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는 화려하게
- 459
• 지은이 : 노석미
• 가격 : 18,000원
• 책꼴/쪽수 :
132x185mm, 216쪽
• 펴낸날 : 2025-06-05
• ISBN : 979-11-6981-377-8 03810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안주 #노석미 #에세이 #요리법 #일상 #에피소드
저자소개
지은이 : 노석미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산이 보이는 작은 정원이 딸린 집에서 텃밭을 일구며 화가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냐옹이』 『그린다는 것』 『지렁이빵』 『좋아해』 『나는 고양이』 『매우 초록』 『굿모닝 해님』 『귀여워』 『바다의 앞모습』 『신선하고 뾰족한 가지』 등이 있다.
instrgram.com/nohseokmee
blog.naver.com/nohseok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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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보 및 내용요약
먹이는 간소하게
안주는 화려하게
화가 노석미의 그림 에세이
화가 노석미의 사계절 음식 에세이다. 2018년에 첫 출간된 『먹이는 간소하게』가 신작인 『안주는 화려하게』의 출간과 함께 사계절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먹이는 왜 간소할까. 작가는 15년 전 시작한 시골살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해왔다. 봄에는 향긋한 봄나물, 여름에는 잘 익은 토마토, 가을에는 밤과 호박, 겨울에는 저장하고 말린 것들. 때가 되면 땅이 내어주는 먹거리를 수확하고 가장 본연의 맛으로 음식을 한다. 사람이 먹고 사는 일이 동물의 그것에 비해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작가의 음식 철학이 제목에 담겨 있다. 그렇게 사계절에 따라 해 먹는 53가지의 먹이와 요리법을 소개하고, 자연에서, 일에서, 사람들에게서 얻은 양식들을 들려준다. 몇 번의 계절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고 영혼을 맑게 해주는 에세이다.
안주는 화려하게
화가 노석미의 그림 에세이
화가 노석미의 사계절 음식 에세이다. 2018년에 첫 출간된 『먹이는 간소하게』가 신작인 『안주는 화려하게』의 출간과 함께 사계절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먹이는 왜 간소할까. 작가는 15년 전 시작한 시골살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해왔다. 봄에는 향긋한 봄나물, 여름에는 잘 익은 토마토, 가을에는 밤과 호박, 겨울에는 저장하고 말린 것들. 때가 되면 땅이 내어주는 먹거리를 수확하고 가장 본연의 맛으로 음식을 한다. 사람이 먹고 사는 일이 동물의 그것에 비해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작가의 음식 철학이 제목에 담겨 있다. 그렇게 사계절에 따라 해 먹는 53가지의 먹이와 요리법을 소개하고, 자연에서, 일에서, 사람들에게서 얻은 양식들을 들려준다. 몇 번의 계절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고 영혼을 맑게 해주는 에세이다.
목차
여럿이술
산마늘파스타 / 아까시꽃튀김 / 매실 매시트포테이토 / 딜페스토 감자 / 양배추롤
마김말이 / 핑거푸드들 / 프라이드치킨과 파프리카 / 가지절임 / 관자파슬리구이
무전 / 치즈아보카도오이카나페 / 고수씨를 넣은 토마토마리네이드 / 커리와 야콘오이샐러드
그린그린 / 여러 가지 구이와 실부추무침 / 주먹밥 도시락
혼술
소시지달걀말이 / 무조림 / 김치볶음밥 / 조미김과 흰쌀밥 / 오징어채볶음
미역초무침 / 굴전 / 레몬파스타 / 명란파스타 / 리본과 고무줄파스타 / 햄버거
귤잼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버섯구이 / 모듬전 / 공심채볶음 / 미나리무침
새우튀김과 감자칩 / 스콘
산마늘파스타 / 아까시꽃튀김 / 매실 매시트포테이토 / 딜페스토 감자 / 양배추롤
마김말이 / 핑거푸드들 / 프라이드치킨과 파프리카 / 가지절임 / 관자파슬리구이
무전 / 치즈아보카도오이카나페 / 고수씨를 넣은 토마토마리네이드 / 커리와 야콘오이샐러드
그린그린 / 여러 가지 구이와 실부추무침 / 주먹밥 도시락
혼술
소시지달걀말이 / 무조림 / 김치볶음밥 / 조미김과 흰쌀밥 / 오징어채볶음
미역초무침 / 굴전 / 레몬파스타 / 명란파스타 / 리본과 고무줄파스타 / 햄버거
귤잼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버섯구이 / 모듬전 / 공심채볶음 / 미나리무침
새우튀김과 감자칩 / 스콘
편집자 추천글

따듯한 안주 한 그릇, 심플한 요리법으로
사계절,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살피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제철 먹거리들이 술을 부르는 술안주가 되어 식탁 위에 차려진다. 이른 봄 연하고 부드러운 잎사귀의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산마늘파스타, 오월이면 진한 향기에 이끌려 만들어 먹게 되는 아까시꽃튀김, 늦여름의 못생긴 가지절임, 하얀 동그라미가 어여쁜 겨울철의 무전. 무로 전을 부친다고? 하다가도 문득 한번 만들어볼까 싶은 술안주들이 앞다투어 등장한다. 대체로 서너 줄을 넘지 않는 심플한 요리법은 정확한 정량과 순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손길과 과정으로 정리되어 있고, 무엇보다 가장 기본인 식재료가 빛나는 요리법이다. 음식을 잘 못하는 사람도 자기만의 손맛으로 만들어볼 법한 소탈한 요리법을 기록했다.
때로는 여럿이술, 때로는 혼술 라이프
서너 명이 모여 비슷한 마음으로 함께 즐기는 술자리, 이제는 치아를 생각하며 골라 먹는 혼술 라이프, 그리고 가끔의 파티. 각 편의 간소한 요리법 뒤에는 작가가 함께 한 다양한 술자리와 사람들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부대끼지 않을 만큼 적당한 관계에서 비롯된 편안한 온기와 서로의 노동을 존중하는 마음, 화가 특유의 관찰력으로 담은 인물들의 개성 있는 면모가 맛있게 읽는 맛을 더한다. ‘미쓰노’에게 심야 술집을 권유하는 배드민턴 클럽 회원들, 숫기 없는 젊은 농부와의 한낮의 노동, 시골 면내에 파격적인 드레스 코드로 등장한 그녀와 대낮의 바다에서 샴페인을 따던 그녀들의 이야기, 인간들의 이야기 옆에서 무심하게 툭 던지는 그림 속 고양이 관찰자들의 한 마디 또한 볼 맛이다.
예쁘게 담아 행복하게 먹고 사는 일
이 에세이는 이야기를 읽는 맛도 좋지만 그림에서도 맛있는 활기를 얻게 된다. 그림은 먹과 마커로 그려져 묘사가 단순하고 채도가 선명하다. 각자 이름을 소개하며 등장하는 음식들은 형태와 색이 간단히 그려져 있지만 본래 빛깔을 아주 예쁘게 자랑한다. 그리고 각자의 빛깔에 꼭 어울리는 플레이팅이 되어 더 먹음직스럽다. 나무그릇, 패턴그릇, 도자기그릇 등 음식을 담는 그릇들을 고른 정성이 무심하게 그려져 있다. 작업을 할 때면 색과 색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화가의 감각이 그대로 묻어난다.
자기를 객관화하여 표현한 그림들과 농사짓고 먹는 일상 풍경도 소담하고 아기자기하다. 작가가 틈틈이 채집한 장면에서 글 밖의 재밌는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다.
“술을 한 잔 준비하고 이에 어울릴 것 같은 안주를 준비하며 오늘도 그냥저냥 잘 보냈다는 위로와 응원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혈액에 적당히 침투한 알코올의 뜨듯함을 느끼며 하루 종일 힘을 주었던 눈과 등짝, 어깨의 근육도 살짝 놓아준다.” 적당한 한 잔의 여유가 이 책에 담겼다.
♦ 책 속으로
P.40 양배추는 크기 대비 꽤 싼 편인 채소여서 사 먹는 게 훨씬 낫다. 나 같은 텃밭 농부가 몇 달을 애달프게 길러봤자 모종 네 개를 심어 하나 수확해서 먹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천주의자(로 살고픈)인 나는 대체 이게 얼마나 맛있으면 벌레들이 다 먹겠냐며 하나라도 내게 남겨준 것에 감사하며 맛난 양배추를 귀히 여겨 심고 기르고 수확한다.
-양배추롤
P.52 여러 음식을 플레이팅할 때 주로 쓰는 도자기류에 이런 나무판 하나가 턱 하고 놓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나무로 만들어진 그릇들은 어쩐지 더 투박하게 느껴지지만 이런 도마들은 그릇과 바닥 사이 어딘가의 느낌을 줘서일까. 테이블 위에 놓으면 투박하다기보다는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붙는다. 이런 나무토막 도마에는 조리된 음식이 아니라 식재료 자체로 음식이 되는 것들을 플레이팅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그릇은 아닌 것이다.
-핑거푸드들
P.63 나는 이런 작은 마을에 사는 게 좋다. 여러 가지 면에서 삶의 질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가끔 아쉬운 게 있다면 바로 심야식당(술집)이다. 누가 우리 마을에 들어와 작고 귀엽고 맛있고 행복해 보이는 심야식당을 차리면 단골이 될 텐데 말이다. 매일 문을 열지 않아도 된다. 일주일에 이틀만 여는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며 상상을 해보는데 한 아저씨 회원분이 내게 말했다.
“미쓰노(노 씨인 나를 호칭함)가 하나 차릴래?”
-프라이드치킨과 파프리카
P.75 그는 아마도 직업이 미술가여서 좀 더 완성된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형식미를 추구하는 탐미적 인간이다. 형편이 되는 대로 사는 사람도 있지만 절대 그렇게 못 사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끊임없이 형식과 규칙을 만든다. 심지어는 금기와 터부도 만든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불편을 주기도 하는, 내 주변에 나를 비롯해서 이런 부류가 꽤 있다. 그보다는 심각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나 역시 주변 친구들에게 꽤나 불편을 주는 인간임을 알고 있다. 파슬리 초록 조각을 마지막으로 장식하며 형식미를 생각하는 나는 오래 전 그 조각가의 식탁에 있었던 두어 개의 초록색 잎사귀를 떠올린다.
-관자파슬리구이
P.76 정확한 요청이 있지 않는 한 남의 집 부엌을 기웃거리지 않는다. 대접받을 식탁에 앉아 즐거운 마음으로 완성된 요리를, 마치 선비처럼 기다린다. 그래서인지 다른 곳에서 나를 만나 ‘아마도 정말 게으른가 보다.’ 또는 ‘정말 배려 없다.’ 하고 생각하던 이가 나의 집에 초대받아 왔을 때 전적으로 혼자서 열심히 부엌을 오가며 요리를 해서 대접하는 나를 보고, “어! 뭐야! 알고 보니 다정한 사람이었잖아!”라며 적잖이 놀란다. 따지면 뭐 다정한 사람이기보다는 (그놈의) 원칙주의자여서이다. 그렇지만 ‘알고 보니 다정한 사람’이라는 반응은 좀 기쁘다.
-관자파슬리구이
P.96 마침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어 맥주와 함께 먹을 술안주로 야콘오이샐러드, 닭고기를 넣은 인도식 커리와 난을 준비했다. 그날 온 지인은 이런 음식은 처음 먹어본다며 그날의 안주상을 즐기는 듯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다음 날 내게 전화를 걸어와, 미안하지만 집에 돌아가서 아무래도 속이 헛헛하여 라면을 한 개 끓여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날의 식사와 술이 자신의 머리와는 다르게 몸이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낯설어하였다는게 그녀의 고백 내용이었다. 이후 그녀와는 주로 밖에서 만나 사 먹는다. 그나저나 흑. 라면… 나도 라면을 너무 좋아한다. 무엇도 어떤 위급한 순간의 라면을 이길 수는 없다
-커리와 야콘오이샐러드
P.103 그녀는 키와 덩치가 큰 편이어서 안 그래도 눈에 띄는 사람이었는데 그날 파티 코드에 너무 성실히 맞춘 모습으로 나타났다. 시커멓게 그린 스모키 메이크업에 핑크색 털 코트와 무릎까지 오는 롱부츠를 신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있던 몇몇 어르신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런 시선에 개의치 않고 나를 발견하자 크게 손을 흔들었다. 덕분에 나까지 마을 어르신들의 시선에 들어가게 되었다. 소박한 나의 마을에 진정 슈퍼스타가 방문한 느낌이었다.
-그린그린
P.124 오늘 한마디도 안 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전화를 건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인간 친구와 잡담을 늘어놓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들을 위해 비슷한 처지의 친구 두어 명은 있어야 한다. 친구와 통화를 하다 보면 갑자기 술이 당기기도 하는데 그때 냉장고를 열어 캔맥주를 따면 어? 찌찌뽕, 전화기 너머 친구도 맥주를 땄다고 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이니 어쩌면 혼술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소시지달걀말이
P.180 우리에게 그리고 다른 생명체들에게 먹이가 되는 열매를 내어주는 나무들은 매해 생산해내느라 그 삶이 너무 고단해서일까,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다. 열매를 맺지 않는 나의 살구나무는 나의 고양이 ‘씽싱’과 ‘이마’가 함께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무조건 소중하다. 살구나무에게 말하곤 한다. “열매를 맺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하여 나의 정원엔 살구나무가 있지만 매 여름이 오면 나는 “아! 살구! 살구 사러 가야 해!”라며 허둥지둥한다. 살구잼은 만들어놓고 한 해 내내 아껴 먹는다.
-귤잼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버섯구이
P.207 나이가 들어서 젊을 때처럼 매끈한 몸을 원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지 못한 일일 것이다. 늙는다는 건 시드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늙어본 적은 없고 젊어본 적만 있으므로 늙는 것이 낯설고 억울하다. 나온 배의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술일 것이다. 친구들이 그럴 것이라고 이야기해준다. 스스로 자꾸 판단을 유보하니 주변에서 잔혹하게 알려준다.
-새우튀김과 감자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