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
- 316
• 지은이 : 박권일
• 가격 : 18,500원
• 책꼴/쪽수 :
128x188mm, 308쪽
• 펴낸날 : 2025-07-30
• ISBN : 979-11-6981-373-0 03330
• 십진분류 : 사회과학 > 사회학, 사회문제 (33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사회 #공정 #연대 #박권일 #칼럼집
저자소개
지은이 : 박권일
미디어 사회학자(언론학 박사)이자 사회 비평가다. 월간 《말》 기자로 일한 뒤, 국정홍보처 주무관으로 《참여정부 경제 5년》 집필에 참여했다. 2007년 ‘88만원 세대’ 개념을 만들어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을 사회 의제로 제기했다. 석사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쓴 《한국의 능력주의》로 2022년 제5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다이내믹 코리아》(공저),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공저), 《축제와 탈진》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한국사회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88만원 세대’ ‘한국의 능력주의’라는 개념으로 정리하며 한국사회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을 사회 의제로 제기한 미디어 사회학자 박권일. 그가 빈틈없는 논리와 ‘한국의 능력주의’라는 일관된 기조로 근 10년 동안 연재한 칼럼 약 70개를 모은 칼럼집이다. 미디어, K-컬쳐, 소수자, 팬덤, 저출생, 노동, 노란봉투법, 차별금지법, 군대, 국뽕, 부족주의, 차별, 극우 등 대한민국 정치·사회 전반에 대한 냉철하고도 따뜻한 박권일의 시대진단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목차
작가의 말_ 그럼에도, 나는 왜 쓰는가
들어가는 말_ 대통령, 아니 우리에게 거는 희망
분노가 잘 조절된 사회, 다양한 옳음이 빛나는 문화
----------------------------------------------------------
저널리즘의 오래된 미래
남성성은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
있지만 없는 시민
K-컬처’라는 아이러니
천장만 보는 사회
먹사니즘과 텍스트힙
카테고리에서 스펙트럼으로
원영적 사고와 승리적 관점 너머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 5
민희진이 만든 이야기의 마법
팬덤 권력화의 그늘
‘이대남’이 이상해진 이유
저출생 솔루션, 눈떠보니 헝가리
나의 서경식 순례
메갈리아의 세계 지배
작가는 노동자인가
나폴리 사람처럼
글쓰기의 어떤 윤리
어떤 지옥은 필요하다
교사 인권 침해와 소비자주의
도덕적 피로감의 쓸모
도서관 죽이기,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그쪽이야말로주의’를 넘어서
낚이는 인간, 배우는 기계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사회를 뒤덮은 소비자 프레임
20년 동안의 고통
노란봉투법 너머에 있는 것
카페에서 물건을 훔쳐가지 않는 나라
그놈의 ‘제2의 아무개’ 타령
차별금지법, 가장 탁월한 시민 교육
토론의 즐거움
이준석 대 공화국
상인의 현실감각, 서생의 문제의식
‘활성 이대남’ 현상
셜록 홈즈적인 세계
다 죽기 전에 그만해!
‘선진국’이라는 착각
시민이 군을 통제해야 한다
혼돈의 이유
노동시간, 더 줄여야 한다
잔혹한 공감, 그들만의 공정
수치를 쓴다는 것
망치에서 핀셋으로
국뽕의 함정
시민 미만의 존재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 6
부족의 언어, 공감의 언어
메시지와 메신저
미안합니다, 오취리 씨
이미 그런 사회가 된 것처럼
몫 없는 이의 몫을 위한 정치
-----------------------------------
잘 조준된 분노
‘좌빨’이 법질서를 말하는 법
폭주하는 극우를 이기는 법
굳건함과 관대함
‘어준석열 유니버스’ 너머
아직 오지 않은 포퓰리즘
‘300 대 0’의 의미
대통령께 자유를
정치 팬덤, 어떻게 볼 것인가
다시, 싱가포르 판타지
애도 없는 국가의 애도
요정 윤석열
정의당을 위한 변명
비호감 선거, 게으른 정치
아직도 모른다
토건정치 너머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옳음은 어떻게 추구되어야 하는가
세대 교체와 성분 교체
조국 사태는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참고문헌 및 미주
소개 도서
들어가는 말_ 대통령, 아니 우리에게 거는 희망
분노가 잘 조절된 사회, 다양한 옳음이 빛나는 문화
----------------------------------------------------------
저널리즘의 오래된 미래
남성성은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
있지만 없는 시민
K-컬처’라는 아이러니
천장만 보는 사회
먹사니즘과 텍스트힙
카테고리에서 스펙트럼으로
원영적 사고와 승리적 관점 너머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 5
민희진이 만든 이야기의 마법
팬덤 권력화의 그늘
‘이대남’이 이상해진 이유
저출생 솔루션, 눈떠보니 헝가리
나의 서경식 순례
메갈리아의 세계 지배
작가는 노동자인가
나폴리 사람처럼
글쓰기의 어떤 윤리
어떤 지옥은 필요하다
교사 인권 침해와 소비자주의
도덕적 피로감의 쓸모
도서관 죽이기,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그쪽이야말로주의’를 넘어서
낚이는 인간, 배우는 기계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사회를 뒤덮은 소비자 프레임
20년 동안의 고통
노란봉투법 너머에 있는 것
카페에서 물건을 훔쳐가지 않는 나라
그놈의 ‘제2의 아무개’ 타령
차별금지법, 가장 탁월한 시민 교육
토론의 즐거움
이준석 대 공화국
상인의 현실감각, 서생의 문제의식
‘활성 이대남’ 현상
셜록 홈즈적인 세계
다 죽기 전에 그만해!
‘선진국’이라는 착각
시민이 군을 통제해야 한다
혼돈의 이유
노동시간, 더 줄여야 한다
잔혹한 공감, 그들만의 공정
수치를 쓴다는 것
망치에서 핀셋으로
국뽕의 함정
시민 미만의 존재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 6
부족의 언어, 공감의 언어
메시지와 메신저
미안합니다, 오취리 씨
이미 그런 사회가 된 것처럼
몫 없는 이의 몫을 위한 정치
-----------------------------------
잘 조준된 분노
‘좌빨’이 법질서를 말하는 법
폭주하는 극우를 이기는 법
굳건함과 관대함
‘어준석열 유니버스’ 너머
아직 오지 않은 포퓰리즘
‘300 대 0’의 의미
대통령께 자유를
정치 팬덤, 어떻게 볼 것인가
다시, 싱가포르 판타지
애도 없는 국가의 애도
요정 윤석열
정의당을 위한 변명
비호감 선거, 게으른 정치
아직도 모른다
토건정치 너머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옳음은 어떻게 추구되어야 하는가
세대 교체와 성분 교체
조국 사태는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참고문헌 및 미주
소개 도서
편집자 추천글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
어떤 대통령, 성군, 메시아도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
우리를 구하는 건 오직 서로를 돌보는 마음과 연대뿐이다.
‘88만 원 세대’ ‘한국의 능력주의’ 미디어 사회학자 박권일이 4년 만에 내놓은 단독 저서
약 20년 전(정확히는 18년 전), 아직도 회자되는 ‘88만원 세대’라는 개념으로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을 사회 의제로 제기했던 사회학자 박권일. 2021년에는 《한국의 능력주의》에서 “정말, 능력에 따라 차별받는 게 ‘공정’한가?”라고 질문하며 특별히 한국사회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능력주의와 공정, 차별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이번에는 근 10년 가까이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 등 약 70개의 글을 모아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를 출간했다. 4년 만에 내놓은 단독 저서이자 3번째 칼럼집이다. 칼럼집인 만큼 당시 사회 이슈들이 다양하게 실려 있는데, 그 전체를 꿰뚫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2가지이다. 박권일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공정”과 박권일이 생각하는 유일한 대안인 “연대”이다.
누구나 공정을 외치는 시대지만…
세대, 성별, 상관없이, 요즘(실은 꽤 전부터)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는 ‘공정’이다. 모두가 공정을 외치고, 공정하지 않은 것에 엄청나게 분노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은 무엇인가? 똑같은 시험을 쳐서 그 결과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그럼 그 시험을 수월하게 칠 수 있는 환경에 놓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서로 다른 조건은 공정한가? 시험을 잘 쳐서 일단 특권을 가지게 된 사람이 쭉 그 특권을 누리며 사는 게 공정한가? 박권일은 말한다. “한국 사회는 특권의 불평등에 분노하여 그것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특권에 접근할 기회의 불평등에만 분노하며 특권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고. 바꿔 말하면 ‘결과의 불평등’이 관대하게 용인되는 한편 ‘과정의 불공정’에는 민감한 사회라고. 모두가 외치는 공정은 실은 ‘공정하지 않은 공정’인 것이다.
K-민주주의가 놓친 것들에 박권일이 답한다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는 칼럼집인 만큼 이러한 박권일의 시선을 각 정치와 사회 분야 곳곳에 투영해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냉정하고 적나라하게 살핀다. 사회 각 분야의 이슈와 문제에서 어떤 게 진정 공정한 모습인지 빈틈없는 논리와 탄탄한 근거로 조목조목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게다가 박권일은 스스로 ‘모두까기 인형’이라 칭할 만큼 어떤 특정 당을 옹호하거나 기득권 정당의 스피커 노릇을 하지 않고 정치적 주류와 끊임없이 갈등하는 글을 써왔다. 그래서 더욱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있다.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기에.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불평등 분배를 유난히 선호하고 과도한 능력주의로 민주주의가 사회경제적 차원으로 심화되지 못 하고 있다. 엘리트 사익 추구, 권한 남용도 통제되지 않고 있다. K-민주주의가 여전히 놓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 사회의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정한 공정의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지금 우리 모두에게 이 칼럼집이 필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연대, ‘남태령의 기적’
2024년 12월 21일 윤석열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를 타고 올라온 농민(전봉준 투쟁단)들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하고 멈춰 섰다. 경찰들이 제지했기 때문. 예로부터 농민 시위는 거셌고, 그래서 진압도 강했다. 그러나 그날 거기엔 농민들만 있지 않았다. 시민들이 함께 있었다. 특히 농민들과 거리가 멀 것 같아 보이는 2030 여성들, 성소수자들이 농민들과 연대했다. 농민들이 진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그들을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 이전처럼 진압으로 쓰러지는 걸 막기 위해. 시민들이 있으면 경찰들이 마음 놓고 진압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연대’하러 나온 것이다. 결국 트랙터는 용산까지 진입할 수 있었다. ‘남태령의 기적’이었다.
“우리”가 계속 지켜보면서 물을 것이다
박권일 작가가 말하는 연대,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에서 말하는 우리는, ‘남태령의 기적’을 만든 우리다. 딱 들었을 땐 그저 밝고 희망적이어 보이지만 그 희망은 피땀 어린 고통과 희생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그것이 인간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우리 각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역사적으로 어떤 메시아도, 대통령도, 성군도 우리를 구원해 준 적이 없었다. 단언컨대, 단 한 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건 나, 내 옆의 너, 서로를 돌보는 마음과 그 마음으로 조직한 투쟁뿐이다. 박권일의 세 번째 칼럼집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지금 위기의 대한민국을 정확하게 인지하자. 그리고 정부의 감시자로, 연대하는 우리들의 자격으로 물을 것이다. K-민주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냐고.
♦ 책의 특징
박권일의 시선으로 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어느 한 곳은 나의 이야기
오랜 시간 써 온 칼럼인 만큼, 약 70개의 글에서는 우리 사회 곳곳을 들추었다. 정치·미디어·학교에까지 진출한 소비자 프레임과 팬덤 권력화, 노란봉투법·업무개시명령·노동 시간·산업안전보건법 등을 통해 보는 대한민국 노동과 노동자의 현주소, ‘활성 이대남’과 남성성·젊은 여성들의 연대 현상 등에 대한 분석으로 알아보는 성별 갈등, 차별금지법과 미등록 이주 아동 등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차별…. 이에 더해 국뽕, 부족주의 현상, 세대 갈등, 군대, 포퓰리즘, 부동산 문제까지, 한국 사회 곳곳의 문제들을 아주 날카롭고 냉철하게 분석한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 노동자이든 작가이든 교사이든 어떤 연예인의 팬인 평범한 우리라, 어느 부분은 내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가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가장 최신 칼럼부터 순차적으로 정리
약 10년 동안의 칼럼 중 약 70개를 뽑아 실었다. 칼럼은 그 시기의 그 사안을 다룬 것이긴 하지만 박권일 작가의 칼럼은 그 시기성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견고한 중심이 전체를 관통한다. 한국의 능력주의, 공정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최신 칼럼부터 순차적으로 정리하여 시사성을 좀 더 살렸다.
칼럼의 주요 내용을 앞부분에 실어 한 번 더 정리
각 칼럼 시작 부분에 주요 내용이나 주옥 같은 문단을 리드글로 실어 이 칼럼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미리 볼 수 있게 했다. 제목으로 다 파악하지 못한 내용을 리드글에서 인지하고 나서 칼럼을 읽어나갈 수 있어 칼럼 내용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필수 이미지와 작가의 추천 책도 실어
몇 가지 필수 이미지를 실어 내용 이해를 도왔다. 또한, 박권일 작가는 굉장한 다독가이고 칼럼에서도 꽤 많은 책을 근거 자료와 인용에 언급했는데,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실었다. 박권일과 그의 시선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칼럼에 언급된 책을 더 찾아보고 싶을 것이다. 거기서 확장된 논의와 근본적인 이론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67쪽 국가가 개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각자의 행복을 응원하고 있다고 느낄 때, 시민은 아무 보상 없이도 아이를 낳고 훌륭한 시민으로 길러낸다. 이런 사회에서는 아이를 낳지 않은 시민도 다른 시민의 아이를 존중하고 보살핀다. 그때는 이미 저출생 같은 건 우리의 고민조차 아닐 것이다.
107쪽 ‘진짜 선진국’은 자기 허물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나라다. 진정 강한 나라는 강자·승자만 바라보는 나라가 아니라 다치고 쓰러진 이를 오롯이 돌보는 나라다. 식민주의 극복은 새로운 제국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나라도 식민지가 되지 않는 것이다.
111쪽 이미 인류는 대부분 시간을 콘텐츠를 가장한 광고, 혐오 선동, 포르노 등 온갖 주목경쟁에 ‘낚이는(hooked)’ 데 보낸다. 그나마 어떤 주제를 직접 고민하고 스스로 공부하던 우리의 짧은 시간마저 인공지능에 몽땅 넘겨버리고 나면, 깊이 배우는(deep learning) 유일한 존재는 기계가 될 터다. 그게 바로 정치의 종말이고 인간이라는 종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
115쪽 한국 사회는 특권의 불평등에 분노하여 그것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특권에 접근할 기회의 불평등에만 분노하며 특권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바꿔 말하면 ‘결과의 불평등’이 관대하게 용인되는 한편 ‘과정의 불공정’에는 민감한 사회다. 과정의 불공정에 분노하는 태도는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중요한 건 결과의 불평등이다.
125쪽 한마디로 한국의 화려한 번영은 약자의 시체로 쌓아올린 트로피였다. 기자 시절 노동 현장에서 겪은 경험은 내가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또 한국의 능력주의를 문제화하는 바탕이 됐다.
131쪽 나는 국가의 존재 이유가 우월한 소수에게 특권을 몰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다수 인간의 역량을 북돋고 존엄을 지키는 데 있다고 믿는다.
141쪽 물론 약자성이 자체로 선함이나 옳음을 뜻하진 않는다. 그러나 약자를 돕는 일은 도덕적으로 철학적으로 심지어 진화생물학으로도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
142쪽 “장애인들은 왜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답도 늘 같다. “불편을 주지 않으면 해결은커녕 관심조차 없으니까.” 시위의 목적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며,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시위는 ‘네모난 삼각형’ 같은 모순이다.
195쪽 한 사회의 진면목은 가장 행복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고통받는 존재를 통해 드러난다.
203쪽 소수자·약자가 고통을 호소할 때, 우리는 가능한 한 그 말을 과대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 집단의 발언은 구조적으로 억압되기 때문에 작은 비명조차도 차별과 억압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발언 주체가 기득권층, 강자일 때 우리는 그 말을 가능한 한 과소평가해야 한다. 특권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평등을 고통으로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218쪽 현행 법적 규범을 예외 없이 모든 공동체 성원에 공평하게 적용시키는 것. 그것만큼 급진적인 정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대통령, 성군, 메시아도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
우리를 구하는 건 오직 서로를 돌보는 마음과 연대뿐이다.
‘88만 원 세대’ ‘한국의 능력주의’ 미디어 사회학자 박권일이 4년 만에 내놓은 단독 저서
약 20년 전(정확히는 18년 전), 아직도 회자되는 ‘88만원 세대’라는 개념으로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을 사회 의제로 제기했던 사회학자 박권일. 2021년에는 《한국의 능력주의》에서 “정말, 능력에 따라 차별받는 게 ‘공정’한가?”라고 질문하며 특별히 한국사회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능력주의와 공정, 차별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이번에는 근 10년 가까이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 등 약 70개의 글을 모아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를 출간했다. 4년 만에 내놓은 단독 저서이자 3번째 칼럼집이다. 칼럼집인 만큼 당시 사회 이슈들이 다양하게 실려 있는데, 그 전체를 꿰뚫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2가지이다. 박권일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공정”과 박권일이 생각하는 유일한 대안인 “연대”이다.
누구나 공정을 외치는 시대지만…
세대, 성별, 상관없이, 요즘(실은 꽤 전부터)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는 ‘공정’이다. 모두가 공정을 외치고, 공정하지 않은 것에 엄청나게 분노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은 무엇인가? 똑같은 시험을 쳐서 그 결과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그럼 그 시험을 수월하게 칠 수 있는 환경에 놓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서로 다른 조건은 공정한가? 시험을 잘 쳐서 일단 특권을 가지게 된 사람이 쭉 그 특권을 누리며 사는 게 공정한가? 박권일은 말한다. “한국 사회는 특권의 불평등에 분노하여 그것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특권에 접근할 기회의 불평등에만 분노하며 특권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고. 바꿔 말하면 ‘결과의 불평등’이 관대하게 용인되는 한편 ‘과정의 불공정’에는 민감한 사회라고. 모두가 외치는 공정은 실은 ‘공정하지 않은 공정’인 것이다.
K-민주주의가 놓친 것들에 박권일이 답한다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는 칼럼집인 만큼 이러한 박권일의 시선을 각 정치와 사회 분야 곳곳에 투영해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냉정하고 적나라하게 살핀다. 사회 각 분야의 이슈와 문제에서 어떤 게 진정 공정한 모습인지 빈틈없는 논리와 탄탄한 근거로 조목조목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게다가 박권일은 스스로 ‘모두까기 인형’이라 칭할 만큼 어떤 특정 당을 옹호하거나 기득권 정당의 스피커 노릇을 하지 않고 정치적 주류와 끊임없이 갈등하는 글을 써왔다. 그래서 더욱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있다.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기에.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불평등 분배를 유난히 선호하고 과도한 능력주의로 민주주의가 사회경제적 차원으로 심화되지 못 하고 있다. 엘리트 사익 추구, 권한 남용도 통제되지 않고 있다. K-민주주의가 여전히 놓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 사회의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정한 공정의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지금 우리 모두에게 이 칼럼집이 필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연대, ‘남태령의 기적’
2024년 12월 21일 윤석열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를 타고 올라온 농민(전봉준 투쟁단)들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하고 멈춰 섰다. 경찰들이 제지했기 때문. 예로부터 농민 시위는 거셌고, 그래서 진압도 강했다. 그러나 그날 거기엔 농민들만 있지 않았다. 시민들이 함께 있었다. 특히 농민들과 거리가 멀 것 같아 보이는 2030 여성들, 성소수자들이 농민들과 연대했다. 농민들이 진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그들을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 이전처럼 진압으로 쓰러지는 걸 막기 위해. 시민들이 있으면 경찰들이 마음 놓고 진압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연대’하러 나온 것이다. 결국 트랙터는 용산까지 진입할 수 있었다. ‘남태령의 기적’이었다.
“우리”가 계속 지켜보면서 물을 것이다
박권일 작가가 말하는 연대,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에서 말하는 우리는, ‘남태령의 기적’을 만든 우리다. 딱 들었을 땐 그저 밝고 희망적이어 보이지만 그 희망은 피땀 어린 고통과 희생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그것이 인간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우리 각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역사적으로 어떤 메시아도, 대통령도, 성군도 우리를 구원해 준 적이 없었다. 단언컨대, 단 한 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건 나, 내 옆의 너, 서로를 돌보는 마음과 그 마음으로 조직한 투쟁뿐이다. 박권일의 세 번째 칼럼집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지금 위기의 대한민국을 정확하게 인지하자. 그리고 정부의 감시자로, 연대하는 우리들의 자격으로 물을 것이다. K-민주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냐고.
♦ 책의 특징
박권일의 시선으로 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어느 한 곳은 나의 이야기
오랜 시간 써 온 칼럼인 만큼, 약 70개의 글에서는 우리 사회 곳곳을 들추었다. 정치·미디어·학교에까지 진출한 소비자 프레임과 팬덤 권력화, 노란봉투법·업무개시명령·노동 시간·산업안전보건법 등을 통해 보는 대한민국 노동과 노동자의 현주소, ‘활성 이대남’과 남성성·젊은 여성들의 연대 현상 등에 대한 분석으로 알아보는 성별 갈등, 차별금지법과 미등록 이주 아동 등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차별…. 이에 더해 국뽕, 부족주의 현상, 세대 갈등, 군대, 포퓰리즘, 부동산 문제까지, 한국 사회 곳곳의 문제들을 아주 날카롭고 냉철하게 분석한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 노동자이든 작가이든 교사이든 어떤 연예인의 팬인 평범한 우리라, 어느 부분은 내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가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가장 최신 칼럼부터 순차적으로 정리
약 10년 동안의 칼럼 중 약 70개를 뽑아 실었다. 칼럼은 그 시기의 그 사안을 다룬 것이긴 하지만 박권일 작가의 칼럼은 그 시기성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견고한 중심이 전체를 관통한다. 한국의 능력주의, 공정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최신 칼럼부터 순차적으로 정리하여 시사성을 좀 더 살렸다.
칼럼의 주요 내용을 앞부분에 실어 한 번 더 정리
각 칼럼 시작 부분에 주요 내용이나 주옥 같은 문단을 리드글로 실어 이 칼럼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미리 볼 수 있게 했다. 제목으로 다 파악하지 못한 내용을 리드글에서 인지하고 나서 칼럼을 읽어나갈 수 있어 칼럼 내용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필수 이미지와 작가의 추천 책도 실어
몇 가지 필수 이미지를 실어 내용 이해를 도왔다. 또한, 박권일 작가는 굉장한 다독가이고 칼럼에서도 꽤 많은 책을 근거 자료와 인용에 언급했는데,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실었다. 박권일과 그의 시선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칼럼에 언급된 책을 더 찾아보고 싶을 것이다. 거기서 확장된 논의와 근본적인 이론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67쪽 국가가 개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각자의 행복을 응원하고 있다고 느낄 때, 시민은 아무 보상 없이도 아이를 낳고 훌륭한 시민으로 길러낸다. 이런 사회에서는 아이를 낳지 않은 시민도 다른 시민의 아이를 존중하고 보살핀다. 그때는 이미 저출생 같은 건 우리의 고민조차 아닐 것이다.
107쪽 ‘진짜 선진국’은 자기 허물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나라다. 진정 강한 나라는 강자·승자만 바라보는 나라가 아니라 다치고 쓰러진 이를 오롯이 돌보는 나라다. 식민주의 극복은 새로운 제국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나라도 식민지가 되지 않는 것이다.
111쪽 이미 인류는 대부분 시간을 콘텐츠를 가장한 광고, 혐오 선동, 포르노 등 온갖 주목경쟁에 ‘낚이는(hooked)’ 데 보낸다. 그나마 어떤 주제를 직접 고민하고 스스로 공부하던 우리의 짧은 시간마저 인공지능에 몽땅 넘겨버리고 나면, 깊이 배우는(deep learning) 유일한 존재는 기계가 될 터다. 그게 바로 정치의 종말이고 인간이라는 종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
115쪽 한국 사회는 특권의 불평등에 분노하여 그것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특권에 접근할 기회의 불평등에만 분노하며 특권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바꿔 말하면 ‘결과의 불평등’이 관대하게 용인되는 한편 ‘과정의 불공정’에는 민감한 사회다. 과정의 불공정에 분노하는 태도는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중요한 건 결과의 불평등이다.
125쪽 한마디로 한국의 화려한 번영은 약자의 시체로 쌓아올린 트로피였다. 기자 시절 노동 현장에서 겪은 경험은 내가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또 한국의 능력주의를 문제화하는 바탕이 됐다.
131쪽 나는 국가의 존재 이유가 우월한 소수에게 특권을 몰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다수 인간의 역량을 북돋고 존엄을 지키는 데 있다고 믿는다.
141쪽 물론 약자성이 자체로 선함이나 옳음을 뜻하진 않는다. 그러나 약자를 돕는 일은 도덕적으로 철학적으로 심지어 진화생물학으로도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
142쪽 “장애인들은 왜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답도 늘 같다. “불편을 주지 않으면 해결은커녕 관심조차 없으니까.” 시위의 목적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며,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시위는 ‘네모난 삼각형’ 같은 모순이다.
195쪽 한 사회의 진면목은 가장 행복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고통받는 존재를 통해 드러난다.
203쪽 소수자·약자가 고통을 호소할 때, 우리는 가능한 한 그 말을 과대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 집단의 발언은 구조적으로 억압되기 때문에 작은 비명조차도 차별과 억압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발언 주체가 기득권층, 강자일 때 우리는 그 말을 가능한 한 과소평가해야 한다. 특권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평등을 고통으로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218쪽 현행 법적 규범을 예외 없이 모든 공동체 성원에 공평하게 적용시키는 것. 그것만큼 급진적인 정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