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동교양 문고 3)
- 2211
• 지은이 : 박성호
• 그린이 : 김동성
• 가격 : 13,800원
• 책꼴/쪽수 :
240*190mm, 124쪽
• 펴낸날 : 2004-07-15
• ISBN : 9788958280262
• 십진분류 : 자연과학 > 동물학 (490)
• 추천기관 :
어린이도서연구회, 교보문고, 열린어린이, 한국과학문화재단
2004년도 우수과학도서 선정도서, 2004년 교보문고 선정 올해의 책
2004년도 우수과학도서 선정도서, 2004년 교보문고 선정 올해의 책
• 태그 : #아동 #교양 #매미 #자연 #생명 #생장
저자소개
지은이 : 박성호
1969년 대구에서 태어나 반야월 초등학교를 다녔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로 연출을 시작했다. ‘2001 SBS VJ영상대전’에서 <한여름의 기록-반포 매미>로 우수상을 받았고, ‘2002 방송위원회대상’에서 <주5일제 특별기획-잘 놀아야 잘 산다>로 기획상을 받았다. 지금은 독립 다큐멘터리 <한여름의 기록-반포 매미 2편>, <비전향 장기수>, <남산 개구리>에 관한 이야기를 제작하고 있다.
그린이 : 김동성
서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그림으로 담아낸 김동성은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이번 작업에서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논픽션 그림도 이렇듯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동안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북치는 곰과 이주홍 동화나라』, 『비나리 달이네집』, 『하늘 길』, 『메아리』 들에 그림을 그렸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병규는 여름을 싫어한다. 밤낮없이 울어 대는 매미 소리 때문이다. 여름 방학이 시작될 무렵, 병규는 죽어가는 늙은 매미 한 마리를 지켜보게 된다. 병규는 죽어가는 매미를 보자 웬일인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날부터 매미의 삶과 죽음을 관찰하기 위해 아파트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매미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허물을 벗고 어른매미가 되어 가는 애벌레의 모습, 나뭇가지를 뚫고 힘겹게 알을 낳는 모습, 이듬해 봄 알을 깨고 나오는 애벌레에 이르기까지 매미의 삶과 죽음을 모두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이 세상은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 매미를 비롯한 온갖 동식물이 함께 살아간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여름이 끝나 갈 무렵, 병규는 더 이상 매미 소리 때문에 여름을 지겨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년 여름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또다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어 대는 매미를 보기 위해서이다.
편집자 추천글
1. 출간 의의
◆ 인간과 곤충의 공생 가능성을 탐구하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나무 그늘에 앉아 매미 소리를 듣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매미 소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열대야 현상으로 지칠 대로 지쳐 겨우 잠 들 만하면 억척스러운 울음소리로 밤잠을 설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는 해충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게 바로 매미이다. 올해도 신문과 방송에서는 어김없이 매미 소리에 대한 기사를 내보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매미를 골칫덩이로 여기기 시작한 건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0여 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과연 인간은 이 작은 생명과 공생할 수는 없는 것일까?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도시 공간 속에서 인간과 매미의 공생 가능성을 탐구한 책이다.
◆ '도시 매미'들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삶의 기록
매미만큼 도시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곤충도 드물다. 하지만 매미에 관한 어린이책은 대부분 『파브르 곤충기』를 재구성했거나, 외국 도서를 그대로 출간한 게 대부분이다. 『파브르 곤충기』가 나왔을 무렵에는 지금처럼 환경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고, 매미 소리를 소음 공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도시 환경 문제와 함께 매미 이야기를 담은 최초의 어린이책이다. 그리고 열악한 도시 환경에서 생명을 이어 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도시 매미’들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삶의 기록이다.
2. 이 책의 특징
◆ 한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재미와 탄탄한 구성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매미에 관한 논픽션 책이다. 하지만 동화처럼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인다. 이는 기존의 ‘논픽션 동화’처럼 지식과 정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모든 걸 잘 아는 어른’을 등장시켜 아이의 모든 문제를 낱낱이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품 곳곳에 깔려 있는 갈등과 복선이 문학적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어 논픽션 책으로는 보기 드물게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단순히 지식을 나열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단순히 매미의 생태에 관한 지식만을 일방적으로 나열한 책이 아니다. 매미를 관찰하는 동안 울고 웃는 주인공 병규의 감정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한 문학성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이러한 병규의 감정 흐름을 통해, 스스로 주인공 병규가 되어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곤충이 얼마나 소중한 생명인지 깨닫게 된다.
◆ '도시 매미'들의 처절한 삶의 투쟁을 아름답게 형상화시킨 따뜻한 그림
화가 김동성의 그림은 단순히 매미의 생태를 그대로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도시 매미’들의 처절한 삶의 투쟁을 화가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빗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매미들의 고난, 탈피를 위해 땅 위로 올라와 수많은 장애물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리는 모습의 그림들은 생명에 대한 경건함마저 불러일으킨다.
◆ 자세한 설명과 그림을 곁들인 풍부한 정보 페이지
‘매미의 짝짓기’, ‘애벌레의 땅 속 생활’, ‘한살이’, ‘매미의 천적’, ‘말매미가 많아진 까닭’을 비롯한 매미의 구체적 생태 정보는 생생한 그림과 함께 별도로 만든 정보 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된다.
3. 흥미로운 사실들
◆ 2004년 5월 미동부 지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17년매미’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지역에는 13년 또는 17년마다 한 번씩 나타는 매미가 있다. 이렇게 일정한 주기마다 나타나는 매미를 ‘주기매미’라고 한다. 이 매미들은 자그마치 13년 또는 17년 동안을 땅 속에서 지낸 뒤 한꺼번에 땅 위로 올라온다. 그래서 ‘13년매미’ 또는 ‘17년매미’라고 한다. 이 주기매미들은 한 번 나타날 때면 엄청난 수가 한꺼번에 나타난다. 2004년 4월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동부 지역에 수조 마리에 이르는 17년매미 떼가 나타나 전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 매미는 또다시 17년 동안 모습을 감춘 뒤 2021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 사람들이 매미 소리를 싫어하는 까닭
매미 중에 가장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건 말매미이다. 사람들이 매미 소리를 시끄럽다고 여기는 것도 말매미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말매미는 동남아시아 아열대 기후에 분포하는 남방 계열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따뜻한 제주도가 말매미의 주요 서식지인 것이다. 말매미가 많아진 까닭은 1990년대 중반부터 공해로 인해 도심지의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 서식지가 전국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말매미는 이름처럼 몸집이 크고 울음소리도 다른 종에 비해 아주 크다. 그리고 번식력과 생명력도 강한 편이다. 이런 강한 번식력과 생명력 때문에 생활공간과 먹이가 제한되어 있는 도시에서도 수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 과수원을 점령한 매미 떼
우리나라에서는 매미를 유해 곤충으로 분류한다. 이는 시끄러운 울음소리 때문이 아니다. 매미는 나뭇가지를 뚫고 그 속에 알을 낳는다. 매미가 알을 낳은 가지는 말라 죽게 된다. 말라 죽은 가지가 많아지면 과일 나무의 열매가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매미는 열매에도 알을 낳아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며 땅 속의 애벌레들은 나무 뿌리의 즙을 빨아먹어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 매미들은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
매미 애벌레들은 땅을 뚫고 올라오는 시간이나 탈피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이 모두 비슷하다. 심지어 땅을 뚫고 올라와 일찍 자리를 잡은 애벌레나 한참을 헤매다 늦게 자리를 잡은 애벌레나 거의 비슷한 시간에 탈피를 한다. 마치 같은 시간에 탈피를 하기로 약속이나 한 듯 늦게 자리를 잡은 애벌레는 나무에 매달리자마자 허둥지둥 탈피를 한다.
4. 작가 인터뷰
☎ 처음으로 매미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언제였습니까?
제가 매미를 관찰하기 시작한 건 2000년 여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13년째 되는 해였죠. 하지만 13년 동안 서울에서 살아 있는 매미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0년 여름, 우연히 죽어가는 늙은 매미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에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그 때부터 매미의 삶과 죽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여름의 기록-반포 매미>라는 자연 다큐멘터리도 만들게 되었죠.
☎ 다큐멘터리 감독이 어린이책을 쓴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사실 출판사에서 제 다큐멘터리를 보고 어린이책으로 내보자고 먼저 제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런데 출판사의 제의를 받은 후 곧바로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습니다. 시간이 필요했지요. 그동안 찍었던 영상을 지겨울 만큼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촬영한 영상에 초등학생 아이를 인터뷰한 게 있더군요. “매미 때문에 시끄러워 죽겠어요. 우리 엄마도 매미 때문에 잠을 못 자겠대요.” 그 아이도 매미를 성가신 존재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미가 얼마나 치열하고 힘들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지를 확인하고 나면 아이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 환경이 좋아지지 않는 한, 도시에서 매미의 숫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매미를 꼭 시끄럽고 귀찮은 존재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매미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죠.
☎ 이 책을 쓰기까지 5년이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5년 동안 힘든 일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데 2년이 걸렸고 다시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결국 이 책을 쓰는데 5년이 걸린 셈이죠. 처음엔 이번 작업을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년 동안 찍었던 영상이며 제작 일기만으로도 쉽게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모든 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매미를 관찰하기 시작했죠. 사실 곤충을 관찰하는 일은 굉장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곤충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려야 하고, 애벌레가 땅 위로 올라와 허물을 벗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알을 낳는 것도 기다려야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과정이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물론 운도 따라야 하죠. 어쨌든 기다리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 참, 별명이 ‘매미 폐인’이라고 하던데요?
제가 매미를 관찰한 곳은 제가 사는 아파트 뜰이었습니다. 아마 동네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 큰 어른이 매미를 쫓아다니는 게 좀 우스웠나 봅니다. 처음에는 흘끔흘끔 쳐다보기만 하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아이들이 저를 붙잡고 이것저것 캐묻더군요. “아저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이 카메라 비싼 거예요?” 게다가 날마다 아파트 뜰을 돌며 매미를 관찰하다 보니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마 지난해 여름이었을 거예요. 매미를 관찰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다가와서 묻더군요. “아저씨 ‘매미 폐인’이죠, 맞죠?” 그래서 그 때부터 ‘매미 폐인’이 된 거예요. 하하하하!
☎ 끝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책 마지막 부분 ‘다시 여름을 기다리며……’에서 모두 했습니다. 이 세상은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닙니다.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죠. 어떤 생명도 그 삶이 치열하고 아름답지 않은 건 없습니다. 사람들 마음대로 ‘이건 이로운 곤충 저건 해로운 곤충’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매미도 마찬가지예요. 매미의 치열한 삶을 들여다보세요. 귀찮고 성가신 존재만은 아닐 거예요.
☎ 앞으로 또 어린이책을 쓰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어린이책을 쓰는 것만큼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최근에 시작한 <남산 개구리>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내년쯤이면 작업이 끝날 것 같습니다.
☎ 그럼, 1년 뒤에는 ‘개구리 폐인’이 되어 돌아오시겠군요.
하하하하! 그럴지도 모르죠.
◆ 인간과 곤충의 공생 가능성을 탐구하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나무 그늘에 앉아 매미 소리를 듣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매미 소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열대야 현상으로 지칠 대로 지쳐 겨우 잠 들 만하면 억척스러운 울음소리로 밤잠을 설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는 해충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게 바로 매미이다. 올해도 신문과 방송에서는 어김없이 매미 소리에 대한 기사를 내보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매미를 골칫덩이로 여기기 시작한 건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0여 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과연 인간은 이 작은 생명과 공생할 수는 없는 것일까?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도시 공간 속에서 인간과 매미의 공생 가능성을 탐구한 책이다.
◆ '도시 매미'들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삶의 기록
매미만큼 도시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곤충도 드물다. 하지만 매미에 관한 어린이책은 대부분 『파브르 곤충기』를 재구성했거나, 외국 도서를 그대로 출간한 게 대부분이다. 『파브르 곤충기』가 나왔을 무렵에는 지금처럼 환경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고, 매미 소리를 소음 공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도시 환경 문제와 함께 매미 이야기를 담은 최초의 어린이책이다. 그리고 열악한 도시 환경에서 생명을 이어 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도시 매미’들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삶의 기록이다.
2. 이 책의 특징
◆ 한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재미와 탄탄한 구성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매미에 관한 논픽션 책이다. 하지만 동화처럼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인다. 이는 기존의 ‘논픽션 동화’처럼 지식과 정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모든 걸 잘 아는 어른’을 등장시켜 아이의 모든 문제를 낱낱이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품 곳곳에 깔려 있는 갈등과 복선이 문학적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어 논픽션 책으로는 보기 드물게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단순히 지식을 나열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단순히 매미의 생태에 관한 지식만을 일방적으로 나열한 책이 아니다. 매미를 관찰하는 동안 울고 웃는 주인공 병규의 감정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한 문학성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이러한 병규의 감정 흐름을 통해, 스스로 주인공 병규가 되어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곤충이 얼마나 소중한 생명인지 깨닫게 된다.
◆ '도시 매미'들의 처절한 삶의 투쟁을 아름답게 형상화시킨 따뜻한 그림
화가 김동성의 그림은 단순히 매미의 생태를 그대로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도시 매미’들의 처절한 삶의 투쟁을 화가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빗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매미들의 고난, 탈피를 위해 땅 위로 올라와 수많은 장애물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리는 모습의 그림들은 생명에 대한 경건함마저 불러일으킨다.
◆ 자세한 설명과 그림을 곁들인 풍부한 정보 페이지
‘매미의 짝짓기’, ‘애벌레의 땅 속 생활’, ‘한살이’, ‘매미의 천적’, ‘말매미가 많아진 까닭’을 비롯한 매미의 구체적 생태 정보는 생생한 그림과 함께 별도로 만든 정보 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된다.
3. 흥미로운 사실들
◆ 2004년 5월 미동부 지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17년매미’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지역에는 13년 또는 17년마다 한 번씩 나타는 매미가 있다. 이렇게 일정한 주기마다 나타나는 매미를 ‘주기매미’라고 한다. 이 매미들은 자그마치 13년 또는 17년 동안을 땅 속에서 지낸 뒤 한꺼번에 땅 위로 올라온다. 그래서 ‘13년매미’ 또는 ‘17년매미’라고 한다. 이 주기매미들은 한 번 나타날 때면 엄청난 수가 한꺼번에 나타난다. 2004년 4월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동부 지역에 수조 마리에 이르는 17년매미 떼가 나타나 전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 매미는 또다시 17년 동안 모습을 감춘 뒤 2021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 사람들이 매미 소리를 싫어하는 까닭
매미 중에 가장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건 말매미이다. 사람들이 매미 소리를 시끄럽다고 여기는 것도 말매미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말매미는 동남아시아 아열대 기후에 분포하는 남방 계열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따뜻한 제주도가 말매미의 주요 서식지인 것이다. 말매미가 많아진 까닭은 1990년대 중반부터 공해로 인해 도심지의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 서식지가 전국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말매미는 이름처럼 몸집이 크고 울음소리도 다른 종에 비해 아주 크다. 그리고 번식력과 생명력도 강한 편이다. 이런 강한 번식력과 생명력 때문에 생활공간과 먹이가 제한되어 있는 도시에서도 수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 과수원을 점령한 매미 떼
우리나라에서는 매미를 유해 곤충으로 분류한다. 이는 시끄러운 울음소리 때문이 아니다. 매미는 나뭇가지를 뚫고 그 속에 알을 낳는다. 매미가 알을 낳은 가지는 말라 죽게 된다. 말라 죽은 가지가 많아지면 과일 나무의 열매가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매미는 열매에도 알을 낳아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며 땅 속의 애벌레들은 나무 뿌리의 즙을 빨아먹어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 매미들은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
매미 애벌레들은 땅을 뚫고 올라오는 시간이나 탈피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이 모두 비슷하다. 심지어 땅을 뚫고 올라와 일찍 자리를 잡은 애벌레나 한참을 헤매다 늦게 자리를 잡은 애벌레나 거의 비슷한 시간에 탈피를 한다. 마치 같은 시간에 탈피를 하기로 약속이나 한 듯 늦게 자리를 잡은 애벌레는 나무에 매달리자마자 허둥지둥 탈피를 한다.
4. 작가 인터뷰
☎ 처음으로 매미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언제였습니까?
제가 매미를 관찰하기 시작한 건 2000년 여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13년째 되는 해였죠. 하지만 13년 동안 서울에서 살아 있는 매미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0년 여름, 우연히 죽어가는 늙은 매미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에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그 때부터 매미의 삶과 죽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여름의 기록-반포 매미>라는 자연 다큐멘터리도 만들게 되었죠.
☎ 다큐멘터리 감독이 어린이책을 쓴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사실 출판사에서 제 다큐멘터리를 보고 어린이책으로 내보자고 먼저 제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런데 출판사의 제의를 받은 후 곧바로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습니다. 시간이 필요했지요. 그동안 찍었던 영상을 지겨울 만큼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촬영한 영상에 초등학생 아이를 인터뷰한 게 있더군요. “매미 때문에 시끄러워 죽겠어요. 우리 엄마도 매미 때문에 잠을 못 자겠대요.” 그 아이도 매미를 성가신 존재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미가 얼마나 치열하고 힘들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지를 확인하고 나면 아이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 환경이 좋아지지 않는 한, 도시에서 매미의 숫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매미를 꼭 시끄럽고 귀찮은 존재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매미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죠.
☎ 이 책을 쓰기까지 5년이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5년 동안 힘든 일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데 2년이 걸렸고 다시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결국 이 책을 쓰는데 5년이 걸린 셈이죠. 처음엔 이번 작업을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년 동안 찍었던 영상이며 제작 일기만으로도 쉽게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모든 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매미를 관찰하기 시작했죠. 사실 곤충을 관찰하는 일은 굉장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곤충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려야 하고, 애벌레가 땅 위로 올라와 허물을 벗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알을 낳는 것도 기다려야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과정이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물론 운도 따라야 하죠. 어쨌든 기다리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 참, 별명이 ‘매미 폐인’이라고 하던데요?
제가 매미를 관찰한 곳은 제가 사는 아파트 뜰이었습니다. 아마 동네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 큰 어른이 매미를 쫓아다니는 게 좀 우스웠나 봅니다. 처음에는 흘끔흘끔 쳐다보기만 하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아이들이 저를 붙잡고 이것저것 캐묻더군요. “아저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이 카메라 비싼 거예요?” 게다가 날마다 아파트 뜰을 돌며 매미를 관찰하다 보니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마 지난해 여름이었을 거예요. 매미를 관찰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다가와서 묻더군요. “아저씨 ‘매미 폐인’이죠, 맞죠?” 그래서 그 때부터 ‘매미 폐인’이 된 거예요. 하하하하!
☎ 끝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책 마지막 부분 ‘다시 여름을 기다리며……’에서 모두 했습니다. 이 세상은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닙니다.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죠. 어떤 생명도 그 삶이 치열하고 아름답지 않은 건 없습니다. 사람들 마음대로 ‘이건 이로운 곤충 저건 해로운 곤충’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매미도 마찬가지예요. 매미의 치열한 삶을 들여다보세요. 귀찮고 성가신 존재만은 아닐 거예요.
☎ 앞으로 또 어린이책을 쓰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어린이책을 쓰는 것만큼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최근에 시작한 <남산 개구리>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내년쯤이면 작업이 끝날 것 같습니다.
☎ 그럼, 1년 뒤에는 ‘개구리 폐인’이 되어 돌아오시겠군요.
하하하하! 그럴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