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방학 일기 (사계절 저학년문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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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 한국출판인회의 선정도서,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권장도서, 중앙독서교육 선정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박상률
시집 『진도아리랑』, 장편소설 『봄바람』『나는 아름답다』『밥이 끓는 시간』, 희곡집 『풍경 소리』, 동화책 『바람으로 남은 엄마』『까치학교』『구멍 속 나라』『미리 쓰는 방학 일기』 들을 썼습니다.
그린이 : 김유대
책정보 및 내용요약
방학 동안 신 나게 뛰놀기 위해 미리 방학 숙제를 다 해 놓는 아이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그린 「미리 쓰는 방학 일기」를 비롯해서, 엄마 아빠를 찾아 집을 나와 길을 헤매는 강아지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린 「까똘이의 꿈」을 통해 유쾌한 웃음을 자아냅니다.
또한 어려운 처지에서도 남을 돕는 맹인 아저씨가 전하는 가슴 뭉클한 감동 이야기 「바람과 하모니카 아저씨」, 세 들어 살면서 주인집 아줌마 눈치를 보는 아이의 이야기 「엄마 꿈은 개꿈」, 사람들한테 둥지를 빼앗기고 엄마마저 잃은 아기 까치의 슬픈 생을 그린 「처음 일어난 일」까지…….
우리 아이, 친구, 이웃이 절실하게 겪는 문제를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가슴 찡하게 그려 낸 이야기 다섯 편이 알차게 담겨 있습니다.
목차
까똘이의 꿈
바람과 하모니카 아저씨
미리 쓰는 방학 일기
엄마 꿈은 개꿈
처음 일어난 일
편집자 추천글
「미리 쓰는 방학 일기」는 겨울방학을 맞은 설렘과 방학 숙제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겨울방학 하는 날, 슬기와 슬민이는 마냥 신이 난다. 지난 여름방학 때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서 냇가와 온 들판을 쏘다니며 맘껏 뛰놀다 온 추억이 떠오르며 벌써 마음이 들뜬다. 하지만 집이 가까워올수록 두 남매는 걱정이다. 여름방학 때 할아버지 댁에서 실컷 노느라 숙제는 커녕 가방도 열어 보지 않고 집에 오는 바람에 엄마한테 된통 야단을 맞고 밀린 숙제를 하느라 혼이 났기 때문에, 엄마가 시골 할아버지 댁에 보내 주지 않을까 봐서이다. 과연 엄마는 말도 못 꺼내게 으름장부터 놓고,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시골에 갈 수 있을지 궁리한다. 그러다 마침내 생각해 낸 방법이 미리 숙제를 다 해 버리자는 것. 슬민이는 작년 겨울방학 때의 일들을 떠올리며 밤새도록 일기를 써 내려간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아이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방학 숙제를 안 해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아니고 또 착실히 방학 숙제를 다 해 가는 모범생도 아니다. 방학 숙제는 방학 때 한창 뛰놀고 싶은 아이들에게 부담스러운 짐이다. 이 작품은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포착하고 어루만지면서도 은근 슬쩍 방학 숙제를 즐거운 일로 그려 낸다.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로 억눌려 있는 아이들이지만, 상상의 세계에서 아이들은 새롭고 즐거운 돌파구를 찾게 되는 것이다.
「까똘이의 꿈」은 주인집 부부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그 집에 사내아기가 태어나자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되었다고 슬퍼하며 집을 나온 강아지 까똘이의 가출기이다. 강아지가 주인공이지만, 실제로는 동생이 태어나면서 겪는 아이들의 소외감과 불안감을 그린 작품이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겪는 절실하고도 심각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익살스러운 까똘이의 캐릭터를 통해 무겁지 않게 그려 공감의 웃음을 자아내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게 해 준다.
「바람과 하모니카 아저씨」는 하루 종일 하모니카를 불어 얻은 돈으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을 돕는 맹인 아저씨의 훈훈한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무더운 여름날 바람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본 감동적인 장면을 따뜻하게 그렸다.
「엄마 꿈은 개꿈」은 주인집 아줌마의 텃세에 집 안에서 마음껏 뛰놀지 못하고 늘 눈치를 봐야 하는 전셋집 아이의 애환을 그렸다. 엄마의 꿈 덕분에 몇 년 만에 해수욕장으로 휴가를 갔는데, 미리 와 있던 주인집 아줌마와 맞딱뜨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아, 피할 수 없는 사이인가 봐요. ……엄마 꿈은 개꿈이었던 거예요!' 아이의 독백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서글픈 감정을 잘 나타낸다.
「처음 일어난 일」은 수몰되어 서울로 떠나게 된 솔이네를 따라 서울에 온 엄마 까치와 아기 까치가 처음으로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슬픈 이야기이다. 엄마 까치가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어렵게 구한 나뭇가지와 흙으로 전봇대에 둥지를 짓지만, 전기 기사가 와서 곧 허물어 버린다. 걸핏하면 전깃줄에서 불이 나 전기가 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엄마 까치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도록 이번에는 철사와 시멘트를 구해 튼튼한 둥지를 짓는다. 전기 기사 아저씨들은 장대로 털어도 까치집이 잘 부서지지 않자 공기총을 쏘아 엄마 까치를 떨어뜨린다. 아기 까치는 처음 겪는 일이라 어찌 할 바를 모르며 목 놓아 엄마를 부른다. 시골에서 살 수 없어 도시로 왔지만, 어느 곳에서도 보금자리를 만들 수 없었던 엄마 까치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자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어린이들이 절실하게 겪는 문제를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가슴 찡하게 그린 이 동화집은 자신의 생활 주변과 가족, 친구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시기에 있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일상생활에서 겪는 공감의 웃음과 함께 자신과 이웃의 삶을 생각해 보게 하는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