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동화 세계
- 2643
• 지은이 : 이재복
• 가격 : 9,800원
• 책꼴/쪽수 :
210*148mm, 224쪽
• 펴낸날 : 2001-02-28
• ISBN : 9788971967782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절판
• 태그 : #문학 #문학이론 #판타지 #동화
저자소개
지은이 : 이재복
판타지, 신화, 옛이야기, 꿈과 함께 살다 보니 내 몸에 많은 이야기와 그림들이 찾아온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렇게 찾아온 이야기가 첫 그림책 『엄마, 잘 갔다 와』로 만들어졌고, 두 번째 그림책 『숲까말은 기죽지 않는다』까지 이어졌습니다. ‘어린이문학’에 깊이 빠져 살며 어린이문학 평론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지금은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면서 판타지 창작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낸 책으로 『엄마, 잘 갔다 와』, 『판타지 동화 세계』, 『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먹는다』, 『우리 동요 동시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판타지 동화의 구조와 특성을 옛이야기·생활동화·우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비교 분석하고, 외국의 정통 판타지 이론서를 적절히 인용해 우리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며, 나아가 판타지 동화가 지향해야 할 정신을 심도 깊게 탐구한 책입니다.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써 일반 독자들도 친근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목차
판타지 동화는 놀이에서 시작된다 ―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
이야기 안에 되살려낸 놀이 리듬 - 현덕 동화집 『너하고 안 놀아』
마법의 문학, 마술의 문학 ― 이원수의 『숲 속 나라』
우화 공간과 판타지 공간 ― 권정생의 『황소 아저씨』
생활동화 공간에서 판타지 공간으로 ― 롭 루이스의 『헨리에타의 첫 겨울』
아픔이 진실로 승화되지 못한 추리공간 ― 마쯔따니 미요꼬의『말하는 나무 의자와 두 사람의 이이다』
이기는 힘을 추구하는 문학 ― 강소천 동화집 『나는 겁쟁이다』
낮은 곳으로 통하는 판타지 세계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
마음의 시간이 만들어 내는 간절한 바람의 세계― 필리퍼 피어스의『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자연의 시간을 대신 살아주는 구원자 ―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오늘 우리에게 구원자로 살아 있는 목숨 ― 이현주의 『바보 온달』
참회와 용서의 문학 ― 권정생의 『밥데기 죽데기』
이야기 안에 되살려낸 놀이 리듬 - 현덕 동화집 『너하고 안 놀아』
마법의 문학, 마술의 문학 ― 이원수의 『숲 속 나라』
우화 공간과 판타지 공간 ― 권정생의 『황소 아저씨』
생활동화 공간에서 판타지 공간으로 ― 롭 루이스의 『헨리에타의 첫 겨울』
아픔이 진실로 승화되지 못한 추리공간 ― 마쯔따니 미요꼬의『말하는 나무 의자와 두 사람의 이이다』
이기는 힘을 추구하는 문학 ― 강소천 동화집 『나는 겁쟁이다』
낮은 곳으로 통하는 판타지 세계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
마음의 시간이 만들어 내는 간절한 바람의 세계― 필리퍼 피어스의『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자연의 시간을 대신 살아주는 구원자 ―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오늘 우리에게 구원자로 살아 있는 목숨 ― 이현주의 『바보 온달』
참회와 용서의 문학 ― 권정생의 『밥데기 죽데기』
편집자 추천글
이 책의 주요 내용 - 판타지 동화의 특성
* 판타지 동화의 등장인물
판타지 동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고립된 존재이다. 고립된 주인공들은 그 나름의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살며, 간절 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 긴 고난의 과정, 즉 통과의례의 과정을 겪는다. 통과의례 과정을 거친 주인공들은 주위에 빛 이 되는 목숨(속사람)으로 거듭난다. 권정생의 『황소 아저씨』에 등장하는 황소 아저씨는 식구 없이 혼자 살며, 식구 들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살아간다. 식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은 분단의 역사를 살아온 우리 겨레 모두에게 빛이 되는 바람이다. 판타지 세계는 구원의 세계이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빛이 되는 목숨이 주인 공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황소 아저씨는 판타지 동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목숨이다.
* 판타지 동화의 시간과 공간
판타지 동화에는 두 개의 시공간이 존재하는데, 주인공은 현실공간(1차 시공간)과 판타지 공간(2차 시공간)을 넘나들 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서양에서 판타지 동화의 고전이라 일컫고 우리 독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 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과 필리퍼 피어스의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는 ‘동화로 쓴 판타지 안내서’라 볼 수 있는데, 전자는 판타지 동화에 나타난 공간의 개념을, 후자는 시간의 개념을 알아볼 수 있는 본보기가 되는 좋은 작품이다. 한편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자연의 시간(현실의 시간)과 마음의 시간(판타지의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 판타지 동화와 놀이세계
아이들은 어디에서든 놀이세계, 즉 판타지 세계를 찾는다.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의 주인공 존은 학교 가는 길 에 악어도 만나고, 사자도 만나고, 파도를 타고 놀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공간에서의 선생님은 이러한 존을 이해하려 들기보다는 꾸짖고 벌을 세운다. 존은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더 이상 놀이공간에서 꿈꾸는 존재로 남아 있지 못하 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존재로 바뀐다. 작가 존 버닝햄은 지각대장 존을 통해 아이들이 진정 판타지 세계에 이르는 길 이 무엇인지를 찾게 하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현덕의 동화집 『너하고 안 놀아』에 실린 유년동화들은 놀이를 통해 아무런 의심 없이 자연스럽게 판타지 세계로 가는 길을 만든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보고는 고양이 흉내 놀이를 하고, 저고리 소매를 올려 토끼 귀처럼 만들어 토끼 흉내를 내기도 한다.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순간 현실의 시간은 멈추고 환상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덕은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일제시대 어두운 세상 곳곳에 만들어 놓았던 환상의 놀 이터를 동화 속에 그대로 담아내 판타지 문학의 씨앗을 뿌린 매우 독특한 작가이다.
* 마법의 문학, 마술의 문학
『반지 전쟁』, 『호비트』를 쓴 유명한 판타지 작가 톨킨은, 판타지 동화란 마술처럼 잠깐 의심을 거두게 하는 문학 이 아니라고 말한다. 감동을 주는 판타지 동화를 읽을 때 아이들은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 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분명 눈속임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믿어주는 게 아니라, 실제 작가가 만들어 놓은 튼튼한 질서를 가진 세계에 완 전히 매혹되어 믿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판타지 동화가 눈속임을 쓰는 마술(magic)의 문학으로 떨어지느냐, 이 와 구별되는 진실한 마법(매혹, enchantment)의 문학으로 승화되느냐는 작가가 만든 판타지 공간이 얼마나 ‘진실한 내적조화’를 가진 공간이냐에 달려 있다. 이원수의 『숲 속 나라』는 우리 아동문학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이 되는 작 품으로 첫 번째 장편 판타지 동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숲 속 나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진실한 내적조화를 갖춘 판타지 공간이 되진 못하였다. 이원수가 담아내려던 간절한 바람의 무게를 이야기 구조와 문장의 힘이 미처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마법의 문학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마술의 문학쪽에 더 기울어져 있다.
* 옛이야기·생활동화·우화와 판타지 동화
‘옛이야기’ 하면 보통 신화·전설·민담을 말한다(아동문학에서 하나의 장르 개념으로 말하는 옛이야기는 보통 전래 동화, 즉 민담을 뜻한다).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특성을 비교해볼 때, 요즘 나오는 창작동화는 전설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와 민담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로 나눠볼 수 있다. 전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또 하나의 새롭 게 승화된 현실공간’(판타지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별반 갖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전설의 특징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가 바로 생활동화요, 교훈동화요, 우화라 할 수 있다. 생활동화에 갇혀 있는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그 시대 제도 에 갇혀 산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동화에 등장하는 목숨들은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나도 나중에는 꼭 집으로 돌아오는 회귀적 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동화나 교훈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족과 튼튼한 끈을 맺고 사는 목숨들이다. 이에 반해 민담의 주인공은 온전히 고립된 목숨이다. 어디에 얽매여 있는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에 판타지 세계에서 밀 려오는 목숨(구원자)과 언제든지 결합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이러한 민담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가 바로 판타지 동화다. 판타지 동화의 주인공들은 민담의 주인공들처럼 늘 ‘새로운 세계’(판타지 세계)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갖고 산다. 생활동화·우화의 한계와 판타지 동화의 가능성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 『헨리에타의 첫 겨울』을 들 수 있다. 가족이 없이 혼자 사는 고립된 주인공 헨리에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겨울을 맞이한다. 헨리에타는 겨울 채비를 위해 먹이를 장만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런데 숲 속 동물들이 헨리에타에게 먹이를 모아야 한다 고 말해준다. 먹이를 모아두어 겨울을 잘 났다는 이야기로 끝났다면 이 동화는 우화공간에 갇힌 생활동화에 불과하였 을 것이다. 그러나 헨리에타는 열매를 모아두었다가 잃어버리게 되는 두 번의 통과의례의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겉사 람에서 속사람으로 바뀌어가며, 욕심부리지 않고 오늘만을 온전히 사는 속사람의 본질을 알게 된다. 봄(기적의 선물) 이 올 수 밖에 없는 간절한 바람이 늘 주인공의 마음속에 살아 있고, 결국 이런 간절한 바람은 기적의 선물을 가져오 는 구원자를 부르는 힘이 됨으로써 『헨리에타의 첫 겨울』은 단순한 우화공간, 생활동화 공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판타지 공간을 만들어 냈다.
* 판타지 동화의 등장인물
판타지 동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고립된 존재이다. 고립된 주인공들은 그 나름의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살며, 간절 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 긴 고난의 과정, 즉 통과의례의 과정을 겪는다. 통과의례 과정을 거친 주인공들은 주위에 빛 이 되는 목숨(속사람)으로 거듭난다. 권정생의 『황소 아저씨』에 등장하는 황소 아저씨는 식구 없이 혼자 살며, 식구 들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살아간다. 식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은 분단의 역사를 살아온 우리 겨레 모두에게 빛이 되는 바람이다. 판타지 세계는 구원의 세계이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빛이 되는 목숨이 주인 공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황소 아저씨는 판타지 동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목숨이다.
* 판타지 동화의 시간과 공간
판타지 동화에는 두 개의 시공간이 존재하는데, 주인공은 현실공간(1차 시공간)과 판타지 공간(2차 시공간)을 넘나들 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서양에서 판타지 동화의 고전이라 일컫고 우리 독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 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과 필리퍼 피어스의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는 ‘동화로 쓴 판타지 안내서’라 볼 수 있는데, 전자는 판타지 동화에 나타난 공간의 개념을, 후자는 시간의 개념을 알아볼 수 있는 본보기가 되는 좋은 작품이다. 한편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자연의 시간(현실의 시간)과 마음의 시간(판타지의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 판타지 동화와 놀이세계
아이들은 어디에서든 놀이세계, 즉 판타지 세계를 찾는다.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의 주인공 존은 학교 가는 길 에 악어도 만나고, 사자도 만나고, 파도를 타고 놀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공간에서의 선생님은 이러한 존을 이해하려 들기보다는 꾸짖고 벌을 세운다. 존은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더 이상 놀이공간에서 꿈꾸는 존재로 남아 있지 못하 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존재로 바뀐다. 작가 존 버닝햄은 지각대장 존을 통해 아이들이 진정 판타지 세계에 이르는 길 이 무엇인지를 찾게 하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현덕의 동화집 『너하고 안 놀아』에 실린 유년동화들은 놀이를 통해 아무런 의심 없이 자연스럽게 판타지 세계로 가는 길을 만든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보고는 고양이 흉내 놀이를 하고, 저고리 소매를 올려 토끼 귀처럼 만들어 토끼 흉내를 내기도 한다.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순간 현실의 시간은 멈추고 환상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덕은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일제시대 어두운 세상 곳곳에 만들어 놓았던 환상의 놀 이터를 동화 속에 그대로 담아내 판타지 문학의 씨앗을 뿌린 매우 독특한 작가이다.
* 마법의 문학, 마술의 문학
『반지 전쟁』, 『호비트』를 쓴 유명한 판타지 작가 톨킨은, 판타지 동화란 마술처럼 잠깐 의심을 거두게 하는 문학 이 아니라고 말한다. 감동을 주는 판타지 동화를 읽을 때 아이들은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 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분명 눈속임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믿어주는 게 아니라, 실제 작가가 만들어 놓은 튼튼한 질서를 가진 세계에 완 전히 매혹되어 믿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판타지 동화가 눈속임을 쓰는 마술(magic)의 문학으로 떨어지느냐, 이 와 구별되는 진실한 마법(매혹, enchantment)의 문학으로 승화되느냐는 작가가 만든 판타지 공간이 얼마나 ‘진실한 내적조화’를 가진 공간이냐에 달려 있다. 이원수의 『숲 속 나라』는 우리 아동문학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이 되는 작 품으로 첫 번째 장편 판타지 동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숲 속 나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진실한 내적조화를 갖춘 판타지 공간이 되진 못하였다. 이원수가 담아내려던 간절한 바람의 무게를 이야기 구조와 문장의 힘이 미처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마법의 문학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마술의 문학쪽에 더 기울어져 있다.
* 옛이야기·생활동화·우화와 판타지 동화
‘옛이야기’ 하면 보통 신화·전설·민담을 말한다(아동문학에서 하나의 장르 개념으로 말하는 옛이야기는 보통 전래 동화, 즉 민담을 뜻한다).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특성을 비교해볼 때, 요즘 나오는 창작동화는 전설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와 민담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로 나눠볼 수 있다. 전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또 하나의 새롭 게 승화된 현실공간’(판타지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별반 갖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전설의 특징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가 바로 생활동화요, 교훈동화요, 우화라 할 수 있다. 생활동화에 갇혀 있는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그 시대 제도 에 갇혀 산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동화에 등장하는 목숨들은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나도 나중에는 꼭 집으로 돌아오는 회귀적 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동화나 교훈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족과 튼튼한 끈을 맺고 사는 목숨들이다. 이에 반해 민담의 주인공은 온전히 고립된 목숨이다. 어디에 얽매여 있는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에 판타지 세계에서 밀 려오는 목숨(구원자)과 언제든지 결합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이러한 민담에 뿌리가 닿아 있는 동화가 바로 판타지 동화다. 판타지 동화의 주인공들은 민담의 주인공들처럼 늘 ‘새로운 세계’(판타지 세계)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갖고 산다. 생활동화·우화의 한계와 판타지 동화의 가능성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 『헨리에타의 첫 겨울』을 들 수 있다. 가족이 없이 혼자 사는 고립된 주인공 헨리에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겨울을 맞이한다. 헨리에타는 겨울 채비를 위해 먹이를 장만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런데 숲 속 동물들이 헨리에타에게 먹이를 모아야 한다 고 말해준다. 먹이를 모아두어 겨울을 잘 났다는 이야기로 끝났다면 이 동화는 우화공간에 갇힌 생활동화에 불과하였 을 것이다. 그러나 헨리에타는 열매를 모아두었다가 잃어버리게 되는 두 번의 통과의례의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겉사 람에서 속사람으로 바뀌어가며, 욕심부리지 않고 오늘만을 온전히 사는 속사람의 본질을 알게 된다. 봄(기적의 선물) 이 올 수 밖에 없는 간절한 바람이 늘 주인공의 마음속에 살아 있고, 결국 이런 간절한 바람은 기적의 선물을 가져오 는 구원자를 부르는 힘이 됨으로써 『헨리에타의 첫 겨울』은 단순한 우화공간, 생활동화 공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판타지 공간을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