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데스타이머』 전성현 작가


『데스타이머』 전성현 작가 인터뷰
 

Q. 《데스타이머》는 작가님의 첫 번째 청소년소설집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쓰셨나요?
A. 재난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폭력적이고 과감한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우리 안에 사랑하는 힘을 발견하고, 연대해 지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단편집을 쓰게 되었습니다.
 
Q. 《데스타이머》는 낯선 세계관이 돋보이는 일곱 작품들이 실려 있는데요, 주로 소재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는 편이세요?
A. 일상생활이나 여행을 통해 저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단어나 문장, 이미지 등을 활용하기도 하고 문화, 예술, 과학 다큐멘터리나 강연을 들으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접목할 지점이 있는 소재들을 찾습니다.
 
Q. 일곱 작품 가운데 가장 최근에 쓰신 작품과 가장 오래전에 쓰신 작품은 무엇일까요?
A. 2018년에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할 당시 「포틀랜드」를 썼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포춘 쿠키」를 썼고, 나머지 작품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쓰였습니다. 몇 달이면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짙은 시기였습니다. 때문에 다섯 작품들에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미래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최근에 쓴 작품을 꼽자면 2021년에 쓴 「데스타이머」입니다.
 
Q. 「유진의 계정」은 주인공의 SNS가 해킹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SNS는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A. 청소년들에게 SNS는 ‘소통’을 원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반영된 온라인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공존해 있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사건 사고의 가장 발 빠른 전달 수단이 된 SNS 기능에 더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뜻밖의 일들을 공유하고 나누는 것도 한편으로는 소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Q. 「패러데이 상자」는 화상 수업 안에 갇혀버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대면 시대, 청소년들에게 이 작품이 어떻게 읽히길 바라실까요?
A. 이 작품은 코로나19가 시작되고 화상 수업이 이어지던 2020년 말에 쓰게 된 소설입니다. 타인과 만남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서로의 행동에 대한 반응에 인식이 어려워지고 소통하기 어려운 쪽으로 진화할 거란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화상으로 만나는 것에 익숙해졌다지만 사람은 만남으로 인해서 기운을 얻고 살아갈 희망을 얻습니다. 타인과 함께함으로 인해 야기되는 감각이 쇠퇴하지 않는 미래가 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청소년 독자들이 《데스타이머》 표지에 많은 호기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표지에 나타난 작품 속 힌트를 더 자세히 말씀주실 수 있을까요?

A. 이 작품은 기차역에서 다숲 천문대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사실 눈에 보이지 않은 아주 작은 바이러스에서부터 저 먼 우주의 일에까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내용을 전제로 한 작품이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될지 무척이나 궁금했는데요. 표지에 있는 북극곰, 빙하, 추락하듯이 떨어지는 기차 그리고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시곗바늘까지. 잘 살펴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으신가요?

A. 앞으로도 현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문제제기할 수 있는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계속해서 쓰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계속 새롭고 낯선 소재를 찾을 거고요. 가능하다면 판타지나 SF 장르를 써나갈 계획입니다. 덧붙이자면 제가 쓴 글이 가장 기이하고 불편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은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