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족] 뿌뿌는 준비됐어!

“앙굴렘 국제 만화 축제”란 프랑스 앙굴렘 시에서 열리는 국제 만화 축제로 매년 1월에 열린다. 세계적 만화 행사로 ‘만화계의 칸영화제’라고 불리는 만큼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무려 한국 작가 2명의 작품이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다.
이중 아동 부문에 당당하게 올랐던 ‘부부(Boubou)와 친구들’은 사실 불어판이고, 한국어로 단행본을 만들며 “뿌뿌”로 탄생하였다.

“뿌뿌”는 상상의 세계를 모험하며 언제나 신나게 놀 준비가 되어 있는 강아지다.
6편의 에피소드로 놀이터에서, 학교에서, 마법의 성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특히 [조금 특별한 학교]편에는 안또낭 대신에 뿌뿌가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냄새 하나만으로 교실 자리를 찾고 친구들의 자리도 알려준다. 더 재미있는 건 주인을 대신한 동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수업하는 장면이다. 아이가 제일 공감한다며 꼽은 장면으로 요즘 더 자고 싶어서 일어나기 싫어하는 아이를 보니 저런 상상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상상속에서는 누구나 자유를 꿈 꾸니까.

에피소드가 끝나면 길을 찾거나, 주인과 동물을 연결하는 등 아이들의 흥미를 위해 마련한 코너도 재미를 더해준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정서를 만나는 시간에 아이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더니, 놀이환경도 많이 변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기도 했다.
[뿌뿌의 생일]에서는 주변에 있는 흙과 자연물로 케익을 만드는데, 나의 어린 시절에는 충분히 가능한 놀이였다. 모든 자연물이 소꿉놀이가 되고, 땅바닥은 스케치북이 되었다. 무엇보다 모래 놀이터가 많아서 집 앞에만 나가도 한나절을 놀았다.
요즘은 생태놀이를 찾아 개발하고 유지하려는 노력이 많이 있는데, 그 마저도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상상 이상으로 즐거운 상상속을 돌아다니며 뿌뿌와 다음 놀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