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후기] 열 살의 엉뚱발칙 유쾌한 완독 프로젝트

 
독서 과도기의 시작, 열 살!
책 한 권을 완독하는 특별한 경험
열 살의 엉뚱발칙 유쾌한 완독 프로젝트


 
연재화|도봉기적의도서관 사서


티모 파르멜라 작가의 <내 이름은 엘라> 시리즈는 핀란드에서 20년 넘게 부모가 아이들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 읽어 주는 책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단숨에 읽게 만드는 마법의 책이다. 특히 최근 출간된 시리즈 3권인 『엘라와 수상한 산타 마을』은 완독하기 좋은 책으로 도봉기적의도서관과 사계절출판사가 함께 진행한 완독 프로젝트의 선정 도서로 활용되었다.

조금은 실험적인 이번 완독 프로젝트는 겨울방학을 맞아 1월 14일~28일까지 3주간 진행되었는데 ‘열 살’이라는 특정 대상을 선정하여 모집하였다. 열 살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 성장, 사회성이 두드러지는 시기이자 독서에 있어 그림책에서 글 책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독서 전문가들은 초등 3학년부터 5학년까지를 독서 과도기로 지칭한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사이에 놓인 다리와도 같은 이 시기, 독서 과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독서 능력이 결정된다. 초등 1, 2학년까지는 책의 기본적인 내용만 이해하면 되며, 그림책의 재미에 빠져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글’ 책을 읽기 시작하는 3학년부터 양상이 달라진다. 읽어야 할 글의 양이 늘고, 구성도 복잡해지며, 어휘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책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다. 과도기부터는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 독서력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분량이 많아 읽기 힘들지만 내용이 재미있는 한 권의 글 책을 선정하여 끝까지 ‘완독’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완독 프로젝트는 총 5차시로 기획하였고 낭독을 통해 책을 읽는 힘을 기르며, 매 차시 책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독후 활동을 진행하였다.

 

 
완독 첫째 날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본인이 낭독하지 않는 순간에는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한 줄씩 읽기로 집중력과 긴장감을 높인 후 점차 두 줄 읽기, 세 줄 읽기로 확장하여 진행하였다. 또한 마이크를 준비하여 낭독하는 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또박또박 읽기를 진행하여 낭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처음보다 훨씬 많은 분량을 읽어도 집중하는 모습과 자신감 있게 읽는 변화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한 낭독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었다.

다양하게 진행한 후속 활동 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활동은 ‘감정 카드를 활용한 공감 게임’과 ‘등장인물 인형 만들기’였다. 감정 카드를 활용한 공감 게임은 함께 읽은 책 속 장면들을 뽑아 문제를 내고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나의 감정과 상대방의 감정을 추리하는 활동으로 공감 능력을 길러 주었다. 등장인물 인형 만들기는 아이들이 한 명씩 주요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살려 인형을 만드는 활동으로 사다리 타기 게임을 통해 운명의 짝꿍을 만난다는 것에 즐거워하였다. 처음에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어려워했으나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잘 표현하였다. 또한 각 캐릭터의 특징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정리하였고, 담당 캐릭터의 설명지에 정성스럽게 소개 멘트를 작성하여 완성한 인형과 함께 도서관 전시 코너에 전시하였다. 3주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한 권의 책을 친구들과 함께 읽는 완독의 경험은 아이들의 자신감을 길러 주고 글책에 대한 지속적인 흥미 유발과 독서 습관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