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온라인 서평 대회_잎싹상 수상작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마당을 나온 암탉』
 
이재영(잎싹상 수상자)

제가 어린 시절 만났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저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잎싹의 마음이 곧 나의 마음이라는 것임을 처음에는 동일시하며 바라보았습니다. 아무 상관없는 나그네의 자식인 초록머리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도 있을 텐데 그 알을 품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잎싹이의 행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어쩌면 ‘잎싹’은 사회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바라보지 않는 이방인과 닮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존의 생각을 넘어서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공동체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소중한 가족이란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것은 나에게는 지금 제가 감당해 가는 ‘공동체’의 의미가 제가 바라는 꿈의 과정이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꿈은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천천히 그리고 아낌없는 마음을 건네는 잎싹의 마음처럼 나아가길 희망했습니다.
 
하나씩 밟아가며 어릴 적 만났던 잎싹과 20년이 지나 만난 잎싹의 모습은 정말 한결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초록머리를 위해 알을 품는 모습에서 자신의 소원을 이뤄가는 하나의 마음들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나와는 다르지만 존재 자체로서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들이 잎싹이 가진 모습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어릴 때 보았던 그 모습은 제가 앞으로 걸어갈 소외된 사람들과 그 주변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나’가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다른 사람을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인지를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자신의 모습이 사라진다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잎싹은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초록머리에게 정성껏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잘 감당하였고, 그의 마지막 소원까지 이뤄지는 기적을 보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잎싹이란 존재는 저에게 있어서는 이번 수업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고,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의 의미도 전해지는 값진 보석과도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나서 나는 지금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인지, 그리고 ‘교사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동안 제 삶에도 교사가 되기 전의 시간과 교사가 되고 나서의 시간이 너무나 극적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나는 분명히 교사로서의 꿈을 실현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해.’라고 속으로 마음을 품으며 앞을 향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현실 앞에는 현장의 어려움들이 너무나 큰 벽으로 느껴져 좌절과 실망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내가 정한 나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첫 마음은 그렇게 ‘잎싹’의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의 안식처 같은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잎싹’에게 마당이 닭장에서 받았던 고통의 시간에서 자유의지를 느끼는 공간으로 변모했다면, 제게 있어서 마당의 의미는 제가 선택한 길이자 아이들을 교육을 통해 변화시키는 성장의 공간으로 느꼈습니다. 그만큼 내가 할 수 있는 한 자유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인 성장을 하는 동시에 새롭게 거듭나는 순간으로서 어려운 길임에도 헤쳐 나가는 과정이 되었음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마당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해가면서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너무나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며 첫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은 잎싹이 품었던 소원 세 가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그 첫 마음은 누군가를 보다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 ‘곁’의 사람으로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잎싹과 같은 소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옆의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곁’이 되어주는 따뜻함으로 나누는 마음이 생겨나길 기도합니다. 나에게 가장 큰 벽으로 다가오는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크나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내가 가야 할 지금의 길을 걷는 과정은 희망과 깊은 힘듦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책을 통해서 20년 전의 ‘나’와 20년 후의 ‘나’를 마주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