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주니어클래식 17) (생명의 법칙을 찾아 나선 양자 물리학자의 지적 탐험)
- 351
• 지은이 : 오철우
• 가격 : 11,700원
• 책꼴/쪽수 :
ePUB
• 펴낸날 : 2023-02-10
• ISBN : 9791169810074
• 십진분류 : 자연과학 > 생명과학 (47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DNA #과학고전 #생명
저자소개
지은이 : 오철우
1964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나 평택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겨레 신문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씨네21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과학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뒤늦게 과학의 역사를 읽는 재미에 빠져 2001년에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박사 과정 수업을 마치고 학위 논문을 구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과학의 수사학』이 있으며, 함께 기획하고 지은 책으로 『인문학의 창으로 본 과학』이 있다. 2001년 9월에 한겨레신문에 보도한 기획기사 '김치는 살아 있다'가 고등학교 국정 국어교과서(하)에 실려 있다.
뒤늦게 과학의 역사를 읽는 재미에 빠져 2001년에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박사 과정 수업을 마치고 학위 논문을 구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과학의 수사학』이 있으며, 함께 기획하고 지은 책으로 『인문학의 창으로 본 과학』이 있다. 2001년 9월에 한겨레신문에 보도한 기획기사 '김치는 살아 있다'가 고등학교 국정 국어교과서(하)에 실려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193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양자 역학의 대가 에르빈 슈뢰딩거가 1943년 2월,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행한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저술한 책이다. DNA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던 시기 물리학, 화학, 생물학, 통계 물리학, 양자 역학 등을 넘나들며 수수께끼에 싸여 있던 유전자의 실체를 추적한 과학계의 영원한 고전이다.
물리학자가 생명 문제를 다루는 일이기에 “전문 분야도 아니면서 왜 나서는 겁니까?”와 같은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슈뢰딩거는 생명과 세계를 통합해 사유하려는 모험을 떠난다. 그의 지적 도발과 도전적 물음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꿈꾸는 연구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유전자는 비주기적 결정이다’라는 가설적 추론은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의 DNA 이중 나선 구조 발견으로 이어졌다.
자, 이제 유전학과 분자 생물학 시대를 내다본 과학 고전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쉽고 정확하게 우리말로 옮기고, 최신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풍부하게 해설한 이 책을 길잡이 삼아 슈뢰딩거의 가슴 뛰는 지적 여정에 함께 뛰어들어보자!
물리학자가 생명 문제를 다루는 일이기에 “전문 분야도 아니면서 왜 나서는 겁니까?”와 같은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슈뢰딩거는 생명과 세계를 통합해 사유하려는 모험을 떠난다. 그의 지적 도발과 도전적 물음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꿈꾸는 연구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유전자는 비주기적 결정이다’라는 가설적 추론은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의 DNA 이중 나선 구조 발견으로 이어졌다.
자, 이제 유전학과 분자 생물학 시대를 내다본 과학 고전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쉽고 정확하게 우리말로 옮기고, 최신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풍부하게 해설한 이 책을 길잡이 삼아 슈뢰딩거의 가슴 뛰는 지적 여정에 함께 뛰어들어보자!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물리학자, 생명 수수께끼의 탐험에 나서다
슈뢰딩거는 왜 생명에 관심을 기울였을까 |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무엇을 이야기했나 |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1940년대 생물학 | 『생명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읽을까
제1장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내려놓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내려놓고 | 순박한 물리학자가 던지는 중요한 물음 | 먼저 원자 배열에서 시작하자
제2장 물리학이 생명을 설명할 수 있을까?
원자는 왜 이리 작은가? 우리는 왜 이리 큰가? | 물리 법칙은 통계적이며 근사적이다 | 첫 번째 예시: 열운동과 자기장의 경쟁 | 두 번째 예시: 브라운 운동 | 세 번째 예시: 측정 기구가 너무 민감하면 쓸모없는 이유 | 자연의 물리 법칙과 생명체의 작동 원리
제3장 유전되는 암호 문서
고전 물리학자의 예측은 틀렸다 | 유전되는 암호 문서, 뛰어난 통찰력의 예견 | 체세포 유사 분열: 암호 문서를 우리 몸 세포에 똑같이 복제하다 | 생식 세포의 감수 분열: 암호 문서는 염색체 한 벌에 다 담겨 있다 | 가설적 유전 물질, 유전자 | 유전자의 크기와 유전의 항구성에 관한 물음들
제4장 돌연변이는 생물학의 양자 도약
다윈 진화론과 돌연변이 | 돌연변이에 관한 몇 가지 사실과 개념 | 돌연변이를 통해 유전자를 들여다보는 방사선 실험
제5장 양자 이론이 설명할 수 있소이다!
기적에 가까운 유전자 물질의 항구성 | 양자 이론 핵심은 에너지 불연속과 양자 도약 | 유전자 분자를 양자 화학으로 이해하기 | 쉽게 되돌아가지 않는 돌연변이의 양자 도약
제6장 델브뤼크의 분자 모형을 검증하다
유전자는 분자다, 다른 가능성은 없다 | 유전자는 비주기적인 결정 | 분자 모형은 유전자 안정성을 어떻게 설명할까 | 진화 과정에서 선택된 유전자 안정성 | 엑스선이 일으키는 돌연변이, 양자 역학으로 설명하다
제7장 생명은 질서를 먹으며 산다
엔트로피로 볼 때 놀라운 생명 질서의 수수께끼 | 생명의 질서 유지와 음의 엔트로피 | 음의 엔트로피 비판과 해명
제8장 생명에는 새로운 물리 법칙이 있다
뚜렷하게 대비되는 생물학과 물리학의 상황 | 생명을 설명하는 새로운 법칙은 물리학을 초월하지 않는다 | 어김없는 시계의 작동에 비유되는 유전자의 작동
제9장 결정론과 자유 의지 사이에서
나는 자연법칙을 따라 작동한다, 하지만 | 서구의 의식 관념에 대한 비판 | 나는 무엇인가?
에필로그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 이후
생명의 분자 DNA를 읽고 쓰고 편집하다 | 살아 있는 지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계속된다
도움받은 글
감수의 말
프롤로그 물리학자, 생명 수수께끼의 탐험에 나서다
슈뢰딩거는 왜 생명에 관심을 기울였을까 |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무엇을 이야기했나 |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1940년대 생물학 | 『생명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읽을까
제1장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내려놓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내려놓고 | 순박한 물리학자가 던지는 중요한 물음 | 먼저 원자 배열에서 시작하자
제2장 물리학이 생명을 설명할 수 있을까?
원자는 왜 이리 작은가? 우리는 왜 이리 큰가? | 물리 법칙은 통계적이며 근사적이다 | 첫 번째 예시: 열운동과 자기장의 경쟁 | 두 번째 예시: 브라운 운동 | 세 번째 예시: 측정 기구가 너무 민감하면 쓸모없는 이유 | 자연의 물리 법칙과 생명체의 작동 원리
제3장 유전되는 암호 문서
고전 물리학자의 예측은 틀렸다 | 유전되는 암호 문서, 뛰어난 통찰력의 예견 | 체세포 유사 분열: 암호 문서를 우리 몸 세포에 똑같이 복제하다 | 생식 세포의 감수 분열: 암호 문서는 염색체 한 벌에 다 담겨 있다 | 가설적 유전 물질, 유전자 | 유전자의 크기와 유전의 항구성에 관한 물음들
제4장 돌연변이는 생물학의 양자 도약
다윈 진화론과 돌연변이 | 돌연변이에 관한 몇 가지 사실과 개념 | 돌연변이를 통해 유전자를 들여다보는 방사선 실험
제5장 양자 이론이 설명할 수 있소이다!
기적에 가까운 유전자 물질의 항구성 | 양자 이론 핵심은 에너지 불연속과 양자 도약 | 유전자 분자를 양자 화학으로 이해하기 | 쉽게 되돌아가지 않는 돌연변이의 양자 도약
제6장 델브뤼크의 분자 모형을 검증하다
유전자는 분자다, 다른 가능성은 없다 | 유전자는 비주기적인 결정 | 분자 모형은 유전자 안정성을 어떻게 설명할까 | 진화 과정에서 선택된 유전자 안정성 | 엑스선이 일으키는 돌연변이, 양자 역학으로 설명하다
제7장 생명은 질서를 먹으며 산다
엔트로피로 볼 때 놀라운 생명 질서의 수수께끼 | 생명의 질서 유지와 음의 엔트로피 | 음의 엔트로피 비판과 해명
제8장 생명에는 새로운 물리 법칙이 있다
뚜렷하게 대비되는 생물학과 물리학의 상황 | 생명을 설명하는 새로운 법칙은 물리학을 초월하지 않는다 | 어김없는 시계의 작동에 비유되는 유전자의 작동
제9장 결정론과 자유 의지 사이에서
나는 자연법칙을 따라 작동한다, 하지만 | 서구의 의식 관념에 대한 비판 | 나는 무엇인가?
에필로그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 이후
생명의 분자 DNA를 읽고 쓰고 편집하다 | 살아 있는 지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계속된다
도움받은 글
감수의 말
편집자 추천글
〈추천의 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당대의 생물학 지식에 기반을 두어 의미를 해석하고, 기본적인 물리학 지식들을 같이 소개해주어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해설서가 나와 참으로 반갑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부교수 배상수
살아 있는 유기체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물리학과 화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금세기 최고 과학 고전을 친근한 글쓰기와 풍부한 해설로 읽다
잊히거나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고전을 새롭게 번역하고 알기 쉽게 풀어 쓴 사계절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 시리즈 열일곱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20세기 위대한 과학 고전이자, 분자 생물학의 탄생과 이후 DNA 발견과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과학 전문 기자를 지내고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자 오철우가 해설한 책이다.
저자는 슈뢰딩거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쓴 1940년대의 과학 지식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지를 꼼꼼히 비교 검토하고, 당시 과학계의 상황과 이론이 등장한 맥락을 두루 살피며 책을 풀이한다. 또한 과학 용어와 원리, 개념 등 배경 지식을 별도 글 상자로 설명하여 특출한 과학적 소양이 없는 이일지라도 수월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통계 열역학, 양자 역학 등 제 분야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따라 가며 적확하게 우리말로 옮기고 설명한 국내 유일한 해설서라는 점에서 그 출간 의의가 깊다.
유전자는 비주기적 결정이다
유기체는 어떻게 무질서 경향을 거슬러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가
슈뢰딩거는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를 겸손하지만 자신감에 찬 ‘순박한 물리학자’라고 소개하며, 통계 물리학과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생명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힌다. 생물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학문이 유전 구조의 안정성을 설명하는 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독특하면서도 예리한 시도였다.
이 강연에서 주로 다룬 물음은 이런 것이었다.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공간 경계 안에서 일어나는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사건들은 물리학과 화학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어떻게 유전 형질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그토록 안정적으로 전해지는가? 유전 물질 분자가 지닌 안정성의 비결은 대체 무엇인가? 그렇게 안정적인 유전자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 사건은 물리학과 화학의 일반 법칙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시간이 흐르면 질서 상태는 무질서 상태로 나아간다는 자연법칙(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증가 법칙)과 다르게 유기체는 어떻게 무질서 경향을 거슬러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가? 이런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지적 여정이 슈뢰딩거의 책에 담겼다. ― 본문 16-17쪽
유전자의 물리적 실체가 어떤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던 1940년대, 슈뢰딩거는 세포 분열, 대립 유전자, 염색체 교차 등 유전 메커니즘에 관해 밝혀진 중요한 최신 생물학적 사실 등을 정리하고 종합하면서, 유전 물질이 세대에서 세대로 안정적으로 전해지는 비결을 그 물질 구조가 규칙적이되 반복적이지 않은 ‘비주기적 결정’이기 때문이라는 가설적 추론을 제시한다.
이때 슈뢰딩거는 당시에는 아주 낯설었을 ‘유전 암호 문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는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으로서 생명 과학 역사에 기록되었다. 유전 물질이 유전되는 정보를 담은 문서라는 뜻으로, 전해진 정보가 단 하나의 수정란 세포에서 시작해 개체로 완성되는 발생 과정에서 유기체의 모든 구조와 기능을 구현하는 설계 도면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의 비유는 매우 탁월한 것이라 하겠다.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읽을까
생명의 법칙을 찾아 나선 양자 물리학자의 지적 탐험을 따라가다
저자 오철우는 모두 일곱 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순서대로 따르되 「프롤로그」에서 슈뢰딩거의 삶과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을 1940년대 생물학 전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다음 1장에서는 「서문」과 1장의 전반부를, 2장에서는 1장의 나머지 부분을 다룬다.
슈뢰딩거의 책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졌다. 우선 1장에서 그는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공간 경계 안에서 일어나는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사건들은 물리학과 화학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이에 20세기 초 고전 물리학이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를 찬찬히 다룬다.
2장과 3장에서는 생물학의 측면에서 생명 문제에 접근한다. 유전학에서 이미 밝혀진 것과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것을 세포 분열과 염색체 복제, 그리고 돌연변이 발생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정리하고서 유전 정보는 아주 작은 분자 안에 담겨 있다는 소결론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고전 물리학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유전 물질 분자의 놀라운 안정성이 양자 역학으로 입증됨을 보여 준다. 이렇게 살펴본 생물학과 물리학의 사실과 원리를 바탕으로 슈뢰딩거는 유전 물질 분자가 안정적 결정성 구조이면서 동시에 주기성은 띠지 않는 비주기적 결정 구조일 수밖에 없다는 과감한 예측을 제시한다. 이런 독특한 구조 덕분에 5장에서 작은 분자는 안정적이면서도 무수한 유전 정보를 담아낸다고 밝힌다.
6장과 7장에서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와 관련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다룬다. 슈뢰딩거는 6장에서 살아 있음의 생명 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은 달리 말해 환경에서 음의 엔트로피를 먹고 사는 것과 같다는 독특한 통찰을 제시한다. 우주 만물의 질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붕괴해 결국에 평형 상태에 이른다는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 법칙)과 달리 유기체는 환경에서 음의 엔트로피라는 질서를 뽑아내어 섭취함으로써 스스로 질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슈뢰딩거는 생명 물질은 이미 입증된 물리 법칙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물리 법칙들과도 연관될 것이라며 ‘생명의 과학’에서 새로운 발견들이 이후 과학의 도전 과제임을 강조한다.
후기로 덧붙인 「에필로그」에서는 앞에서 다룬 주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의 오랜 철학적 주제인 결정론과 자유 의지, 정신과 물질의 문제를 다룬다.
DNA 발견을 예측한 경이로운 통찰력
생명의 비밀에 접근해가는 탁월한 사유와 탐구의 교본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전달되는 유전 정보를 담은 분자들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들의 화학적 특징은 무엇일까. 나는 이러한 생명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가 되었다. 생명에 대한 호기심은 1944년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었을 때 불꽃처럼 타올랐다”라는 제임스 왓슨의 말처럼, 슈뢰딩거가 쓴 90여 쪽의 이 작은 책은 DNA를 발견한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 그리고 모리스 윌킨스, 시모어 벤저 등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을 유전학과 생명의 분자 메커니즘 연구로 이끌었다.
일각에서 그의 이론에 대한 비판이 있기도 했지만,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진정한 가치는 이론 물리학자가 낯선 생물학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는 데 있을 터이다. 과감한 과학적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의 여정, 그리고 독창적 사유는 동시대와 후세대 과학자와 연구자에게 영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대중 강연에 400여 명의 일반 청중을 불러 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할 것이다.
‘생명’이라는 주제는 인간으로서 품게 되는 영원한 신비다. 자신이 머무는 세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 찬 사람,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사람, 낯선 세계를 통찰해보려는 사람이라면 길잡이 오철우와 함께 이 책을 탐험해보기를 권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당대의 생물학 지식에 기반을 두어 의미를 해석하고, 기본적인 물리학 지식들을 같이 소개해주어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해설서가 나와 참으로 반갑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부교수 배상수
살아 있는 유기체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물리학과 화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금세기 최고 과학 고전을 친근한 글쓰기와 풍부한 해설로 읽다
잊히거나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고전을 새롭게 번역하고 알기 쉽게 풀어 쓴 사계절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 시리즈 열일곱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20세기 위대한 과학 고전이자, 분자 생물학의 탄생과 이후 DNA 발견과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과학 전문 기자를 지내고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자 오철우가 해설한 책이다.
저자는 슈뢰딩거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쓴 1940년대의 과학 지식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지를 꼼꼼히 비교 검토하고, 당시 과학계의 상황과 이론이 등장한 맥락을 두루 살피며 책을 풀이한다. 또한 과학 용어와 원리, 개념 등 배경 지식을 별도 글 상자로 설명하여 특출한 과학적 소양이 없는 이일지라도 수월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통계 열역학, 양자 역학 등 제 분야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따라 가며 적확하게 우리말로 옮기고 설명한 국내 유일한 해설서라는 점에서 그 출간 의의가 깊다.
유전자는 비주기적 결정이다
유기체는 어떻게 무질서 경향을 거슬러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가
슈뢰딩거는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를 겸손하지만 자신감에 찬 ‘순박한 물리학자’라고 소개하며, 통계 물리학과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생명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힌다. 생물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학문이 유전 구조의 안정성을 설명하는 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독특하면서도 예리한 시도였다.
이 강연에서 주로 다룬 물음은 이런 것이었다.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공간 경계 안에서 일어나는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사건들은 물리학과 화학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어떻게 유전 형질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그토록 안정적으로 전해지는가? 유전 물질 분자가 지닌 안정성의 비결은 대체 무엇인가? 그렇게 안정적인 유전자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 사건은 물리학과 화학의 일반 법칙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시간이 흐르면 질서 상태는 무질서 상태로 나아간다는 자연법칙(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증가 법칙)과 다르게 유기체는 어떻게 무질서 경향을 거슬러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가? 이런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지적 여정이 슈뢰딩거의 책에 담겼다. ― 본문 16-17쪽
유전자의 물리적 실체가 어떤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던 1940년대, 슈뢰딩거는 세포 분열, 대립 유전자, 염색체 교차 등 유전 메커니즘에 관해 밝혀진 중요한 최신 생물학적 사실 등을 정리하고 종합하면서, 유전 물질이 세대에서 세대로 안정적으로 전해지는 비결을 그 물질 구조가 규칙적이되 반복적이지 않은 ‘비주기적 결정’이기 때문이라는 가설적 추론을 제시한다.
이때 슈뢰딩거는 당시에는 아주 낯설었을 ‘유전 암호 문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는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으로서 생명 과학 역사에 기록되었다. 유전 물질이 유전되는 정보를 담은 문서라는 뜻으로, 전해진 정보가 단 하나의 수정란 세포에서 시작해 개체로 완성되는 발생 과정에서 유기체의 모든 구조와 기능을 구현하는 설계 도면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의 비유는 매우 탁월한 것이라 하겠다.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읽을까
생명의 법칙을 찾아 나선 양자 물리학자의 지적 탐험을 따라가다
저자 오철우는 모두 일곱 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순서대로 따르되 「프롤로그」에서 슈뢰딩거의 삶과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을 1940년대 생물학 전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다음 1장에서는 「서문」과 1장의 전반부를, 2장에서는 1장의 나머지 부분을 다룬다.
슈뢰딩거의 책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졌다. 우선 1장에서 그는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공간 경계 안에서 일어나는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사건들은 물리학과 화학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이에 20세기 초 고전 물리학이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를 찬찬히 다룬다.
2장과 3장에서는 생물학의 측면에서 생명 문제에 접근한다. 유전학에서 이미 밝혀진 것과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것을 세포 분열과 염색체 복제, 그리고 돌연변이 발생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정리하고서 유전 정보는 아주 작은 분자 안에 담겨 있다는 소결론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고전 물리학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유전 물질 분자의 놀라운 안정성이 양자 역학으로 입증됨을 보여 준다. 이렇게 살펴본 생물학과 물리학의 사실과 원리를 바탕으로 슈뢰딩거는 유전 물질 분자가 안정적 결정성 구조이면서 동시에 주기성은 띠지 않는 비주기적 결정 구조일 수밖에 없다는 과감한 예측을 제시한다. 이런 독특한 구조 덕분에 5장에서 작은 분자는 안정적이면서도 무수한 유전 정보를 담아낸다고 밝힌다.
6장과 7장에서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와 관련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다룬다. 슈뢰딩거는 6장에서 살아 있음의 생명 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은 달리 말해 환경에서 음의 엔트로피를 먹고 사는 것과 같다는 독특한 통찰을 제시한다. 우주 만물의 질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붕괴해 결국에 평형 상태에 이른다는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 법칙)과 달리 유기체는 환경에서 음의 엔트로피라는 질서를 뽑아내어 섭취함으로써 스스로 질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슈뢰딩거는 생명 물질은 이미 입증된 물리 법칙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물리 법칙들과도 연관될 것이라며 ‘생명의 과학’에서 새로운 발견들이 이후 과학의 도전 과제임을 강조한다.
후기로 덧붙인 「에필로그」에서는 앞에서 다룬 주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의 오랜 철학적 주제인 결정론과 자유 의지, 정신과 물질의 문제를 다룬다.
DNA 발견을 예측한 경이로운 통찰력
생명의 비밀에 접근해가는 탁월한 사유와 탐구의 교본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전달되는 유전 정보를 담은 분자들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들의 화학적 특징은 무엇일까. 나는 이러한 생명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가 되었다. 생명에 대한 호기심은 1944년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었을 때 불꽃처럼 타올랐다”라는 제임스 왓슨의 말처럼, 슈뢰딩거가 쓴 90여 쪽의 이 작은 책은 DNA를 발견한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 그리고 모리스 윌킨스, 시모어 벤저 등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을 유전학과 생명의 분자 메커니즘 연구로 이끌었다.
일각에서 그의 이론에 대한 비판이 있기도 했지만,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진정한 가치는 이론 물리학자가 낯선 생물학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는 데 있을 터이다. 과감한 과학적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의 여정, 그리고 독창적 사유는 동시대와 후세대 과학자와 연구자에게 영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대중 강연에 400여 명의 일반 청중을 불러 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할 것이다.
‘생명’이라는 주제는 인간으로서 품게 되는 영원한 신비다. 자신이 머무는 세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 찬 사람,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사람, 낯선 세계를 통찰해보려는 사람이라면 길잡이 오철우와 함께 이 책을 탐험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