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깊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 주는 책

어릴 때 나는 온통 선생님인 가족들 틈에서 자랐다. 특히 엄마는 성적이 뛰어났던 분이라 나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어느 과목이든 과외가 따로 필요 없었다. 이해 안되는 건 뭐든 엄마에게 들고 가서 여쭤 보면해결이 되었던 것이다.

지리를 참 좋아했던 엄마는 늘 나를 데리고 세계 지도와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 가며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무슨 이야기를 시작하든 지도부터 그렸다. 그리고 그곳의 역사,기후, 환경, 풍습 등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이렇게 생겼는데, 네가 방금 읽은 책 『빨강머리 앤』은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 배경이야.”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해서 캐나다는 북아메리카에 위치해 있으며, 캐나다의 유명한 작가와 정치가는 누구이며그들은 왜 유명한지, 그 나라에서 유명한 음식은 무엇이며, 어떤 의복을 입고 사는지, 왜 그들은 그런 걸 먹고 입으며 살게 됐는지를 총망라하여 이야기해 주셨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르침이 얼마나 귀했으며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 또한 무엇을 새롭게 접하거나 공부하게 될 때면 그렇게 다각도로 접근하고 알아보고 공부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내게 그러한 ‘지리적 사고’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책이었다.
 
『세계 지리, 세상과 통하다』는 전국의 지리 교사들이 모여 7년 만에 완성한 통합적 세계 지리 교양서다.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은 아시아에서 오세아니아까지 다루고 2권은 아프리카에서 남북극까지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단순히 자연지리만 나오는것이 아니라, 세계의 자연, 문화, 시사까지 다 설명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 두 권을 읽고 나면 대단히 해박한 지식을 머릿속에 담은 듯한 뿌듯한 느낌이 든다. 천안함 이야기를 비롯한 최근 시사까지 밝아지고, 다채로운 사진과 입체적인 지도 등이 있어 책의 구성도 정말 좋다.
 
흥미 위주의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정말 재밌게 읽었다. 지구 곳곳의 자연, 문화, 사회의 모습을 사진과 도표, 지도, 삽화 등으로 다채롭게 보며 그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정말 크다. 때로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소장하고 있다가 언제든 필요할 때 다시 펼쳐 읽으면 무척 좋을 것 같다. 지리는 사실 공부하려 들면 너무나 방대하고 외울 것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기본 소양이 갖춰져서 지리가 재미없거나 감이 안 오는 일은 결코 없을 테다. 세상을 이해하는 시각이 보다 깊고 넓어지는 경험을 이 책을 통해 할 수 있다.
 
글 l 함께맞는비 (yes24서점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