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 진보의 동아시아적 의미 (오늘의 고전을 읽는다 2)
- 1595
• 지은이 : 김기현
• 가격 : 9,800원
• 책꼴/쪽수 :
210*148mm, 258쪽
• 펴낸날 : 2002-12-19
• ISBN : 9788971969267
• 십진분류 : 철학 > 경학 (140)
• 태그 : #고전 #대학 #동아시아 #정치
저자소개
지은이 : 김기현
대만 동해대학교 철학연구소 졸업(철학박사). 현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저서로 『조선조를 뒤흔든 논쟁』(상 하)이 있고 번역서로 『유학과 현대 세계』가 있다.
저서로 『조선조를 뒤흔든 논쟁』(상 하)이 있고 번역서로 『유학과 현대 세계』가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이 책은 현대적인 관점에서 고전의 기본과 핵심을 되짚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사계절출판사의 고전 시리즈 오늘고전을읽는다의 둘째 권으로 출간된 책입니다.
> 기획 의도
지난 2001년 당시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강택민은 당 간부들에게 『대학』 『중용』 등 유교 경전 읽기를 권고하였다. 이후 북경의 25개 초등학교에서 사서삼경 과목이 개설되었고, 공자탄신 255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초등학생들의 경전 암송 경연대회가 열렸다. 개혁개방 이후에 중국 공산당이 막스주의 이외에 또다른 철학적 근거를 유교에서 찾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지금으로부터 약 900년 전, 중국이 외래 사상을 극복해야 했을 때 유교를 선택했던 것과 아주 흡사하다.
당시의 외래 사상은 불교였고, 불교에 맞서 유교의 새로운 체계를 세웠던 사람은 주자였다. 주자 이후 700년 이상 주자의 이상은 동아시아 정치의 이상이었고 그 핵심에 놓였던 텍스트가 바로 『대학』이었다. 900년의 간극을 두고 중국은 유사한 선택을 하고 있다. 『대학』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현대 중국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동아시아에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는 정치적 이상형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 기획 의도
지난 2001년 당시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강택민은 당 간부들에게 『대학』 『중용』 등 유교 경전 읽기를 권고하였다. 이후 북경의 25개 초등학교에서 사서삼경 과목이 개설되었고, 공자탄신 255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초등학생들의 경전 암송 경연대회가 열렸다. 개혁개방 이후에 중국 공산당이 막스주의 이외에 또다른 철학적 근거를 유교에서 찾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지금으로부터 약 900년 전, 중국이 외래 사상을 극복해야 했을 때 유교를 선택했던 것과 아주 흡사하다.
당시의 외래 사상은 불교였고, 불교에 맞서 유교의 새로운 체계를 세웠던 사람은 주자였다. 주자 이후 700년 이상 주자의 이상은 동아시아 정치의 이상이었고 그 핵심에 놓였던 텍스트가 바로 『대학』이었다. 900년의 간극을 두고 중국은 유사한 선택을 하고 있다. 『대학』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현대 중국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동아시아에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는 정치적 이상형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목차
1. 소학과 대학
- 이 책의 『대학』 읽기
- 중국 혁명의 종착역
- 중국 어린이들의 사서 암송
- 소학 개념
- 대학 개념
- 대학에 입학하는 이유는
2.『예기』의 한 편에서 핵심 경전으로
- 유교 경전의 특색
- 『예기』와 「대학」
- 신유학과 『대학』
- 주자의 보망장
- 주자 이후 『대학』 연구사의 특색
- 열린 경전
3. 인간의 두 마음
- 효녀 지은과 일두 모자
- 마음의 이중성
- 자연 법칙 이상의 영역
- 가족주의와 유교
- 황금률과 혈구지도
4. 친민인가 신민인가
- 친민설과 신민설
- 밝은 덕의 계발과 신민의 선후 관계
- 필로소피와 신민의 전통
- 신유학의 실학 정신
- 『대학』과 제왕학
- 『대학연의』와 『대학연의보』
- 영·정조의 『대학』관
5. 정치와 수신
- 격물 치지
- 성의 정심
- 성의에 대한 다산의 평이한 해석
- 훌륭한 정치의 출발점은 수신
6. 새들도 머물 곳을 안다
- 지극한 선이란
- 절차탁마
- 이룰 수 있는 나라
- 유교적 이상 사회
7. 동아시아적 진보
- 새로울 신(新)자의 문화적 의미
- 동과 서의 미래는 ‘서로 따라잡기’
- 동양적 진보란
- 일일신 우일신
- 지속과 진보의 조화
8.『대학』과 조선의 싱크탱크
- 선비들의 재물 기피 현상
- 공직자의 최우선 요건은 도덕성
- 큰 학문과 붕당 정치
- 학문함과 사회 참여
- 조선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지
- 지치주의(至治主義)의 이상
- 선비가 사는 이유
- 이 책의 『대학』 읽기
- 중국 혁명의 종착역
- 중국 어린이들의 사서 암송
- 소학 개념
- 대학 개념
- 대학에 입학하는 이유는
2.『예기』의 한 편에서 핵심 경전으로
- 유교 경전의 특색
- 『예기』와 「대학」
- 신유학과 『대학』
- 주자의 보망장
- 주자 이후 『대학』 연구사의 특색
- 열린 경전
3. 인간의 두 마음
- 효녀 지은과 일두 모자
- 마음의 이중성
- 자연 법칙 이상의 영역
- 가족주의와 유교
- 황금률과 혈구지도
4. 친민인가 신민인가
- 친민설과 신민설
- 밝은 덕의 계발과 신민의 선후 관계
- 필로소피와 신민의 전통
- 신유학의 실학 정신
- 『대학』과 제왕학
- 『대학연의』와 『대학연의보』
- 영·정조의 『대학』관
5. 정치와 수신
- 격물 치지
- 성의 정심
- 성의에 대한 다산의 평이한 해석
- 훌륭한 정치의 출발점은 수신
6. 새들도 머물 곳을 안다
- 지극한 선이란
- 절차탁마
- 이룰 수 있는 나라
- 유교적 이상 사회
7. 동아시아적 진보
- 새로울 신(新)자의 문화적 의미
- 동과 서의 미래는 ‘서로 따라잡기’
- 동양적 진보란
- 일일신 우일신
- 지속과 진보의 조화
8.『대학』과 조선의 싱크탱크
- 선비들의 재물 기피 현상
- 공직자의 최우선 요건은 도덕성
- 큰 학문과 붕당 정치
- 학문함과 사회 참여
- 조선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지
- 지치주의(至治主義)의 이상
- 선비가 사는 이유
편집자 추천글
> 주목할 만한 내용
- 중국이 새삼스레 유교를 강조하는 이유
아편 전쟁 이후 서세동점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중국은 근대 이전의 모든 것을 개선의 대상으로 간주했고, 특히 중국 공산당은 과거를 전적으로 거부했으며, 문화대혁명만큼 극단적으로 전통을 파괴한 사례는 이웃 나라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서세동점의 시대가 끝나갈 무렵 중국은 그렇게도 타파의 대상으로 주장해오던 유교를 새삼스레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의 용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사상적 자신감을 유교에서 찾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이는 송나라의 주자가 외래사상인 불교에 맞서 유학을 신유학으로 재편했던 의도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새로운 중화주의의 이념적 근거를 중국은 유학에서 찾고자 하는지도 모른다.(1장 참조)
- 대학은 언제부터 중요한 책이 되었는가?
비교적 단순했던 고대의 중국 사상에 전 우주를 일관되게 설명하는 불교가 상륙하자 중국 사상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무려 500년 동안 중국 사상의 중심은 불교가 차지하고 있었다. 외래 사상인 불교에 맞서 중국적 사상을 완성하고자 했던 주자는 유학을 사회관계뿐 아니라 우주 전체를 해석하는 사상 체계로 재구성하고자 했다. 그 체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글을 주자는 『예기』의 「대학」 편에서 발견하였던 것이다. 주자는 40대 중반부터 『대학장구』(大學章句)의 초고를 시작하여 60세에 원고를 완성한 뒤 71세 세상을 뜨기 수일 전까지 교정을 계속했다. 원본 『대학』은 당위적 실천 강령을 적은 글이었다면 주자는 이를 철학적 텍스트로 이해했고, 그 맥락에서 세 글자를 바꾸었으며, 143자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후 대학은 유교의 핵심 경전으로 자리잡게 된다.(2장 참조)
- 유교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위치
『대학』은 매우 짧은 글임에도 유교의 실천 강령을 명확히 제시한 탁월한 개론서로 간주되어 왔다. 그래서 주자는 이렇게 말했다. ”먼저 『대학』을 읽어 규모를 정하고(학문의 체계를 파악하고), 다음으로 『논어』를 읽어 근본을 세우고, 다음으로 『맹자』를 읽어 발전을 보고, 다음으로 『중용』을 읽어 옛 성인들이 깨달았던 것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고전시리즈 둘째 권으로 출간되는 본서는 바로 『대학』이 제시하는 학문의 규모가 무엇인지를 쉽고도 분명하게 서술하고 있다.(머리말 참조)
- 『대학』은 없다?
이처럼 『대학』은 유교의 기본 이념을 집약한 개론서로 평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본조차 확정되지 못했다. 『대학』은 원래 『예기』라는 책에 포함된 45편의 글 중 제42편으로 실린 글로서, 실제 내용은 불과 1,753자에 불과하다. 종이책의 형태가 나타나기 전, 그러니까 죽간으로부터 전해지던 글이라서 원본을 확정하는 문제는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주자 또한 『고본대학』에서 자신의 관점에 따라 세 글자를 바꾸고 143자를 덧붙였다. 고대 유교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했던 주자 시대 이후에도 그 논란은 끊이지 않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54년 『대학착간교정』이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하는 등 현대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주자가 집필한 『대학』(원제는 『대학장구』) 또한 수많은 개정본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현재 서점에 있는 대부분의 책은 주자의 개정본을 원본으로 삼고 있다.(2장 참조)
- 영조와 정조의 꿈
주자가 꿈꾸던 세상은 중국뿐만 아니라 적어도 700년 이상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정치적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상은 이상일 뿐 현실로 나타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가장 가까이 근접한 예는 중국이 아닌 조선, 그것도 진경시대로 불리는 영정조 시대로 일컬어진다. 조선조의 대다수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영조와 정조 또한 주자가 설정한 이상국가 건설을 그들의 이상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그 이상에 따라 왕이면서 동시에 철학자가 되고자 했다. 특히 영조는 『대학』을 직접 정조에게 가르쳤으며, 정조는 『대학』을 직접 편집하고 서문을 붙이기까지 하였다. 실로 哲人王이 실현된 것이다.(4장 8장 참조)
- 근대 이후 잃어버린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대 이후를 이전에 비해 발전된 사회로 간주하지만, 동시에 잃어버린 것들이 있다. 『대학』의 내용 중 몇 가지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과연 우리는 어떤 면에서 진보를 이루었는가? 학문의 이념_ 우리의 대학교는 서양 ”University藍?체제와 내용을 수입하여 세워진 교육기관이지만, ”우주”라는 본래의 뜻과 달리 대학교라 불린다. 물론 중국과 고구려 등 고대로부터 이어져오던 대학(태학)전통의 영향이지만, 그 학문의 지향과 내용은 사라지고 이름만 남아 있는 현실이다. 실제와 이름이 어긋나는 현실은 아직도 우리의 역사와 현실에 뿌리박은 교육 제도를 만들어내지 못한 우리 시대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는데, 교육개혁이 단발성으로 그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1장 참조) 제왕학_ 지도자는 힘보다는 지식을, 지식을 넘어서 덕을 갖추어야 하는 의무를 가졌고, 실제로 조선의 왕들은 사극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상당한 학문적 수준을 유지하였다. 군부독재는 논할 것도 없지만, 오늘날 지도자의 요건은 과연 무엇인지 돌이켜볼 일이다.(5장 참조) 노블레스 오블리지_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사회의 지도층에게는 고유의 특혜와 함께 의무도 있게 마련이다. 조선에서도 공직자들에게는 부정축재는커녕 재물 자체가 금기시되었던 선비 문화가 있었다. 과연 현대 한국 사회 지도층의 문화는 어떤가?(8장 참조)
- 진보의 동아시아적 의미
폭군 걸왕을 정벌하고 상 왕조를 연 탕 임금은 자신의 욕조에다가 ”만약 어느 날 새로워졌거든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새롭게 하라(若日新 日日新 又日新)”는 뜻의 글귀를 새겨 두었다고 한다. 만약 이 문장을 서구식 진보 관념을 적용하여 읽는다면, ”국가를 위하여, 민족을 위하여 식민지를 더 개척하라”, 또는 ”역사를 새로운 단계로 자꾸 발전시켜라”는 의미가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문장에는 동양적 진보 관념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마음 바깥에서의 정복과 확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의 새로움과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 위 문장의 맥락이다. ”신(新)”의 목적어는 자신의 마음이고, ”신” 공부를 하는 목적은 백성들을 내 가족처럼 대하는 인(仁)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위 문장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만약 어느 날 내 마음이 깨끗하게 새로워졌거든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날마다 새롭게 하라.” 새로운 것이 낡은 것을 순식간에 대체해가는 오늘날, 과연 진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7장 참조)
> 이 책의 특징
- 근대 동양학의 경향 반영
우리나라의 수많은 고전 연구서들은 연구 대상이 되는 텍스트 그 자체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즉 『대학』 번역서를 보면 어떤 판본을 번역했는지에 대한 표기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그냥 『대학』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학』은 죽간에 쓰여진 것에서부터 근대 인쇄술에 의해 인쇄된 것까지 무수히 많다. 그것을 비교 검토하자면 실제로 『대학』의 정본이 무엇인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고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적어도 『대학』에 정말로 뭐라고 써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러한 판본 연구가 국내 고전 연구의 가장 큰 취약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주자의 『대학장구』가 성전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재 상황에서 대학 판본 연구의 발달사와 텍스트 비교 연구를 통해 그 근거를 치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 서양과의 비교
서양의 학문 전통과 동아시아의 학문 전통은 사회 참여 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서양의 철학은 지혜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동아시아의 학문은 사회 참여를 전제로 한다. 즉 사회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내용을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에 유입된 불교 또한 이러한 영향으로 개인의 해탈보다는 세상의 구원을 우월한 가치로 두는 대승불교로 바뀌었다. 선비가 관직에 오르는 일은 개인의 출세보다 이상의 실현이 우선적 목적이다. 이처럼 서양 학문과의 비교는 양쪽의 전통을 포괄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관점이 아닐 수 없다.
- 핵심 개념을 쉽게 설명
논리적 근거로 추론을 해나가는 현대의 서술 방식과 달리 대학은 당위적 실천 강령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대학의 길은 밝은 덕을 더욱 밝게 하는 데 있다는 서술은 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 점이 현대 독자들이 『대학』을 이해하는 어려움이기도 한데, 저자는 『대학』을 다만 자구 해석으로 설명하지 않고, 유교 사상의 틀 속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명확한 이해를 보여준다. 저자에 의하면 『대학』의 선언적 강령들은 중국 특유의 가족 중심 사유방식으로 해석된다. 즉 밝은 덕이란 곧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을 일컫는다는 해석이다. 이로부터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의 3강령 과,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의 8조목이 담고 있는 핵심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3장, 4장 참조)
> 오늘고전을읽는다 시리즈
1. 기획 의도
사계절출판사에서는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모토로 고전시리즈를 기획 출간하고 있다. 막스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 등 거대 담론이 약화된 현재 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고, 작년에는 김용옥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대중적 호응이 있었다. 그러나 고전에 대한 높은 수요에 충족할 만한 책들이 충분치 못한 현실이다. 책세상, 그린비 등 인문서 기획출판에 앞서가는 출판사들이 모두 고전시리즈를 계획 출간하게 된 배경은 이와 같다.
2. 고전 재해석 시리즈 기획의 어려움
그러나 책세상의 고전시리즈는 우리시대문고에 비하여 현저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린비의 고전시리즈는 당초 지난 2월 출간을 목표로 했지만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 이는 두 가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첫째, 현재 우리 학계의 수준이 고전의 기본조차 쉽게 풀이해 낼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고전으로 알려진 책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중에서 정말 사전적인 기본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왜냐하면 고전으로 평가되는 책들에 대한 연구는 하루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모든 연구 성과를 포괄하면서도 가장 핵심을 짚어내는 일은 일단 양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논어의 판본은 일백종이 넘는데, 그것을 다 읽고 서로 다른 글자와 오자를 찾아서 정본을 바로 잡는 일은 기존의 연구 성과가 없다면 한 사람의 학자가 해내기에는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논어에 대한 논문을 모으면 도서관 하나를 차릴 정도의 분량이다. 그래서 고전에 대한 개론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그 나라의 문화인프라를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또 하나의 어려움은 대중적인 관심을 어떻게 충족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사실 고전에 대한 관심이 고전 자체에 대한 관심만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시대의 문제의식과 고전이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짚어내는 것이 문제이다.
3. 사계절출판사 기획의 중점
사계절출판사의 고전시리즈 또한 같은 맥락의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했으며, 마찬가지의 난점을 안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계절출판사는 두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첫째, 먼저 유가, 불가, 도가, 문학, 역사 등 다섯 개 분야의 학자들 가운데 근대 동양학을 이끌어가는 선두적인 학자들을 위촉하여 편집위원회의를 구성하였다. 편집위원회를 통해 주요 목록 선정과 필자 추천, 기본적인 집필 방침과 세부 목차가 정해졌으며, 집필 방침에 따른 원고의 검토 및 교정 또한 편집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획 과정을 거쳐 기획안이 최초로 작성된 이후 만 2년이 지나 비로소 첫 권의 출간이 가능하게 되었다. 둘째,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의 목적은, 알아야 할 고전이 아니라 알고 싶은 고전이 무엇인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숭문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재학생, 사계절출판사 인문강좌에 참석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00년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 대체로 고등학생 층에서는 홍길동전 등 문학 작품을 고전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30대 이후 연령층에서는 도가와 불가의 고전에 관심이 많았다. 관심을 갖는 고전에 접근하는 데 독자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점은, 대체로 현대적 번역이 문제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고전을 둘러싼 역사·문화적 배경을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에 사계절출판사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왜 바로 그 책이 고전이 되었는지, 그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고전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인지를 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시리즈물을 기획하게 되었다.
- 중국이 새삼스레 유교를 강조하는 이유
아편 전쟁 이후 서세동점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중국은 근대 이전의 모든 것을 개선의 대상으로 간주했고, 특히 중국 공산당은 과거를 전적으로 거부했으며, 문화대혁명만큼 극단적으로 전통을 파괴한 사례는 이웃 나라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서세동점의 시대가 끝나갈 무렵 중국은 그렇게도 타파의 대상으로 주장해오던 유교를 새삼스레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의 용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사상적 자신감을 유교에서 찾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이는 송나라의 주자가 외래사상인 불교에 맞서 유학을 신유학으로 재편했던 의도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새로운 중화주의의 이념적 근거를 중국은 유학에서 찾고자 하는지도 모른다.(1장 참조)
- 대학은 언제부터 중요한 책이 되었는가?
비교적 단순했던 고대의 중국 사상에 전 우주를 일관되게 설명하는 불교가 상륙하자 중국 사상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무려 500년 동안 중국 사상의 중심은 불교가 차지하고 있었다. 외래 사상인 불교에 맞서 중국적 사상을 완성하고자 했던 주자는 유학을 사회관계뿐 아니라 우주 전체를 해석하는 사상 체계로 재구성하고자 했다. 그 체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글을 주자는 『예기』의 「대학」 편에서 발견하였던 것이다. 주자는 40대 중반부터 『대학장구』(大學章句)의 초고를 시작하여 60세에 원고를 완성한 뒤 71세 세상을 뜨기 수일 전까지 교정을 계속했다. 원본 『대학』은 당위적 실천 강령을 적은 글이었다면 주자는 이를 철학적 텍스트로 이해했고, 그 맥락에서 세 글자를 바꾸었으며, 143자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후 대학은 유교의 핵심 경전으로 자리잡게 된다.(2장 참조)
- 유교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위치
『대학』은 매우 짧은 글임에도 유교의 실천 강령을 명확히 제시한 탁월한 개론서로 간주되어 왔다. 그래서 주자는 이렇게 말했다. ”먼저 『대학』을 읽어 규모를 정하고(학문의 체계를 파악하고), 다음으로 『논어』를 읽어 근본을 세우고, 다음으로 『맹자』를 읽어 발전을 보고, 다음으로 『중용』을 읽어 옛 성인들이 깨달았던 것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고전시리즈 둘째 권으로 출간되는 본서는 바로 『대학』이 제시하는 학문의 규모가 무엇인지를 쉽고도 분명하게 서술하고 있다.(머리말 참조)
- 『대학』은 없다?
이처럼 『대학』은 유교의 기본 이념을 집약한 개론서로 평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본조차 확정되지 못했다. 『대학』은 원래 『예기』라는 책에 포함된 45편의 글 중 제42편으로 실린 글로서, 실제 내용은 불과 1,753자에 불과하다. 종이책의 형태가 나타나기 전, 그러니까 죽간으로부터 전해지던 글이라서 원본을 확정하는 문제는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주자 또한 『고본대학』에서 자신의 관점에 따라 세 글자를 바꾸고 143자를 덧붙였다. 고대 유교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했던 주자 시대 이후에도 그 논란은 끊이지 않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54년 『대학착간교정』이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하는 등 현대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주자가 집필한 『대학』(원제는 『대학장구』) 또한 수많은 개정본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현재 서점에 있는 대부분의 책은 주자의 개정본을 원본으로 삼고 있다.(2장 참조)
- 영조와 정조의 꿈
주자가 꿈꾸던 세상은 중국뿐만 아니라 적어도 700년 이상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정치적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상은 이상일 뿐 현실로 나타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가장 가까이 근접한 예는 중국이 아닌 조선, 그것도 진경시대로 불리는 영정조 시대로 일컬어진다. 조선조의 대다수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영조와 정조 또한 주자가 설정한 이상국가 건설을 그들의 이상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그 이상에 따라 왕이면서 동시에 철학자가 되고자 했다. 특히 영조는 『대학』을 직접 정조에게 가르쳤으며, 정조는 『대학』을 직접 편집하고 서문을 붙이기까지 하였다. 실로 哲人王이 실현된 것이다.(4장 8장 참조)
- 근대 이후 잃어버린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대 이후를 이전에 비해 발전된 사회로 간주하지만, 동시에 잃어버린 것들이 있다. 『대학』의 내용 중 몇 가지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과연 우리는 어떤 면에서 진보를 이루었는가? 학문의 이념_ 우리의 대학교는 서양 ”University藍?체제와 내용을 수입하여 세워진 교육기관이지만, ”우주”라는 본래의 뜻과 달리 대학교라 불린다. 물론 중국과 고구려 등 고대로부터 이어져오던 대학(태학)전통의 영향이지만, 그 학문의 지향과 내용은 사라지고 이름만 남아 있는 현실이다. 실제와 이름이 어긋나는 현실은 아직도 우리의 역사와 현실에 뿌리박은 교육 제도를 만들어내지 못한 우리 시대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는데, 교육개혁이 단발성으로 그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1장 참조) 제왕학_ 지도자는 힘보다는 지식을, 지식을 넘어서 덕을 갖추어야 하는 의무를 가졌고, 실제로 조선의 왕들은 사극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상당한 학문적 수준을 유지하였다. 군부독재는 논할 것도 없지만, 오늘날 지도자의 요건은 과연 무엇인지 돌이켜볼 일이다.(5장 참조) 노블레스 오블리지_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사회의 지도층에게는 고유의 특혜와 함께 의무도 있게 마련이다. 조선에서도 공직자들에게는 부정축재는커녕 재물 자체가 금기시되었던 선비 문화가 있었다. 과연 현대 한국 사회 지도층의 문화는 어떤가?(8장 참조)
- 진보의 동아시아적 의미
폭군 걸왕을 정벌하고 상 왕조를 연 탕 임금은 자신의 욕조에다가 ”만약 어느 날 새로워졌거든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새롭게 하라(若日新 日日新 又日新)”는 뜻의 글귀를 새겨 두었다고 한다. 만약 이 문장을 서구식 진보 관념을 적용하여 읽는다면, ”국가를 위하여, 민족을 위하여 식민지를 더 개척하라”, 또는 ”역사를 새로운 단계로 자꾸 발전시켜라”는 의미가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문장에는 동양적 진보 관념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마음 바깥에서의 정복과 확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의 새로움과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 위 문장의 맥락이다. ”신(新)”의 목적어는 자신의 마음이고, ”신” 공부를 하는 목적은 백성들을 내 가족처럼 대하는 인(仁)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위 문장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만약 어느 날 내 마음이 깨끗하게 새로워졌거든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날마다 새롭게 하라.” 새로운 것이 낡은 것을 순식간에 대체해가는 오늘날, 과연 진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7장 참조)
> 이 책의 특징
- 근대 동양학의 경향 반영
우리나라의 수많은 고전 연구서들은 연구 대상이 되는 텍스트 그 자체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즉 『대학』 번역서를 보면 어떤 판본을 번역했는지에 대한 표기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그냥 『대학』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학』은 죽간에 쓰여진 것에서부터 근대 인쇄술에 의해 인쇄된 것까지 무수히 많다. 그것을 비교 검토하자면 실제로 『대학』의 정본이 무엇인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고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적어도 『대학』에 정말로 뭐라고 써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러한 판본 연구가 국내 고전 연구의 가장 큰 취약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주자의 『대학장구』가 성전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재 상황에서 대학 판본 연구의 발달사와 텍스트 비교 연구를 통해 그 근거를 치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 서양과의 비교
서양의 학문 전통과 동아시아의 학문 전통은 사회 참여 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서양의 철학은 지혜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동아시아의 학문은 사회 참여를 전제로 한다. 즉 사회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내용을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에 유입된 불교 또한 이러한 영향으로 개인의 해탈보다는 세상의 구원을 우월한 가치로 두는 대승불교로 바뀌었다. 선비가 관직에 오르는 일은 개인의 출세보다 이상의 실현이 우선적 목적이다. 이처럼 서양 학문과의 비교는 양쪽의 전통을 포괄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관점이 아닐 수 없다.
- 핵심 개념을 쉽게 설명
논리적 근거로 추론을 해나가는 현대의 서술 방식과 달리 대학은 당위적 실천 강령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대학의 길은 밝은 덕을 더욱 밝게 하는 데 있다는 서술은 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 점이 현대 독자들이 『대학』을 이해하는 어려움이기도 한데, 저자는 『대학』을 다만 자구 해석으로 설명하지 않고, 유교 사상의 틀 속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명확한 이해를 보여준다. 저자에 의하면 『대학』의 선언적 강령들은 중국 특유의 가족 중심 사유방식으로 해석된다. 즉 밝은 덕이란 곧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을 일컫는다는 해석이다. 이로부터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의 3강령 과,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의 8조목이 담고 있는 핵심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3장, 4장 참조)
> 오늘고전을읽는다 시리즈
1. 기획 의도
사계절출판사에서는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모토로 고전시리즈를 기획 출간하고 있다. 막스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 등 거대 담론이 약화된 현재 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고, 작년에는 김용옥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대중적 호응이 있었다. 그러나 고전에 대한 높은 수요에 충족할 만한 책들이 충분치 못한 현실이다. 책세상, 그린비 등 인문서 기획출판에 앞서가는 출판사들이 모두 고전시리즈를 계획 출간하게 된 배경은 이와 같다.
2. 고전 재해석 시리즈 기획의 어려움
그러나 책세상의 고전시리즈는 우리시대문고에 비하여 현저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린비의 고전시리즈는 당초 지난 2월 출간을 목표로 했지만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 이는 두 가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첫째, 현재 우리 학계의 수준이 고전의 기본조차 쉽게 풀이해 낼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고전으로 알려진 책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중에서 정말 사전적인 기본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왜냐하면 고전으로 평가되는 책들에 대한 연구는 하루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모든 연구 성과를 포괄하면서도 가장 핵심을 짚어내는 일은 일단 양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논어의 판본은 일백종이 넘는데, 그것을 다 읽고 서로 다른 글자와 오자를 찾아서 정본을 바로 잡는 일은 기존의 연구 성과가 없다면 한 사람의 학자가 해내기에는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논어에 대한 논문을 모으면 도서관 하나를 차릴 정도의 분량이다. 그래서 고전에 대한 개론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그 나라의 문화인프라를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또 하나의 어려움은 대중적인 관심을 어떻게 충족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사실 고전에 대한 관심이 고전 자체에 대한 관심만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시대의 문제의식과 고전이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짚어내는 것이 문제이다.
3. 사계절출판사 기획의 중점
사계절출판사의 고전시리즈 또한 같은 맥락의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했으며, 마찬가지의 난점을 안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계절출판사는 두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첫째, 먼저 유가, 불가, 도가, 문학, 역사 등 다섯 개 분야의 학자들 가운데 근대 동양학을 이끌어가는 선두적인 학자들을 위촉하여 편집위원회의를 구성하였다. 편집위원회를 통해 주요 목록 선정과 필자 추천, 기본적인 집필 방침과 세부 목차가 정해졌으며, 집필 방침에 따른 원고의 검토 및 교정 또한 편집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획 과정을 거쳐 기획안이 최초로 작성된 이후 만 2년이 지나 비로소 첫 권의 출간이 가능하게 되었다. 둘째,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의 목적은, 알아야 할 고전이 아니라 알고 싶은 고전이 무엇인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숭문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재학생, 사계절출판사 인문강좌에 참석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00년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 대체로 고등학생 층에서는 홍길동전 등 문학 작품을 고전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30대 이후 연령층에서는 도가와 불가의 고전에 관심이 많았다. 관심을 갖는 고전에 접근하는 데 독자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점은, 대체로 현대적 번역이 문제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고전을 둘러싼 역사·문화적 배경을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에 사계절출판사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왜 바로 그 책이 고전이 되었는지, 그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고전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인지를 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시리즈물을 기획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