린이였다 기억하시는지요?
 
딱히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영역은 없고 혼자 뭔가 궁금하면 빠져서 하는 편이에요. 대체로 몸을 쓰지 않고 하는 일들을 좋아하는 편이고 어릴 때도 그랬어요. 어린 시절은 부모님과 떨어져서 외가에서 자랐는데요, 외로움이 컸죠. 외가 식구들은 정갈하고 부지런한 분들이었고 저는 많이 덜렁거리는 성격이라서 자라면서 내 자신을 고쳐보려고 많이 애를 쓴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가 포기해버렸지만요. 저는 그림 그리거나 소꿉놀이를 굉장히 좋아했고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에는 친구들을 모아서 연극을 하곤 했어요. 연극 연출을 한 셈인데요. 동화책에서 읽은 걸 대충 바꿔서 하거나, 지난밤에 본 사극을 재연하는 정도였어요. 어떤 특정한 공간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뭘 하고 노는 걸 좋아했고 친구들도 재미있어 했어요. 해가 져도 노느라고 집에 안 들어가는 애였어요.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학교 끝나면 남아서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초등학교 4, 5학년 무렵엔 학교에 미술 교실이 생겼어요. 선생님이 미술 지도를 해주시진 않았지만 들어와서 보시고 그림에 대해 한마디씩 해주곤 하셨어요. 거기 남은 애들은 한 다섯 명 정도였는데, 나중엔 세 명만 남아서 끈질기게 그림 그리러 다녔어요. 걸어서 아주 먼 동네까지 다녀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5학년 무렵부터 외삼촌의 카메라로 사촌 여동생을 찍기 시작했어요. 사진기자가 되고 싶어 한 외삼촌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림그리기 대회는 학교 대표로 나가서 늘 상을 탔지만 큰 상을 받아본 적은 없고요. 글은 잘 쓰지 못했어요. 외삼촌들이 읽는 책들을 읽게 된 것도 좋은 기억이었고요. 쓸쓸했지만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한 유년기였어요. 초등학교 시절은 아주 모범적이었는데 사춘기부터 책에 빠졌고 자주 지각을 하거나 조퇴를 하거나 집에 와서 누워 있고 그러는 애였어요. 그러면 친구들이 집에 찾아와서 놀고요.
 
▶ 글쓰기의 계기는 누구나 다를 수 있지만 작가의 마음속에는 그가 롤 모델이나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작품 혹은 작가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송미경 작가의 마음속에 늘 머물고 있는 글쓰기의 모델을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동화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권정생 선생님의 『황소 아저씨』예요. 미술대회 부상으로 받은 책이었어요. 누구 작품인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작가가 된 뒤에야 내가 닳도록 읽은 그 책의 작가가 권정생 선생님이구나 알았죠. 처음 어떤 작가를 인식하고 그의 전작을 다 찾아 읽어보게 된 건 헤르만 헤세예요. 중학교 때 『데미안』을 알게 되어서 사춘기 내내 큰 영향을 받았죠.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그 작가는 제겐 유일한 작가였어요. 산문집 같은 것까지 다 찾아 읽었어요. 당시는 온라인 서점도 없고 대형서점까지 오갈 줄도 몰라서 동네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걸 구하고 부탁해서 사고 그랬죠. 친구들이 제게 헤세 책을 빌려가서 읽고 안 가져 오면 또 사고 그랬어요. 저는 새로운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번 본 책을 여러 번 읽는 걸 더 좋아해요. 음악도 한 앨범 안에서 마음에 드는 한두 곡만 듣는 편이고요. 사춘기 때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을 읽고 또 읽으며 버틴 것 같아요. 그러다가 까뮈나 베케트나 밀란 쿤데라 등에 관심이 이어졌어요. 그러나 롤 모델이나 지향점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이런저런 존재들이 혼합되어 있지요. 이런 작가는 이래서, 저런 작가는 저래서 멋있고 하는 식으로요.
 
▶ 앞으로는 어떤 작업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몇 분과 약속을 해두었어요. 몇 년 후에 그림을 모았다가 전시회를 하자고요. 그럴 만한 그림들을 그리는 삶이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그림을 전시하고 싶은 것은 미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삶을 그런 식으로 살아보려는 다짐 같은 것이거든요. 그리고 또 기회가 되면 그림책 작업을 하고 싶어요. 한동안 그런 작업에만 빠져서 쓰고 그릴 날이 올 것 같아요.




꾸준하게 글쓰기 작업을 하는 작가이자, 세 아이의 친구 같은 엄마이자, 상상마당과 디하우스에서 드로잉과 글을 연계한 수업도 진행하는 송미경 작가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날마다 열심히 생활합니다. 가끔 또 어떤 날은 몸이 아파 하루 종일 누워 있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길을 잃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작가에게는 글을 쓰는 원천이 된다고 합니다. 『바느질 소녀』로 ‘동화가 무엇인지’ 새롭게 자각한 송미경 작가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독자들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