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 - 역사와 사회를 이끄는 30가지 사상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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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안광복
책정보 및 내용요약
청소년기에 교과서에서 접하게 되는 사상은 다양하다. 공화주의, 보수주의, 사회 민주주의, 포퓰리즘을 비롯한 정치사상. 페미니즘, 생태주의, 오리엔탈리즘을 비롯한 사회사상. 자본주의, 신유교 윤리, 신자유주의를 비롯한 경제 이념. 실존주의, 구조주의,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철학사상까지.
이 책은 그들의 난해한 논의를 옮기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어려운 개념어를 쓰지 않고도 계몽주의 안에 ‘왕따의 씨앗’이 있다는 점을 간명하게 납득시킨다. 구조주의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다. 장기를 둘 때 졸이 하나 없으면 다른 물건으로 대신하는 사례를 들어 간명하게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러한 맛깔스러운 서술 덕분에 독자는 입맛 당기는 사상의 향연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이 책에는 사상마다 ‘철학 화두’도 담겨 있다. 사상을 살펴본 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는 물음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사상 따로 현실 따로’가 아니라 여러 사상으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게 안내한다.
목차
‘국민에 의한 국가’를 넘어 ‘국민을 위한 국가’로 -공화주의
‘과학적 야만’의 탄생 -계몽주의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꾼다! -보수주의
정치적 색깔을 알고 싶다면 ‘자유 민주주의자’인지 물어라! -자유 민주주의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평등, 더 많은 정의, 그리고 연대 -사회 민주주의
좀도둑은 있어도 아우슈비츠는 없는 사회를 꿈꾸다 -아나키즘
민주주의의 그림자 -포퓰리즘
2. 문화의 맥을 짚다 -철학?예술 사상
사랑, 감정, 열정, 자유! -낭만주의
운명을 사랑하라! -니힐리즘
행복은 그냥 피어나는 것 -실존주의
시스템은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구조주의
해체는 정의롭다! -해체주의
발전보다 웰빙을, 통일보다 다양성을!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은 사회를 변혁해야 한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3. 패권인가, 해방인가? -국가의 이념
백인의 의무를 짊어지라 -제국주의
‘피와 흙’에서 ‘상상의 공동체’로 -민족주의
불안한 민주주의를 흔드는 악마의 유혹 -파시즘
팽창 없이는 타락을 막을 수 없다 -프런티어 정신
정신적 허상의 잔인한 몰락 -대동아 공영권
중국식 사회주의는 현재 진행형 -마오이즘
우리식 사회주의는 필승 불패 -주체사상
4. 풍요로움을 향한 몸부림 -경제이념
축적하고, 축적하라! -자본주의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냐! -개발 독재
유교 자본주의를 넘어 ‘동아시아적 가치’로 -신유교 윤리
시장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영혼 -기업가 정신
5. 사회를 진단하고 미래를 꿈꾸다 -사회사상
서양은 지배하고 동양은 지배당해야 한다 -오리엔탈리즘
유리 천장을 뚫고 무지개 세상을 고민하라! -페미니즘
멈출 수 있는 용기가 달리는 능력보다 중요하다 -생태주의
법과 예산에 의한 지배 -관료주의
편집자 추천글
▶ 세상을 이끄는 사상들을 한 권으로 만난다
청소년기에 교과서에서 접하게 되는 사상은 다양하다. 공화주의, 보수주의, 사회 민주주의, 포퓰리즘을 비롯한 정치사상. 페미니즘, 생태주의, 오리엔탈리즘을 비롯한 사회사상. 자본주의, 신유교 윤리, 신자유주의를 비롯한 경제 이념. 실존주의, 구조주의,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철학사상까지. 이들 사상은 역사 속에서 사회를 이끌어가는 데 주요 담론을 형성해 왔다. 또한 세상을 읽는 지도이자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으로 오늘날의 현실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며 정치와 경제를 비롯한 우리의 일상을 엮어 가고 있다.
이러한 사상들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한 사회의 시민이 갖추어야 할 핵심 교양을 익히는 일과 같다. 이 책은 일찌감치 교과서에서부터 만나지만 뜻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사상들을 모아 정확한 맥락과 의미를 짚어 주었다. 덕분에 성숙한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사상들의 진면목을 한 권으로 알차게 만날 수 있다.
▶ 맛깔스러운 서술로 펼쳐지는 사상의 향연
인류의 깊은 지혜가 담긴 사상을 다루는 책이라면 지레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이 든다. 그러나 이 책의 설명은 맑고 시원한 느낌마저 준다. 인상적인 사례가 머리에 쏙 들어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세상을 합리적으로 만들겠다던 계몽주의는 합리성과 질서만을 강조하다가 일종의 폭력이 되어 버렸다.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으로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비판한 20세기 사상가가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로, 그들은 “계몽의 계몽”을 외쳤다. 이 책은 그들의 난해한 논의를 옮기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어려운 개념어를 쓰지 않고도 계몽주의 안에 ‘왕따의 씨앗’이 있다는 점을 간명하게 납득시킨다. 구조주의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다. 장기를 둘 때 졸이 하나 없으면 다른 물건으로 대신하는 사례를 들어 간명하게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철학 교사 안광복은 일상의 간단한 사례로 사상의 특성을 명쾌하게 이해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러한 맛깔스러운 서술 덕분에 독자는 입맛 당기는 사상의 향연을 즐길 수 있게 된다.
▶ 살아 움직이는 사상의 모습을 포착한다
여러 사상들은 사회적?역사적 환경 속에서 그 사회 구성원들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다. 예컨대, 공화주의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갈등을 민주적으로 극복하고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되었고, 보수주의는 프랑스 대혁명의 격변기 속에서 지켜야 할 가치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에서 나왔다. 계몽주의는 왕정과 신분의 억압에 저항하면서 자라났고, 낭만주의는 그 계몽주의가 추구하는 질서와 합리가 오히려 인간의 진솔한 면을 꺼리는 것에 대항해 나왔으며, 민족주의는 세계의 열강들이 약한 나라를 집어삼키려는 시대에 민족으로 힘을 뭉치기 위해 퍼져 나갔다. 이렇듯 여러 사상들은 각기 다른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배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이 책은 여러 사상들이 이렇게 시대의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에서 나왔음을 알려 준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접하게 되는 사상은 여느 사상서들처럼 추상적인 교리나 고정 불변의 진리로 다가오지 않는다. 사상이란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이며, 사회와 함께 변하고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렇게 생동하는 ‘담론의 지형학’은 이 책만의 매력과 장점이다.
▶ 균형 잡힌 서술과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는 물음을 함께 담았다
이 책은 사상들의 생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서술로 각 사상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이를테면, 세계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어 오늘날 세계적으로 손가락질을 받는 신자유주의에도 되새길 내용이 있음을 잊지 않는다. 즉 시장과 민주주의가 함께 발전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고 정부에 대한 환상을 깼다고 평가한다. 반면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해 문화 현상으로도 유행할 정도인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는, 현실을 더욱 좋게 바꾸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지적한다. 이렇게 균형 잡힌 서술로 좋은 입문서가 갖춰야 할 미덕을 충실히 보여 준다.
이 책에는 사상마다 ‘철학 화두’도 담았다. 사상을 살펴본 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는 물음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사상 따로 현실 따로’가 아니라 여러 사상으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게 안내한다.
▶ 우리 사회, 사상의 지형을 다양화할 길잡이
한편 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의 틀이 유난히 협소하고 왜곡된 이념 논쟁이 거세다. 이른바 ‘진영 논리’의 폭력이 생각의 다양성을 억압하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심지어 젊은 층마저 인터넷에서 구시대적인 이념 투쟁을 벌이는 지경이다. 이는 사상에 대한 경직된 이해에서 비롯한 점이 많다.
다양한 사상들이 각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사회도 발전한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때 왜곡과 비방이 아닌 생산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따뜻한 시선으로 다양한 사상을 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이 그 일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인상적인 구절
예전에는 공화주의가 독재에 맞서는 이념으로 큰 환영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자유주의에 맞서는 사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가 삶의 중심이 된 시대, 사람들은 어느덧 자기 이익을 좇아 모래알처럼 흩어져 버렸다. 공동체 정신도 점점 희미해지는 듯하다. 이럴수록 공익을 앞세우는 공화주의는 절절하게 다가온다. 공화주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고서라도 사회와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 덕’을 일깨운다. -18~19쪽
자유?평등?박애, 프랑스 혁명이 내세운 이념이다. 광장마다 목을 자르는 단두대가 놓였다. 단두대야말로 계몽주의자들의 정신을 오롯이 보여준다. 예전에는 사형당하는 방법도 귀족과 평민이 달랐다. 귀족은 목이 잘렸지만 평민은 교수대에 매달렸다. 단두대에서는 신분 차별이 없었다. 누구나 공평하게 가장 짧은 시간에 최소한의 고통을 받는 효율성 속에서 목이 잘렸다. 이처럼 합리적인 생각은 민주적인 죽음까지도 가져왔다. -28~29쪽
사회 민주주의를 좇던 서유럽의 정당들은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공산주의를 맹공격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혁명은 사회주의 실현을 수십 년 늦춰 놓았을 뿐이다. (……) 공산주의는 ‘좌파 파시즘’일 뿐이다. 히틀러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거다. 사회 민주주의에 따르면, 모든 일은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 -53쪽
아나키즘이 인터넷 시대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아나키즘은 무정부주의가 아니다. 이들이 뜻하는 바는 ‘지도자가 없음’보다 ‘누구나 지도자가 될 수 있음’에 가깝다. 이들은 정부 자체를 내치지는 않는다. 딱딱하게 제도로 굳어진 국가를 없애려 할 뿐이다. -64쪽
포퓰리즘은 국가 경제를 거덜 낸다. 더 큰 문제는 민주주의 자체를 결딴낸다는 데 있다. (……) 포퓰리즘은 정당이 아닌 ‘지도자 자신’을 앞세운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앞에서 정당은 장식품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은 구경꾼 신세로 밀려나 버린다. 자기들이 직접 나서서 의견을 내기보다 지도자가 하는 일에 반응만 보이는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학자들은 ‘청중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72~73쪽
계몽주의자들은 논리적으로 딱 부러지게 설명할 수 없는 것에는 어떤 의미도 가치도 부여하지 않았다. 반면에 낭만주의자들은 논리로 풀어내지 못할 신비와 뜨거운 감정이야말로 진리라고 생각했다. 절절하고 뜨거운 사랑, 생생하게 살아나는 나의 감정, 삶에 대한 열정, 완전한 자유와 해방감, 삶에서 이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82쪽
민족이라는 생각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스스로를 ‘왕의 신민’으로 여길 뿐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모두가 힘을 합치기는 어렵다. 귀족과 노비가 어깨를 맞댈 이유가 있을까? 나라가 튼튼해질수록, 노비들은 계속 노예 처지에 머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귀족들은 신분이 천한 이들과 함께하기를 더욱 꺼릴 테다. 그러나 모두에게 ‘하나의 민족’이라는 연대감이 자리 잡으면서, 이들은 민족의 이름으로 기꺼이 손을 맞잡았다. -153~154쪽
파시즘은 짧은 영광과 긴 고통을 안겨 주는 사상이다. 파시즘은 인권을 하찮게 여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구실로, 누군가는 끌려가서 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 그럼에도 파시즘은 언제나 유혹과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경제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 민주주의를 한답시고 국론이 갈려 우왕좌왕하는 현실을 보라. 예전처럼 강력한 독재자가 나타나 국가 전체를 카리스마 있게 이끌어 가는 모습을 꿈꾸는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파시즘은 언제나 다시 반복될 수 있는 ‘악마의 유혹’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164~165쪽
우리 주변에도 개발 독재 시대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개발 독재보다 민주주의가 나은 게 뭐 있는가? 선거 때마다 정치가들은 경제 살리기를 외쳐 댄다. 강력한 지도력으로 경제 성장을 일궜던 개발 독재의 추억은 그들의 주장에 솔깃하게 만든다. 그러나 철학자 김상봉은 “박정희 숭배는 돈을 숭배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수능 성적을 올리는 데는 야간 자율 학습이 꽤 효과적이다. 하지만 평생 야간 자율 학습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개발 독재도 마찬가지다. 개발 독재는 결코 영원히 이어지지 못한다. -224~2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