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발표

제2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난 너에게 갈 거야』, 전앤


제21회 사계절문학상 예․본심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제21회 사계절문학상에는 모두 100편의 작품이 도착했으며, 심사는 오세란(문학평론가), 김해원(작가,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자), 조우리(작가,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자) 선생님이 맡아 주셨습니다. 심사위원 선생님들이 보내 주신 심사평을 아래에 공개합니다.

수상 작가님께 축하를 전하며, 사계절문학상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상작은 2023년 9월, 책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제21회 사계절문학상 심사평]


제21회 사계절문학상에는 총 100편의 작품이 응모되었으며 작품들은 저마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도입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심사가 쉽지 않았다. 한편 다소 극단적인 사건을 가져와 서사를 거칠게 풀어내는 작품도 눈에 띄어 우려스럽기도 하였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성찰할 시기이다. 본심 심사에서는 이 지점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청소년문학의 자리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줄 참신한 작품을 고르는 것에도 중점을 두었다. 본심에서 주목한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교실엔 신이 없어』는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기 쉽지 않은 설정과 사건을 도입한 후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추리 기법으로 교실 속 인물들을 조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교실 속 여러 인물의 문제와 갈등을 짜임새 있게 보여 준 것은 장점이지만 인물이 생생하게 재현되기보다는 인물에게 각각의 역할 분담을 맡긴 느낌이 강했다. 또한 특이한 상황 설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결여되어 있었으며 사건을 추리해 가는 쾌감이 중요한 추리물로서도 반전 없는 결말이 한계로 작용하였다. 


『콩나물』은 중심 플롯을 중심으로 삼지 않고 작은 사건을 이으며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는 최근 소설의 한 경향을 잇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이 적절하게 배치되지 못한 채 나열되어 개별 에피소드들이 충분히 의미화되지 않은 채 슬그머니 사라져 독자를 설득하기 어려웠다. 인물들의 대사를 빌려 간혹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설파하는 지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어제 던진 공』은 작품 속 문장과 서사가 안정적이고 복잡한 서사를 짜임새 있게 정리한 점이 돋보였다. 다양한 사건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등장인물도 개성 있으며 추리 형식으로 각각의 에피소드를 엮어 내는 솜씨에 노련함이 엿보였다. 그럼에도 주요 인물들에게 벌어진 엄중한 사건들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이 결여되어 설득력이 약해졌다. 인물들이 자신에게 닥친 사건이나 상처를 대면하는 모습 역시 다소 정형적으로 읽혔다. 


『난 너에게 갈 거야』는 주인공과 같은 반 친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뒤 귀신이 되어 찾아오는 판타지로, 그리 낯설지 않은 설정이었다. 그럼에도 귀신이 된 친구와 주인공의 팽팽한 긴장 사이에 발랄한 유머가 있었고 그 유머 속에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을 통해 제3의 인물과 이어지는 과정도 자연스러웠다. 언뜻 위악적이지만 뒤로 갈수록 미워하기 힘든 주인공에게 매료되었고, 시종일관 웃으며 읽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아 삶과 인연이라는 화두에 접근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각각의 작품들의 장점과 한계를 검토하여 가장 큰 공감을 얻은 『난 너에게 갈 거야』를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이번 수상작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빚을 지고 갚는 관계’로 은유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혼자 잘 살아 내야 한다는 현대 사회의 세태 아래 우리는 점차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존재들임을 잊고 산다. 사계절문학상 공모 역시 20년 넘게 청소년소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빚을 져 왔다. 귀하고 소중한 빚을 좋은 청소년소설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사계절문학상에 관심을 보여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다. 


심사위원
오세란(문학평론가, 대표 집필), 김해원(작가,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자), 조우리(작가,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