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카로 - 셰퍼 선생님의 자연 학교 (아동교양 문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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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과학창의재단 선정 우수과학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이마이즈미 미네코
옮긴이 : 강라현
그린이 : 김우선
책정보 및 내용요약
학교에 입하기 전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마음이 달라진다. 더 이상 학교는 다니고 싶은 곳이 아니다. 학교에 들어선 순간 아이들은 경쟁의 논리 속에 입시 부담을 천형처럼 짊어지고 산다. 게다가 ‘학교 폭력’, ‘체벌’, ‘차별’ 등 여러 문제들이 아이들의 삶을 짓누른다. 더 이상 학교는 즐거운 곳이 아니다. 아이들은 어떤 학교를 원할까? 그리고 어떤 교육을 받고 싶어 할까?
자연 속에서 일의 참된 의미를 깨우치며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
어린 시절 찰스 다윈은 곤충과 쥐를 잡으며 생물학자의 꿈을 키웠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들이 자연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영감을 얻었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 자연의 가치를 깨우쳐 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학교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독일의 평범한 시골 학교가 일군 신나는 ‘자연학교’
『지렁이 카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약 30여 년 동안, 독일 메르딩거 초등학교의 셰퍼 교장 선생님과 아이들이 자연 학교를 일구며 자신과 지역 사회를 변화시킨 감동적 이야기를 그린 실화이다. 메르딩거 초등학교는 독일에서 매우 성공한 환경교육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셰퍼 교장 선생님의 가르침이 단순한 ‘환경 교육’을 넘어 ‘진정한 삶의 가치’에까지 이른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학교는 무엇인가?
지금 서점가에 나가 보면 아이들에게 ‘열두 살에 인생’을 준비하라고 다그치고, ‘열두 살에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친다. 어떻게든 ‘리더’가 되고 ‘성공’을 준비하라고 강요한다. 물질적 성공이 최고 가치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30여 년 전 독일의 한 평범한 시골 학교가 일군 교육 혁명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과 과제를 안겨 주고 있다.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읽으며 서로가 꿈꾸는 아름다운 학교가 무엇인지, 진정한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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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_지렁이 카로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독일 메르딩겐의 메르딩거 초등학교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쓰레기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셰퍼 교장 선생님은 학교에서 지렁이를 기르기로 한다. 교실 한구석에 마련한 사육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지렁이 카로’. 카로는 낙엽과 연필 깎은 부스러기를 감쪽같이 먹어치우고, 음식물쓰레기를 분해하여 퇴비로 바꾸어 놓는다. 하지만 알루미늄 캔이나 플라스틱은 먹지 않는다. 카로가 먹을 수 없는 것은 자연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이들은 카로가 ‘좋아하는 것’만 주기 위해 도시락에 간식을 싸 오고, 음료수도 병에 덜어 와 마시기 시작한다. 곧 학교의 쓰레기통은 텅 비게 된다. 아이들의 변화는 부모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결국 마을 전체가 달라진다. 1988년 메르딩겐은 주 전체에서 시민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적은 마을이 되었다.
2부_나무 4만 5000그루를 심다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메르딩겐 마을에도 변화가 생긴다. 트랙터를 사용하기 쉽도록 경지 정리를 시작한 것. 카이저슈툴 산의 계단식 밭도 경지 정리가 되어 밭둑에 풀들이 사라졌다. 셰퍼 교장 선생님은 가파른 계단식 밭에 흙을 고정시키는 식물의 뿌리가 없으면 산사태가 일어나기 쉽다고 판단하여 아이들과 함께 계단식 밭 주변에 꽃을 심는다. 덕분에 큰 비가 내려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카이저슈툴 산의 계단식 밭은 무사할 수 있었다. 한편 메르딩겐의 시냇가는 무성한 물풀 때문에 배수로가 막혀 해마다 포클레인으로 강바닥을 긁어내야 했다. 셰퍼 교장 선생님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과 ‘나무 심기 운동’을 시작한다. 냇가를 따라 나무를 심자 그늘이 생겨 물풀도 자라지 않고, 동물들에게도 좋은 보금자리가 되었다. 나무 심기 운동은 마을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처음 3년 동안 벌써 1만 7000여 그루를 심을 수 있었고, 나무를 심은 거리는 7500미터에 이른다.
3부_우리들의 ‘율레’
90년대로 접어들며 독일의 실업 문제는 매우 심각해진다. 메르딩겐에서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사람 수가 늘어나고, 아이들도 점차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셰퍼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의 불안을 없애려면 무언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일, 어른이 되었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즐겁게 놀면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1993년에 새로운 활동, ‘율레(JULE)’가 시작되었다. ‘율레’는 하고 싶은 아이들만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동아리이다. 방과 후에 모여 농업, 포도 재배, 양 사육, 양봉, 임업, 원예, 전통 공예품 만들기, 새나 벌레를 위한 보금자리 만드는 일 등을 배운다. 모두 예전부터 메르딩겐에서 해 오던 일들로 동네 어른들이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직접 가르쳐 준다. 율레를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고, 인간이 자연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얻으며 살아가는지 온몸으로 깨닫게 된다.
유럽 환경상 수상에 빛나는 감동 실화
메르딩거 초등학교는 주에서 수여하는 자연보호상을 비롯하여 유럽 환경상과 세계자연보호기금상을 받았다. 저자 이마이즈미 미네코는 독일에 거주하는 환경 저널리스트로 셰퍼 교장 선생님과 메르딩거 초등학교 아이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
만화와 삽화의 장점을 결합한 일러스트레이션
한지에 붓펜으로 외곽선을 그린 뒤 색감이 풍부한 진채(眞彩)로 마무리했다. 배경을 생략하는 대신 인물에 집중하고, 말풍선을 사용하는 등 만화 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그림의 흡입력을 높였다.
설명이 필요한 장면은 칸만화로 연출
‘카로의 집 관찰하기’, ‘음식물쓰레기를 흙으로 변신시키기’ 등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장면들은 독자적인 콘티의 칸만화로 연출했다. 재미있는 만화를 통해 카로가 어떻게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어린이와 학부모, 선생님이 함께 읽는 책
『지렁이 카로』는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셰퍼 교장 선생님과 메르딩거 초등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어 환경 및 대안 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와 선생님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