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 (한국문화총서 5)
- 1913
• 지은이 : 김열규
• 가격 : 17,000원
• 책꼴/쪽수 :
223*152mm, 334쪽
• 펴낸날 : 2007-01-10
• ISBN : 9788971969274
• 십진분류 : 사회과학 > 사회과학 (300)
• 태그 : #욕 #한국인 #사회
저자소개
지은이 : 김열규
1932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한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했다. 충남대학교 조교수, 서강대학교 교수, 인제대학교 교수, 계명대학교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반평생 한국인의 삶의 궤적과 원형을 탐구해온 그는 한국학의 거장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의 문학 작품, 탈춤, 판소리, 민담, 일화 등을 통해서 욕의 풍속사와 사회사적 의미를 고찰한 『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 한국인의 죽음론을 그려낸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한국인의 웃음의 내력과 미학을 정리한 『왜 사냐면, … 웃지요』, 신화 속에서 한국인의 인생론을 전개한 『한국인의 자서전』, 짝짓기의 요란한 만다라를 구성지게 보여준 『한국인의 혼례』 등에 이어 김열규 교수가 내놓는 책은 한국인의 판타지이자 아바타인 도깨비를 통해서 한국인의 무의식 세계를 들여다보는 『도깨비 본색, 뿔 난 한국인』이다. 도깨비는 한국인의 놀이, 변덕, 방정, 심술, 장난, 말썽, 잘난 척, 탐욕, 색욕, 우월감, 열등감, 피해의식, 윤리의식, 정의감 등 한국인의 감정과 무의식, 의식. 생활의 총체가 담긴 한국인의 자서전이자 백과사전이다.
그 외 저서로 『한국 민속과 문학 연구』, 『한국신화와 무속 연구』, 『기호로 읽는 한국 문화』, 『한국인의 신화』, 『꿈엔들 잊힐리야』, 『한국인의 화』, 『한국인의 돈』, 『독서』, 『노년의 즐거움』, 『그대 청춘』 등이 있다.
한국의 문학 작품, 탈춤, 판소리, 민담, 일화 등을 통해서 욕의 풍속사와 사회사적 의미를 고찰한 『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 한국인의 죽음론을 그려낸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한국인의 웃음의 내력과 미학을 정리한 『왜 사냐면, … 웃지요』, 신화 속에서 한국인의 인생론을 전개한 『한국인의 자서전』, 짝짓기의 요란한 만다라를 구성지게 보여준 『한국인의 혼례』 등에 이어 김열규 교수가 내놓는 책은 한국인의 판타지이자 아바타인 도깨비를 통해서 한국인의 무의식 세계를 들여다보는 『도깨비 본색, 뿔 난 한국인』이다. 도깨비는 한국인의 놀이, 변덕, 방정, 심술, 장난, 말썽, 잘난 척, 탐욕, 색욕, 우월감, 열등감, 피해의식, 윤리의식, 정의감 등 한국인의 감정과 무의식, 의식. 생활의 총체가 담긴 한국인의 자서전이자 백과사전이다.
그 외 저서로 『한국 민속과 문학 연구』, 『한국신화와 무속 연구』, 『기호로 읽는 한국 문화』, 『한국인의 신화』, 『꿈엔들 잊힐리야』, 『한국인의 화』, 『한국인의 돈』, 『독서』, 『노년의 즐거움』, 『그대 청춘』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금기시되는 욕을 통해 문화적 통찰을 이끌어 내었다. 문학 작품, 탈춤, 판소리, 민담, 일화 등의 다양한 예문을 분석하여 욕설의 풍속사와 사회사를 기획하는 이 책은, 욕설이 언어의 영역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 혹은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욕설 속에는 어떤 문화적 전제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흥미롭게 고찰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 이제 욕을 말해야 한다
1장_ 욕의 성깔
1. 욕은 어떤 말인가
2. 욕을 위한 대변론
3. 욕과 에로스
4. 욕은 왜 하는가
5. 욕은 태초에도 있었나니
6. 어디까지가 욕인가
7. 욕도 성차별을 한다
2장_ 욕의 대상
1. 똥에 얽힌 욕
2. 옛날 옛날 아주 옛날에
3. 쌍, 썩지도 못할 산 쓰레기들아!
4. 욕 들어서 싼 놈들
5. 용 못된 것에게 주는 욕
6.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내뱉는 욕
3장_ 욕의 전략과 전술
1. 시도 욕한다
2. 말장난의 욕
3. 욕은 자동 화기다
4. 욕가마리와 욕꾸러기
5. 욕도 카운터 펀치로
6. 인간 최후의 욕, 사후에까지 미치다
에필로그 : 인간 악덕이여 가라
부록 1_ 이럴 땐 이런 욕이 백발백중
부록 2_ 옛 작품에서 뽑은 욕 모듬
1장_ 욕의 성깔
1. 욕은 어떤 말인가
2. 욕을 위한 대변론
3. 욕과 에로스
4. 욕은 왜 하는가
5. 욕은 태초에도 있었나니
6. 어디까지가 욕인가
7. 욕도 성차별을 한다
2장_ 욕의 대상
1. 똥에 얽힌 욕
2. 옛날 옛날 아주 옛날에
3. 쌍, 썩지도 못할 산 쓰레기들아!
4. 욕 들어서 싼 놈들
5. 용 못된 것에게 주는 욕
6.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내뱉는 욕
3장_ 욕의 전략과 전술
1. 시도 욕한다
2. 말장난의 욕
3. 욕은 자동 화기다
4. 욕가마리와 욕꾸러기
5. 욕도 카운터 펀치로
6. 인간 최후의 욕, 사후에까지 미치다
에필로그 : 인간 악덕이여 가라
부록 1_ 이럴 땐 이런 욕이 백발백중
부록 2_ 옛 작품에서 뽑은 욕 모듬
편집자 추천글
1. 기획의도
1996년 가을, 빛고을 광주에서는 전국 욕쟁이대회가 열렸다. 발바닥 밑에서 벗어날 줄 모르던 욕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국대회를 갖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것은 바로 ”욕의 복권(復權)”을 위한 의식이 아니었을까? 요즈음 세태는 빛좋은 개살구가 다반사지만 대회장에는 그 동안 억눌려 온 욕의 풍성함이 여기저기 널려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각 도 대표들의 옹골진 욕을 통해 욕이란 그저 상스럽고 더러운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그 사회의 얼굴이 있고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음을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공감한 것이다. 제도권 학문에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한 구석진 자리에 감히 명함조차 내놓을 처지가 못 돼서, 민초들의 삶처럼 쓰러지고 밟히고 깔보이면서 죄악의 멍에 를 져 온 욕을 이제는 제대로 당당하게 평가해 보자는 확신을 갖게 하였다. 아직까지 욕에 관한 책은 상소리 사전 정도가 몇 종 나와 있으나, 그것은 말 그대로 사전적 의미를 정리해 두었을 뿐이다.
이 책은 욕이 언어의 한 영역에서 어떤 언어 전략을 갖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혹은 그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욕 안에 인간의 성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한국인들의 인간에 대한 3대 악덕(바보, 병신, 패륜)으로부터 욕이 어떤 형식으로 나타나 있는지를 비롯해 문학작품, 탈춤, 판소리, 민담, 일화 등 다양한 예문을 들어가면서 명실상부 손때 묻어 온 욕의 역사를 복원해 내기 위해 기획한 출판물이다. 또한 이 책은 「조선시대 유교문화」, 「한국문화의 성격」,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 등에 이은 ”한국문화총서” 5권이기도 하다.
2. 이 책의 특징
> 비유법, 과장법, 대조법, 대구법, 기지의 극치를 내달리는 욕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심결에 별다른 생각 없이 내뱉는 욕은 곱씹어볼수록 기가 막히고 황당무계, 기상천외하다. 그 러면서도 욕은 정수리를 까고 의표를 찌른다. 불가능과 현실 사이를 부지런히 넘나들며 현실 자체를 적나라하고 질펀 하게 까발린다. 이 모두는 인간의 감정에서 표출된 욕이 언어의 묘미와 찰떡궁합을 이루면서 보여지는 합작품이다. 귀신이 젯밥 먹고 씨나락 까먹는 걸 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기 하문에 말 양물을 어떻게 박겠는가. 화냥년이나 잡년이나 다 그게 그거다. 오만한 대원군에게 두 번 절을 한 선비를 족치자, 한 번은 뵙는 절이고 또 한 번은 물러가는 절이라 둘러대는, 당대의 권력자에게 보인 그 선비의 기지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고 구전되어 온 것은 무엇 때문 일까. 여기서 욕이 언어로서 얼마나 큰 힘을 내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할 수밖에 없는 욕
욕을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게 나은 것인 줄 뻔히 알면서도 인간은 왜 욕을 하게 되는 것일까. 거기에는 인간 대 인간이라는 관계가 있고 그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사회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인간의 희노애락 속에 욕이 깔려있게 마련이다.
필자는 여기서 뒤틀림과 꺾임, 부서짐을 빼고 인간관계를 말하기란 어렵다고 말한다. 용천지랄의 세상에 욕을 안 할 수가 없다. 욕 들어서 마땅한 사람들이 그냥 넘어가는 탓에 세상이 이 모양이 꼴이라고 한다. 입성이 사납기 전에 세상이 사납고, 입성이 더럽기 전에 세상이 더러워서 사람의 울화통, 열통에 불을 댕겨 욕을 부른다고 한다.
저자는 세상 제대로 돌아가자고 다그치는 욕을 아쉬워한다. 성(性)이 깔린 욕, 성 차별하는 욕을 리얼리티하게 접근했다 이 세상 어느 나라인들 성이 깔린 욕이 없을 리가 없다. 특히 한국인에게 죽음과 함께 더럽고 부정하다고 생각되는 성은 남녀의 생식기 외에 성 행위의 모든 것까지 욕으로 표출된다. 게다가 남녀유별의 유교적 관습 안에 여자의 성은 더욱더 핍박을 면치 못해 왔음을 지적한다. 때로 여자는 여우(약삭빠름), 고양이(앙칼짐), 독사(모짐)로 환생하면서, 여우에서 불여우, 백여시로 종자를 가지까지 치면서 변화무쌍한 신조어 욕을 만들어왔다. 찢어 죽일 놈보다 찢어 죽일 년이 우리에게 더 낯익은 것도 그 뒤에는 이러한 문화적·사회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저자는 단군신화의 웅녀와 조선 조의 화가 신윤복의 포르노그라피, 여자가 첫손님이기를 재수가 없다고 거부하는 택시기사의 일화 등을 예로 들어 여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독선과 편견을 단호하게 비판했다. 또한 희랍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 자크 솔레의 「근대 서구 세계의 사랑」, 루이 왕조의 일화 등에서 서구의 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을 지적했다. 욕을 먹어도 싼 사람에겐 가차없는 독설을 저자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인두꺼비 이야기를 작금의 국회의장이 두들기는 방망이에 빗대어 오늘날 허망한 정치 원형을 개탄해 한다. 더불어 평양 감사의 수모가 담긴 <박첨지극>에서 상두꾼을 시켜, 순흥삼가(順興三佳)의 일화가 담긴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에서 용과 이심이의 일화를 등장시켜, 아이들의 눈에도 세상의 지랄 같은 시리즈를 등장시켜 현 정부의 실정과 세태의 흉흉함을 당당하게 꼬집었다.
> 욕에는 직격탄으로 묻어나는 전략과 전술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욕은 덕담이요 약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역사의 미명 아래 민초들의 목숨마저 무수히 짓밟던 유신정권과 막가는 전·노 시절에 시인들은 시구에 술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놀을 그리는 게 아니라, 네 놈들 발목대기 먼저 썩는 꼴 보자고, 우리들 잡풀은 이래저래 밑질 것 없다고 앞가슴을 벗어 제친 욕 시가 민초들의 커다란 희망이 되었음은 재고할 여지가 없다. 일찍이 세간에 대한 연민과 세상에 대한 노여움을 노래한 김삿갓의 욕 시는 오늘날까지 얼마나 그 깊은 맛을 안겨 주는가. 저자는 사후에까지 미치는 인간 최후의 욕이 판소리 변강쇠전 을 통해 얼마나 혹독하고 서슬 파란지 이 시대에 잘난 척 설치는 축들, 천방지축 날뛰는 축들에게 어퍼 컷과 카운터 펀치를 전혀 서슴지 않고 있다.
> 한국인들의 인간에 대한 3대 악덕 바보, 병신, 패륜
이 책을 마무리하는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 3대 악덕이 욕을 낳는 욕거리였다고 할 때 바보가 저능만을, 병신이 육 체적 결함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역설한다. 올바른 정신, 곧은 마음으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예사로 해대는 놈이 야말로 진짜 병신이요 알짜 병신이라는 것이다. 결국 한국인이 바보, 병신, 패륜을 욕감태기의 3대 악덕으로 삼았던 것은 욕으로써 인간 악덕을 다스리는 몽둥이 찜질로 삼고자 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 욕과 장승은 버릴 수 없는 혈연
무심히, 아니면 찬찬히 들여다보라. 우리는 장수(벅수)의 오만가지 표정에서 한국인의 희노애락을 무한정 느낄 수 있 을 것이다. 민초들의 삶 깊은 곳에서 부정한 자에게는 한 바가지 욕을, 실의에 빠진 자에게는 멍청하도록 인자한 모습 으로 보듬음을 서슴지 않는 장승으로부터 욕이 주는 익살과 해학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욕 맛을 곧바로 볼 수 있는 풍성한 부록 저자는 욕 한마디로 부정한 자들의 간을 도려내서 이 어지러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부록을 꾸몄다. 욕일수록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엄연히 분간해서 사용해야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옛 작품 속의 욕을 통해 욕이 차지하는 깊은 맛과 함께 그 가치를 새롭게 느낄 것이다.
1996년 가을, 빛고을 광주에서는 전국 욕쟁이대회가 열렸다. 발바닥 밑에서 벗어날 줄 모르던 욕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국대회를 갖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것은 바로 ”욕의 복권(復權)”을 위한 의식이 아니었을까? 요즈음 세태는 빛좋은 개살구가 다반사지만 대회장에는 그 동안 억눌려 온 욕의 풍성함이 여기저기 널려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각 도 대표들의 옹골진 욕을 통해 욕이란 그저 상스럽고 더러운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그 사회의 얼굴이 있고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음을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공감한 것이다. 제도권 학문에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한 구석진 자리에 감히 명함조차 내놓을 처지가 못 돼서, 민초들의 삶처럼 쓰러지고 밟히고 깔보이면서 죄악의 멍에 를 져 온 욕을 이제는 제대로 당당하게 평가해 보자는 확신을 갖게 하였다. 아직까지 욕에 관한 책은 상소리 사전 정도가 몇 종 나와 있으나, 그것은 말 그대로 사전적 의미를 정리해 두었을 뿐이다.
이 책은 욕이 언어의 한 영역에서 어떤 언어 전략을 갖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혹은 그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욕 안에 인간의 성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한국인들의 인간에 대한 3대 악덕(바보, 병신, 패륜)으로부터 욕이 어떤 형식으로 나타나 있는지를 비롯해 문학작품, 탈춤, 판소리, 민담, 일화 등 다양한 예문을 들어가면서 명실상부 손때 묻어 온 욕의 역사를 복원해 내기 위해 기획한 출판물이다. 또한 이 책은 「조선시대 유교문화」, 「한국문화의 성격」,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 등에 이은 ”한국문화총서” 5권이기도 하다.
2. 이 책의 특징
> 비유법, 과장법, 대조법, 대구법, 기지의 극치를 내달리는 욕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심결에 별다른 생각 없이 내뱉는 욕은 곱씹어볼수록 기가 막히고 황당무계, 기상천외하다. 그 러면서도 욕은 정수리를 까고 의표를 찌른다. 불가능과 현실 사이를 부지런히 넘나들며 현실 자체를 적나라하고 질펀 하게 까발린다. 이 모두는 인간의 감정에서 표출된 욕이 언어의 묘미와 찰떡궁합을 이루면서 보여지는 합작품이다. 귀신이 젯밥 먹고 씨나락 까먹는 걸 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기 하문에 말 양물을 어떻게 박겠는가. 화냥년이나 잡년이나 다 그게 그거다. 오만한 대원군에게 두 번 절을 한 선비를 족치자, 한 번은 뵙는 절이고 또 한 번은 물러가는 절이라 둘러대는, 당대의 권력자에게 보인 그 선비의 기지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고 구전되어 온 것은 무엇 때문 일까. 여기서 욕이 언어로서 얼마나 큰 힘을 내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할 수밖에 없는 욕
욕을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게 나은 것인 줄 뻔히 알면서도 인간은 왜 욕을 하게 되는 것일까. 거기에는 인간 대 인간이라는 관계가 있고 그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사회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인간의 희노애락 속에 욕이 깔려있게 마련이다.
필자는 여기서 뒤틀림과 꺾임, 부서짐을 빼고 인간관계를 말하기란 어렵다고 말한다. 용천지랄의 세상에 욕을 안 할 수가 없다. 욕 들어서 마땅한 사람들이 그냥 넘어가는 탓에 세상이 이 모양이 꼴이라고 한다. 입성이 사납기 전에 세상이 사납고, 입성이 더럽기 전에 세상이 더러워서 사람의 울화통, 열통에 불을 댕겨 욕을 부른다고 한다.
저자는 세상 제대로 돌아가자고 다그치는 욕을 아쉬워한다. 성(性)이 깔린 욕, 성 차별하는 욕을 리얼리티하게 접근했다 이 세상 어느 나라인들 성이 깔린 욕이 없을 리가 없다. 특히 한국인에게 죽음과 함께 더럽고 부정하다고 생각되는 성은 남녀의 생식기 외에 성 행위의 모든 것까지 욕으로 표출된다. 게다가 남녀유별의 유교적 관습 안에 여자의 성은 더욱더 핍박을 면치 못해 왔음을 지적한다. 때로 여자는 여우(약삭빠름), 고양이(앙칼짐), 독사(모짐)로 환생하면서, 여우에서 불여우, 백여시로 종자를 가지까지 치면서 변화무쌍한 신조어 욕을 만들어왔다. 찢어 죽일 놈보다 찢어 죽일 년이 우리에게 더 낯익은 것도 그 뒤에는 이러한 문화적·사회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저자는 단군신화의 웅녀와 조선 조의 화가 신윤복의 포르노그라피, 여자가 첫손님이기를 재수가 없다고 거부하는 택시기사의 일화 등을 예로 들어 여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독선과 편견을 단호하게 비판했다. 또한 희랍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 자크 솔레의 「근대 서구 세계의 사랑」, 루이 왕조의 일화 등에서 서구의 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을 지적했다. 욕을 먹어도 싼 사람에겐 가차없는 독설을 저자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인두꺼비 이야기를 작금의 국회의장이 두들기는 방망이에 빗대어 오늘날 허망한 정치 원형을 개탄해 한다. 더불어 평양 감사의 수모가 담긴 <박첨지극>에서 상두꾼을 시켜, 순흥삼가(順興三佳)의 일화가 담긴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에서 용과 이심이의 일화를 등장시켜, 아이들의 눈에도 세상의 지랄 같은 시리즈를 등장시켜 현 정부의 실정과 세태의 흉흉함을 당당하게 꼬집었다.
> 욕에는 직격탄으로 묻어나는 전략과 전술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욕은 덕담이요 약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역사의 미명 아래 민초들의 목숨마저 무수히 짓밟던 유신정권과 막가는 전·노 시절에 시인들은 시구에 술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놀을 그리는 게 아니라, 네 놈들 발목대기 먼저 썩는 꼴 보자고, 우리들 잡풀은 이래저래 밑질 것 없다고 앞가슴을 벗어 제친 욕 시가 민초들의 커다란 희망이 되었음은 재고할 여지가 없다. 일찍이 세간에 대한 연민과 세상에 대한 노여움을 노래한 김삿갓의 욕 시는 오늘날까지 얼마나 그 깊은 맛을 안겨 주는가. 저자는 사후에까지 미치는 인간 최후의 욕이 판소리 변강쇠전 을 통해 얼마나 혹독하고 서슬 파란지 이 시대에 잘난 척 설치는 축들, 천방지축 날뛰는 축들에게 어퍼 컷과 카운터 펀치를 전혀 서슴지 않고 있다.
> 한국인들의 인간에 대한 3대 악덕 바보, 병신, 패륜
이 책을 마무리하는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 3대 악덕이 욕을 낳는 욕거리였다고 할 때 바보가 저능만을, 병신이 육 체적 결함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역설한다. 올바른 정신, 곧은 마음으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예사로 해대는 놈이 야말로 진짜 병신이요 알짜 병신이라는 것이다. 결국 한국인이 바보, 병신, 패륜을 욕감태기의 3대 악덕으로 삼았던 것은 욕으로써 인간 악덕을 다스리는 몽둥이 찜질로 삼고자 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 욕과 장승은 버릴 수 없는 혈연
무심히, 아니면 찬찬히 들여다보라. 우리는 장수(벅수)의 오만가지 표정에서 한국인의 희노애락을 무한정 느낄 수 있 을 것이다. 민초들의 삶 깊은 곳에서 부정한 자에게는 한 바가지 욕을, 실의에 빠진 자에게는 멍청하도록 인자한 모습 으로 보듬음을 서슴지 않는 장승으로부터 욕이 주는 익살과 해학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욕 맛을 곧바로 볼 수 있는 풍성한 부록 저자는 욕 한마디로 부정한 자들의 간을 도려내서 이 어지러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부록을 꾸몄다. 욕일수록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엄연히 분간해서 사용해야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옛 작품 속의 욕을 통해 욕이 차지하는 깊은 맛과 함께 그 가치를 새롭게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