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오소리 (사계절 그림책 15)
- 1187
• 지은이 : 이상교
• 그린이 : 이태수
• 가격 : 10,800원
• 책꼴/쪽수 :
297*210mm, 32쪽
• 펴낸날 : 2007-04-09
• ISBN : 9788958282198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추천기관 :
열린어린이
2007년 여름방학에 권장하는 책
2007년 여름방학에 권장하는 책
• 태그 : #유아 #그림책 #오소리 #외로움 #친구
저자소개
지은이 : 이상교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강화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197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입선하고, 1977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996년에 세종아동문학상을, 2004년에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도깨비와 범벅 장수』, 『외딴 마을 외딴 집에』, 『열두 살의 봄』, 『자전거를 타는 내 그림자』, 『그림 속 그림 찾기 ㄱㄴㄷ』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이태수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 백학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어린이들에게 우리 자연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는 그림을 그려 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그린 책으로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 『잃어버린 구슬』, 『개구리가 알을 낳았어』, 『잘 가, 토끼야』, 『개미가 날아 올랐어』, 『나비 때문에』,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등이 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친구들이 곧 놀러 올 거야!'
깡총깡총 토끼, 쪼르르르 다람쥐,
둥개둥개 멧돼지, 겅중겅중 노루,
쭈르르르 수달...
깡총깡총 토끼, 쪼르르르 다람쥐,
둥개둥개 멧돼지, 겅중겅중 노루,
쭈르르르 수달...
편집자 추천글
친구들이 오면, 안아 줄 테야! 이렇게 꽉! 깊은 산속에 오소리가 혼자 살았습니다. 오소리는 혼자 있는 걸 좋아했지요. 혼자 밥 먹고 혼자 놀고 혼자 노래 부르고...... “놀자아!” 토끼며 다람쥐, 멧돼지, 노루 같은 숲속 친구들이 찾아와도 오소리는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아니, 아니. 난 혼자가 좋아.” 골짝 물에서 조용조용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들여다보고, 들판 가득 가만가만 피어나는 꽃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오소리는 심심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겨울이 왔습니다. 오소리는 집으로 들어가 긴긴 겨울잠에 빠져들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오소리는 윙윙 바람소리에 문득 잠이 깨었습니다. ‘물고기들도 잠을 잘 거야.’ 이런 생각을 하니 오소리는 처음으로 조금 심심했습니다. 뿌사삭, 뿌삭! 나뭇잎 소리도 들려왔지요. ‘꽃들도 잠을 자겠지?’ 이런 생각에 오소리는 처음으로 많이 심심했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잎 진 나뭇가지들이 사이좋은 친구들처럼 서로 몸을 부비고 있었습니다. ‘내게도 친구가 있었으면......’ 오소리는 처음으로 아주 많이 심심했습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펑펑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누군가 놀러 왔으면......!’ 오소리는 처음으로 친구가 보고 싶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었지요. 하지만 흰 눈에 덮여 그만 길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친구들이 찾아오곤 하던 작고 정다운 길이 사라진 것입니다. “안 돼! 길이 없어지면 아무도 놀러 오지 못할 거야. 혼자는 싫어!” 오소리는 밖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싸악싸악! 눈을 쓸어 길을 냈지요. 땀을 뻘뻘 흘리며, 친구들이 찾아올 길을요. 그리고 길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저 길로 친구들이 놀러 올 거야. 친구들이 오면, 안아 줄 테야! 이렇게 꽉!’ 오소리의 마음속에 설렘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자기만의 동굴 속에서 나와, 함께 손잡고 놀자! 참 귀여운 오소리 이야기입니다. 잘난 척, 고고한 척, 골짝 물에 노니는 물고기며 들판의 꽃들을 완상하면서 혼자서 놀다가, 물고기도 꽃들도 모두 잠을 자는 겨울 문득 잠에서 깨어 혼자임을 깨닫고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찾아오지 못할까봐 땀을 뻘뻘 흘리며 눈에 덮인 길을 쓸어내는.......
이순을 바라보는 이제까지 평생 어린이를 위한 시와 동화를 써 온 글쓴이는 이 이야기가 꼭 자신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도도한 척하지만 결국은 외로움 앞에 항복을 하고 마는 자신의 모습을 오소리에 비춘 것이라지요. 하지만 어찌 글쓴이 자신의 이야기이기만 하겠습니까? 어른이건 어린이이건 모두의 마음속에 하나씩 웅크린 저마다의 오소리 이야기일 테지요.
경우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일에 서툴기 일쑤입니다. 아직 사회화가 덜 된 어린아이들은 더욱 그렇지요. 그 서투름은 때로 사람들을 자기만의 세계에 집착하게 하고 그 안에 들어가 웅크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웅크림의 외연이 때론 도도함으로, 때론 무뚝뚝함으로, 심한 경우엔 자폐적 증세로까지 나타나는 것이겠지요. 그러므로 이야기 속 오소리의 도도함은, 뒤집어보면 수줍음과 소심함과 서투름의 다른 표현일 것이며, 빗자루를 들고 뛰쳐나가 길을 쓰는 행동은 집착과 웅크림을 떨쳐내고 적극적으로 자기 마음속에 친구들의 자리를 내어주겠다는 자기개방의 선언일 겁니다. 펑펑 내리는 눈, 강아지도 뛰놀게 하는 하얀 눈이 그 선언을 부추겼고요.
이렇게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독자들에게 ‘어서 자기만의 동굴 속에서 나와, 함께 손잡고 놀자’는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읊으면 시가 되는, 속삭이는 듯한 운율감이 살아있는 예쁜 글과, 20여 년간 생태세밀화를 그려온 화가 이태수의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이 그 권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소리는 윙윙 바람소리에 문득 잠이 깨었습니다. ‘물고기들도 잠을 잘 거야.’ 이런 생각을 하니 오소리는 처음으로 조금 심심했습니다. 뿌사삭, 뿌삭! 나뭇잎 소리도 들려왔지요. ‘꽃들도 잠을 자겠지?’ 이런 생각에 오소리는 처음으로 많이 심심했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잎 진 나뭇가지들이 사이좋은 친구들처럼 서로 몸을 부비고 있었습니다. ‘내게도 친구가 있었으면......’ 오소리는 처음으로 아주 많이 심심했습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펑펑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누군가 놀러 왔으면......!’ 오소리는 처음으로 친구가 보고 싶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었지요. 하지만 흰 눈에 덮여 그만 길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친구들이 찾아오곤 하던 작고 정다운 길이 사라진 것입니다. “안 돼! 길이 없어지면 아무도 놀러 오지 못할 거야. 혼자는 싫어!” 오소리는 밖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싸악싸악! 눈을 쓸어 길을 냈지요. 땀을 뻘뻘 흘리며, 친구들이 찾아올 길을요. 그리고 길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저 길로 친구들이 놀러 올 거야. 친구들이 오면, 안아 줄 테야! 이렇게 꽉!’ 오소리의 마음속에 설렘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자기만의 동굴 속에서 나와, 함께 손잡고 놀자! 참 귀여운 오소리 이야기입니다. 잘난 척, 고고한 척, 골짝 물에 노니는 물고기며 들판의 꽃들을 완상하면서 혼자서 놀다가, 물고기도 꽃들도 모두 잠을 자는 겨울 문득 잠에서 깨어 혼자임을 깨닫고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찾아오지 못할까봐 땀을 뻘뻘 흘리며 눈에 덮인 길을 쓸어내는.......
이순을 바라보는 이제까지 평생 어린이를 위한 시와 동화를 써 온 글쓴이는 이 이야기가 꼭 자신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도도한 척하지만 결국은 외로움 앞에 항복을 하고 마는 자신의 모습을 오소리에 비춘 것이라지요. 하지만 어찌 글쓴이 자신의 이야기이기만 하겠습니까? 어른이건 어린이이건 모두의 마음속에 하나씩 웅크린 저마다의 오소리 이야기일 테지요.
경우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일에 서툴기 일쑤입니다. 아직 사회화가 덜 된 어린아이들은 더욱 그렇지요. 그 서투름은 때로 사람들을 자기만의 세계에 집착하게 하고 그 안에 들어가 웅크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웅크림의 외연이 때론 도도함으로, 때론 무뚝뚝함으로, 심한 경우엔 자폐적 증세로까지 나타나는 것이겠지요. 그러므로 이야기 속 오소리의 도도함은, 뒤집어보면 수줍음과 소심함과 서투름의 다른 표현일 것이며, 빗자루를 들고 뛰쳐나가 길을 쓰는 행동은 집착과 웅크림을 떨쳐내고 적극적으로 자기 마음속에 친구들의 자리를 내어주겠다는 자기개방의 선언일 겁니다. 펑펑 내리는 눈, 강아지도 뛰놀게 하는 하얀 눈이 그 선언을 부추겼고요.
이렇게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독자들에게 ‘어서 자기만의 동굴 속에서 나와, 함께 손잡고 놀자’는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읊으면 시가 되는, 속삭이는 듯한 운율감이 살아있는 예쁜 글과, 20여 년간 생태세밀화를 그려온 화가 이태수의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이 그 권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