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남자 - 한대 지식의 집대성 (오늘의 고전을 읽는다 4)
- 1966
• 지은이 : 이석명
• 가격 : 14,500원
• 책꼴/쪽수 :
212*142mm, 244쪽
• 펴낸날 : 2004-05-28
• ISBN : 9788958280217
• 십진분류 : 철학 > 동양철학, 사상 (15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대한민국학술원
2005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2005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 태그 : #교양 #인문학 #중국 #고전
저자소개
지은이 : 이석명
경희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철학박사). 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강사로 재직. 저서
로『백서노자』, 번역서로『도가를 찾아가는 과학자들』, 『문자』등이 있으며, 그 외『회남
자』와『노자』에 관한 10여 편의 논문이 있다.
로『백서노자』, 번역서로『도가를 찾아가는 과학자들』, 『문자』등이 있으며, 그 외『회남
자』와『노자』에 관한 10여 편의 논문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회남자는 유방이 중국 천하를 통일하고 한나라를 세운 직후 그의 제후국 회남국의 왕 유안에 의해 탄생한 책이다. 유안은 한 고조 유방의 손자이자 회남자를 헌상한 5대 황제 한 무제의 숙부이다. 황제의 혈족이라는 특권과 제후국의 왕으로서 지닌 재력, 그리고 당대의 학자들과 토론하고 직접 저술도 할 수 있는 그의 학문적 깊이는 회남자라는 불후의 거작을 세상에 남길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
편집자 추천글
1. 기획 의도
한대 초기에 탄생한 회남자는 제자백가를 대거 수용하고 당대의 '氣' 사상과 황로학을 집대성한 고대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그 종합적인 성격 때문에 오히려 잡서(雜書) 취급을 받으며 독창성을 의심받아 왔다. 그러나 저자는 중국 문화의 기틀이 한대에 완성되었으며 그 시대의 대표적인 고전은 바로 회남자라고 역설한다. 회남자를 한대 초의 정치·사상·역사적 맥락 속에서 해석하고 세계 학계가 주목하는 주요 개념들을 소개하는 작업은 곧 중국 문화의 원형에 이르는 길을 찾는 일이라는 것이다. 시중의 회남자 관련 서적이 번역과 일차적인 해석에 머무르는 현실에서 저자가 당시의 정치·사상적 토대를 분석하고 그 바탕에서 고전의 의미를 파헤친 이 작업은 학계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장학자와 우리 학계가 얻은 결실이다.
2. 주요 내용
- 회남자의 탄생
회남자는 유방이 중국 천하를 통일하고 한나라를 세운 직후 그의 제후국 회남국의 왕 유안에 의해 탄생한 책이다. 유안은 한 고조 유방의 손자이자 회남자를 헌상한 5대 황제 한 무제의 숙부이다. 황제의 혈족이라는 특권과 제후국의 왕으로서 지닌 재력, 그리고 당대의 학자들과 토론하고 직접 저술도 할 수 있는 그의 학문적 깊이는 회남자라는 불후의 거작을 세상에 남길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
- 한대 초 지방 분권주의의 정치·사상적 기반을 제공하다
중국 대륙의 역사는 분열과 통일의 반복으로서 최초 진나라 때 통일을 이루었지만 얼마 못 가 다시 혼란상태로 빠져들었다. 그후 초패왕 항우와 유방이라는 두 거물의 경쟁을 통해 한 제국의 성립을 맞는데 중국 역사는 이때에 이르러 본격적인 사상적·문화적 통일을 이루어 나간다. 한대 초기는 바로 이전의 혼란을 수습하고 내적 안정을 이루는 것이 절실한 시기였다. 그러나 정치 상황은 안정적이지 못했다. 황제 중심으로 천하를 통일하려는 중앙 집권주의와 한 제국 성립의'주주'들인 지방 제후들이 자신들의 권익과 자치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방 분권주의가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었고 그 결과 끊임없는 반란과 진압이 되풀이 되었던 것이다. 회남자는 바로 이러한 시기에 당대의 정치가와 지식인들에게 정치적·사상적 방향을 제시한 저작이다.
- 황로학( 黃老學) _ 고대 중국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한대의 황로학은 회남자의 새로운 무위 개념을 바탕으로 완성에 이른다. 저자는 노장 사상의 주요 개념인 무위(無爲)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빈둥거리는 것으로 이해하는 현재의 인식에 대하여 분명히 반대한다. 무위사상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노장사상에 국한된 것이며 황로학을 통해 노장의 사상이 정치적으로 구현된 한대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바로 '적극적 무위론'이 그것인데 이는 회남자 황로학의 근거가 된다. 저자는 적극적 무위론이란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제후국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기존 노장사상의 무위론에 유가·법가의 이론을 흡수하여 실천성과 행위를 긍정하고 독려한 회남자의 핵심적 정치사상으로서, 고대 정치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 氣_ 한 대 중국인의 세계관을 형성
동북아시아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유 형식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저자는 기(氣)론적 사유를 꼽았다. 동양의 거의 모든 정신 영역에서 기론적 사유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결국 氣는 한자 문화권 사람들의 의식에 존재하는 정신적 공통분모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론적 사유는 전국 시대 말에 널리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한대에 이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지배하게 된다. 회남자는 기론적 사유가 극성기에 이르렀을 시점에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각종 기론을 섭렵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우주 생성론을 완성하였다. 이렇듯 회남자는 황로학이라는 정치이론과 함께 기 사상으로 한대 중국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 회남자를 보면 중국의 정체가 들어온다
중국의 문자가 한자(漢字)이고 그들의 문화와 학술을 통틀어 한학(漢學)이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한나라는 중국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저자는 말하길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은 두 가지, 즉 '천인합일(天人合一)'또는 '천인감응(天人感應)'으로 규정될 수 있는데 이는 현재 동양적인 사고의 기본틀을 구성한다. 이는 선진시대부터 내려오던 기론적 사유방식이 한나라 때 구체화되고 체계화된 결과이다. 따라서 동양의 사유방식은 한대에 정리된 기론이 중국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어 한자문화를 통해 동아시아 사유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회남자야말로 선대의 사상을 종 합하여 향후 중국 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간적 위치에 있는 고전이라고 말한다. 회남자는 황로학과 기론적 우주관뿐만 아니라 당대에 통용되던 천문, 지리, 군사, 의학, 종교학에 관한 지식의 거의 전부를 총정리한 저작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더욱 크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중국 문화의정체성을 제자백가의 사상에서만 찾는 것에서 벗어나 회남자를 통한 한대 문화의 이해와 현 중국의 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또 하나의 지평을 볼 수 있게 되었다.
3. 흥미로운 부분
- 2천년 전 어느 제후의 꿈
돈, 권력, 지식. 이 세 가지를 완벽하게 소유한 사람이 책을 만든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 고조의 손자인 회남왕 유안은 회남자를 저술할 당시 바로 그러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었다. 그는 당대의 학자들을 대거 자신의 처소로 모아들여 그들이 지니고 있는 지식을 풀어 놓게 했다. 『여씨춘추』의 여불위(呂不韋)도 3천명의 학자를 모았지만 그는 단지 후원자였을 뿐인데 비해 회남자의 유안은 그 자신이 직접 저술의 주체가 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통일제국 한나라. 유안은 스스로 그 시대의 한가운데서 어떤 책을 만들어 천하를 편안히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책을 통해 세상을 구하려는 그의 의지는 인간 역사의 오래된 꿈이었던 것이다.
- 생활 언어 속의 氣 일상
언어에는 기와 관련된 말이 무수히 많다. 기가 막히다, 기를 살리다, 기가 차다, 기진맥진, 기미, 기염, 기절, 기색, 기백 등등 얼마나 많은지 '기가 질릴' 정도다. 이런 현상은 단지 한국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중국어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어에서도 공통된다. 저자가 동아시아 사유의 원형으로 간주하는 기 사상은 이렇게 우리의 생활 용어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 '인(因)'의 원리를 활용하라
도가의 무위(無爲)와 유가의 유위(有爲)사상은 황로학에서 무엇을 매개로 조화를 이룰 수 있었을까? 바로 인(因) 개념이다. 이는 '자연적인 조건에 따라서(무위) 일을 행한다(유위)'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주어진 조건을 보고 일을 벌린다는 의미다. 유안은 제후로서 지방 분권이 필요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여 완전한 무위를 주장하면서 황제의 간섭없이 '그냥 놔두는' 정치문화를 이루고 싶었지만 황제의 입장을 생각하면 중앙집권의 기반이 되는 유교식 통치방식도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접합이 아니라 도가 사상이 정치학의 바탕을 제공하여 황로학을 성립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중요한 개념이다.
- 통치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회남자는 통치자의 기본 자질로서 '고요함[靜]' 과 '비움[虛]'을 제시했다. 군주는 '고요하고 적막함을 유지할 뿐 떠들지 않아야 하며 … 마음을 텅 비우고[虛心] 뜻을 부드럽게'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군주의 사사로움을 극복하여 무사(無私)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조건이다.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정성과 객관성이라고 했을 때 이것은 오늘날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대 초기에 탄생한 회남자는 제자백가를 대거 수용하고 당대의 '氣' 사상과 황로학을 집대성한 고대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그 종합적인 성격 때문에 오히려 잡서(雜書) 취급을 받으며 독창성을 의심받아 왔다. 그러나 저자는 중국 문화의 기틀이 한대에 완성되었으며 그 시대의 대표적인 고전은 바로 회남자라고 역설한다. 회남자를 한대 초의 정치·사상·역사적 맥락 속에서 해석하고 세계 학계가 주목하는 주요 개념들을 소개하는 작업은 곧 중국 문화의 원형에 이르는 길을 찾는 일이라는 것이다. 시중의 회남자 관련 서적이 번역과 일차적인 해석에 머무르는 현실에서 저자가 당시의 정치·사상적 토대를 분석하고 그 바탕에서 고전의 의미를 파헤친 이 작업은 학계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장학자와 우리 학계가 얻은 결실이다.
2. 주요 내용
- 회남자의 탄생
회남자는 유방이 중국 천하를 통일하고 한나라를 세운 직후 그의 제후국 회남국의 왕 유안에 의해 탄생한 책이다. 유안은 한 고조 유방의 손자이자 회남자를 헌상한 5대 황제 한 무제의 숙부이다. 황제의 혈족이라는 특권과 제후국의 왕으로서 지닌 재력, 그리고 당대의 학자들과 토론하고 직접 저술도 할 수 있는 그의 학문적 깊이는 회남자라는 불후의 거작을 세상에 남길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
- 한대 초 지방 분권주의의 정치·사상적 기반을 제공하다
중국 대륙의 역사는 분열과 통일의 반복으로서 최초 진나라 때 통일을 이루었지만 얼마 못 가 다시 혼란상태로 빠져들었다. 그후 초패왕 항우와 유방이라는 두 거물의 경쟁을 통해 한 제국의 성립을 맞는데 중국 역사는 이때에 이르러 본격적인 사상적·문화적 통일을 이루어 나간다. 한대 초기는 바로 이전의 혼란을 수습하고 내적 안정을 이루는 것이 절실한 시기였다. 그러나 정치 상황은 안정적이지 못했다. 황제 중심으로 천하를 통일하려는 중앙 집권주의와 한 제국 성립의'주주'들인 지방 제후들이 자신들의 권익과 자치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방 분권주의가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었고 그 결과 끊임없는 반란과 진압이 되풀이 되었던 것이다. 회남자는 바로 이러한 시기에 당대의 정치가와 지식인들에게 정치적·사상적 방향을 제시한 저작이다.
- 황로학( 黃老學) _ 고대 중국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한대의 황로학은 회남자의 새로운 무위 개념을 바탕으로 완성에 이른다. 저자는 노장 사상의 주요 개념인 무위(無爲)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빈둥거리는 것으로 이해하는 현재의 인식에 대하여 분명히 반대한다. 무위사상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노장사상에 국한된 것이며 황로학을 통해 노장의 사상이 정치적으로 구현된 한대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바로 '적극적 무위론'이 그것인데 이는 회남자 황로학의 근거가 된다. 저자는 적극적 무위론이란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제후국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기존 노장사상의 무위론에 유가·법가의 이론을 흡수하여 실천성과 행위를 긍정하고 독려한 회남자의 핵심적 정치사상으로서, 고대 정치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 氣_ 한 대 중국인의 세계관을 형성
동북아시아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유 형식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저자는 기(氣)론적 사유를 꼽았다. 동양의 거의 모든 정신 영역에서 기론적 사유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결국 氣는 한자 문화권 사람들의 의식에 존재하는 정신적 공통분모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론적 사유는 전국 시대 말에 널리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한대에 이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지배하게 된다. 회남자는 기론적 사유가 극성기에 이르렀을 시점에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각종 기론을 섭렵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우주 생성론을 완성하였다. 이렇듯 회남자는 황로학이라는 정치이론과 함께 기 사상으로 한대 중국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 회남자를 보면 중국의 정체가 들어온다
중국의 문자가 한자(漢字)이고 그들의 문화와 학술을 통틀어 한학(漢學)이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한나라는 중국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저자는 말하길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은 두 가지, 즉 '천인합일(天人合一)'또는 '천인감응(天人感應)'으로 규정될 수 있는데 이는 현재 동양적인 사고의 기본틀을 구성한다. 이는 선진시대부터 내려오던 기론적 사유방식이 한나라 때 구체화되고 체계화된 결과이다. 따라서 동양의 사유방식은 한대에 정리된 기론이 중국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어 한자문화를 통해 동아시아 사유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회남자야말로 선대의 사상을 종 합하여 향후 중국 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간적 위치에 있는 고전이라고 말한다. 회남자는 황로학과 기론적 우주관뿐만 아니라 당대에 통용되던 천문, 지리, 군사, 의학, 종교학에 관한 지식의 거의 전부를 총정리한 저작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더욱 크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중국 문화의정체성을 제자백가의 사상에서만 찾는 것에서 벗어나 회남자를 통한 한대 문화의 이해와 현 중국의 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또 하나의 지평을 볼 수 있게 되었다.
3. 흥미로운 부분
- 2천년 전 어느 제후의 꿈
돈, 권력, 지식. 이 세 가지를 완벽하게 소유한 사람이 책을 만든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 고조의 손자인 회남왕 유안은 회남자를 저술할 당시 바로 그러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었다. 그는 당대의 학자들을 대거 자신의 처소로 모아들여 그들이 지니고 있는 지식을 풀어 놓게 했다. 『여씨춘추』의 여불위(呂不韋)도 3천명의 학자를 모았지만 그는 단지 후원자였을 뿐인데 비해 회남자의 유안은 그 자신이 직접 저술의 주체가 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통일제국 한나라. 유안은 스스로 그 시대의 한가운데서 어떤 책을 만들어 천하를 편안히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책을 통해 세상을 구하려는 그의 의지는 인간 역사의 오래된 꿈이었던 것이다.
- 생활 언어 속의 氣 일상
언어에는 기와 관련된 말이 무수히 많다. 기가 막히다, 기를 살리다, 기가 차다, 기진맥진, 기미, 기염, 기절, 기색, 기백 등등 얼마나 많은지 '기가 질릴' 정도다. 이런 현상은 단지 한국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중국어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어에서도 공통된다. 저자가 동아시아 사유의 원형으로 간주하는 기 사상은 이렇게 우리의 생활 용어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 '인(因)'의 원리를 활용하라
도가의 무위(無爲)와 유가의 유위(有爲)사상은 황로학에서 무엇을 매개로 조화를 이룰 수 있었을까? 바로 인(因) 개념이다. 이는 '자연적인 조건에 따라서(무위) 일을 행한다(유위)'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주어진 조건을 보고 일을 벌린다는 의미다. 유안은 제후로서 지방 분권이 필요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여 완전한 무위를 주장하면서 황제의 간섭없이 '그냥 놔두는' 정치문화를 이루고 싶었지만 황제의 입장을 생각하면 중앙집권의 기반이 되는 유교식 통치방식도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접합이 아니라 도가 사상이 정치학의 바탕을 제공하여 황로학을 성립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중요한 개념이다.
- 통치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회남자는 통치자의 기본 자질로서 '고요함[靜]' 과 '비움[虛]'을 제시했다. 군주는 '고요하고 적막함을 유지할 뿐 떠들지 않아야 하며 … 마음을 텅 비우고[虛心] 뜻을 부드럽게'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군주의 사사로움을 극복하여 무사(無私)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조건이다.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정성과 객관성이라고 했을 때 이것은 오늘날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