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수영 이불> 재희 작가




『수영 이불』
재희 작가 미니인터뷰
 


신작 출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전작에 이어 또 파랑파랑한 그림책이 완성되었어요. 파란색을 좋아한다 하셨는데,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파랑의 힘은 무엇일까요?
출판사에서 많이 함께해 주셨어요. 축하 감사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파랑의 힘은 우울이나 차가움보다는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전작도 그렇고 그림책 내용에 아이의 바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 바람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기대감을 파랑으로 표현했어요. 파란색을 보면 원하는 것이 이뤄지는 마법에 걸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도 아이들에게 작거나 큰 희망이 되는 그림책을 하고 싶었던 이유와도 잘 맞아졌어요.

 


이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런 모습의 수영장을 그려야겠다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에는 수영하는 속도에 맞는 이미지를 고민하다 부감 구도를 선택했는데요. 동그라미와 하얀 캐릭터 그리고 파란색이 주는 이미지가 매력적이더라구요. 그래서 그 콘셉트로 이미지들을 연결시키다 좋은 이미지를 계속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완성되어 갔어요. 그리고 시선을 조금만 다르게 보면 익숙함이 특별함이 되잖아요. 그 순간을 담고 싶었어요.


다양한 물빛 표현이 정말 멋졌습니다. 지금의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많은 실험을 하셨을 것 같아요.
멋지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더미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러프하게 진행했는데 그중 좋았던 느낌들을 계속 변주하여 그려 보았어요. 물결 모양을 손그림으로 만들어 베이스로 두고, 수채화 질감을 더 해 물 느낌을 살리고, 수면의 반짝임은 디지털로 마무리했어요. 아무래도 부감 구도상의 움직임이나 속도감을 평면 종이에 담기가 조금 까다로워서 물결과 포말 표현에 특히 신경을 썼지요. 그리고 실제 물의 모습을 많이 관찰하러 다녔어요.


주인공에게 노란 수영모를 씌우셨어요. 이 캐릭터는 어떤 성격일까요?
개인적으로 노란색을 가장 더운 색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노란색 아이가 파란색 수영장에 들어갔을 때 가장 시원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갑자기 반대로 가서 혼자 둥둥 떠 있는 것을 보면, 주체적으로 상상을 많이 하는 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상상을 이루어 낼 줄 아는 아이가 아닐까 했습니다. 또 상상한대로 하기를 바랐고요. 둥둥 누워 있는 걸 좋아하는 걸 보니 절 상당히 많이 닮았어요.


작업을 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고민되셨나요?
이미지에 맞는 이야기가 많이 고민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담고 싶었던 것이 많았어요. 수영을 좋아하는 마음, 각자의 속도에 대한 이야기, 혼자 놀 때의 즐거움과 함께 놀 때의 즐거움까지, 많은 이야기가 들어가다 보니 이미지를 방해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 ‘수영이 좋아’에 다시 집중했어요. 그런데 또 너무 밋밋해져 버리는 면이 있었죠. 이렇게 비슷한 고민을 계속 반복하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지금의 이야기가 만들어진 거예요.

 

작업을 하시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요?
지난 북토크 때 잠깐 말씀드렸는데, 수영 경기를 보러 갔던 날이 기억에 남아요. 수영 작업을 생각하는 와중에 수영 경기를 보러 가게 되어 참 신기했죠. 경기장 관람석이 상당히 높게 위치해 있어서 수영장 전체를 볼 수 있었고 무척 더웠는데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 시원함을 느끼고 왔어요. 뭔가 소스를 얻을까 싶어 따라갔다가 경기를 누구보다 응원하는 저를 발견하기도 했고요. 이런 경험들을 담아 책을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올림픽 수영이라 아직도 기억이 나고 특별했던 경험인 것 같아요. 경기장 티켓 비싸다고 구박했는데 데리고 가준 남편, 조금 고맙네요.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하나만 꼽자면?
압도적인 시원함!
사실 저도 그릴 때는 크게 못 느끼기도 했는데 책으로 엮어지면서 시원함이 배가 된 것 같아요.


얼마 전 단체전과 개인전을 줄줄이 성공적으로 마치셨어요. 특히 개인전 때는 『수영 이불』 원화도 티저처럼 전시되며 더 알차게 꾸려졌지요. 각 전시마다 아기자기한 디스플레이가 돋보였는데,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셨나요?
이 시국에도 많이들 찾아와 즐기고 가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바라는 그림책 전시는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이런저런 소품을 오브제로 활용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림책 속 장면장면이 공간마다 구성되도록 기획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관람자인 아이들이 재미있어야 하므로 참여가 가능한 공간을 꼭 마련했어요. 비가 내리는 것처럼 꾸민 벽 앞에서 우산을 들고 그림책 주인공이 되어 보거나 함께 그림책 한 장면을 만들어 보는 공간을요. 그러면서 저도 관람하는 분들과 즐겁게 소통하곤 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소소한 상품 아이디어도 많으신 것 같아요. 굿즈 자체 제작을 좋아하시는 걸로 아는데, 만들고 난 뒤 가장 뿌듯했던 굿즈가 있다면 자랑해 주세요.
너무 많은데요, 하하. 이번에 『수영 이불』을 혼자 기념하기 위해 만든 핸드타월이나 이불이 제일 뿌듯해요. 북토크에서도 보여드렸는데, 제목에 맞게 이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저희 아들 여름 이불이 없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작해 보았습니다. 아들이 덮고 잘 때 좋은 꿈을 꾸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서 더 맘에 들어요. 어때요, 시원하면서도 따듯해 보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