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는 간소하게
- 443
• 지은이 : 노석미
• 가격 : 20,000원
• 책꼴/쪽수 :
132x185mm, 276쪽
• 펴낸날 : 2025-06-05
• ISBN : 979-11-6981-376-1 03810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노석미 #에세이 #요리법 #일상 #에피소드
저자소개
지은이 : 노석미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산이 보이는 작은 정원이 딸린 집에서 텃밭을 일구며 화가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냐옹이』 『그린다는 것』 『지렁이빵』 『좋아해』 『나는 고양이』 『매우 초록』 『굿모닝 해님』 『귀여워』 『바다의 앞모습』 『신선하고 뾰족한 가지』 등이 있다.
instrgram.com/nohseokmee
blog.naver.com/nohseok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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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보 및 내용요약
먹이는 간소하게
안주는 화려하게
화가 노석미의 그림 에세이
화가 노석미의 사계절 음식 에세이다. 2018년에 첫 출간된 『먹이는 간소하게』가 신작인 『안주는 화려하게』의 출간과 함께 사계절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먹이는 왜 간소할까. 작가는 15년 전 시작한 시골살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해왔다. 봄에는 향긋한 봄나물, 여름에는 잘 익은 토마토, 가을에는 밤과 호박, 겨울에는 저장하고 말린 것들. 때가 되면 땅이 내어주는 먹거리를 수확하고 가장 본연의 맛으로 음식을 한다. 사람이 먹고 사는 일이 동물의 그것에 비해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작가의 음식 철학이 제목에 담겨 있다. 그렇게 사계절에 따라 해 먹는 53가지의 먹이와 요리법을 소개하고, 자연에서, 일에서, 사람들에게서 얻은 양식들을 들려준다. 몇 번의 계절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고 영혼을 맑게 해주는 에세이다.
안주는 화려하게
화가 노석미의 그림 에세이
화가 노석미의 사계절 음식 에세이다. 2018년에 첫 출간된 『먹이는 간소하게』가 신작인 『안주는 화려하게』의 출간과 함께 사계절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먹이는 왜 간소할까. 작가는 15년 전 시작한 시골살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해왔다. 봄에는 향긋한 봄나물, 여름에는 잘 익은 토마토, 가을에는 밤과 호박, 겨울에는 저장하고 말린 것들. 때가 되면 땅이 내어주는 먹거리를 수확하고 가장 본연의 맛으로 음식을 한다. 사람이 먹고 사는 일이 동물의 그것에 비해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작가의 음식 철학이 제목에 담겨 있다. 그렇게 사계절에 따라 해 먹는 53가지의 먹이와 요리법을 소개하고, 자연에서, 일에서, 사람들에게서 얻은 양식들을 들려준다. 몇 번의 계절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고 영혼을 맑게 해주는 에세이다.
목차
봄
달래달걀밥 / 냉이무침 / 시금치김밥 / 취나물무침 / 더덕구이 / 원추리무침 / 쑥개떡 / 감자튀김
두부부침 / 오디잼 / 기본 빵 / 루콜라피자 / 하와이안피자
여름
바질페스토 / 바질파스타 / 마늘새우구이 / 마늘종파스타 / 딸기스무디 / 보리수잼 / 복숭아조림
부추전 / 오이소박이 / 달걀장조림 / 닭죽 / 깻잎장아찌 / 선드라이드토마토
선드라이드토마토파스타 / 토마토퓌레 / 토마토수프 / 토마토스튜
가을
모닝샌드위치 / 사우어크라우트 / 오니기리 / 연근구이 / 사과파이 / 오미자효소 / 송편
떡볶이 / 동그랑땡 / 단호박수프 / 밤당조림 / 밤빵 / 고구마줄기무침
겨울
고구마구이 / 인절미 / 무생채 / 시래기밥 / 멸치김치국수 / 곶감 / 파운드케이크 / 찐만두 / 가래떡구이 / 카스텔라
달래달걀밥 / 냉이무침 / 시금치김밥 / 취나물무침 / 더덕구이 / 원추리무침 / 쑥개떡 / 감자튀김
두부부침 / 오디잼 / 기본 빵 / 루콜라피자 / 하와이안피자
여름
바질페스토 / 바질파스타 / 마늘새우구이 / 마늘종파스타 / 딸기스무디 / 보리수잼 / 복숭아조림
부추전 / 오이소박이 / 달걀장조림 / 닭죽 / 깻잎장아찌 / 선드라이드토마토
선드라이드토마토파스타 / 토마토퓌레 / 토마토수프 / 토마토스튜
가을
모닝샌드위치 / 사우어크라우트 / 오니기리 / 연근구이 / 사과파이 / 오미자효소 / 송편
떡볶이 / 동그랑땡 / 단호박수프 / 밤당조림 / 밤빵 / 고구마줄기무침
겨울
고구마구이 / 인절미 / 무생채 / 시래기밥 / 멸치김치국수 / 곶감 / 파운드케이크 / 찐만두 / 가래떡구이 / 카스텔라
편집자 추천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먹이 한 그릇, 심플한 요리법으로
계절의 빛과 땅의 기운으로 싱싱하게 자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먹거리들이 예쁜 한 그릇에 담겼다. 이른 봄날 잠깐만 가능한 봄의 달래달걀밥, 여름철의 아삭한 오이소박이, 한 가지 채소만으로 완벽한 맛과 색을 내는 가을의 단호박수프와 겨울의 시래기밥. 직접 만들어 먹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음식들인데 그 옆에 붙은 요리법이 무척 간소하다. 대체로 음식을 잘 못하는 사람도 자기만의 손맛으로 만들어볼 법한 소탈한 레시피를 기록했다. 정확한 정량과 순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손길과 과정으로 정리되어 있고, 무엇보다 가장 기본인 식재료가 빛나는 요리법이다.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도 음식을 할 때도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미니멀함을 추구한다. 더 뺄 것이 없을 만큼 간소한데 썩 괜찮고 맛있는 음식. 그런 음식을 위한 요리법이다.
맛만큼이나 중요한, 예쁘고 담백한 차림새
이 에세이는 이야기를 읽는 맛도 좋지만 그림에서도 맛있는 활기를 얻게 된다. 그림은 먹과 마커로 그려져 묘사가 단순하고 채도가 선명하다. 각자 이름을 소개하며 등장하는 음식들은 형태와 색이 간단히 그려져 있지만 본래 빛깔을 아주 예쁘게 자랑한다. 그리고 각자의 빛깔에 꼭 어울리는 플레이팅이 되어 더 먹음직스럽다. 나무그릇, 패턴그릇, 도자기그릇 등 음식을 담는 그릇들을 고른 정성이 무심하게 그려져 있다. 작업을 할 때면 색과 색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화가의 감각이 그대로 묻어난다. 농사짓고 음식 하는 일상 풍경도 소담하고 아기자기하다. 작가가 틈틈이 채집한 장면에서 글 밖의 재밌는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다.
사계절 제철 양식을 누리는
작은 텃밭과 소박한 식탁의 일상
귀농, 텃밭, 미니멀 라이프.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같은 감성에 대한 동경은 사람들에게 늘 있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농사짓는 일은 나의 지식, 나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자연의 일이다. 예상처럼 수확을 내어주는 때가 많지만 그것도 잠깐의 날들에 불과하다. 그래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부지런히 밭을 일구는 작가는 아주 작은 몫을 거두어도 언제나 경건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때때로 농작물을 달래고 벌레들이 먹을 것을 남겨두는 다정함도 잃지 않는다.
농사를 짓는 땅은 주변의 땅들과 에너지를 나눈다. 농사짓는 사람도 농사 노하우를 주변에서 얻는다. 이 에세이는 음식 하나가 상에 올라가기까지의 이런저런 손길들을 이야기한다. 그 값진 경험과 추억을 맛있게 버무려서 독자들에게 나누어준다. 잘 먹는다는 것은 기쁨이고 위로이다. 대단하지 않아도 마음이 충족되는, 행복한 먹이 이야기다.
♦ 책 속으로
P.50 쑥은 봄을 지나 더워지는 여름이 오면 이른바 쑥대밭으로 변하여 정원에서는 미안하지만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되고 만다. 그렇지만 겨울을 지나 다시 이른 봄이 오면 “오! 여기 쑥이 있었네!” 하며 반기는 반가운 먹거리가 되어준다. 조그맣게 쑥개떡을 만들어 커피와 함께 먹는다. 완벽한 봄날 오전의 한때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쑥개떡
P.60 내가 사가지고 간 검은 비닐봉지 안의 두부와 무장아찌를 봤을 때의 그 당혹스러운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급히 변명하듯 아무것도 못 먹고 있으니 이거라도 조금 먹으면 기운이 날 거라며 두부를 그녀의 턱밑에 들이밀었다. 그녀는 내 성의를 무시할 수 없었는지 두부의 귀퉁이를 조금 잘라내서 먹었다. 고맙게도 무장아찌도 한 개 같이 먹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우린 서로 얼굴을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녀는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하하… 이건 뭐… 방금 출소한 기분이네요.”
-두부부침
P.88 바질잎은 이파리를 그리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전형적인 관념 속의 단순한 잎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바질잎을 갈아서 페스토를 만들다 보면 어린 시절 이파리들을 뜯어다가 돌멩이로 빻아 음식을 만들던 소꿉놀이가 연상된다. 어떤 식물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먹지도 못하면서 조막손으로 요리를 하고 친구와 함께 냠냠 먹는 시늉을 했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우습고도 귀엽다. 바질을 손질하면 여전히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만드는 것이다.
-바질페스토
P.114 봄이 오면 나의 정원에 있는 두 그루의 복숭아나무에 복숭아꽃이 엄청나게 많이 피어 아름답다. 꽃들은 곧 주렁주렁 열매가 된다. 하지만 이 열매들이 붉게 또는 튼실하게 익기도 전에 벌레님들의 파티가 연일 벌어진다. 결국 나는 그들이 훼손한 부위를 잘라내고 남는 부위를 먹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거라도 먹을 테다, 하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뽀얀 부분으로만 복숭아조림을 만든다. 복숭아를 만지고 자르는 동안 손에 복숭아 향기가 배어든다. 아, 복숭아란 향기를 먹는 것인가 보다. 벌레님들, 너희들이 왜 좋아하는지, 파라다이스를 상징하는 과일이 왜 복숭아인지 충분히 알겠네요.
-복숭아조림
P.144 토마토는 ‘앗! 내 정수리! 너무 뜨거워!’ 할 정도로 햇볕이 좋은 날에 말리는 게 가장 좋다. 꾸덕꾸덕하게 말리고 나면 마치 육포와 비슷한 색감이 난다. 날씨가 도와주면 2~3일 만에도 마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꽤나 고생을 하게 된다. 말리는 도중에 한 번이라도 비를 맞으면 바로 곰팡이가 펴서 못 쓰게 된다. 여러 차례 애써 말리던 것들을 아깝게도 버릴 수밖에 없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는 선드라이드토마토를 만들기로 마음먹으면 언제나 주간 일기예보를 찾아본다.
-선드라이드토마토
P.168 언젠가 이웃과 치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치즈도 직접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솔깃한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오! 정말요? 나는 흥분하여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바로 산양을 분양받으면 된다는 얘기였다. 산양에게서 나온 산양 젖을 이용해서 요구르트는 물론 치즈까지 만들 수 있다고. 오! 여기까지는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산양은 대체 어디에서 얼마면 살 수 있는지를 물어보니, 일단 산양을 기를 수 있는 산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고 보니 산양은 산에서 살아야 되겠구나. 나의 작은 정원에서 사는 산양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모닝샌드위치
P.176 요리의 간으로 주로 쓰이는 소금이 맛이 좋아야 다른 조미료가 필요 없게 된다. 뭐든 어디서나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종종 요리를 잘하는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디 소금을 쓴다, 어디 기름을 쓴다, 이건 어디산 후추다, 이런 말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을 허세로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료가 좋으면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좋은 요리가 된다.
-오니기리
P.189 사과나무 묘목을 심은 지 5년 정도가 되니 사과가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한다. 한데 내가 알고 있던 사과가 아니다. 사과 같은 내 얼굴~ 했다간 큰일 날 만큼 못생겼다. 크기가 작은 건 그렇다 치고 세수 안 한 사람처럼 꼬질꼬질하다. 사과 농사를 지었던 사람에게 물어보니 벌레의 분비물 혹은 잔여물이 사과 표면에 붙어 있는 거라고 한다. 사과 뿐이랴. 과수 농가에서 약을 안 치고 농사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못생기고 크기가 작아도, 벌레가 먹었어도 사과를 수확할 때의 기쁨은 크다. 맛은 말 그대로 사과 맛! 그 독보적인 과일의 맛!
-사과파이
P.218 나의 정원 귀퉁이에 밤나무가 한 그루 있다. 토종 산밤나무 같지는 않은 게 밤알이 매우 크고 실하다. 아마도 전 주인이 심어놓은 것이리라. 세월이 흘러 이 밤나무에서 나오는 밤을 이렇게 가을마다 내가 다람쥐처럼 총총 주워다가 먹는다. 혼자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밤을 주우면서 이 밤나무를 심어놓으신 양반들을 새삼 떠올려본다.
-밤당조림
P.244 다른 그 어떤 채소보다 시래기가 오래도록 겨울 양식이 되어준 것은 맛이 좋아서일 것이다. 시래기를 말리는 귀찮음과 그 보기 흉함을 지나서 시래기가 시래기밥이나 나물, 된장국 등의 음식으로 바뀔 때 ‘아, 어찌 이런 음식이?’ 하는 감동이 몰려온다.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시래기만의 맛과 식감이 있다.
-시래기밥
P.258 내가 원하지 않는 내가 마구 생떼를 부리는 날, 나를 진정시켜야 될 때, 위로하고 싶을 때 케이크를 굽기로 한다. 케이크를 만드는 동안 이리저리 방황하던 육신과 영혼을 달래어본다. 오븐에서 갓 나온 따스한 케이크 한 쪽을 식기 전에 와구와구 먹어치운다. ‘그래, 이걸로 됐지. 뭐, 뾰족한 수가 없잖아.’ 생일에 왜 케이크를 먹는가 했는데… 아무래도 사느라 고생이 많다며 주는 달콤한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파운드케이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