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교실 (사계절 동시집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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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백창우 외 52인
강지인 2004년 『아동문예』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동시집 『할머니 무릎 펴지는 날』을 냈다.
경종호 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다. 2014년 『동시마중』 제26호로 등단했다.
권오삼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동시집 『고양이가 내 배 속에서』, 『똥 찾아 가세요』, 『진짜랑 깨』, 『라면 맛있게 먹는 법』 등을 냈다.
김경진 1996년 계간 『버전업』 겨울호에 시를, 2014년 『동시마중』 제23호에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김성규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너는 잘못 날아왔다』,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를 냈다.
김성민 2011년 『대구문학』 신인상과 2012년 제4회 『창비어린이』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김 응 2005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개떡 똥떡』, 『똥개가 잘 사는 법』을 냈다.
김자연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감기 걸린 하늘』, 그림책 『개똥 할멈과 고루고루 밥』, 동화집 『항아리의 노래』 등을 냈다.
김찬곤 2008년 『창비어린이』에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김창완 가수이자 배우. 2013년 『동시마중』 제18호로 등단했다.
김철순 1995년 제1회 지용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1년 한국일보와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시집 『오래된 사과나무 아래서』와 동시집 『사과의 길』을 냈다.
김환영 동화 『종이밥』, 『마당을 나온 암탉』, 그림책 『나비를 잡는 아버지』, 어린이 시집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고, 동시집 『깜장꽃』을 냈다.
도종환 1980년대 초 동인지 『분단시대』에 시 「고두미 마을에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접시꽃 당신』, 『해인으로 가는 길』 등, 동시집 『누가 더 놀랐을까』, 동화 『나무야, 안녕』 등을 냈다.
문성란 2010년 『오늘의 동시문학』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둘이서 함께』를 냈다.
민경정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엄마 계시냐』를 냈다.
박방희 1985년부터 무크지 『일꾼의 땅』과 『민의』, 『실천문학』 등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동시집 『참새의 한자 공부』, 『참 좋은 풍경』, 『날아오른 발자국』, 『하느님은 힘이 세다』 등을 냈다.
박성우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동시집 『불량 꽃게』, 청소년시집 『난 빨강』을 냈다.
박정섭 2007년 한국안데르센 특별상을 받았다. 『콧구멍 왕자』, 『엄마 내가 할래요!』, 『비가 와도 괜찮아!』, 『똥개가 잘 사는 법』 등에 그림을 그렸고, 쓰고 그린 책 『놀자!』, 『도둑을 잡아라!』를 냈다.
백창우 가수 겸 작곡가. 시집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등, 시·산문집 『백창우 시를 노래하다』 등을 냈다.
복효근 1991년 계간 『시와 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등을 냈다.
서정홍 마창노련문학상과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58년 개띠』 등, 동시집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등, 산문집 『농부시인의 행복론』, 『부끄럽지 않은 밥상』 등을 냈다.
성미정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대머리와의 사랑』,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상상 한 상자』,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동시집 『엄마의 토끼』를 냈다.
송선미 2011년 『동시마중』 제6호로 등단했다.
송재진 198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와 1986년 한국아동문학신인상에 동시가 각각 당선되었다. 동시집 『하느님의 꽃밭』, 『회초리도 아프대』, 『아빠 무릎에 앉는 햇살』, 『송재진 동시선집』 등을 냈다.
송찬호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동시집 『저녁별』을 냈다.
신지영 200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집 『지구 영웅 페트병의 달인』과 청소년 시집 『넌 아직 몰라도 돼』 등을 냈다.
신형건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 『입김』, 『엉덩이가 들썩들썩』, 『콜라 마시는 북극곰』, 『여행』 등, 비평집 『동화책을 먹는 치과의사』 등을 냈다.
안학수 1993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박하사탕 한 봉지』, 『낙지네 개흙 잔치』, 『부슬비 내리던 장날』, 장편소설 『하늘까지 75센티미터』를 냈다.
오인태 『어린이문학』에 동시를 발표하면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동시집 『돌멩이가 따뜻해졌다』를 냈다.
우미옥 2011년 제3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동화 부문)을 받고, 2015년 『동시마중』 제31호로 등단했다. 동화집 『두근두근 걱정 대장』을 냈다.
유미희 2000년 『아동문예』로 등단했다. 동시집 『고시랑거리는 개구리』, 『짝꿍이 다 봤대요』, 『내 맘도 모르는 게』 등을 냈다.
윤제림 198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삼천리호 자전거』, 『미미의 집』, 『황천반점』, 『사랑을 놓치다』, 『그는 걸어서 온다』, 『새의 얼굴』 등을 냈다.
이묘신 2002년 MBC 창작동화대상에서 단편동화로 수상, 2005년 제3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받았다. 동시집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 『너는 1등 하지 마』를 냈다.
이상교 1973년 『소년』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우리 집 귀뚜라미』, 『살아난다, 살아난다』, 『먼지야, 자니?』, 『고양이가 나 대신』, 『예쁘다고 말해 줘』 등을 냈다.
이수경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동시집 『우리 사이는』, 『갑자기 철든 날』, 『억울하겠다, 멍순이』, 『눈치 없는 방귀』 등을 냈다.
이 안 1999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 『치워라, 꽃!』, 동시집 『고양이의 탄생』, 『글자동물원』, 동시 평론집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를 냈다.
이영애 2010년 『어린이와 문학』으로 등단하였다. 2015년 출판놀이 ‘주머니 속 동시집’ 공모에 당선되었다.
이옥용 2001년 새벗문학상(동시)으로 등단하였고, 2002년 「튤립 잔을 가진 남자」(동화)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2007년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동시)을 받았고 동시집 『고래와 래고』, 번역서 『변신』 등이 있다.
이이랑 1994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귀가 서럽다』, 『물속의 불』 『상처가 나를 살린다』,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장편소설 『청앵』 등을 냈다.
이장근 2008년 매일신문에 시가 당선되었으며 2010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시집 『투』, 동시집 『바다는 왜 바다일까?』, 『칠판 볶음밥』, 청소년시집 『나는 지금 꽃이다』 등이 있다.
이정록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정말』 등, 동화책 『대단한 단추들』 등, 동시집 『콧구멍만 바쁘다』 등, 산문집 『시인의 서랍』, 그림책 『똥방패』를 냈다.
이화주 198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으며 『아동문학평론』에 동시가 추천되었다. 동시집 『손바닥 편지』, 『내 별 잘 있나요』 등, 그림책 『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를 냈다.
임복순 2011년 제3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동시 부문)을 받으며 등단했다.
장동이 2010년 『동시마중』 제3호로 등단했다.
장옥관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황금 연못』,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 등, 동시집 『내 배꼽을 만져보았다』를 냈다.
정연철 2005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으로 동시를, 2008년 『어린이와 문학』 추천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동화집 『주병국 주방장』, 『똥배 보배』 등, 동시집 『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를 냈다.
조하연 2005년 『오늘의 동시문학』으로 등단했다. 동시집 『하마 비누』를 냈다.
진현정 2009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했다.
최명란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명랑생각』 등, 동시집 『하늘天 따地』, 『수박씨』, 『해바라기야!』 등을 냈다.
한혜영 1989년 『아동문학연구』에 동시조 당선, 1994년 『현대시학』과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했다. 동시집 『큰소리 뻥뻥』 등,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 『올랜도 간다』 등을 냈다.
함기석 1992년 『작가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오렌지 기하학』 등, 동시집 『숫자 벌레』, 『아무래도 수상해』, 동화 『상상력 학교』, 『코 도둑 비밀탐정대』 등을 냈다. 함민복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등,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 산문집 『절하고 싶다』 등을 냈다.
그린이 : 김유대
책정보 및 내용요약
안도현, 함민복, 도종환, 김창완, 김용택, 이안……. 모든 세대가 사랑하는 시인. 동시인 102명이 제1회 전국동시인대회를 기념하여 두 권의 동시선집을 출간했다. 두 동시집은 짧은 글만을 소비하는 아이들과 한때 ‘시 맛’을 알았던 부모 세대까지 함께 공감하면서 마음 밭을 깊어지게 하며, 오늘날 변화된 동시의 풍경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사계절 동시집 여덟 번째 책 『날아라, 교실』은 다채로운 소재와 형식으로 재기발랄한 유머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동시 53편을 담았고, 사계절 동시집 아홉 번째 책 『전봇대는 혼자다』는 모든 생명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상을 제시하며 자연과 동물 등, 모든 관계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동시 49편을 담았다.
목차
반성_함민복 / 강아지풀_박성우 / 제비꽃 납치 사건_신형건 / 벚꽃학교 문 여는 날_이 안 / 왼손 오른손_권오삼 / 말 타기_조하연 / 꼬리 달린 자동차_김철순 / 나는 나_김 응 / 줄장미_이상교 / 궁금해_장동이 / 말하지 않아도_문성란 / 거미줄_송찬호 / 바늘 가는 데 실이 따라갔을까? _김경진
2. 날아라, 교실
손을 집어넣다_도종환 / 나도 뛸래_이정록 / 날아라, 교실_백창우 / 꿈에서는_최명란 / 깻단의 입_유미희 / 어른 흉내_서정홍 / 칠팔이 팔팔이_김성민 / 누가 회장이 되었을까?_경종호 / 작전명 1호_진현정 / SOS!_이옥용 / 단골 치과_성미정 / 달력의 노래_이영애 / 오줌싸개_김성규 / 싹 낫겠지?_이수경
3. 끄덕 글자
코딱지_안학수 / 방석과의 편지_우미옥 / 사람도깨비_이화주 / 수수께끼_오인태 / 꽃 멀미_장옥관 / 좀도둑님께_박방희 / 징검돌_한혜영 / 귀찮은 내 동생_이이랑 / 개명 신청_정연철 / 수영장에서_복효근 / 그만하면_임복순 / 한해살이_민경정 / 적_박정섭 / 끄덕 글자_이장근
4. 신데렐라의 비밀
엄마의 해석_이묘신 / 엄마와의 거리_신지영 / 신데렐라의 비밀_송선미 / 뭘 알아야 하나_김창완 / 우유_김찬곤 / 더듬이_강지인 / 꿈나라 가는 길_윤제림 / 놀라운 계산법_김자연 /
우짤꼬!_송재진 / 보물 지도_함기석 / 개성_강정규 / 변하지 않는다_김환영
해설│날아라, 동시_이 안 / 시인 소개
편집자 추천글
더 풍성해진 동시 읽기의 즐거움
2010년대 동시 풍경이 변하고 있다. 시인들이 동시 창작에 나섰고, 새로운 동시인들이 발굴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동시가 난해해졌다는 우려의 말도 있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할 만한 시가 많아지고, 소재나 내용, 형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평이 우세하다. 다양해진 만큼 해석의 여지가 점점 더 열려서 읽는 사람에 따라 읽는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동시 풍경은 2015년 10월에 열린 제1회 전국동시인대회를 기념하여 102인의 시인·동시인이 만든 두 권의 동시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격월간지 『동시마중』 편집위원 이안 시인이 기획한 두 동시집 『날아라, 교실』과 『전봇대는 혼자다』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기며 생각할 여지가 많은 동시들로 가득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며, 경험이나 사건에 따라서 다르게 읽히는 매력적인 동시 102편을 소개한다.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동시
두 동시집은 나이나 경험, 사건에 따라 다양하게 읽혀 해석의 여지가 열려 있는 동시가 많다. 같은 동시를 읽었을 때 아이와 어른의 이해가 분명히 다르겠지만, 묘하게도 공감이 형성되는 시적 지점이 있다. 곽해룡의 「삼각 김밥」에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얇은 비닐 벗겨 내”어 “뚝딱” 먹을 수 있는 삼각 김밥의 특징이 나온다. 엄마에게는 “마음 놓고 밤늦게까지” “학원비를 벌 수 있게 해 주”고, 아이에게는 “학원을 하나 더 다닐 수 있도록 / 시간을 아껴” 준다. 삼각 김밥으로 표현된 바쁜 현대 사회의 현실을 엄마·아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다. 임복순의 「그만하면」 동시도 “더 노력”해야 하고 “더 성실”해야 하며, “더 인내”해야 한다고 교육받은 어른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드러낸다. 그러나 현실 반영을 넘어 ‘ㄹ’ 받침 하나를 넣어 주면 “덜 노력”해도 “덜 성실”해도 “덜 인내”해도 “괜찮”다고, “그만하면 괜찮”다고 아빠, 아이 모두가 공감하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다른 시선이 주는 즐거움
당연한 얘기지만, 일상의 언어나 사건이 ‘시’가 되려면 다른 시선이 들어가야 한다. 마찬가지로 두 동시집의 동시들도 기존 질서와는 다른 시선으로 다가간다.
늘
강아지 만지고
손을 씻었다
내일부터는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지
- 함민복, 「반성」, 『날아라, 교실』 전문
함민복 시인의 「반성」은 강아지를 만지고 손을 씻었던 나 중심적 사고에서 이제는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겠다는 강아지(타자) 입장의 사고로 이동하면서 나 중심으로 생각했던 모든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신형건 시인의 「제비꽃 납치 사건」은 제비꽃을 입양했다고 생각하는 아빠의 관점에서 “입양”이 아니라 “납치”일 거라는 제비꽃 관점으로 이동하여 시적 재미를 준다.
나풀나풀 첫 나비, 부웅붕 첫 벌을 본 날은
학교 안 가면 안 돼요?
개나리학교 진달래학교 목련학교가 문 여는 날은
학교 안 가면 안 돼요?
- 이안, 「벚꽃학교 문 여는 날」, 『날아라, 교실』 부분
이안 시인의 「벚꽃학교 문 여는 날」에서는 국가·학교가 정한 학교 안 가는 날 말고, 자연의 변화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는 날 학교 안 가면 안 되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전에 우리에게 익숙한 질서 중심에서 자연 중심의 생각으로 이동하며 동시 읽기의 즐거움을 준다. 또한, 김현서 시인의 「채송화」에서는 ‘죽음’을 무섭고 슬프게만 생각했던 기존의 생각을 “빨간 접시 모자” 쓴 채송화 승무원이 “허리 숙여 환하게 인사”하는 “즐거운 여행”으로 바꾸어 준다.
밝은 촛불
반짝이는 나이프와 포크
너를 돌돌 말아
식탁에 앉힐게
우리에게 멋진 저녁이 되지 않겠니?
- 송찬호, 「거미줄」, 『날아라, 교실』 부분
송찬호의 「거미줄」은 기존 ‘거미’에 대한 시선과 “생태 윤리를 벗어나 약자에 대한 연민을 남김없이 걷어”내고 “거미의 몸과 언어”(『날아라, 교실』 해설)로 말하며 기존 ‘거미’ 시에서 보여준 시선과 다른 지점을 보여 준다.
오늘은 동시 밭에서 놀다 가렴
동시 밭의 꽃은 유희다. 여러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하고 현실도 반영해야 하지만, 결국 동시를 읽는 어린이의 바람이 이루어져 즐거워야 한다. 두 권의 동시 밭에도 현실 너머 꿈에서나 나올 법한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랩처럼 라임을 맞춘 신민규 시인의 「넘어선, 안 될 선」은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을 주며, 백창우 시인의 「날아라, 교실」에서는 기존 질서의 ‘가나다’를 거꾸로 외어 “교실이 붕 떠오르”는 꿈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동시에서는 “물 위를 걸을 수”도 “하늘을 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동시에서는 “다 쉽”다(최명란, 「꿈에서는」). 다 끝내지 못한 숙제를 책벌레에게 도와달라고 SOS!를 칠 수도 있고(이옥용, 「SOS!」),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신나게 오줌을 누”며 “이름을 쓸” 수도 있다(김성규, 「오줌싸개」). 그 속에는 현실 속 “아빠의 고물 자동차를 훨씬” 앞지르는 힘이 있다(윤제림, 「꿈나라 가는 길」). 꿈속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즐거운 동시 체험이 유희에만 머무르는 건 아니다.
나비 날개 밑으로 동수 겨드랑이 밑으로
톡톡, 떨어지는 글자들이
씨앗이다!
여기저기 흩어진 씨앗들이 꿈틀꿈틀
엄동수 머릿속의 생각들이 소곤소곤
- 김륭, 「오늘은 꿈속에서 놀다 가렴」, 『전봇대는 혼자다』 부분
책을 읽다 졸면서 꿈속을 날아가는 엄동수처럼, 동시를 즐기는 일이 쌓였을 때, 동시가 주는 즐거운 상상력이, 머릿속의 생각 씨앗이 어린이 현실에서도 꿈틀대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현실을 위로하는 따스한 손길
두 동시집에는 현실 너머 꿈에서나 가능한 유희를 보여 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드리워진 현실의 그림자에 따스한 손길을 내민다.
“어쩌면 아무 관계도 없을 성싶은 작품”이 “일련의 정치 상황과 관련한 메시지를 담은 것처럼 읽히기도”(『전봇대는 혼자다』 해설)하는 데 김유진 시인의 「4월 어느 날」이 그러하다. 세월호가 떠오르는 이 시는 “내 노래가 미안”한 시대지만, “맞잡은 손”잡기를 통해 “봄눈 같은 노래”가 흐를 거라는 희망을 내포한다. 김금래 시인의 「폭포」는 “바닥을 치며 울” 법한 좌절의 순간이지만, “부서지며 / 나비처럼 날아올라 // 무지개를” 만들어 봤느냐는 질문으로 마음을 단단하게 해 준다.
혼자라서
팔을 길게 늘여
다른 전봇대와 손을 잡았다
(중략)
서로 붙잡은 손과 손으로
따뜻한 기운이 번져서
사람의 집에도 불이 켜진다
- 장철문, 「전봇대」, 『전봇대는 혼자다』 부분
전봇대는 언제나 혼자다. 그러나 혼자이기에 팔을 길게 늘여 다른 전봇대와 손을 잡는다. 서로 손을 잡으면 따스한 기운이 번진다. 이렇게 장철문 시인의 「전봇대」는 모두가 전봇대처럼 혼자지만, 함께 손을 잡아 어우러지는 따스한 사회상을 제시한다.
두 동시집은 102명의 시인·동시인의 동시가 실린 만큼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현실 위안을 주며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형식이나 소재,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껍질을 벗길수록 계속 나오는 양파처럼 한 권의 동시집에, 한 편의 동시에 새로운 것이 자꾸만 발견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