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출동! 체험 학습 구조대』 심윤경 작가



『출동! 체험 학습 구조대』 심윤경 작가 인터뷰

 

1.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 처음으로 가정이나 학교가 아닌, ‘역사 체험 박물관’이라는 새로운 장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예요. 이 작품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학교생활이란 늘 똑같고 그날이 그날 같았던 기억이 대부분이에요. 그 하루하루의 시간들이 참 지루하고 견디기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모처럼 학교를 벗어나는 체험 학습이나 소풍은 참 기다려지는 날이었지요. 선생님이나 문화 해설사님들이 설명해 주는 내용이 답답하고 귀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았어요. 날씨 좋은 날 야외에 왔으면 신나게 뛰어놀고 싶었거든요. 어른이 되니 체험 학습이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게 되긴 했어요. 은지와 호찬이 그리고 친구들은 체험 학습에서 배우고, 느끼고, 친구들과 아기자기하게 노는 시간들이 잘 뒤섞인 최고의 하루를 보내길 바랐어요.

2. 친구들은 처음에 ‘역사 박물관’은 무척 재미없을 거라 생각해요. 작가님은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나요?

중고등학교 때 역사 시간을 무척 기다리는 학생이었어요. 역사학과에 진학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요. 역사와 관계있는 책들도 무척 좋아했어요. 새로이 발전하는 많은 기술의 도움을 받아, 역사가 시대에 뒤떨어진 옛날이야기가 아닌 오늘에도 생생하게 느끼고 옛 사람들의 마음과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3. ‘잘난 척 대마왕’ 규태를 호찬이가 구해 주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호찬이에게 규태는 어떤 친구인가요?

부끄럽지만 오래전 나는 어쩌면 ‘잘난 척 대마왕 윤경이’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요. 지금 생각하면 잘 놀 줄 모르는 아이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지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규태와 호찬이는 평소에 서로 답답하게 여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로 부럽게 보이기도 하는 사이일 것 같아요.

 

4. ‘은지와 호찬이’에서 작가님이 가장 애정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모든 친구들이 분신 같지만 그래도 주인공인 은지와 호찬이가 제일 좋아요. 솔직한 자기 속마음을 감추지 않고, 그러면서 둥글둥글 어울려 지낼 줄도 아는 멋진 친구들이에요. 자기가 똑똑하다는 걸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친구들에게 눈총을 받곤 하는 규태도 얼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좋은 방법을 배우면 좋겠어요.

 

5. 체험 학습을 무척 기다리는 친구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어요. 그런 친구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체험 학습을 대체로 즐긴 편이었지만, 흔히 체험 학습과 함께 짝꿍이 되는 ‘장기자랑’ 시간은 무척 괴로워했어요. 잘 놀 줄 모르는 아이였거든요. 정반대로 체험 학습 주제에는 아주 관심이 없지만 장기자랑 시간에는 펄펄 나는 친구들도 있었죠. 그런 식으로 어떤 일이든 좋아하는 면과 싫어하는 면들이 섞여 있는 듯해요. 좋아하는 부분을 즐기고, 싫어하는 부분은 꿀꺽 넘기는 식으로 지내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6. 기억에 남는 체험 학습 이야기가 있나요?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6학년 때 전교생이 다 함께 북한산 국립 공원의 백운대 정상을 등반하는 ‘전통’이 있었어요. 높이 836미터의 백운대는 지금 생각해도 만만한 곳이 아닌데, 멋모르는 초등학생들이 우르르 갔다가 정말 힘들어서 죽을 뻔했어요. 너무 무섭기도 했고요. 후들후들한 다리로 간신히 내려와서 며칠 동안이나 다리가 아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그날은 정말 힘들었고 불평을 많이 했지만 고생스러운 일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 건 분명해요.

 

7.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어른이 된 어느 날 생각해 보았어요.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더라면 좋았을까?’ 정답은 모르겠지만, 해 보고 싶은 일들을 끝까지 해 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 보고 싶은 일들은 어찌 되든 해 보는 어린 시절 보내기를 바라요. 은지와 호찬이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