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왜 우니?> 소복이 작가



『왜 우니?』 소복이 작가 미니 인터뷰
 

Q. 가을의 시작과 함께 눈물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왜 우니?’라고 툭 물어봐 주는 것도, 서로 다른 마음으로 울고 한마음으로 눈물을 닦아 주는 것도, 에피소드 하나하나 참 애틋했어요. 눈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기억나는 두 번의 큰 울음이 있었어요. 서른이 되기 전 아주 오래 사귄 남자 친구가 떠난 적이 있었는데, 2년 정도 거의 매일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 눈가가 늘 빨갛게 짓물러 있었어요. 두 번째는 아기를 낳고 나서. 또 거의 매일 울었는데, 너무 많이 울어서 나 이제 눈물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가 밖으로 나오게 된 거죠.
 

Q. 단숨에 떠오른 첫 이야기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넣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엄마가 없어서 울고, 엄마가 있어서 운 얘기가 처음에 시작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울음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 이야기가 재밌게 시작되어 다음 이야기들이 편안하게 나온 듯합니다. 마지막에 떠오른 얘기는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눈물 이야기가 마치 마지막에 나온 이야기처럼 느껴지네요.
 

Q. 캐릭터마다 헤어스타일과 패션에 드러난 개성이 실감났어요.

캐릭터는 종이를 펴 놓고 손이 가는 대로 만드는 편이에요. 특별히 영감을 찾아다니진 않고요. 옷이나 머리 모양에서 성별과 나이 대를 다양하게 바꿔 보려고 시도하는 편이에요.
 

Q. 작가 입장에서 만화와 그림책은 작업 시에 어떤 다른 즐거움이 있나요?

저에게 만화와 그림책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아, 정말 큰 차이가 없네요.(웃음) 두 작업 다 너무 즐거운데, 만화는 연재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 즐겁고, 그림책은 만화에 비해 좀 더 함축적인 것 같아요. 시를 쓰는 즐거움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Q. 정말 또박또박 쓴 글씨와 단순명료한 글 한 편 한 편이 마치 동시 같았어요.

글과 그림 작업을 함께 하다 보니 글이 길어지지 않아요. 그림이 글 대신 많은 것을 얘기해 주니까요. 글 연습을 따로 하지는 않고요, 작업이 바로 연습이 되는 것 같아요. 쉬운 단어를 골라 쓰고 필요 없는 말들은 지워 나가는 방법으로 글을 씁니다.
 

Q. 그림 도구는 어떻게 선택하시나요? 선이나 명암 표현에서 같은 듯 다른 재료의 느낌이 묻어 났어요.

주로 펜 선은 ‘아트라인’ 0.1mm로 쓰고, 스케치는 4B연필을 쓰고, 채색은 ‘프리즈마’ 색연필을 씁니다. 저는 작업할 때 종이를 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하는 편이라 가지고 다니기 쉬운 재료를 선택해요. 그때그때 필통에다 색연필 색깔을 골라 담아 나가곤 해요.
 

Q. 그런데 에피소드마다 어울리는 컬러가 입혀져 있어요.

채색에 자신이 없어서 소극적으로 채색을 하다 보니 그게 저의 방식이 된 것 같아요. 『왜 우니?』에서는 다양한 눈물이 있고, 그 눈물마다 각자의 색깔이 있겠다는 생각으로 에피소드마다 하나씩 주 컬러를 선택했어요.
 

Q. 요즘 새롭게 시도하는 재료가 있으신가요?

저는 늘 붓을 써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늘 쓰지 못하고 있어요. 다음 작업엔 꼭 해 보고 싶어요.



Q. 만화 일기를 꾸준히 그리고 계신데, 요즘 ‘이것만은 놓칠 수 없다’ 하는 소재가 있었다면 하나만 들려주세요.

주로 저희 집 아동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로 그리는데요. 오늘 아침, 아이가 어린이집 갈 준비를 안 하고 ‘꾸물럭’거리는데, 아이와 상관없이 제 속에 있는 무언가가 아이에게 화를 내게 만들더라고요. 그러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너도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와 손잡고 걸어가는 길에 아이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는데, 너무 부끄럽더라고요. 내 손을 놓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어요.
 
Q. 조금 더 사적인 질문, 요즘 작가님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대흥동에 ‘비로소’라는 카페가 있고요, 거기에 가면 ‘신수동블루스’라는 크림이 올려진 커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네에 사는 친구가 슬렁슬렁 놀러오고요. 집에서 그 카페까지 50분쯤 걸리는데 그 거리를 걷고, 커피를 마시고, 친구를 만나는 것이 저한테는 위로예요.
 

Q. ‘왜 우니?’라는 말처럼 담담한 위로를 건네는 작가님의 책들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도 가족과 친구 얘기를 많이 했는데, 여전히 또 그들의 이야기가 하고 싶네요. 지금까지 잘 등장하지 않았던 우리 언니의 이야기가 궁금해요.